ログイン차가운 조명이 내리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민사부 법정.
피고석에 앉은 지안은 초조하게 두 손을 맞잡고 있었다. 재판장의 날카로운 시선이 서류를 훑는 동안, 귓가에는 심장 박동 소리만이 불규칙하게 울렸다. 자신의 유일한 구원줄.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렸을 때, 태경은 단정하게 정돈된 서류 뭉치를 들고 원고 측 대리인석에 앉아 있었다.지안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째서, 왜 저 자리에…….’
마주친 그의 짙은 흑안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일말의 동요도, 지난 한 달간 보여주었던 다정한 신뢰의 흔적도 없었다. 법정의 무거운 공기를 가르며, 태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존경하는 재판장님. 원고 측 대리인 차태경입니다. 본 사건의 피고 성원테크의 실질적 경영 대행자인 송지안 본부장은,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고의로 배임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지안의 숨이 턱 막혔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 그녀의 어깨를 옆에 앉은 국선 변호사가 다급히 억눌렀다. 태경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로 준비한 서류들을 재판장 앞으로 내밀었다.“제출한 증거 자료 4호부터 12호까지. 이는 피고 측이 직접 작성한 이중 장부의 원본이며, 비자금 조성 경로가 명백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안이 그를 온전히 믿고 넘겨주었던 휴대용 금고 속의 내부 기밀들이었다.
태경은 성원테크를 회생시킬 방어 논리를 짠 것이 아니라, 그 자료들을 완벽하게 재조립하여 지안의 가문을 파멸시킬 칼날로 벼려낸 것이다.“피고는 해당 비자금을 은닉하여 고의 부도를 유도하고, 알짜배기 특허 기술만을 빼돌리려 했습니다. 이에 원고 TK그룹은 성원테크의 파산을 선고하고 즉각적인 자산 압류를 청구하는 바입니다.”
“거짓말! 그건 전부 거짓말입니다!”지안이 억눌렸던 비명을 터뜨렸다.
법정 안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지안의 눈동자가 분노와 배신감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태경을 향해 손을 뻗으며 오열했다.“당신이…… 당신이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내가, 내가 당신을 믿고 다 줬는데!”
재판장의 신경질적인 의사봉 소리가 울려 퍼졌다.
“피고! 정숙하시오!”
“저 남자가! 저 사람이 우리 회사를 살려주겠다고 속여서 자료를 다 빼앗아 간 겁니다! 재판장님, 제발 제 말을……!”지안의 절규에도 태경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그저 무심하게 서류철을 넘기며 건조한 목소리로 덧붙였다.“피고의 감정적인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증거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완벽한 사냥.
단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논리. 재판장의 입에서 성원테크의 파산 선고와 횡령에 대한 압수 수색 명령이 떨어졌다. 지안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아버지가 평생을 일군 공장, 수십 명 직원의 밥줄, 그리고 자신이 믿었던 유일한 희망. 모든 것이 저 남자의 서늘한 혓바닥 아래서 갈기갈기 찢겨나갔다.법정을 나서는 태경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의 뒤로 지안의 처절한 오열이 복도를 울렸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날 밤.
병상에 누워있던 지안의 아버지, 송학수 대표가 충격으로 쓰러졌다. 회사가 파산하고 딸이 횡령범으로 몰렸다는 뉴스를 접한 직후였다. 응급실로 실려 간 지 며칠 만에, 그는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텅 빈 장례식장.
검은 상복을 입은 지안은 영정 사진 속 옅게 웃고 있는 아버지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눈물조차 말라버린 핏발 선 두 눈. 지안의 손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상복의 끝자락을 틀어쥐었다. 이 모든 파멸의 시작점. 차태경. 그의 서늘하고도 완벽했던 기만이 지안의 뇌리에 뼈저리게 새겨졌다.---
같은 시각, 대한민국 최고급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태경은 TK그룹 회장과 축배를 들고 있었다. 최단기간, 완벽한 승소. 업계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다진 그에게 찬사가 쏟아졌다.“차 대표, 역시 대단해. 그 알짜배기 특허를 이 가격에 먹게 해 주다니.”
“과찬이십니다. 준비된 장기 말을 제자리에 놓았을 뿐입니다.”태경은 샴페인 잔을 기울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승리의 달콤함. 정복의 카타르시스. 늘 그렇듯 완벽하게 계획하고 통제한 결과였다. 하지만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으로 돌아온 후, 침대에 몸을 누인 태경의 호흡이 미세하게 틀어졌다.‘거짓말! 그건 전부 거짓말입니다!’
어둠 속에서 불쑥, 지안의 피 맺힌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를 때렸다.
태경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넥타이를 집어 던지고 위스키 잔을 들이켰다. 알코올이 식도를 뜨겁게 태우고 내려갔지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지안의 무너진 얼굴은 지워지지 않았다. 자신을 원망하며 붉게 타오르던 그 눈동자. 자신에게 완전히 짓밟혀 바닥을 뒹굴던 그 비참한 모습.‘……신경 쓰이게.’
태경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단순한 동정 따위가 아니었다. 자신의 손으로 철저하게 박살 낸 장난감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불쾌함. 그녀가 흘린 눈물이 왜 이토록 지독한 잔상으로 남아 자신을 괴롭히는 것인지. 태경의 턱관절이 서서히 굳어졌다.대군저의 은밀한 뒷마당.검은 무복을 입은 흑위대 무사들이 사내 하나를 거칠게 끌고 와 흙바닥에 무릎을 꿇렸다.포박된 채 발버둥 치는 사내는 형조 관아의 하급 관복을 입고 있었다.“대군 자가, 이놈이 어젯밤부터 대군저 담장을 기웃거리며 안채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사옵니다.”흑위대장의 보고에, 툇마루에 앉아 있던 이헌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그의 짙은 시선이 포박된 사내의 얼굴에 닿는 순간, 이헌의 턱관절이 일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형조 옥사의 옥졸.서연이 참수형을 기다리며 쓰러져 있던 그 끔찍한 지하 옥사에서, 낄낄거리며 그녀의 손톱을 뽑고 인두로 살갗을 지졌던 바로 그놈이었다.“살, 살려주시옵소서! 그저 대군저의 위용이 궁금하여 담 너머를 훔쳐본 것뿐이옵니다! 맹세코 다른 뜻은……!”옥졸이 사색이 되어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변명했다.이헌은 아무 말 없이 툇마루에서 내려와 옥졸의 앞까지 걸어갔다.그의 서늘한 시선이 옥졸의 투박하고 거친 두 손에 머물렀다.저 더러운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을 짓이겼다.당장이라도 허리춤의 검을 뽑아 저놈의 손목을 날려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이헌은 넓은 소매 자락 안에서 주먹을 꽉 말아 쥐며 살인적인 충동을 억눌렀다.‘단칼에 베어 죽이는 건 너무 가벼운 자비지.’사적인 복수로 피를 묻히면 사헌부의 쥐새끼들에게 꼬투리를 잡힐 뿐이다.이헌은 현대의 로펌에서 상대를 합법적으로 파멸시키던 그 서늘한 이성을 끌어올렸다.폭력보다 더 잔인하고 완벽한 도륙은, 언제나 율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다.“이놈의 소속이 형조 옥사라 하였느냐.”“예, 자가.&
소신은 그 가르침에 따라, 역모의 잔당이 어찌 움직일지 그 여식을 미끼로 삼아 철저히 짓밟으려 하는 것이옵니다.”완벽한 궤변이었다.현대 법정에서 배심원들의 감성을 흔들며 교묘하게 논점을 흐리던 차태경의 특기.선대왕의 유훈이라는 거룩한 방패를 내세우자, 그를 애첩에 미친 색정광으로 몰아가려던 사헌부의 논리는 단숨에 패륜적인 불충으로 역전되었다.“또한.”이헌이 말을 이었다.“대군의 사유 재산인 사노비를 두고 국정을 논하는 것은, 전하의 하해와 같은 통치를 고작 계집 하나와 비교하며 깎아내리는 불경이옵니다. 사헌부가 어찌 이리 편협한 상소로 전하의 성심을 어지럽힌단 말이옵니까.”대사헌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왕 이도조차 이헌의 완벽한 수사학 앞에 말문이 막혀 헛기침만 내뱉었다.결국 편전을 뒤흔들던 탄핵의 불길은, 이헌의 날카로운 혀놀림 한 번에 허무하게 사그라졌다.---그 시각, 대군저의 마당.서연은 처소의 창문 틈으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숨 막히는 정적을 깨고, 대문을 열어젖히며 이헌이 들어왔다.편전에서 대신들을 짓누르고 온 서늘한 기백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그의 등장에 가솔들이 혼비백산하며 길을 터주었다.이헌은 곤룡포를 휘날리며 성큼성큼 안채 쪽으로 다가왔다.서연은 창백해진 얼굴로 창문에서 뒤로 물러섰다.또 자신을 찾아와 그 기괴한 맹종을 바치려 할까 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런데 이헌의 발걸음이 안채 앞마당에서 뚝 멈추었다.그의 시선이 마당 한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땔감용 통나무들을 향했다.“이것들은 무엇이냐.”“아, 예! 겨울을 대비하여 오늘
그의 숨소리, 그가 마루에 살갗을 비비는 소리 하나하나가 전부 수천 개의 바늘이 되어 온몸을 찌르는 것 같았다.이 끔찍한 긴장감과 감시 속에서 차라리 미쳐버리는 것이 빠를 것 같았다.“그만…….”서연의 입술 사이로 한계에 다다른 억눌린 비명이 새어 나왔다.그 작은 소리에, 바닥에 엎드려 있던 이헌이 번개처럼 상체를 일으켰다.“아가씨, 어디가 편찮으십니까.”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짐승의 눈동자.그 서늘하고도 맹목적인 시선을 마주한 순간, 서연의 안에서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이성의 끈이 툭 끊어졌다.“그만해! 제발 그만해!”서연이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악을 썼다.“네가 내 발밑에 기어 다닌다고 내가 기뻐할 줄 알아?! 차라리 나를 죽여! 네 그 잘난 권력으로 내 목을 치라고! 왜 나를 이 숨 막히는 지옥에 가둬놓고 말려 죽이려는 거야!”피를 토하듯 쏟아내는 서연의 절규가 빗소리를 뚫고 처참하게 울렸다.자신을 고문하고, 농락하고, 끝내 껍데기만 남겨버리려는 이 악마의 잔혹한 놀음에 더는 놀아나고 싶지 않았다.“날 죽여! 죽여 달란 말이야!”서연은 방구석에 있던 화병을 집어 들어 이헌을 향해 사정없이 집어 던졌다.챙그랑!도자기가 이헌의 어깨를 맞고 산산조각이 났다.날카로운 파편이 그의 뺨을 스치며 붉은 피가 맺혔지만, 이헌은 피하지 않았다.아니, 오히려 그는 무릎을 꿇은 채로 미친 듯이 앞으로 기어 왔다.“아가씨, 제발, 제발……!”이헌은 문지방에 엎드려, 깨진 도자기 파편이 뒹구는 바닥에 이마를 박았다.
짜악! 짝!살갗이 터지고 뼈가 울리는 기괴한 파열음이 서연의 고막을 잔혹하게 때렸다.방바닥에 엎드린 거구의 사내가 제 뺨을 미친 듯이 후려치고 있었다.입술이 터져 붉은 피가 튀고, 날카로운 턱선이 멍으로 얼룩졌지만 이헌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잘못했습니다. 제가, 제가 감히 당신을 울렸습니다.”이헌의 눈동자는 이미 반쯤 핀트가 나가 있었다.자신이 서연에게 쥐여준 완벽한 구원의 족쇄(노비 문서)가 그녀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이헌은 스스로를 징벌하듯 무자비하게 뺨을 내리쳤다.짜악!“그만…… 그만해!”서연은 양손으로 귀를 꽉 틀어막으며 비명을 질렀다.공포에 질린 그녀의 비명에, 그제야 이헌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그의 뺨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어올랐고, 턱을 타고 흐른 피가 마루 바닥을 붉게 적시고 있었다.“…….”이헌은 핏발 선 눈으로 서연의 덜덜 떨리는 작은 어깨를 올려다보았다.내가 또 그녀를 겁에 질리게 했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망가지는 꼴조차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녀에게는 지독한 공포였다.이헌은 천천히 바닥에 엎드려 이마를 마루에 박았다.그리고 믿을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서연 아가씨.”갈라진 목소리 끝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비굴한 호칭이 매달려 있었다.“쇤네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아가씨의 심기를 어지럽힌 이놈을, 부디 찢어 죽여주시옵소서.”조선의 진안대군이.만조백관을 발밑에 두던 오만한 권력자가.
오후 내내 이헌은 대군저 별당에 머물며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과 씨름했다.서연을 사헌부와 형조의 마수에서 완벽하게 빼내기 위한 법적 절차.그것은 서연을 진안대군의 ‘전속 사노비(私奴婢)’로 공식 등록하는 일이었다.‘단 한 글자의 허점도 남겨선 안 된다.’이헌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역적의 핏줄인 서연을 관아가 아닌 대군의 사가로 귀속시키려면 율법의 미세한 틈새를 억지로 벌려야 했다.그는 조선의 노비 문건 양식을 현대식 소유권 이전 계약서만큼이나 촘촘하게 변형했다.[본 노비에 대한 모든 징벌과 생사여탈권은 오직 대군에게만 귀속되며, 타 기관의 감찰이나 양도는 절대 불가함.]탁.이헌은 붉은 인주를 묻힌 관인을 서류 마지막 장에 꾹 눌러 찍었다.이 종이 한 장이면 그 잘난 사헌부 대사헌조차 서연의 머리카락 한 올 건드릴 수 없게 된다.그때, 형조에서 파견 나온 서리가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 대군 자가. 하오나 역적의 핏줄은 본디 관노(官奴)로 속하게 되어 있사옵니다. 이를 사노비로 돌리는 것은 명백히 형조의 관할을 벗어나는…….”“형조의 관할?”이헌이 붓을 내려놓고 서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 서늘한 시선에 서리는 흠칫 몸을 떨었다.“네놈이 형조판서의 지시를 받고 율법의 절차를 따지는 모양인데. 내가 그 절차를 몰라서 억지를 부리는 것 같으냐.”“그, 그것이 아니오라…….”“형조판서 그 늙은이가 지난달 이조참판의 노비를 뇌물로 받고 사적 장부에 몰래 올려둔 판례가 내 손에 있다. 관노를 사노비로 둔갑시킨 그
서연은 숨을 죽인 채 문틈으로 바깥의 동정을 살폈다.아침부터 대군저의 마당이 요란했다.검은 관복을 차려입은 사헌부의 관료 수십 명이 병사들을 대동하고 들이닥친 것이다.사헌부 대사헌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문풍지를 뚫고 서연의 귓가에 꽂혔다.“대군 자가! 어서 그 역적의 핏줄을 내놓으시옵소서! 전하께서 내리신 참수형을 자의적으로 감형하시다니, 이는 명백한 국법의 유린이옵니다!”서연의 심장이 발밑으로 쿵 떨어졌다.자신을 당장 끌어내어 목을 치겠다는 맹렬한 압박.어제 옥사에서 형 집행을 막아선 이헌의 행동이 조정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결국, 죽는 건가.’서연은 붕대 감긴 손으로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아무리 대군이라도, 사헌부의 공식적인 감찰과 탄핵 요구를 무력으로 막아설 수는 없다.만약 이 미치광이가 자신을 내어준다면, 결국 망나니의 칼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그때였다.안채의 문이 거칠게 열리고, 이헌이 마당으로 걸어 나갔다.어젯밤, 서연의 방문턱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던 그 비참하고 가여운 사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화려한 곤룡포를 휘날리며 선 이헌의 뒷모습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적들을 도륙 낼 듯한 포식자의 기백 그 자체였다.“사헌부가 언제부터 남의 사가(私家)에 허락 없이 군사를 끌고 들이닥치는 권한을 가지게 되었지?”이헌의 서늘한 음성이 마당을 얼어붙게 만들었다.대사헌이 흠칫 놀라면서도 꼿꼿하게 맞섰다.“이것은 국법을 바로잡기 위함이옵니다! 자가께서 어제 형장에서 행하신 감형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불법이오니, 즉각 죄인을 형조로 다시 인계하시옵소서!”“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