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Kapitel 331 – Kapitel 340

644 Kapitel

제331화

설마, 서은주가 이복만을 자기 사람으로 받아들인 걸까?묘한 질투심을 느꼈다.자기 자신에게 질투하고 있다니, 생각해 보면 웃기기도 했다. 육강민은 서은주에게서 드라이기를 건네받았다.전에도 그녀의 머리를 말려준 적이 있었다.그녀의 머리칼 사이를 지나는 육강민의 손은 조금 서툴긴 했지만 무척 조심스럽게 부드러웠다. 가끔 그의 손끝이 서은주의 옆얼굴이나 귓바퀴를 스치면, 묘하게 뜨겁고 간질간질했다.머리칼이 점점 마르면서, 귀 옆에서 드라이어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서은주는 몸 옆에 놓인 손을 자꾸만 움켜쥐었다.“다 됐습니다.”육강민이 드라이기를 끄며 말했다.“그럼, 나가있을 테니, 옷 갈아입으세요.”그가 발을 돌려 나가려는 순간, 서은주가 갑자기 물었다.“왜 ‘이복만’라고 부르는 거예요?”육강민은 잠시 멈칫하며 그녀를 돌아봤다.그녀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갑자기 왜 그런 걸 묻는 겁니까?”“이 이름, 당신이랑 안 어울려요.”“무슨 말이죠?”“왜냐하면…”소리로 그의 위치를 어림짐작한 서은주는 그쪽을 향해 시선을 두고, 살짝 미소 지었다. “당신은 육강민이니까요.”육강민은 순간 얼어붙었다.서은주가 언제 자신을 알아챘는지 알 수 없었다.또,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도 몰라, 마음이 급해졌다.육강민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갔다.비어 있는 눈동자 속에서도, 육강민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자기 모습을 보고 있었다.마치 그녀의 마음도 자신에게 향해 있는 것 같았다. 서은주는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작은 다리가 침대 모서리에 닿아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그러나 육강민의 숨결은 점점 가까워졌다.그리고 마침내 서은주는 그의 뜨거운 숨결이 자신의 얼굴에 닿는 것을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예고 없이 좁혀진 거리, 시력을 잃은 서은주에게 전보다 수백 배는 크게 느껴졌고, 그의 기운이 사방에서 그녀를 감싸안는 듯했다.빗물에 젖은 옷은 차가웠지만 그의 몸은 델 듯이 뜨거웠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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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다시 시작?서은주는 잠시 멈칫했다. 마음이 복잡하게 뒤엉켰다.육강민이 이런 시골 마을까지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상상도 못 했기에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자신의 그녀는 일상생활조차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래서 조금, 아니 꽤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육강민은 당장 그녀가 답해주길 바란 건 아니었다.그녀가 망설이고 있고,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기회는 있다고 보았다.애초에 이곳에 눌러앉았을 때부터, 그는 이미 오래도록 서은주 곁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천천히 생각해도 돼.”육강민은 손을 뻗어 그녀의 단정한 단발머리를 쓰다듬었다.“급할 거 없어.”서은주는 그의 숨결이 바로 앞에 있다는 걸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얼굴을 스치며 닿는 그의 숨결은 너무나 뜨거워 불길처럼 조금씩 그녀를 태우는 듯했다.서은주는 아무 말이 없자, 육강민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없어?”입술을 살짝 깨물던 서은주는 그의 기대 섞인 시선 앞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오늘 병원 다녀왔어요?”“그걸 어떻게 알았어?”“몸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요.”병원의 특유한 냄새 때문에 의사였던 서은주는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었다.그 말에 육강민은 내심 기뻤다.역시 그녀의 마음속에도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다만 서은주가 이어서 꺼낸 말은 마치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그의 심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 허리를 쓰지 못하는 거예요?”재회하며 느꼈던 설렘과 감동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육강민의 얼굴은 잿빛으로 굳어 버렸다. 다만 서은주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선 보통 ‘보고 싶었다’라거나 ‘사랑한다’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하는 데 다짜고짜 허리 상태를 묻고 있었다. ‘서은주,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너밖에 없을 거다.’게다가 ‘또’라니?육강민의 허리 상태는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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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그가 손가락을 스치는 곳마다 마치 전류가 흐르는 듯해서 서은주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육강민은 그녀에게 입 맞추고 품속에 안고 싶었지만 강정한이 말했듯이 시력은 잃는 서은주는 아직 불안정한 상태였기에 함부로 서두르지 않았다.단추를 가지런히 채워준 뒤, 육강민은 담담하게 말했다.“이제 밥 먹으러 가자.”식사 자리에서 황금자는 두 사람 사이에 달라진 기류를 금세 느낄 수 있었다.이복만이 서은주에게 음식을 챙겨 주고 있었던 것이다.예전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부부 사이가 이미 회복된 모양이라, 황금자는 그저 웃기만 할 뿐 굳이 말로 꺼내지는 않았다.저녁 식사가 끝나고, 황금자가 식기를 치우는 동안, 육강민은 서은주 방으로 들어가 육수린의 분유를 타 주었다.육강민이 아이를 달래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서은주의 마음은 또다시 복잡해졌다. 그때, 강정한이 황금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최근 그는 다른 지역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연이은 장맛비 때문에 비행편이 여러 차례 취소돼 회성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서은주 상태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은주는 요즘 어때요?”황금자가 웃으며 대답했다.“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며칠 후 정기 검진도 꼭 잊지 말고, 알려 주세요. 그 전에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 옆에 있어 줄 수가 없네요.”수술 후, 서은주는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다 기억하고 있어요.”“복만 씨는요?”황금자는 잠시 망설였다.나이 든 사람 마음이란, 이미 이룬 가정은 깨뜨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기에 부부인 두 사람이 예전처럼 잘 지내길 바랐다.하여 자신에게 이런 임무를 맡긴 강정한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혹시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는 의도일까?그래서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복만 씨도 잘 지내고 있어요.”“특이한 행동은 없었죠?”“네, 아주 정상적이었어요.”강정한은 어렵게 서은주를 죽을 고비에서 구해냈다.설령 이 마을을 떠난다 해도, 자신의 집으로 가야 했다.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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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장난감을 들고, 아기 침대에 누워 있는 육수린과 놀아주고 있던 육강민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서은주를 슬쩍 바라봤다.여전히 책을 읽는 듯 보였지만, 집중하지 않은 건 금방 알 수 있었고 분명 이쪽 대화를 듣고 있었다.그는 억지로 짜증을 눌러 삼키며 말했다.“방주헌, 너 진짜 미쳤냐?”“그래, 나 미쳤다. 정신병자다! 왜!”육강민은 한숨을 내쉬었다.“대체 무슨 소리야?”“네가 한 짓에 대해 찔리는 게 없냐?”“헛소리 말고, 똑바로 말해.”“마음 추스른다고 회사도 내팽개치고 민찬이도 신경 안 쓰고... 밖에 딴 여자라도 생긴 거야?”“누가 그래?”“회성 어느 마을에서 여자 때문에 몸싸움까지 벌였다는 소문이 돌던데?”방주헌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졌다.“형수가 떠난 게 형한테 얼마나 큰 충격인지 알고 있어. 그렇다고 자포자기하면 안 돼. 이 모습을 형수가 보게 되면 마음이 어떻겠어? 이제 철없던 나이도 지났잖아. 그런데 어떻게 여자 때문에 싸움까지 할 수 있어? 더 깊이 빠져들지 말고, 당장 돌아와.”“...”서은주는 가십거리라도 들을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 밖의 전개에 방주헌의 훈계까지 덧붙여지자, 웃음을 참느라 죽을 맛이었다.육강민은 미간을 짚으며 물었다.“어디까지 퍼진 거야?”방씨 가문은 언론과 미디어 쪽에 발이 넓어 이런 소문은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다.“이미 소문들은 눌러 놓은 상태지만 일부는 알고 있어.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할 뿐이야.”방주헌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형, 이거 진짜야?” 육강민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진짜라면?”방주헌은 순간 폭발했다.“와! 육강민 진짜 미쳤냐! 형수는 형 아이까지 가졌고,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데, 내가 이걸 덮어주면 나도 공범이지! 내가 형수 얼굴 어떻게 보냐고!”육강민은 미소 지으며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 사실 아니니까.”“아, 다행이다.”방주헌은 그제야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근거 없이 나온 소문은 아닐 텐데, 그 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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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사소한 문제로 수시로 티격태격, 그러다가 크게 싸우기도 하는데 반나절도 못 가 서로 애칭을 부르더군.”육강민은 두 사람의 연애 방식이 영 이해되지 않았다. 이들이야말로 싸움도 금세 화해로 이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었다.“유주만 박사님은 어떠세요? 몸은 괜찮으시죠?”육강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하면서 왜 내 상태는 안 물어보는 거야?”서은주는 요즘 그와 함께 지내고 있으니, 따로 물을 것도 없었다.그때 육강민은 여전히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었고, 손끝으로 살짝 문질렀다.서은주는 간지러워 발을 움찔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가까이 다가오는 걸 느낌에 몸이 순간 뻣뻣해졌다.그러더니 목 옆에 촉촉한 감촉이 전해졌고 이윽고 미묘한 통증이 잇달았다.서은주는 호흡이 가빠졌고, 실내의 공기마저 느리게 흐르는 듯했다. 그녀는 눈썹을 찌푸린 채, 육강민이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손을 뻗어 그가 남긴 흔적을 살짝 만졌다.“다른 사람 상태는 다 물어봤으면서, 왜 나에 대해선 물어보지 않은 거지?”그녀의 목에 남긴 자국은 일종의 벌이었다. “당신 상태는 이미 다 알고 있어서, 따로 물을 건 없어요.”“넌 나에 대해서 전혀 몰라.”육강민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서은주의 귀를 감쌌다.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심장에 불을 지르는 것 같았다. “내가 널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를 거야.”쿵—무언가가 서은주의 가슴을 내려쳤고, 코끝이 시큼하게 젖었다.육강민은 손을 뻗어 그녀를 품 안으로 당겼다.“잠깐만, 이렇게 있자.”그가 하는 말에는 언제나 위압감이 깃들어 있어 거부할 수 없었다.서은주는 가만히 그의 가슴에 기대, 묵직하게 뛰는 심장과 숨결의 파동을 느꼈다.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조차 잊은 채, 그렇게 붙어 있었다.그러다 육강민은 문득 언제 깼는지 모를 육수린이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다음 날.하늘이 개고, 황금자는 빨래를 말리느라 분주했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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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그 후 며칠, 서은주는 더 이상 외출하지 않고 마당 안을 돌며 시간을 보냈다.가끔 동네 아이들이 찾아와서 그녀의 목에 남은 붉은 자국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아줌마, 목에 모기 물린 거예요?”며칠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날이 따뜻해지자, 모기가 생기기 시작했다.“응, 맞아.”“이렇게 큰 자국을 남긴 걸 보면 분명 대왕 모기였겠네요.”“…”한 아이는 심지어 모기 퇴치용 화분을 가져다주기도 해서 서은주는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그러다 정기검진 날 아침이 밝았다.강정한이 올 수 없어, 육강민에게 서은주를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황금자는 육수린을 돌보기 위해 집에 남았다.두 사람은 차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서은주는 선글라스를 쓰고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육강민은 키와 외모가 워낙 뛰어나 자연히 시선을 끌었다.서은주는 이 병원에 몇 번 와본 터라, 의사들과는 친숙했다.의사는 손에 든 소형 램프로 눈을 검사했지만, 그녀의 눈은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최근 눈에 특별한 이상은 없나요?” 의사가 눈썹을 찌푸렸다.“없어요.” 서은주가 고개를 저었다.“두통은요?”“가끔 편두통이 있는 정도예요.”“그럼, 일단 검사를 진행합시다.”의사는 몇 장의 검사지를 작성했다. 핵심은 머리 CT였다.일부 부인과 검사는 육강민이 동행하기 어려워, 간호사가 함께했다.육강민은 사무실에 남아 그녀의 상태를 물었다.“현재 상태는 안정적입니다. 심신을 즐겁게 유지하고, 큰 자극을 받지 않도록 하세요.”“혹시 그녀의 진료 기록을 받을 수 있을까요?”“그건...”의사는 환자의 건강 정보를 엄격히 보호해야 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친분 있는 교수님께 보여주려는 것이고 외부에는 절대 유출하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치료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육강민은 유명 인사였고 집안도 인맥이 넓어 정말로 방법이 있을지도 몰랐다. 의사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서은주의 진료 기록을 전달했다.그는 사무실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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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급기야 서은주 뒤를 따라붙으며 아래위로 훑어보는 것이었다.넓은 선글라스가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고, 손에는 맹인용 지팡이를 꼭 쥐고 있었다.짧은 머리, 희고 가느다란 체구. 그야말로 찾고 있던 바로 그 사람과 완벽히 일치했다.“무슨 일 있으신가요?” 간호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을 살폈다.그러자 한 명이 다가와 다짜고짜 서은주 앞에서 손을 흔들었지만, 아무 반응도 없자 간호사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서은주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지팡이를 더 꼭 쥐었다.“이 아가씨에게 몇 가지 좀 여쭤보고 싶어서요.” 기자들이 빠르게 다가와 질문을 퍼부었다.“혹시 육강민 씨를 아시나요?”서은주는 그들이 자신을 행해 온 것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질문이 너무나 직접적이라 당황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답했다.“죄송하지만, 저는 그분을 모릅니다.”말을 마치고 간호사에게 손짓하며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했다.“성세 그룹 대표 육강민을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기자들은 집요하게 따라붙었다.“모르는 사이에 왜 그분이 당신과 함께 병원에 있는 거죠?”“두 분은 어떤 사이인가요?”“그 분에게 부인이 있다는 걸 모르십니까? 눈은 어떻게 된 거죠? 선천적입니까?”기자들은 파리 떼처럼 서은주를 둘러쌌다.머리가 터질 듯 아팠다.빨리 이 시끄러운 곳을 벗어나고 싶어, 서은주는 지팡이를 더 단단히 쥐고, 간호사의 보호를 받으며 빠르게 걸었다.그러자 몇몇은 그녀가 도망갈까 봐 손을 뻗어 잡으려 했고, 그 탓에 서은주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놀란 주변 사람들은 멈추어 서서 상황을 지켜봤다.“지금 뭐 하는 거야!” 묵직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기자들이 눈을 들어보자, 검은 옷차림의 한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그의 눈빛은 한기를 담아, 보는 이들의 심장을 얼어붙게 했다.뒤에는 화려한 셔츠를 입은 남자가 함께 따라왔는데 얼굴은 보기 드물게 잘생겼다.기자들은 단지 짧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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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소식을 접한 강씨 가문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강씨 가문의 어르신이자 강정한의 할아버지, 강지택은 곧장 강정한에게 전화를 걸었다.“네 사촌 동생이 회성에 있다는 말이 들리던데 사실이냐?”강정한은 숨길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대로 모든 일을 털어놓았다.잠시 침묵하던 강지택은 곧바로 폭발했고 전화기 너머로 호통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정한, 이 망할 자식아! 이런 일을 감히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거냐! 은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쩔 뻔했냐!”“은주가 부탁하는데 저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요.”“애가 아파서 제정신이 아니었잖아! 너는 멀쩡했다는 것이 왜 그 모양이냐?”제정신이 아니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정한은 잠시 말을 잃고 찡그렸다.하지만 당시 서은주는 실제로 머리를 다쳤고, 강지택의 말도 일리 있어 반박할 수 없어, 그는 겨우 입만 뻥끗했다.“그럼, 직접 가서 혼내세요! 저만 괴롭히는 게 무슨 재주라고.”강지택은 화가 치밀어 이마의 혈관마저 뛰어올랐다.“만나면 내가 제대로 혼 내줄 것이다! 생사가 달린 일인데, 우리 몰래 이런 짓을 하다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할아버지, 저 녹음했어요. 꼭 말씀대로 혼내시는지 제가 지켜볼 겁니다.”강지택은 서은주를 혼내겠다고 다짐했다.“강정한, 당장 돌아와!”*한편, 서은주의 소식은 곧바로 경성에까지 퍼졌고, 누군가는 기뻐하고, 누군가는 불안해했다.육씨 가문 식구들은 기뻐하며 육강민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한주미는 바로 회성에 내려가고 싶어 했지만, 육강민이 서은주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당분간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몸이 안 좋으면, 더 신경 써야지.” 한주미는 걱정스레 눈살을 찌푸렸다.“상황이 조금 복잡해요. 하지만 제가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갈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한주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자신에게 손녀가 생겼다는 소식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고, 박명숙 역시 환희에 휩싸였다.육씨 가문은 몇 대째 외동으로 이어져 왔기에, 비록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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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그러니까 나를 솔로라고 부르지 마. 고독한 늑대라 불러 줘.”그만 웃음을 터뜨린 서은주는 옆에서 걸어가던 육강민이 갑자기 멈춘 걸 느꼈다. 그녀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래요?”육강민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올드 카가 서 있었고, 그 안에서 중년 남자가 내리고 있었다. 마른 체형의 남자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있었다.옷차림은 단출했지만 곧게 편 허리는 마치 소나무처럼 당당했고 날카로운 이목구비에는 숨겨진 기개가 있어, 천군만마를 품은 듯했다. 강정한과 비슷한 아우라에 육강민은 단번에 그의 정체를 알아챘고, 몸을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삼촌 오셨어.”서은주는 손에 쥔 지팡이를 더욱 꽉 쥐었다.다가오는 발소리와 함께 남자가 그녀 앞에 멈췄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의 눈가에 붉어졌다.남자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은주야, 삼촌이다.”둘은 전에 전화로만 연락했을 뿐이었다. 서은주는 목이 메었다.“삼촌?”“응.” 강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삼촌이 은주 데리러 왔다. 집으로 돌아가자.”서은주의 눈가도 어느새 빨갛게 물들었다.여동생이 집을 떠난 지 20년, 다시 마주했을 때는 이미 땅속에 묻힌 상태로 겨우 남긴 딸애도 이렇게나 많은 고초를 겪고 있었다.강씨 가문 아이들인데, 이렇게까지 많은 고생을 겪었을까!강준석은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고, 마음이 아려 견딜 수가 없었다.그는 전에 강성에 가서 여동생이 잠들어있는 곳을 찾은 적이 있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백합을 들고, 먼지가 내려앉은 사진을 닦아주었다.“여진아, 오빠 왔다.”그에게 답해주는 건 바람뿐이었다.거기 누워 있는 건,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여동생이었다.서은주는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그녀는 강준석과 함께 가고 싶었지만, 마을에 남아 있는 육수린이 걱정됐다.“아이는 이미 데리러 갔고 이쯤이면 곧 도착할 거다.”정말로, 황금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차 여러 대가 줄지어 서 있었고, 모두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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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서은주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그 손은 세월의 풍파에 거칠어졌다는 느낄 수 있었다.손가락 끝은 갈라지고, 피부는 메말라 있었다.서은주는 조심스레 불러보았다.“할아버지…?”“그래, 그동안 고생 많았다.”몇 년을 들여 강여진에게 직접 보석 목걸이를 만들어 준 걸 떠올리면, 딸을 얼마나 아꼈는지 알 수 있었다.강지택은 이렇게 서은주를 마주하니, 마음이 오묘하게 복잡했다.온 마음을 다해 그녀를 안아주고 싶으면서도, 너무 과하면 놀랄까 봐 조심스럽기도 했다.계단을 오르면서도 조심하라며 다정하게 말했다.육강민과 방주헌은 완전히 무시당했지만, 강지택이 뒤늦게 챙겨주었다.“멍하니 있지 말고, 들어가자.”두 사람도 뒤를 따랐다.말로만 듣던 강씨 가문의 위엄을 집 안에 들어서자 실감할 수 있었다.과일을 담은 접시조차 청자 도자기였고, 용과 봉황을 새긴 향로에는 은은한 향이 피어올랐다.집 안 가구는 모두 소엽 자단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희귀한 화초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화초만 해도 몇백은 될 법했다.방주헌은 육강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씨 가문은 어마어마한 부자였네.”“모두 너처럼 돈 좀 있다고 티 내는 줄 알아?”그러자 방주헌이 코웃음 쳤다.“근데 난 형이 땡잡은 거 같은데?”“…”강지택은 기뻐하며 서은주의 손을 꼭 잡고 좀처럼 놓을 줄을 몰랐다.그러면서 강준석에게 폭죽을 사서 흥을 더 띄워보라고 했다.“아버지, 회성에서는 폭죽 터뜨리는 거 금지예요.” 강준석이 한숨을 쉬었다.노인네가 너무 기뻐서 정신을 놓은 것 같았다.“폭죽 모형으로 된 거 말이다. 어느 집 돌잔치에 쓰지 않았더냐? 넌 참 융통성 없다니까.”방주헌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어르신께서 그런 것까지 알고 계시니, 좀 의외였다.*조금 지나, 황금자도 육수린을 안고 도착했다.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자, 방주헌은 그만 밖으로 밀려났고 하는 수 없이 발꿈치를 들어 올리며 연신 안쪽을 기웃거렸다. 아이는 앙증맞고 볼살이 통통해서 육민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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