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은은 30분쯤 기다렸을 때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이건은 아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제은이 무작정 이건에게 달려가면 이람과 하준에게 이상한 낌새를 들킬 수 있었다. 그래서 제은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아니면, 제은은 자기 자신과 버티기 싸움을 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이건이 정말로 다시 자신을 찾아와 주기를.적어도 이건이 돌아온다면, 제은은 이건이 자신을 그 정도로까지 싫어하는 건 아니라고 알 수 있었다. 아직 화해할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을 수 있다.제은은 강했다.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었고, 그 방식은 거칠었다. 마음도 아주 단단해서 누군가에게 거절당하는 것쯤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을 일방적으로 강제로 붙잡기만 하는 것은 제은이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제은도 이건의 반응을 원했다.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제은은 이건을 많이 좋아하고, 정말로 이건과 제대로 연애 먼저 해 보고 싶었다. 그녀는 비뚤어진 사랑을 하는 못된 사람이었지만, 그런 제은조차 따뜻함과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제은은 눈치가 빠르고 영리한 사람이었다. 아주 작은 좌절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치를 짐작했다.그리고 늘 사랑 같은 건 아무 쓸모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서림과 이건이 제은에게 실망해 멀어져 가는 일을 겪으며, 제은은 또 다른 것을 깨달았다. 사랑이라는 것이 여전히 믿을 만한 것은 아니고, 결국 화학반응에 불과할지라도, 인간은 평생 이성만으로 살아갈 만큼 고급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름답고 진실된 감정을 만나면, 누구도 끝까지 거부할 수 없다.그래서 서림과 이건이 제은에게서 도망치려 할 때, 제은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공포와 조급함을 느꼈다. 감정은 곧 무너져 내렸다.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예전의 제은은 누구에게도 신경 쓰지 않았다. 누가 제은에게서 멀어지든, 누가 제은을 미워하든 상관없었다.어차피 그런 쓰레기들이 제은을 미워한다고 해도, 제은은 그와 무관하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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