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신경 쓸 생각이 없었던 심소윤은 바닥에서 일어나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아프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병실 안, 박건형은 이미 정신을 차렸다.심소윤이 안으로 들어오자 박건형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심소윤을 바라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소윤아, 왔니? 어서 이리 와. 너한테 할 말이 있어.”심소윤은 다가가서 침대 옆에 앉은 뒤 빨개진 눈으로 박건형을 바라봤다.“할아버지, 말씀하세요. 저 듣고 있어요.”병상 위에 누워있는 박건형은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고, 금방 깨어난 탓인지 두 눈에 힘이 없고 얼굴도 초췌해 보였다.박건형이 웃으며 말했다.“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렇게 슬픈 표정 지을 필요 없어.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할아버지, 할아버지는 그냥 조금 아플 뿐이에요. 곧 나을 수 있을 거예요.”박건형은 웃기만 할 뿐 그 말에 대꾸하지는 않았다.“소윤아, 그동안 승현이랑 유민이를 챙기는 데 신경 쓰느라 집에 자주 못 왔었지? 나는 병원에 있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당분간 우리 집에서 나랑 같이 있어 주겠니? 나는 죽기 전에 너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승현이랑 유민이랑 행복하게 사는 걸 보면 나도 만족할 것 같아.”‘행복?’그 두 글자에 심소윤은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그럴 일은 평생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숙였다.박건형은 박승현이 그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 것이다.심소윤은 목이 타들어 갔다. 박건형의 수척한 모습을 보니 도저히 이혼하고 싶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결국 그녀는 한참 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알겠어요, 할아버지.”‘참자.’어차피 그녀는 3개월 후면 떠날 것이다.박건형은 박씨 가문 사람들 중 유일하게 그녀에게 잘해준 사람이었기에 심소윤은 그의 은혜를 갚는다고 생각하고 당분간 박건형과 함께 있어 줄 생각이었다.심소윤은 박건형에게 이불을 덮어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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