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할머니, 천천히 가세요. 유림 씨, 할머니 잘 부축해 드려요.”진소아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를 배웅했다.전유림이 그녀를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소아 씨, 바쁘실 테니 안 나오셔도 돼요.”그래도 진소아는 두 사람을 진료실 밖까지 배웅했다.그리고 멀어질 때까지 바라본 뒤에야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아 환자 진료를 계속했다.전씨 할머니가 뒤를 돌아보며 진소아가 진료실로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하더니 전유림에게 말했다.“네 경쟁자는 걱정할 것 없어. 네가 소아 씨의 마음을 얻는 데만 집중하면 돼. 임도준 씨 본인은 괜찮은 사람이지만 부모님은 안목이 별로더구나.”“저는 한 번도 두려워한 적 없어요.”전유림이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대답했다.“할머니, 저의 집으로 모실까요, 아니면 큰형 집으로 모실까요?”전씨 할머니가 휴대폰을 만지며 말했다.“네 큰형이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내가 아직 못 들었어.”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카톡을 열고 전태윤이 보낸 음성 메시지를 들었다. 그리고 전유림에게 말했다.“너도 들었지? 네 큰형이 성씨 가문에서 하연이를 데려갔다는구나. 나도 그쪽으로 데려다줘.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로 오랫동안 성씨 가문에 가보지 못했어. 마침 경혜 씨도 손주들 보느라 지쳐 있을 텐데 가서 얘기나 좀 나누자.”손자가 하나일 때는 이경혜도 꽤 인내심이 있었지만 손주가 많아지자 그녀도 골치가 아팠다.가장 큰 아이도 겨우 몇 살 정도라 모두 말썽을 부리기 좋아하는 나이였다.전유림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남의 불행을 즐기시는 거예요? 손주가 많아서 시끄러운 것도 행복이지 집안이 조용한 것보다는 훨씬 낫잖아요.”“그래, 집에 아이들이 떠들썩해야 좋지. 할머니는 은퇴한 뒤 할아버지와 함께 너희를 돌보고 가르치느라 바빴단다. 너희가 어릴 적에 말썽을 피우고 떠들썩했지만 그 시간이 할머니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유치원에 가기 전에는 너희 곁에 늘 있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볼 수 있었지.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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