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훈? 성이 배씨 야?”서정혁은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아이가 경시 명문 학교에 다닌다면... 순간 경시에서 서정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강 그룹이 떠올랐다. 그룹 회장 배강수는 서정혁의 아버지와 젊은 시절부터 인연이 깊은 사람으로 두 사람은 대학 동창일 뿐만 아니라 이후 비즈니스 업계에서도 여러 번 만났다. 그야말로 한때는 비즈니스 바닥을 줄 잡았던 인물이기도 했다.배씨 가문은 장남 배명욱, 그리고 딸 배율희 외에도 자식 한 명이 더 있다.들리는 바에 의하면 사생아라고 했다.비록 그 사생아의 엄마가 정실부인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고 했지만 배강수는 아들을 공개석상에 데리고 나타난 적이 없었다. 십여 년 전 제사 때 기자가 찍은 사진이 한 장 있었지만 화질이 안 좋아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때 그 사람의 이름은 배기훈이 아니라 배훈이었다.그렇다면 같은 사람일까?“배기훈과 사모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아이가 어떻게 사모님과 알게 되었는지도...”“그러니까 아무것도 못 찾은 거야?”서정혁이 음산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한 비서, 이번 분기 상여금 못 받을 것 같은데?”한수현은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서정혁! 너 이 자식! 장난치냐!’소파 팔걸이에 팔을 올려놓은 서정혁은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었다.‘강시원, 우리 아들에게 해준 것들과 나에게 해준 것들, 이제 보니 다른 꿍꿍이 속셈이 있었구나. 기대했던 걸 손에 못 넣으니 벌써 다른 사람을 물색하는 거야? 그물을 막 던져 아무 고기나 잡혀라, 이런 심산이야? 변호사, 금융계 사업가, 돈 버는 사람이면 누구든 상관없나 보네? 흥, 저 둘이 버는 몇 푼 안 되는 돈은 우리 서씨 가문의 휴지조차 사기 힘들 거야.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네!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고.”서정혁이 냉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강시원, 곧 알게 될 거야... 네 인생 최고를 찍을 수 있는 곳은 내 옆이라는 걸.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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