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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별이 되어 빛나리: บทที่ 1021 - บทที่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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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송하나는 설날 특집이 끝날 때까지 버티지 못했다.졸음이 밀려든 뒤로는 자신이 언제 깊은 잠에 빠졌는지도 몰랐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오전,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통유리창 너머로 들어온 햇살이 침실 가득 쏟아져 포근한 온기를 더했다.송하나는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팔다리를 쭉 뻗자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편안해졌다.분명 어젯밤 거실 소파에서 잠들었는데, 지금은 침실 침대 위였다. 생각할 것도 없이 심성빈이 자신을 안아 옮겨 준 게 틀림없었다.간단히 씻고 몸단장을 마친 송하나는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녀는 미리 준비해 둔 새해 세뱃돈을 꺼내 별장에 있는 가정부들과 직원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었다.세뱃돈을 받아 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쁜 얼굴로 공손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감사합니다, 송하나 씨.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도 모든 일이 순조롭길 바랍니다.”송하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그들의 축복에 다정하게 답했다.세뱃돈을 모두 나눠 주고 나니 손에 유난히 두툼한 봉투 하나가 남았다. 심성빈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었다.송하나는 무심코 고개를 들고 별장 안을 둘러보았지만 심성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옆에서 정리 중이던 가정부를 붙잡고 조용히 물었다.“성빈 씨는요? 왜 안 보여요?”가정부가 웃으며 대답했다.“하나 씨, 대표님은 오늘 아침 일찍 외출하셨어요.”‘뭐? 이렇게 빨리 외출했다고?’송하나의 눈에 의아함이 스쳤다. 그녀는 궁금해서 물었다.“어디 가셨는데요?”‘설마 새해 첫날부터 회사에 가서 일을 처리하는 건가?’가정부는 고개를 저으며 사실대로 답했다.“그건 모르겠어요. 대표님께서 정확히 말씀하지 않으셨어요.”더 이상 물을 수도 없어 송하나는 손바닥에 든 하얀색 봉투를 내려다보았다.‘정말 급한 일이 있나 보다. 돌아오면 줘야지.’막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찰나, 정원 밖에서 나직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가정부가 바로 말을 이었다.“하나 씨, 대표님께서 돌아오셨나 봐요.”송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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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이 차가 네 인생의 첫 번째 차이자, 세상에 하나뿐인 네 새해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어.”다정하고 진솔한 말들이 송하나의 가슴속을 파고들며 깊숙이 박혔다.마음속에서 뜨겁고 뭉클한 감정이 일렁이며 온몸을 휘감았다.심성빈은 언제나 이렇게 세심했다. 송하나의 두려움과 약점, 예민함과 불안까지도 모두 감싸 안아주는 사람이었다.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에 비해, 그녀는 자기 손에 든 봉투가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다.그가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한 선물과 비교하니 자신이 들고 있는 세뱃돈은 유난히 볼품없어 보였고 심지어 내밀기조차 민망해졌다.“성빈 씨, 고마워요.”송하나는 세뱃돈을 쥔 손끝에 살짝 힘을 주며 그를 바라보았다. 눈가엔 미안한 기색이 감돌았다.“그런데 나는 특별한 새해 선물을 준비한 게 없어요. 그저 이런 세뱃돈밖에...”송하나는 말을 할수록 부끄러워져 고개를 떨구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 형식적인 선물이 아니라 마음을 담은 무언가를 준비했을 텐데.심성빈은 미안해하고 후회하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가볍게 잡고 몸을 조금 숙여 가까이 다가갔다.그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송하나의 귓가에 맴돌았다.“그렇게 미안하면 나한테 다른 특별한 선물 하나 주면 안 될까? 정말 갖고 싶은 게 있거든.”송하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네? 무슨 선물이에요? 내가 가진 거라면 뭐든 줄 수 있어요.”심성빈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의 연분홍빛 부드러운 입술에 내려앉았다.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뜨거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심성빈은 낮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물었다.“키스 한번 해 줄래? 나한테 주는 새해 선물이라고 생각하고.”간단한 말 한마디에 송하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뺨이 단숨에 붉게 물들고 귓불까지 뜨거워졌으며, 호흡마저 흐트러진 채 몸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두 사람이 교제를 시작하며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지긴 했지만 그간의 스킨십은 가벼운 포옹이나 이마에 닿는 짧은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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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새해가 지나자 심성빈은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다.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매일 같이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 이어졌다.어느덧 연휴가 끝나갈 무렵, 그는 송하나에게 개학하기 전 북쪽 나라의 유명한 스키 타운에서 며칠 쉬고 오자고 제안했다.송하나는 그의 제안을 듣고 기꺼이 동의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해성에서 자랐다. 해성은 기후가 온화해 겨울에도 눈이 거의 오지 않았고, 어쩌다 드문드문 눈발이 날려도 금세 녹아 버리곤 했다.지금 사는 곳 역시 사계절 내내 기온이 안정적이라 눈을 볼 일이 더더욱 없었다.기억 속에 눈을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던 그녀에게, 하얗게 쌓인 설경은 늘 작은 동경의 대상이었다.심성빈은 속도를 내어 불과 며칠 만에 회사 일을 모두 정리했다.그 뒤 송하나를 데리고 출발해 아름다운 설경으로 유명한 그 북쪽 나라로 향했다.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살을 에는 찬바람이 정면으로 들이닥쳤다. 매서운 한기와 함께 바깥 기온은 놀라울 정도로 낮았다.이곳의 추위를 견디기엔 평소 입던 옷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심성빈은 혹여 송하나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도착하자마자 현지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쇼핑몰로 데려가 방한용품을 풀세트로 장만해 주었다.쇼핑몰에서 심성빈은 옷을 차분히 골라 송하나에게 건넸다.“들어가서 입어 봐. 안 맞으면 다른 걸로 바꾸면 돼.”“네, 알았어요.”송하나는 옷을 받아 들고 여성복 매장 탈의실로 들어갔다.심성빈은 혼자 피팅룸 바깥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심플한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곧게 뻗은 자세와 고고하고 서늘한 분위기 덕에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그는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으로 방금 들어온 업무 메시지를 빠르게 처리했다.잠시 후, 탈의실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누군가 나오는 기척에 심성빈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문이 열린 곳은 바로 옆 탈의실이었다.그곳에서 나온 사람은 뜻밖에도 백지유였다.시선이 마주친 순간 두 사람 모두 멍하니 굳어버렸다.백지유는 뜻밖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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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백지유가 얼른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나도 눈치는 있어요.”심성빈이 그 여인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낀다는 것을 잘 알았다. 만약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면, 심성빈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백지유는 굳이 그런 골칫거리를 자초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두 사람의 대화가 막 끝났을 때, 키가 크고 화려한 인상의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백지유에게 다가왔다.금발에 푸른 눈, 또렷하고 입체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분위기 있는 외국인 미녀였다.그녀는 곧장 백지유 앞으로 다가와 아무 거리낌 없이 팔을 들어 목을 감싸더니 살짝 몸을 숙여 입꼬리에 다정한 키스를 남겼다.“자기야, 이 옷 색깔이 네 피부톤이랑 정말 잘 어울려. 너무 예뻐.”이토록 직설적이고 친밀한 행동에 심성빈은 잠시 멍해졌고, 눈빛에는 놀라움이 스쳤다.아무 준비도 없이 사람들 앞에서 키스를 당한 백지유는 귀밑까지 순식간에 붉어지며 조금 어색한 기색을 보였다.심성빈은 한눈에 알아차렸다. 두 사람의 관계는 평범하지 않았다.평범한 친구나 절친이 아니라, 오히려 연인처럼 보였다.그 순간 그는 백지유가 왜 그렇게 집안에서 정해준 선이나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왜 그토록 해외로 도망치려 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그녀가 오만해서도, 결혼에 얽매이기 싫어서도, 눈이 너무 높아 세속적인 혼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였기 때문이다.그 사실은 가족들에게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었다.백지유는 지금까지 자기 성적 지향을 아주 철저히 숨겨 왔다.처음에는 어떻게든 둘러댈 생각도 했지만, 모든 걸 꿰뚫어 본 듯한 심성빈의 눈빛과 마주하자 무슨 말을 해도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래서 아예 더는 숨기지 않았다. 옆의 연인 손을 당당하게 마주 잡고 손가락을 깍지 낀 채 태연하고 여유로운 얼굴로 심성빈을 바라보았다.“기왕 성빈 씨한테 들켰으니 내가 빚 하나 진 셈 칠게요. 오늘 본 건 비밀로 해 주세요.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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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그녀는 첫눈에 시선을 빼앗을 만큼 아름다웠다.피부는 맑고 우유처럼 고왔으며, 깨끗한 눈매에는 서늘하고 온화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눈부시게 예쁘면서도 결코 튀지 않았고, 공격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다정한 분위기가 깃들어 있었다.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인데도 여전히 빼어났고, 겨울날의 따스한 햇살을 곱게 빻아 넣은 듯 맑고 매혹적이었다.평온하고 무심하던 심성빈의 눈빛은 그녀를 발견하는 순간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그의 시선은 송하나에게 딱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그는 거의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옮겨 곧장 그녀에게 다가갔다. 눈에는 숨길 수 없는 애정과 편애가 넘쳐흘렀다.송하나는 그가 다가오자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자기 옷을 내려다본 뒤 조용히 물었다.“성빈 씨, 이 옷은 어때요?”“예뻐.”심성빈은 그녀 앞에 멈춰 서서 찬찬히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더없이 다정했다.“너한테 잘 어울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지유는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늘 차갑고 절제된 태도로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심성빈이, 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모든 대가를 감수하며 그녀와 함께하려 하는지 비로소 이해가 갔다.같은 여자여도 이렇게 아름답고 온화한 송하나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호감이 생길 정도였다.백지유는 원래 자기 외모에 자신이 있었지만, 송하나 앞에 서 있으니 이상하게도 자신이 빛을 잃은 것처럼 느껴졌다.“그럼 이걸로 할게요.”송하나가 달콤하게 웃으며 결정했다.“그래.”심성빈은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그녀의 살짝 벌어진 옷깃을 여며 주었다. 세심하고 부드러운 손길이었다.“밖이 추우니까 그냥 입고 있어. 내가 계산하고 올게.”그가 몸을 돌려 계산대로 가려는 순간, 송하나의 시선이 옆의 백지유에게 닿았다. 그녀는 마음속에 작은 의문이 떠올랐다.이 북쪽의 작은 나라에는 외국인이 대부분이었고 화인국 사람은 많지 않았다.아까 탈의실 안에 있을 때 바깥에서 희미하게 화인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처음에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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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송하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다음 날 오전, 심성빈은 송하나를 데리고 마을의 스키장으로 갔다.스키장은 규모가 크고 유명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일부러 찾아오는 스키 애호가들이 많았다.심성빈은 송하나에게 보호장비 한 세트를 통째로 대여한 후 꽁꽁 싸맸다.그는 혹시라도 송하나가 다칠까 걱정돼 버클 하나하나를 눌러 보며 느슨한 곳이 없는지 직접 확인했다.송하나는 스키가 처음이었다. 무거운 스키 부츠와 플레이트를 발에 끼우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유난히 서툴렀고, 몸이 휘청거려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았다.심성빈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고 손바닥으로 단단히 받쳐 주었다.“무서워하지 마. 천천히 해. 내가 있잖아.”스키장에는 관광객들을 가르치며 돈을 버는 강사들이 많았다.그들은 한눈에 송하나가 초보라는 걸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 예의 바르게 물었다.“아가씨, 강습 필요하세요? 금방 스키 타실 수 있게 가르쳐 드릴게요.”송하나가 대답하기도 전에 심성빈이 담담하게 거절했다.“괜찮습니다. 제가 가르칠게요.”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질투가 치밀었다. 다른 남자가 송하나의 손을 잡고 가까운 거리에서 몸을 맞대며 가르치는 걸 어떻게 보고 있겠는가.이 정도는 자기가 직접 하면 됐다.강사는 그 말을 듣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심성빈은 비교적 평평한 곳을 골라 송하나 앞에 서서 살짝 몸을 숙이고 두 손으로 그녀의 양손을 잡았다.“몸은 살짝 앞으로 기울이고, 중심은 아래로 낮춰.”그는 동작을 하나씩 나눠 아주 차분하게 활주 요령을 설명했다.“균형을 잃어도 당황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절대 안 넘어지게 할게.”송하나의 첫 연습은 순탄치 않았다. 발밑 스키가 자꾸 제멋대로 양옆으로 미끄러졌고 몸도 수시로 한쪽으로 기울었다.그럴 때마다 심성빈은 곧바로 팔에 힘을 줘 그녀를 자기 앞쪽으로 안정감 있게 끌어당겼다.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하자 송하나는 조금씩 발밑의 균형을 찾았다. 마침내 짧은 거리나마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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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심성빈은 꿀이 떨어질 것만 같은 다정한 눈빛으로 환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그는 아낌없이 칭찬을 쏟아냈다.“우리 하나 잘했네. 정말 빨리 배웠어.”바로 그때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졌다.비탈진 곳의 상급자 코스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오던 한 젊은 남성이 중심을 잃고 폭주하기 시작했다. 제어력을 완전히 상실한 그는 그대로 초급자 코스를 가로질러 송하나를 향해 돌진해 왔다.빠르게 가까워지는 사람을 본 송하나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 실력으로는 피하기엔 역부족이었고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찰나의 순간, 몇 걸음 떨어져 있던 심성빈이 본능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긴 팔을 뻗어 송하나를 단단히 품에 안고는 자기 몸으로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거대한 충격이 덮쳤고 두 사람은 눈밭 위로 함께 나뒹굴었다.심성빈은 등으로 모든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 냈다. 스키 보드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그의 어깨와 등을 강타했고,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음에도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성빈 씨.”송하나는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자마자 눈을 짚고 황급히 일어났다. 그녀는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심성빈을 바라봤다.“괜찮으세요? 다친 데는 없어요? 많이 아파요?”심성빈은 그녀가 부축해 주는 힘을 받아 천천히 일어났다. 등에서는 계속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올라왔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안 다쳤어.”그는 그녀의 두 어깨를 붙잡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살폈다.“너는? 어디 부딪힌 데 없어?”송하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방금 그가 그렇게 꽉 감싸 안아 보호해 줬는데 다쳤을 리가 있겠는가.그녀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심성빈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그들을 들이받은 남자도 엉망이 된 모습으로 눈 위에서 일어나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다가와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갑자기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어요. 두 분 괜찮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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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조금 전 아찔한 충돌을 겪고 나니 송하나에게는 더 스키를 탈 마음이 사라졌다.심성빈은 그녀의 마음이 아직 진정되지 않았음을 알아채고 물었다.“더 타기 싫어?”“네. 조금 겁이 나네요.”송하나가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럼 좀 편한 걸로 바꿔서 놀자.”오후가 되자 두 사람은 스키 장비를 반납하고 스노모빌 같은 다른 체험을 즐겼다.심성빈이 앞에서 운전하고 송하나는 뒷좌석에 앉아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가볍게 감쌌다.스노모빌은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숲 사이를 달렸다. 온 세상이 은빛 눈으로 뒤덮여 마치 동화 속 얼음 왕국에 들어온 듯 자유롭고 평온했다.울창한 숲을 지나던 중 눈더미 속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작은 다람쥐 한 마리가 허둥지둥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려 했지만 뒷다리에 힘을 주지 못하는지 얼마 올라가지도 못하고 눈 위로 툭 떨어졌다. 작은 다람쥐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벌벌 떨었다.송하나는 마음이 약해져 얼른 심성빈에게 세워 달라고 한 뒤 뒷좌석에서 내려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작은 다람쥐는 뒷다리를 다친 듯했다. 추위와 배고픔에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너무 불쌍하네요.”송하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심성빈을 돌아보았다.“이대로 야외에 두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마을에 있는 동물 구조센터에 데려다줄까요?”“그래.”심성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뜻을 따랐다.두 사람은 다람쥐를 조심스럽게 손바닥에 감싸 안아 들고 스노모빌의 방향을 돌렸다. 그들은 다람쥐를 동물 구조센터까지 데려가 직원에게 맡겼다.직원이 다람쥐를 받은 후 견과류를 건네자 이 녀석은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몹시 굶주렸던 모양이었다.직원의 보살핌을 받으며 점점 활기를 되찾는 걸 확인하고서야 두 사람은 안심하고 자리를 떠났다.저녁 무렵 숙소로 돌아온 두 사람은 근처 유명한 맛집에 가서 현지 특색인 숯불구이와 따뜻한 뱅쇼를 주문했다.위험한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알차게 보내며 충분히 즐겼다.저녁을 먹은 뒤 두 사람은 통나무집으로 돌아왔다.실내 벽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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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심성빈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그의 목소리는 조금 낮아졌다.“하나야, 꼭 지금 봐야겠어?”“네. 지금 봐야 해요.”송하나의 말투는 단호했고, 그 눈동자에 서린 걱정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었다.말을 마친 그 순간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그녀는 거의 심성빈의 품 안으로 파고들 듯 기대어 있었고,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서 숨결이 뒤섞이고 있었다.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얼굴이 순식간에 불덩이처럼 달아올랐고 귓불까지 연분홍빛으로 물들었다.그녀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반걸음 뒤로 물러나 시선을 피했다.“어, 어서 윗옷 좀 벗어 보세요. 난 프런트에 전화해서 구급상자 가져다 달라고 할게요. 약을 발라야겠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소파에 앉은 그를 더 이상 쳐다보지도 못한 채 서둘러 몸을 돌려 프런트에 전화를 걸었다.심성빈은 등 뒤에서 빨개진 그녀의 귓불과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가슴속에 따뜻한 감정이 차올라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는 순순히 손을 들어 셔츠를 벗고 푹신한 소파에 바르게 기대앉아 얌전히 그녀를 기다렸다.잠시 후 송하나가 통화를 마치고 뒤를 돌았다가 예상치 못한 광경에 멈칫했다. 심성빈이 셔츠를 벗고 상반신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훤칠하고 탄탄한 체격에 군살 하나 없는 모델처럼 완벽한 몸매가 눈에 들어왔다. 과하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잔근육들이 매끄러운 결을 따라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억제된 힘과 섹시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근육질 몸매였다.평소 그는 언제나 흐트러짐 없이 단정한 옷차림을 고수했고, 송하나 앞에서 몸을 드러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갑자기 이런 모습을 마주하니 송하나는 당황해졌다. 그녀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 결국 어색하게 눈을 돌렸다.그때 문밖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송하나는 얼른 문으로 가 직원이 건넨 구급상자를 받아 들었다.직원이 친절하게 물었다.“혹시 다치신 분이 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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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송하나는 심성빈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 그 눈빛에 담긴 뜨거운 열기가 너무 강렬해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송하나는 서둘러 고개를 내려 시선을 피하면서 약상자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포비돈 요오드와 면봉, 거즈를 하나둘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다.정리를 마친 뒤에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러면 나는 이만 방으로 돌아가서 쉴게요. 성빈 씨도 일찍 쉬어요.”말을 마친 뒤에는 심성빈이 대꾸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거실을 빠져나왔다. 황급히 도망치는 가녀린 뒷모습에서 다급함과 당황함이 물씬 느껴졌다.심성빈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어깨와 등은 여전히 욱신거렸지만 마음만큼은 행복으로 가득 차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심성빈은 급히 떠나가는 송하나의 뒷모습을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창밖에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었다.밤새 눈이 내린 모양인지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여 있었다.심성빈이 등을 다친 탓에 송하나는 밖에 나가 놀자는 제안에 동의하지 않고 심성빈에게 집에서 푹 쉬라고 했다.심성빈은 송하나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설득했다.“그냥 조금 다친 것뿐이라 괜찮아.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멀리 이곳까지 왔는데 송하나가 심심하게 지내는 건 싫었다.“안 돼요.”송하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직 멍이 다 빠지지도 않았잖아요. 혹시라도 무리하면 상처가 낫기는커녕 더 심해질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꼭 쉬어야 해요.”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는 단호한 태도였다.심성빈은 어쩔 수 없이 순순히 송하나의 말에 따랐다.“그러면 너는? 나랑 같이 집에 있으면 심심할 텐데.”송하나는 밖에 가득 쌓인 흰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럴 리가요. 나는 마당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어야겠어요.”송하나는 춥지 않게 두꺼운 롱패딩을 챙겨입고 숙소 직원에게 부탁해 눈사람을 만드는 도구를 빌려서 홀로 마당으로 나갔다.폭신폭신한 눈이 두껍게 쌓여 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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