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침묵하며 듣고 있던 서정혁은 손끝의 담배가 다 탈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주황색 불꽃이 피부에 살짝 닿아 찌릿한 느낌이 든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서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가끔은 임지민 씨와... 너무 친밀하게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책상 위의 디저트 상자를 바라본 한수현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임지민 씨가 대표님 알고 있습니다. 임지민 씨는 대표님의 은인이시죠. 대표님을 구하느라 병까지 얻으셨고요. 대표님이 은혜를 갚고 싶어 하는 건 압니다. 하지만 임지민 씨가 대표님의 생활에 너무 많이 관여하고 있어요. 곳곳에서 다 느껴질 정도로요. 사모님이 숨 쉴 틈조차 없이 밀려나고 있다는 생각 안 해보셨습니까?”“나와 지민이 선 넘는 행동한 적 없어.”고개를 든 서정혁의 눈에 불쾌함이 희미하게 드러났다.“그리고 내 말에 의심을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 그러니 앞으로 이런 말은 다시 하지 마.”한수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프런트 직원과 경비원은 처벌했어?”차갑고 무거운 목소리로 한마디 한 서정혁은 이혼 합의서 한 뭉치를 집어 들더니 갑자기 일어섰다.“이미 해고했어.”“그걸로 되겠어?”손을 휘둘러 서류들을 모두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평생 후회할 정도로 똑똑히 기억하게 만들어. 그 정도는 돼야 벌로 칠 수 있지. 강시원이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런 쓰레기들이 함부로 욕할 수는 없어.”한수현은 속으로 은근히 기뻐하며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서정 그룹 정문을 나와 차에 탄 강시원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웅장하기 그지없는 고층 빌딩, 예전에 수없이 이곳에 드나들며 남편과 함께 서로 응원하면서 서정 그룹의 미래를 손잡고 써 내려가는 상상을 했다.이제 그 꿈은 결혼과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바로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을 본 강시원은 차분하던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수연아!”“십원! 우리 십원!”전화기 너머로 가장 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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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강시원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몇 번 더 해주면 괜찮아질 거예요. 복잡한 요리는 아니잖아요.”“그... 사모님은 언제 돌아오세요?”이 집사가 말을 돌리며 물었다.“무슨 일 있나요? 그냥 솔직히 말하세요.”“요즘 작은 도련님이 몰래 치킨과 햄버거를 사달라고 가정부에게 부탁하는 걸 봤어요. 도련님이 매일 바쁘게 일하다 보니 아이 돌볼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작은 도련님은 점점 더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이 집사는 매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뿐만 아니라 요즘 밤에 잠도 안 자고 몰래 휴대폰을 하다 걸렸어요. 임지민 씨와 온라인으로 무슨 게임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강시원은 조용히 들으며 손가락으로 책 위의 글자를 만지작거렸다.치킨, 햄버거, 모바일 게임... 맛있는 것들, 재미있는 것들, 예전에는 서도훈이 절대 가까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그런데 이제 그의 지민 이모가 곁에 있으니 마음껏 먹고 놀 수 있었다. 강시원과 함께 있을 때보다 훨씬 자유롭고 편하며 즐거울 것이다.강시원은 여전히 아무런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아이가 좋아하겠네요. 도훈이가 원하던 생활이잖아요?”“사모님, 저 지금 농담 아닙니다. 사모님이 안 계시니 작은 도련님 생활이 그야말로 엉망이에요!”이 집사는 무관심한 강시원의 태도에 매우 초조해했다.“임지민 씨가 겉으로는 작은 도련님을 아껴주는 척하지만 사실은 아이를 해치는 거예요! 겉으로는 아이를 위하는 척하지만 친자식도 아닌데 진심일 리가 없어요. 사모님, 빨리 돌아오세요. 작은 도련님에게는 사모님이 필요해요!”다시 말하면 돌아가서 미움받고 귀찮은 보모 노릇을 계속하라는 것이다. 일전 한 푼 없이 공짜로 말이다.그때 밖에서 경적 소리가 났다.“사모님, 그...”이 집사는 더 설득하려 했지만 강시원이 집사의 말을 끊었다.“저 지금 나가 봐야 해요. 나중에 얘기하죠.”전화를 끊은 뒤 슬리퍼를 신고 서둘러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자 밝고 눈 부신 빛이 강시원을 비추었다.검은색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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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너 찌질혁이랑 이혼한다고? 진짜야?”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성수연은 두 손으로 강시원의 어깨를 꽉 잡았다.“진짜야. 나 이미 연안 빌리지에서 나왔어. 이혼 합의서도 전달했고. 근데 그 자식이 계속 미루면서 사인을 안 해.”강시원은 마음이 편안해진 듯 눈웃음을 살짝 지었다.“하지만 상관없어. 시간문제일 뿐이야. 이혼은 꼭 할 거야. 이번 일로 좀 충격을 받았을 거야. 30년을 살면서 아무도 이렇게 대놓고 반항한 적이 없었을 테니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젠장, 그 자식 뭐가 그렇게 잘났대? 본인이 이혼 안 하겠다면 안 해도 되는 거야? 청개구리도 아니고!”성수연은 빨간 입술로 기관총처럼 서정혁의 욕을 끊임없이 했다.“세상 사람들이 그 인간을 비즈니스계의 거물이라고 하지만 다 개소리야. 내 눈에는 얼굴만 엄청 큰 늙은이 같아!”강시원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맑은 눈과 하얀 이, 강시원의 모습은 성수연의 마음까지 취하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쪽 소리를 내며 강시원의 뺨에 입을 맞췄다.“십원, 네가 이혼하겠다니까 더 예뻐 보이네. 예전엔 뭔가 인생이 고단한 느낌이었는데.”강시원은 자기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그렇게 티가 나?”“당연하지! 어쨌든 결혼이라는 무덤에서 기어 나와서 다시 햇빛을 보게 됐잖아. 이 언니가 진심으로 축하할게! 근데...”성수연은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네 아들은 어쩌고? 찌질혁이랑 양육권 소송할 거야? 그 자식, 얼마나 음흉하고 이기적이고 악독한데, 절대 포기 안 할 거야.”“양육권은 안 가져올 거야. 앞으로 할 일이 많아. 일도 해야 해서 아이를 돌볼 여력이 없어.”강시원은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게다가 도훈이는 내 곁에 있는 것보다 서씨 가문에 있는 게 더 좋을 거야. 거기서 더 좋은 교육도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러면 미래도 창창할 거야.”성수연은 화가 나서 욕을 했다.“젠장! 네가 이혼하면 임지민 그 가식적인 여자가 아들을 공짜로 얻는 거잖아? 텃세까지 부리겠네.”강시원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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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오늘 밤 짙은 녹색의 긴 드레스를 입은 강시원은 하얀 피부, 백조 같이 긴 목과 아름다운 쇄골이 그대로 드러냈다. 삼분의 일만 드러내도 이미 충분히 요염하고 아름다운 모습인지라 더 드러냈다가는 클럽 전체 남자들의 사냥감이 될 수도 있었다.“예쁜이, 얼굴이 정말 예쁜데? 완전 내 스타일이야.”냄새를 맡고 다가온 개 같은 남자는 성수연이 섹시하게 입고 있어서 쉽게 넘어올 거라 생각한 듯 허리를 안으려고 손을 뻗었다.“오빠랑 놀자? 오빠가 즐겁게 해줄게.”깜짝 놀란 강시원은 바로 일어나 막으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성수연이 가늘고 아름다운 손가락을 펴서 남자의 얼굴을 후려친 뒤 세게 밀쳤다.“즐겁게 해주긴 뭘 해, 꺼져! 내 앞에서 추태 부리지 마!”그 후에도 남자 몇 명이 앞다투어 다가와 말을 걸었지만 모두 성수연에게 쫓겨났다.“저쪽 구석에 처박혀 있어. 알겠니? 너 같은 인간들 보면 내가 제 명에 못 살 것 같아!”“우리 원수도 아닌데 내 눈 더럽히지는 마!”“동생아, 네 몸에서 여자 호르몬 냄새 나. 그런데 여자를 꼬시려고? 차라리 이 언니가 생리대 사줄까?”성수연의 한마디 한마디를 옆에서 듣고 있는 강시원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자기야, 이리 와! 오늘 취할 때까지 마시자!”성수연은 초록색 술 한 잔을 강시원 손에 쥐어주었다.“생일 축하해! 이혼 만세!”시선을 내려 잔을 바라본 강시원은 ‘그린라이트’라는 술 이름을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이름부터 색깔까지 강시원과 너무 잘 어울렸다.사실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지금 술을 마시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누가 술을 권하든 거절했겠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부탁은 거절할 수 없었다.어느새 술을 세 잔 정도 마셨다.눈부신 조명과 함께 격렬한 음악이 촉진제가 된 탓일까, 취기가 오른 강시원은 얼굴이 붉어졌다.성수연은 더 이상 참지 못한 듯 무대로 내려가 놀기 시작했다. 혼자 VIP룸에 앉아 있는 강시원은 머리가 점점 어지러워졌고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까지 났다.“이쁜이,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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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강시원의 손에서 부서진 술병은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곱고 작은 하얀 얼굴이 어느새 시뻘게진 강시원은 온몸을 떨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가 단단하고 탄탄한 품속으로 쓰러졌다.이 순간 분노와 당황함에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고 귀에서 들리는 소음은 멀어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가까이에서 들리곤 했다.하지만 뒤에 있는 남자의 팔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매끄러운 천 너머로 남자의 탄탄한 근육을 희미하게 느낄 수 있었다.숨을 한 번 쉴 때마다 팽창한 근육이 강시원의 평평하고 부드러운 배를 눌렀다.머리가 깨진 문신남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농담으로 때리라고 한 말에 진짜로 때릴 줄이야!문신남은 아픔을 참고 이를 악문 채 욕을 내뱉으려 했다.그러자 오른팔로 얼굴이 붉어진 강시원을 안고 있는 잘생긴 남자는 정교한 스틸 형 시계를 찬, 핏줄이 살짝 도드라진 손을 들더니 검지를 얇은 입술 사이에 대었다.“쉿!”그 행동에 살짝 놀란 문신남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뒤에서 뛰쳐나온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문신남의 입을 막고 팔을 잡은 후 빠르게 끌고 나갔다.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댄스 플로어의 사람들은 여전히 미친 듯이 즐기고 있었다. 조금 전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전혀 보지 못한 것 같았다.“와, 정말 대박이야.”날씬하며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가 다가와 남자의 품에 정신이 혼미해진 강시원을 보더니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놀렸다.“어때? 마음에 들었어?”큰 손으로 강시원의 연약한 허리를 꽉 잡은 남자는 강시원을 아주 부드럽게 소파에 앉혔다. 눈빛은 정말 차분했다.“왜? 질투해?”“하하! 미친, 오만과 자만만큼은 너를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야?”잘생긴 남자는 웃으며 한마디 내뱉었다.“네가 이 여자 데리고 오늘 밤 침대에서 뒹굴길 얼마나 바랐는지 알아? 그리고 내일 공개 연애를 시작하는 거지. 네 그 스캔들 남자친구도 이제는 그만하고 싶어. 너무 지겨워!”눈을 내리깐 채 품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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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직원이었어요?”물을 한 모금 마신 강시원은 마음속에 의문이 들었다.누군가 자신에게 접근해 희롱하려 할 때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도와준 것은 기억이 났다.하지만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고 남자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미간을 찌푸린 유재윤은 지금도 여전히 많이 놀란 듯했다.“너 같은 여자는 이런 데 와서 취하는 게 정말 위험해. 여기에 늑대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인간들이 호시탐탐 너를 노리고 있는 거 몰라?”“아! 수연이! 내 친구는 어디 있어?”강시원은 급히 몸을 일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빨간 드레스 입은 그 아가씨? 여기 있어.”유재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몸을 기울였다.성수연도 취해 팔다리를 벌린 채 소파에 누워 있었다.유재윤은 성수연이 혹시 옷이라도 벗을까 봐 걱정되어 자신의 양복을 그녀 몸 위에 덮어 주었다.성수연이 옆에 있는 것을 본 강시원은 마음이 놓인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유재윤이 웃으며 말했다.“시원아, 네 친구도 정말 만만치 않은 것 같더라. 댄스 플로어에서 남자가 와서 성희롱했나 봐. 그 남자는 본인 계획이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네 친구 주먹에 앞니가 날아갔어. 두 남자가 함께 공격해도 네 친구 한 명 감당 못 하더라. 정말 대단해.”강시원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성수연의 직업이 경호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유재윤도 그다지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그래도 이번에 헛걸음한 건 아니야. 너를 데리러 왔을 뿐만 아니라 네 친구 소송도 현장에서 해결해 줬으니 말이야. 두 자식이 내가 변호사인 것을 보고 바로 도망가더라고. 네 친구에게 다음부터는 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라고 말해. 폭력을 휘두르면 오히려 본인만 손해를 볼 테니까.”유재윤은 진지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하지만 오늘 변호해 준 비용은 꼭 내라고 전해줘. 나 꽤 비싸.”...한편, 오버라인 문 앞.번호판이 8,899인 롤스로이스가 안정적으로 멈춘 뒤 한수현이 차 문을 열자 서정혁이 도도한 모습으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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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왜 그래?”서정혁은 심지경의 표정이 갑자기 변한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심지경이 냉소를 띠며 말했다.“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나 몰래 나와서 노나 보네.”서정혁이 무심코 물었다.“너 언제부터 고양이를 키웠는데? 고양이 털이랑 개털에 알레르기 있는 거 아니었어?”알 수 없는 눈빛으로 스포츠카를 바라본 심지경은 혀로 볼을 밀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키우는 이 녀석은 털이 적어!”서정혁은 머릿속에 스핑크스 고양이가 떠올랐다....강시원은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지만 정신은 맑았기에 그나마 걸을 수는 있었다.하지만 이미 잔뜩 취한 성수연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술주정만 부렸다.울면서 강시원을 껴안고 꽃 한 송이가 소똥에 꽂혔다고 하지를 않나, 서정혁이 나쁜 놈이라고 욕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또 춘향전 노래를 큰 소리로 불렀다.“길이 평탄치 않아... 우웩!”성수연이 벽을 잡은 채 먹은 술을 다 토해낸 후에야 강시원과 유재윤은 그녀를 부축하여 문밖으로 나갔다.취기가 가시자 약간 창백해진 강시원의 얼굴을 본 유재윤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시원아,너 방금...”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시원이 급히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성수연이 들을까 봐 강시원이 걱정한다는 것을 눈치챈 유재윤은 이내 목소리를 낮췄다.“네 현재 상태로는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면 안 돼. 몸에 너무 안 좋아.”“알아,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 수연이가 오늘 너무 좋아해서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어.”강시원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게다가 나도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서 즐기고 싶었어.”그 순간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사나운 화살처럼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강시원!”강시원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서정혁은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풍겼다. 그야말로 저승사자가 왔다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이를 악문 채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강시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강시원 앞으로 걸어왔다.“너 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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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미안, 친구야. 내가 교육을 제대로 못 해서 우리 고양이가 너를 할퀴려 하네.”심지경은 숨을 몰아쉬며 팔로 자연스럽게 성수연의 둥근 엉덩이를 감쌌다.“오늘은 이만하자, 며칠 후에 내가 한턱낼게.”말을 마친 뒤 재빨리 자리를 떴다.강시원은 입술을 꽉 앙다물었다.성수연과 심지경이 대표이사와 부하 직원 이상의 사이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매우 걱정되었다.“시원아, 걱정하지 마. 네 친구 괜찮을 거야.”따뜻하게 위로하는 유재윤의 목소리에 강시원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선배, 우리도 가자.”막 나가려고 할 때 서정혁이 갑자기 강시원의 손목을 잡았다. 손에는 어느새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강시원, 아이까지 있는 유부녀가 어떻게 결혼도 안 한 남자들과 놀러 나올 수 있어? 생각이 있기는 한 거야?”“하... 정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아름다운 눈에 핏발이 선 강시원은 세게 몸부림치며 서정혁이 잡은 손을 뿌리치려 했다.“나와 재윤 선배는 그냥 친구야. 오누이 같은 사이라고. 왜 그리 예민하게 굴어?”이 말은 너무나도 익숙한 말이었다....“그만해. 나에게 지민이는 그냥 여동생이야.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 마.”...“나와 지민이는 아주 결백해.”...“강시원, 넌 매일 지민이를 질투하고 내 마음을 의심하는 것 외에 다른 할 일이 없어? 사는 게 그렇게 지루해?”되돌아온 화살을 맞은 것 같은 서정혁은 순간 손가락이 떨리고 머리가 아팠다.“게다가 너는 더 이상 내 남편이 아니야. 그러니 이 손 놔!”강시원은 아파서 입술을 깨물었다.옆에서 보고 있던 유재윤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강시원 대신 한마디 했다.“서 대표, 시원이 놔주시죠!”“유변은 꺼져요!”서정혁은 큰 소리로 외치며 서정혁은 세게 밀었다. 그러자 1미터 85센티미터 거구의 유재윤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유변이 뭔데 내 여자를 함부로 건드리는데요?”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강시원은 팔을 들어 핏줄이 툭 튀어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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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싸늘한 얼굴로 차에 탄 서정혁은 온몸으로 분노의 기운을 내뿜었다.아무 이유 없이 성수연에게 욕을 들은 것만 생각하면 점점 더 화가 났다. 한참 생각하다가 휴대폰을 꺼내 심지경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욕을 퍼붓고 경고까지 했다.“네 애완동물, 잘 관리해! 앞으로 강시원과 적당히 만나게 하고. 네 신분 좀 생각하면서 여자 만나. 네 발끝도 못 따라올 여자 만나지 말고.”말을 마친 뒤 바로 전화를 끊었다.원래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했지만 심지경의 체면을 생각해 결국 참았다.“대표님, CCTV 영상 확보했습니다.”차에 탄 한수현이 CCTV 영상이 담긴 휴대폰을 남자 앞으로 내밀었다.“아까 술집 안에서 살짝 실랑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상 한번 보시죠.”고개를 숙인 서정혁은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영상을 봤다.영상 속 강시원이 문신을 한 변태와 실랑이를 하다가 어떤 남자에게 구조된 모든 과정이 전부 담겨 있었다.남자가 강시원을 안고 테이블에 앉은 모습, 강시원이 그 남자의 품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모습 모두 영상에 담겨 있었다.눈빛이 흔들린 서정혁은 허리를 곧게 펴더니 온몸으로 한기를 내뿜었다.계속해서 영상을 확대했지만 사각지대로 강시원이 기대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저... 대표님, 사모님이 그렇게 가벼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미 취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본인조차도 모를 것입니다.”한수현이 강시원의 편을 들며 급히 설명했다.“굳이 편들 필요 없어. 알아도 내가 더 잘 알아. 영상 나도 보고 있잖아.”서정혁의 검은 눈동자는 음침한 동굴처럼 점점 더 싸늘한 기운을 풍겼다. 그야말로 숨어서 기회를 노리는 야수 같았다.“강시원을 건드린 이 남자는 누구야?”“알아봤는데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한수현이 머리를 긁적였다.“하지만 듣기로는 사모님을 희롱하려던 그 변태는 누군가 자루를 씌워 두들겨 팬 뒤 근처 공중화장실에 버려졌는데 발견되었을 때 머리가 똥구멍에 박혀 있었고... 입에는 똥이 꽉 차 있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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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하룻밤에 얼마야? 누나 돈 많은데... 누나가 네 스폰서가 되어줄게!”“네가 쓰는 돈, 내가 준 거야! 타는 차도 내 거고! 그 주제 내 스폰서가 되겠다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심지경의 눈빛은 네온 불빛에 비쳐 불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더니 무겁게 한숨을 내쉰 후 한 마디 헸다.“오늘 밤, 기대해. 톡톡히 혼쭐을 내줄 테니까!”람보르기니의 엔진 소리가 길가에 울려 퍼지더니 순식간에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30분 후, 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정장, 넥타이, 스타킹, 하이힐... 걸치고 있던 것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성수연을 화려하게 장식한 큰 침대에 던진 심지경은 가장 빠른 속도로 그녀의 빨간 드레스를 찢었다.그러더니 아무런 애무도 없이 성수연의 떨리는 긴 다리를 들어 올려 그녀를 차지했다....강시원은 유재윤 덕에 안전하게 집으로 왔지만 집에 들어서자마자 변기를 안고 토했다. 그 후 간단하게 샤워한 뒤 푹 잠이 들었다.다음 날 정해진 알람 소리에 깬 강시원은 머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죽을 배달시켜 조금 먹은 후에야 그나마 속이 편해졌다.사실 어젯밤 성수연이 술을 많이 주문하긴 했지만 강시원에게 마시라고 권하지 않았다. 어제 마신 한 잔 한 잔은 모두 강시원이 마시고 싶어 마신 것이었다.술을 마시면 마음속 걱정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을 것 같았다.지난 5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서정혁은 강시원의 연인이자 가족이었다. 서씨 가문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강시원도 잘 알고 있었지만 강시원은 줄곧 그들을 가족으로 여겼다.엄마가 떠난 후 강시원에게는 가족이 없었다.비굴한 걸 알면서도 참고 귀머거리처럼 행동하며 서정혁의 경멸과 냉담함을 견뎌냈던 이유도 오직 한 가지였다. 그래서 그저 가족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심장이 돌로 만들어진 게 아닌 이상 마음이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이혼 수속을 하기 위해 가정 법원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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