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Kapitel 341 – Kapitel 350

644 Kapitel

제341화

강준석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갑자기 물었다.“위에 형이 하나 더 있다고 했나?”“네, 형제가 둘이에요.”“외동이 아니라 다행이군.” 강준석은 가볍게 기침하며 말을 이었다. “혹시 회성에 정착할 생각은 없나?”거실로 돌아온 육강민에게 방주헌이 다가가 무슨 얘기를 나눴냐고 물었고 육강민이 방금 강준석과 나눈 이야기를 언급하자, 방주헌은 웃음이 터져 버렸다.“형, 아직도 모르겠어? 형이 들어와 살라는 거잖아. 천하의 육강민에게도 이런 날이 올 줄이야!”방주헌은 배를 움켜쥐고 웃느라 눈물까지 흘렸다. *그날 밤, 강정한은 외지에서 급히 돌아왔다.강지택이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았지만, 강정한은 바로 서은주에게 물었다.“할아버지가 혼냈어?”“네?” 서은주는 멍한 표정이었다.“누군가는 전화해서 나한테 욕설을 퍼부으며 네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만난다면 제대로 혼내겠다면서. 나, 녹음까지 해뒀거든.”강지택은 분통이 터져 그 녀석을 당장이라도 쫓아내고 싶었다. 어렵게 찾은 외손녀에게 어찌 심한 말을 할 수 있겠는가!이 못된 녀석이 일부러 그의 체면을 망치려는 게 분명했다.그날 밤, 육강민과 방주헌은 강씨 가문에서 묵었다.저녁 식사 자리.식탁 위에는 온갖 진귀한 산해진미가 가득했다.그들의 따뜻한 환영 속에 둘러싸여 있는 서은주의 행복한 모습에 육강민은 방해하지 않고 일부러 조용히 구석에 앉아 방주헌과 이야기를 나눴다.그런데 강지택이 갑자기 육강민을 불렀다.“거기 앉아 있지 말고 서은주 옆으로 오게. 깜빡해서 미안하네.”육강민은 잠시 멈칫했다.“왜, 싫어?” 강정한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평소에는 영악하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어리숙한 척 하긴!’강씨 가문 식구들은 육강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서은주와 계속 이어지길 바랐다.두 사람이 헤어진 건 육강민 때문은 아니었다. 그들이 같은 입장이었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테니, 당연히 사위로 대하고 있었다.게다가 서은주가 막 돌아왔고 아직은 낯설었으니, 육강민이 곁에 있으면 그녀도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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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강지택은 방 안에 오래 머물지 않고 곧장 마당에 나왔고 두 손을 등 뒤로 깍지 끼고, 바람을 맞으며 담담히 서 있었다.강정한은 술기운이 살짝 오른 채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할아버지, 오늘 아버지한테 폭죽 터트리라고 하신다면서요?”“왜? 안 되냐?”“작은 고모가 돌아가신 일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니, 요란을 떨면 놈들이 눈치채서 은주가 위험해질 수 있어요.”“하하, 난 차라리 사흘 내내 연회 벌일 생각이었다.” 강지택은 냉소를 섞어 웃었다. “내 땅에서, 감히 내 손녀한테 덤빌 수 있는 그 면상을 한 번 보고 싶구나.”강정한은 살짝 웃으며 물었다.“그럼, 언론에 알릴까요? 온 세상이 다 알 수 있도록?”“그럴 필요까진 없지.” 강지택은 한숨을 내쉬었다. “밖에 알리면 사람들 시선이 집중될 거다. 지금 은주의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아. 난 그냥 은주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말로는 그렇게 했지만, 사실 강지택은 서은주를 최대한 조용히,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었다. 그녀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했다.“할아버지, 바람 차요. 방으로 들어가시는 게 좋겠어요.” 강정한이 걱정스레 말했다.강지택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너한테 작은 고모 사건 조사해 보라고 한 건 단서라도 잡혔느냐?”“시간이 너무 오래됐고, 그때 통신망도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아 조사하기가 쉽지 않아요.” 강정한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은주도 이제 돌아왔잖아요. 작은 고모와 작은 고모부는 돌아가셨는데 뭘 더 조사하시려는 겁니까?”“많은 질문은 하지 말고 하란 대로 하면 된다.”*방 안에 홀로 있던 서은주는 강지택의 질문들을 떠올렸다.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무겁고 복잡했다.그녀는 어머니의 눈매와 닮았지만, 아버지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자신이 아버지의 친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서은주는 깜짝 놀라 고개를 숙인 채 혼자 웃음을 터뜨렸다.‘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아버지가 그렇게나 아껴주셨는데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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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잠시 멈칫하던 강정한은 갑자기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그 웃음, 제법 방탕하고 대담했다.‘어라, 육강민 나이도 젊은데, 이런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네…’하지만 결국 강정한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 주었고, 육강민은 덕분에 강준석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술을 꽤 마셨다.방주헌은 이미 잔뜩 취해서는 강준석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까지 했다.그 광경에 강정한은 그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찼다.초면인데도 너무 편하게 굴어서 예의란 건 모르는 것 같았다.*육강민은 비틀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강지택과 강정한이 서은주와 다시 이어지길 바라고는 있었지만, 일부러 같은 방을 쓰게 하지는 않았다.잔뜩 취한 상태라 서은주와 육수린 모녀를 방해할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그렇지만 육강민은 방에 들어가기 전, 잠깐이라도 그녀들을 보고 싶었다.그래야 마음이 놓였다.서은주는 침대에 앉아 점자 공부를 하고 있었다.육강민이 방에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그녀는 자연스레 침대에서 내려왔다.하지만 방 구조가 익숙하지 않아, 침대 곁에서 머뭇거리며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와 얼굴에 스며드는 술기운 섞인 뜨거운 숨결에 서은주는 조심스레 속삭였다.“육강민 씨…”아무 답이 없었다.손을 내밀자, 그녀의 손끝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술기운에 데워진 몸은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본능적으로 손을 떼려 했지만, 육강민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아, 심장 위에 고정했다.그의 손 역시 뜨거웠다.그 뜨거움에 서은주의 마음이 두근거렸다.주변은 고요했고, 시야마저 빼앗긴 그녀는 상대의 심장 박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쿵… 쿵…”손에 전달되는 심장 소리에 그녀의 호흡과 심장까지도 리듬을 맞췄다.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넌 예전엔 나를 ‘육강민’이라고 부르지 않았어.”술에 젖은 목소리는 거칠면서도 부드럽게, 귓가에 스며들어 은주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했다.“대체 얼마나 마신 거예요?” 서은주가 눈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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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서은주는 육강민의 말에 멍해졌다.강정한이 그때 그녀에게 장담하길, 육강민이 이미 이혼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했고, 서류도 보여줬다.하지만 그때 서은주는 시야가 흐려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그녀가 멍하니 있는 사이, 육강민은 고개를 숙여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이번의 키스는 이전의 거친 침범과 달랐다.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아주 부드러운 키스였다.서은주는 머리가 아득해지고, 몸이 말랑하게 풀려버렸다.가쁜 숨을 토해내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육강민은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붉게 물든 그녀의 귓불을 볼 수 있었다.그는 살며시 입술로 여러 번 부드럽게 훑었다.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그녀의 온몸이 반응하며 손발이 오므려지고 다리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귓가에 들리는 건 그의 숨소리와 자신의 요동치는 심장 소리뿐이었다.“은주야 나 좋아해?”그녀의 입가를 스치던 뜨거운 입술이 한층 더 부드럽게 속삭였다.서은주는 가쁜 호흡에 머릿속은 이미 뒤죽박죽이었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강정한이었다.“육강민, 거기 있냐? 다 알고 있으니, 얼른 나와.”육강민은 말이 없었다.하지만 육수린이 손을 흔들며, 아기의 엉뚱한 소리로 응답했다.서은주는 손으로 그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그제야 육강민은 미간을 문지르며 문을 열었다.“무슨 일입니까?”문밖의 강정한은 원망 섞인 얼굴이었다.“네 친구 좀 데리고 나가. 걔가 아버지랑 의형제 맺으려 하고 있어.”육강민이 도착했을 때, 방주헌은 이미 강준석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큰소리치고 있었다.“형, 나중에 경성에 오시면 저만 찾으시면 됩니다.”“자, 이 잔만 마시면, 오늘부로 제 형님입니다!”육강민은 머리가 터질 듯 아팠다.결국 그는 방주헌을 강제로 끌어내야 했다.이 인간은 술만 마시면 꼭 사고를 친다.방으로 질질 끌려가는 중에도 방주헌은 육강민을 붙잡고 뜬금없이 자신의 전성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학창 시절에 진짜 잘나갔거든? 동네 양아치들이 삥 뜯으려고 달려들면 난 식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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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마치 비련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방주현의 과장된 연기에 서은주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형에게 제가 문 앞에서 반 시간 더 기다릴 거라고 전해주세요. 그래도 형이 안 나오면 제가 마음속에 없는 거라고 알고 있을게요.”“제가 전할게요.”서은주는 웃음을 참느라 어깨가 들썩들썩 흔들렸다. 서은주가 방주헌의 말을 육강민에게 전하자, 그는 가볍게 콧방귀만 뀌었다.“그냥 두지. 뭐.”*방주헌은 여전히 강씨 가문 대문 앞을 서성였다.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 차 한 대가 멈춰 섰고, 운전석에 앉아 있던 사람은 낯선 이가 강씨 가문 저택을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방주헌은 고개를 숙인 채 육강민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정신이 팔려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누군가 방주헌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순간, 방주헌은 본능적으로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다고 여기고 상대의 손목을 낚아채 잡았다.하지만 더 빨랐던 상대는 손목에 힘을 살짝 주면서 순식간에 빠져나갔다.방주헌은 곧바로 몸을 돌려 다시 붙잡았다.상대의 어깨를 움켜쥐고 힘을 실어 한 바퀴 틀어 그대로 담벼락에 밀어붙였다.팔로 상대의 어깨를 단단히 고정하고 난 뒤에야 상대가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강렬한 햇살이 두 사람 위로 그대로 쏟아졌다.단아하면서도 고전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여자는 가는 눈썹과 부드러운 미소가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반면 기습당했다고 느꼈던지라, 방주헌은 길들지 않은 야성미를 한껏 뿜어내고 있었다. 바로 그때, 대문이 열리고 강정한이 걸어 나왔다.“방주헌,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이 사람이 먼저 절 덮쳤어요.”“이 사람은….”강정한이 이를 악물고 겨우 한마디 뱉었다.“고모야.”방주헌은 그대로 멍해졌다.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것도 모자라, 집주인을 담벼락에 눌러버리다니, 여기는 진짜 그와는 상극인가 싶었다.강정한은 자신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방주헌에게 조용히 엄지를 치켜세웠다.방주헌을 ‘기습’하려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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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서은주는 강씨 가문에서 며칠을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가족들과 친해졌다.그녀는 처음엔 모두 괴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막상 접해보니, 괴팍한 게 아니라 그저 모두가 교활하게 아부하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걸 싫어하고, 쓸데없는 사교에 에너지를 쓰지 않을 뿐이었다.그래서 외부 사람들에게는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심지어 강희진도 아주 시원시원했고 함께 있으면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었다.서은주와 같은 양녀이지만, 강희진은 분명 행운아였다.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친딸처럼 아꼈다.유독 방주헌만 그날 이후로 다시는 강씨 가문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일주일 정도 되었을 무렵, 유주만이 육강민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부인 상황을 안과 권위자에게 보냈더니 수술을 통해 충분히 시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정말요?” 육강민은 기뻐서 목소리가 높아졌다.“하지만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직접 환자를 봐야 해요. 정확한 수술 방법이나 계획은 실제 상태를 확인해야 정할 수 있어요.”“알겠습니다.”육강민은 이 소식을 강씨 가문 식구들에게 전했다.서은주를 보내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결국 그녀가 다시 경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동의했다. 그들 역시 두 사람이 함께하길 바랐고, 서은주를 영원히 잡아 둘 수는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다 떠나기 전날, 육강민은 서재로 불려 갔다.강지택과 강준석, 강정한까지 삼대가 밤새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대부분은 “서은주를 잘 보살피라”라는 당부였다.*다시 경성으로 돌아가는 길, 서은주는 왠지 모르게 긴장했다.육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잘 대해주지만, 아무 말 없이 떠나온 자신이 갑자기 이기적으로 느껴졌다.하지만 차에서 내리자, 한주미가 달려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은주야, 드디어 돌아왔구나.”서은주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죄…”죄송하다고 말하려는 서은주에게 한주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하지 않아도 돼. 돌아왔으면 된 거야.”그러고는 그녀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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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육민찬은 아직 어렸지만, 이미 살짝 ‘동생 바보’ 기질이 보였다.유치원에 가서도, 사람들을 만나면 “내 동생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다”라고 자랑하곤 했다.누군가 자기 동생보다 더 귀엽다고 하면, 꼭 비교하며 우열을 가리려 했다.*반면, 육남혁은 조카를 보면서도 태연했다.하지만 사람 없는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육수린의 볼을 톡톡 찌르며 장난을 쳤다.아이들의 볼은 언제나 부드럽고 말랑해, 손맛이 끝내줬다.그는 한 번 찌른 뒤, 못 참고 다시 한번 찔러 보았다. 결과 육수린이 “으아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고 뒤늦게 달려온 육강민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아마 기저귀가 젖은 것 같은데?”“방금 기저귀 갈았잖아.”“그럼, 배고픈 거겠지.”“……”손리정도 자주 찾아왔다.서은주를 볼 때는 겨우 입꼬리만 올리다가, 저택을 나서면 곧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서은주는 지난 몇 달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겪었을 고통을 알기에 손리정은 마음이 저렸다.*서은주가 육씨 가문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졌다.더군다나, 아이와 함께 돌아왔다.육씨 가문에서는 임신 중에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고, 그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어 한동안 시골에서 요양했고, 몸 상태가 조금 나아져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며 조만간 아이의 백일잔치도 준비할 예정이라 전했다.얼마 후 서은주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유주만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이 수술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육강민도 다시 성세 그룹을 이끌었다.요즘은 일이 잘 풀리고 있는 탓에 부하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도 예전처럼 까다롭지 않았고 가끔 비즈니스 모임에도 얼굴을 비췄는데, 혹시라도 서은주의 눈을 치료할 수 있는 명의와 연이 닿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한편, 양씨 집안 상황은 최악이었다.“젠장!”양이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촬영 중이던 지방 현장을 박차고 경성으로 돌아와 집에 들어서자마자 물건을 닥치는 대로 부수며 분노를 터뜨렸다.“임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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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육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의 일상은 꽤 평온했다.육수린을 돌보는 사람이 많아져, 아이 때문에 신경 쓸 일도 줄었다.육강민은 그녀를 위해 점자 선생님까지 불러주었고, 서은주는 이제 조금씩 점자로 된 의학 서적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그날 밤, 책을 읽다가 피로가 몰려온 서은주는 물을 따라 마시려고 거실을 지나 부엌으로 향하고 있었다.그런데, 누군가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그 자리에 굳어버린 서은주는 본능적으로 몸을 빼려 했지만, 그 순간 코끝을 자극하는 익숙한 단향에 몸과 마음이 순식간에 풀렸다.서은주는 어느새 육강민의 무릎 위에 안겨 있었다.시야는 어둠뿐이었지만, 입술에 닿는 그 느낌만은 또렷했다.다정하면서도 거친 그이 입맞춤에 힘이 풀려 버린 서은주는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감으며 매달리기 시작했다. “우리 다시 시작하는 거지.”육강민의 목소리는 낮고도 거칠었다.서은주는 말이 없었다.이미 포옹도 하고 입술도 맞췄으니, 아니라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더 이상 눈이 누구를 닮았는지 따지지 않았다.경성으로 돌아오기 전, 강정한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네가 사라졌던 몇 달 동안, 강민이가 얼마나 초조해했는지 다 보였고, 신분을 숨기면서까지 네 곁에 있으려던 모습도 난 잊을 수가 없더라. 아마 처음에는 눈동자 때문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진심일 거야.”“그는 널 사랑하고, 너도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데, 그 외의 것들이 그렇게까지 중요할까?”“성실한 태도로 삶에 임해야지만,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지.”그 말은 서은주의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겼다.그녀가 말없이 받아들이는 기색을 보이자, 육강민은 다정하게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오늘 밤은 너랑 함께 있고 싶어.”강씨 가문에 있을 때도 각방이었고, 육씨 가문에 돌아와서는 육강민이 다시 회사를 맡았기에 밤늦도록 일 처리하는 날이 잦아 혹시라도 그녀의 휴식을 방해할까 봐, 두 사람은 줄곧 따로 잠들었다.육강민의 품에 안긴 채 거실에서 방으로 옮겨지는 동안 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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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오랜만에 되찾은 안정감에 육강민은 편히 잠들 수 있었다.*다음 날 아침.육강민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육수린을 안고 정원을 거닐었다.그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이를 본 육남혁이 장난스럽게 한마디 던졌다.“제수씨랑 화해했나 보군.”그러고는 손가락으로 육수린의 볼을 툭툭 찔렀다.말캉한 촉감 때문에 자꾸만 손이 갔다.녀석은 입술을 삐쭉이며, 아빠를 꼭 끌어안았다.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우린 원래 사이좋았어.” 육강민은 담담히 말했다.“전과는 다른 텐션이란 말이지.” “형도 이제 데려와야지 않겠어?” 육강민은 형을 힐끔 보며 덧붙였다.“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뭐?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독설가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육남혁이 이날만큼은 제대로 긁혔다.육민찬은 큰 아빠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기분이 안 좋아요?”육남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육민찬은 마치 어른 흉내를 내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인생이 늘 순탄하면 재미없다고 큰 아빠가 그러셨잖아요. 혹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셔도 돼요.”“말하면 네가 해결해 줄 거야?”육남혁이 가볍게 웃었다.“아니요.”“...”“큰 아빠가 우울하면 전 왠지 기분이 좋거든요.”육민찬은 서은주를 등에 업고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육강민은 한 비즈니스 만찬에 참석했다.멀리서부터 남자들 사이에 둘러싸인 양이나가 눈에 들어왔다. 와인잔을 든 그녀는 깊게 트인 레드빛 드레스로 몸매와 각선미를 한껏 드러낸 차림이었다. 그녀에게 시선을 건넨 남자들은 쉽게 눈을 떼지 못했고 양이나는 그 관심을 즐기는 듯, 활짝 웃고 있었다.그러나 육강민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서은주가 눈동자에 대해 알게 된 것에는 양이나가 관여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육강민은 곧장 다른 한쪽으로 발길을 옮겼다.“동 사장님.”양이나는 육강민을 의식하며 이를 악물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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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양이나의 손끝이 아슬아슬하게 육강민의 옷깃을 스쳤다. 육강민이 더 빨랐다.그는 몸을 살짝 들어 양이나를 피해버렸다.“강민 오빠.”양이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눌러 애교 섞인 요염한 톤으로 불렀다.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전, 그녀는 거울 앞에서 모든 동작과 미소를 연습하며, 화면에 가장 예쁘게 잡히는 법을 몸에 익혔기에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남들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다.손가락으로 가슴 앞의 얇은 천을 살짝 끌어당기자 희고 부드러운 살결이 아슬아슬하게 비쳤다.“너무 힘들어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제발 도와주세요.”“너에게 약을 타?” 육강민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양이나는 평범한 연예인이 아니었다.아버지 양홍철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고, 업계에서도 그녀를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맞아요… 제 불찰이에요…” “매니저는?”“이런 자리에선 안 어울려서 데려오지 않았어요.”육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육지성도 따라오지 않고, 호텔 주차장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양이나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강민 오빠, 너무 힘들어요. 몸이 뜨거워서 터질 것 같아요.”“그래서 내가 어떻게 도와달라는 거지? 병원에 데려가서 위 세척이라도 할까?” 육강민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녀의 상태를 보니, 연기는 아닌 듯했다.왜냐하면 양이나의 연기력이 이렇게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아니에요, 병원은 싫어요. 사진이라도 찍히면 소문 나서 이미지에 타격이 돼요.”그녀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몸이 뜨거워져, 드레스 끝자락을 잡아당겼다.트임 사이로 드러난 다리가 아른거려,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양이나의 시선은 줄곧 육강민에게 고정돼 있었다.군 생활로 다져진 탄탄한 몸, 올곧고 냉정한 기운. 단단한 체격에서 풍기는 남성적인 매력은 하루 종일 놀고먹는 게으른 금수저들과는 레벨부터 달랐다. 그녀는 스스로를 서은주보다 뛰어나다고 확신했다.육강민과 잠자리를 갖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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