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신동하는 강지연이 디자인했던 커프스 링 몇 개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전부 예약 끝났어. 예전엔 손님들이 그렇게 사겠다고 해도 절대 안 팔더라. 그런데 얼마 전에 갑자기 허락했어. 지금은 사겠다는 사람이 꽤 많은데 정체를 밝히지 않는 디자이너가 주문받지 않는다고 전부 거절했지. 마침 잘 됐다. 온 김에 커프스 링값은 정산해 줘야지.”신동하의 손에 들린 자줏빛 다이아몬드 커프스 링을 바라보는 강시우의 눈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그 시각, 강지연은 밖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지 못한 채 피팅 룸에서 나왔다.샴페인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어시스턴트의 손을 빌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어때요, 오빠?”약간 긴장된 목소리였다. 부드럽고 단정한 색감.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강지연이 좋아하던 색이었다.“예쁘다.”강시우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곧 신동하를 흘겨보며 덧붙였다.“하지만 내 기준엔 아직 멀었어.”“알았어. 제일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게.”신동하는 곧바로 어시스턴트를 불렀다.“레드 빈티지 드레스 가져와요.”드레스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강지연은 숨을 삼켰다.붉었지만 요란하지 않았다. 살짝 어둡고 깊은 색감, 클래식한 선, 고급스러운 질감. 가슴선도 과하지 않게 열려 있었다. 여기에 루비 목걸이라도 더해진다면 상상만으로도 눈부실 것 같았다.강시우는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걸로...”강시우가 입어보라는 말을 꺼내려는 순간, 문 쪽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그 말을 끊었다.“어머, 이 드레스 너무 예쁘다. 아현 언니, 나 이거로 할까요?”낯설지 않은 목소리였다.이하나.정말로 세상은 좁았다.이하나 역시 강지연을 보는 순간 잠깐 멈칫했지만 곧 표정을 정리하고 미소를 지었다.“강지연, 너도 여기 있었구나.”강지연의 시선은 그녀를 지나 그 뒤에 서 있던 사람에게 닿았다.주아현. 김도윤의 아내였다.이하나가 주아현과 함께 옷을 고르러 왔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강지연은 김도윤을 좋아하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