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บทที่ 741 - บทที่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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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장. 내 남편이 올 거야

“운명이 항상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건 아니야.”셀렌이 다시 사라를 바라보았다.“때로는… 우리의 선택이 우리를 결정하니까.”방 안은 다시 이전보다 더욱 무거운 침묵 속으로 가라앉았다.셀렌은 여전히 차가운 돌로 이루어진 방 한가운데에 서 있었고, 사라는 그녀에게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희미한 등불의 빛이 벽 위에서 가볍게 흔들리며 방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철창에 반사되고 있었다. 철창의 그림자는 바닥 위로 길게 뻗어 나가 어두운 선을 만들었고, 마치 그 모든 공간을 숨 막히는 침묵 속에 가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철창 안에 있던 여자들은 더 이상 이전처럼 완전히 침묵하고 있지 않았다.몇몇은 자신들의 호기심을 드러내도 되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듯 조심스럽게 셀렌을 바라보았고, 다른 이들은 사라에게 시선을 돌린 채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다리고 있었다.마치 방금 두 여자가 나눈 대화가 오랫동안 이어진 침묵 아래에 묻혀 있던 무언가를 서서히 끄집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셀렌이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너희는 모두 공작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잖아.”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음에도 그녀가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고요한 방 안에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그 말들은 돌벽과 철창 사이를 오가며 메아리쳤다.“그런데도 너희는 눈을 감는 걸 선택하고 있어.”셀렌이 잠시 말을 멈췄다.그녀의 시선이 사라에게서 철창 안의 여자들에게로 옮겨갔다. 창백하고 지친 얼굴들을 하나씩 바라보았고, 너무 오랫동안 희망을 잃고 있던 눈동자들을 차례로 마주했다.“공작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면서도 눈을 감고 있지.”그리고 다시 사라를 바라보았다.“이제는… 너희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외면하고 있고.”사라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화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그녀는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셀렌이 말을 이어 갔다.“그것뿐만이 아니야.”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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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장. 그 자체가 증거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고요한 방 안에 분명하게 울려 퍼졌다. 몇몇 철창 안에 갇혀 있던 여자들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셀렌이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만약… 너희가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면…”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방 안을 훑었다. 하나의 우리에서 다음 철창으로, 창백한 얼굴 하나에서 또 다른 얼굴로 시선이 차례차례 옮겨 갔다.“그렇다면 내 편에 서.”셀렌이 잠시 말을 멈추자, 침묵이 더욱 무겁게 방 안을 짓눌렀다.“나를 도와줘.”그 말이 조용히 허공에 떨어졌다.큰 소리로 외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만으로도 짙은 안개처럼 방 안을 뒤덮고 있던 침묵을 뒤흔들기에는 충분했다.사라는 셀렌을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마치 눈앞의 여자가 방금 자신이 한 말을 정말 진심으로 내뱉은 것인지 확인하려는 듯했다.마침내 사라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넌 정말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구나.”그녀의 목소리는 전보다 한층 낮아져 있었다. 사라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자 붉은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렸다.“그분은…”사라가 잠시 말을 멈췄다.“용기 하나만으로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 미소는 더 이상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넌 아직 그 사람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모르잖아.”셀렌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몇 초 동안 사라를 바라보며 그녀의 말을 차분하게 생각하는 듯했다.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쩌면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사라는 그 대답에 조금 놀란 듯했다. 그녀가 무언가 말하기도 전에 셀렌이 다시 말을 이었다.“나는 정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셀렌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나는 내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그 말은 아주 단순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그 안에는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사라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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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장. 결정을 내린 공작

작은 배가 드넓은 바다 위에서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다지 높지 않은 파도가 느린 리듬으로 배를 좌우로 흔들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닷바람은 피부에 달라붙는 차가운 기운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그들 머리 위의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남아 있던 저녁노을의 빛이 수면 위로 비치며, 희미하게 반짝이는 유리 조각처럼 물결 위에서 부서지고 있었다.배 안에는 여섯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고, 그들의 옷은 여전히 바닷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긴 여정으로 몸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진정으로 경계를 풀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제이는 배 한쪽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점점 어두워지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뵤른은 배의 앞쪽에 가까운 곳에 서서 작은 기둥에 어깨를 기대고, 조금은 나른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에릭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가운 얼굴로 조용히 앉아 있었고, 피터와 시그는 배 반대편에 자리한 채 앞으로 향할 방향에 대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들 가운데서도 가장 태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람은 대공 라제였다.옷은 평소처럼 단정하지 못했지만, 그의 몸가짐은 여전히 꼿꼿했다. 살짝 젖은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지만, 먼 곳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만큼은 여전히 날카로웠다.그때 수평선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처음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그어진 어두운 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그림자는 점점 선명해졌고, 이윽고 커다란 배 한 척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며 그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그것을 알아차린 것은 제이였다.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손님이 온 모양인데.”그가 낮게 중얼거렸다.뵤른이 힐끗 고개를 돌리더니 가볍게 혀를 찼다.“빠르기도 하네.”배가 완전히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에릭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허리 쪽으로 향했다. 평소라면 무기가 있었을 자리였다.하지만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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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장. 화병으로 죽다

그 말에 책상 위에 가볍게 얹혀 있던 렉산의 손이 움직임을 멈췄다.잠시 동안 방 안은 완전히 고요해졌다.방 한쪽에 놓인 벽난로에서는 작은 불꽃이 잔잔하게 타오르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흔들리는 불빛이 높은 돌벽 위로 일렁이는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천천히 렉산 코르빈 공작이 고개를 들었다.조금 전까지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를 향해 있던 그의 시선이 이제 눈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로 옮겨갔다.어두운 눈동자가 살짝 가늘어졌다. 막 칼집에서 뽑아낸 칼날처럼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이었다.“어떻게 찾았지?”목소리가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방 안의 공기를 갑작스럽게 무겁게 만드는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전령은 여전히 깊이 고개를 숙인 채였다. 눈앞에 서 있는 남자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을 분명히 알고 있는 듯했다.“바다에서 발견했습니다, 공작.”그가 조심스럽게 대답하자, 공작이 그를 바라보았다.잠시 말을 멈췄던 전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작은 배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렉산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혼자?”차분하게 던진 질문이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심은 전혀 감춰지지 않았다.전령이 잠시 망설였다.“아닙니다, 공작.”이번에는 렉산이 완전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움직임은 느렸지만 단호했다.“아니라고?”“몇 명과 함께 있었습니다.”그 후 몇 초 동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넓은 방 안을 짓누르는 듯한 침묵이 이어졌다. 한쪽의 벽난로에서 불꽃이 작게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갑자기 지나치게 길게 느껴지는 침묵을 깨뜨리고 있었다.“몇 명과 함께라고?”렉산이 천천히 되물었다.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위험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전령은 감히 고개를 들지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 공작.”렉산은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앞에 놓인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의 생각이 더 이상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했다.몇 초 뒤, 그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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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장. 진정한 학살자

그의 곁에 서 있던 루시언은 벌써 몇 번이나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정말로 인내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억누르고 있었다.하도 답답한 나머지 자신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기지 않으려고 손까지 억지로 붙들어야 할 정도였다.마침내 루시언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디리안.”그가 남자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했다.“여기가 위험 구역이라는 건 알고 있지?”디리안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채 그를 돌아보았다.루시언이 한층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거기까지 가는 건 고사하고, 가까이 가기도 전에 죽을 수 있어.”그가 금지 표지판을 가리켰다.“저쪽 사람들이 널 붙잡을 거다.”디리안은 그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아무도 날 모른다.”루시언은 몇 초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너 바보야?”그들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제이레스도 마치 이 대화에 지친 사람처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은 뒤 입을 열었다.“악명 높은 무정한 제국군 사령관… 마녀 사냥꾼… 학살자…”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디리안을 바라보았다.“그 별명들만으로도 대륙 전체가 떨고 있습니다.”제이레스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그런데도 아무도 공작을 모른다고요?”디리안은 오히려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과장이 심하군.”그가 태연하게 팔짱을 꼈다.“하지만 내가 그렇게 대단하게 불리는 줄은 몰랐다.”루시언은 곧바로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제 정말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인 것이 분명했다.“농담 그만해.”그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디리안을 노려보았다.“정말 재수 없는 자식이야.”디리안은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눈앞의 바다를 바라보며 훨씬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말해 봐라.”그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옮겨 갔다.“지금 저곳으로 갈 방법이 있나?”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제이레스는 입을 다물었고, 루시언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에 디리안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몇 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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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장. 넌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그 말이 끝나자 거센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루시언은 몇 초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결국 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하늘이시여…”그의 옆에 있던 제이레스는 오히려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방금 들은 그 말도 안 되는 행동이 이제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는 듯한 표정이었다.“듣고 보니 정말 공작이 할 법한 일이군요.”그 말을 들은 몇몇 병사들은 긴장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누구도 다시 그를 막을 틈을 주지 않은 채, 디리안은 갑판 가장자리로 걸어갔다.거센 바닷바람이 그의 얼굴을 세차게 때리며 짭조름한 바다 냄새를 짙게 실어 왔다. 배 아래로 펼쳐진 바다는 어둡고 깊어 보였고, 파도는 느리지만 묵직하게 일렁이고 있었다.디리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그리고 단 한 번의 빠른 동작으로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떨어지더니, 곧이어 거센 물보라와 함께 바다 표면을 세차게 때렸다.첨벙!물이 높이 튀어 올랐다.아직 물결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른 그림자가 뒤따라 뛰어들었다.마테오였다.그리고 곧이어 그의 지휘를 받는 다섯 명의 병사 역시 차례로 망설임 없이 바다로 몸을 던졌다.첨벙! 첨벙! 첨벙!배 옆으로 물보라가 연이어 튀어 올랐다.불과 몇 초 만에 일곱 명의 남자는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 몸을 담근 채, 자신들이 타고 있던 배에서 멀어져 금지된 수역을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다.갑판 위에 남은 몇몇 병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제이레스는 두 손을 배 난간에 얹은 채,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서 점점 멀어져 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저 사람들이 무사할 것 같아요?”옆에 서 있던 루시언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 역시 계속 바다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다 결국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지.”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마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이미 받아들인 사람처럼 들렸다.제이레스가 그를 돌아보았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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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장. 더 우월한 형제

라제가 갑자기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그 움직임이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몇몇 경비병들은 순간 긴장하며 몸을 굳혔다. 그의 몸은 몇 걸음 앞으로 기어가더니 이내 렉산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그리고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남자의 다리를 끌어안았다.고개를 낮게 숙인 탓에 얼굴은 차가운 돌바닥에 거의 닿을 듯했다.“부탁이야…”목소리는 힘없이 떨렸고, 조금 전까지 사용하던 태평한 말투와는 완전히 달랐다.“난 죽고 싶지 않아.”그의 손이 렉산의 망토 자락을 힘껏 움켜쥐었다.“나를 최대한 이용해.”방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몇몇 경비병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동안, 제이와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렉산은 자신의 다리를 끌어안고 있는 남자를 무표정하게 내려다보았다. 놀란 기색도 없었고, 연민도 없었다. 마치 이런 광경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듯한 태도였다.“그래. 난 네가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무덤덤했다.“네가 죽으면…”그는 시선을 조금 내리깔았다.“나도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없으니까.”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던 라제는 곧바로 희망에 가득 찬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당연히 날 죽게 내버려 두지 않겠지.”그는 작게 웃었다. 마치 방금 자신이 살 수 있다는 확답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보였다.“내 동생.”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내가 가진 동생 중 네가 제일 좋은 동생이야.”그는 여전히 렉산의 다리를 붙잡은 채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가 항상 잘 모셔 왔잖아.”몇몇 경비병들은 그 말을 듣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더욱 깊이 숙였다.렉산은 그런 그를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짧게 말했다.“일어나.”라제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불과 몇 초 전까지 목숨을 살려 달라고 애원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빠른 움직임이었다.그는 조심스럽게 렉산을 바라보았다.“나에게 벌을 주지는 않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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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장. 아는 사람

전시실 밖으로 이어진 긴 복도에는 벽등의 희미한 불빛이 가득했다. 높은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에 촛불의 작은 불꽃들이 잔잔하게 흔들렸고, 그때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로 기다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전시실의 문이 천천히 열리고, 셀렌이 먼저 밖으로 걸어 나왔다.그 뒤를 사라가 조금 느린 걸음으로 따라 나왔다. 몇몇 다른 여자들은 여전히 방 안에 남아 있었지만, 셀렌과 사라는 이미 먼저 복도로 나와 있었다.그러나 두 사람의 발걸음은 거의 동시에 멈췄다. 복도 끝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경비병들이 왼쪽과 오른쪽에 나뉘어 서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채 질서정연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더 이상 손이 묶여 있지 않은 남자 몇 명이 걸어오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셀렌은 그들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다섯 남자는 겉으로는 태연해 보이는 모습으로 걸어오고 있었지만, 그들을 알고 있는 셀렌에게는 그 태연함이 오히려 지나치게 억지로 만들어 낸 것처럼 보였다.옆에 있던 사라 역시 얼어붙었다. 그녀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가 서둘러 시선을 돌리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애썼다.잠시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복도는 지나치게 고요하게 느껴졌고, 그 고요함 속에서 두 사람은 눈앞의 일행이 가까워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셀렌은 그들 중 한 사람과 시선이 잠깐 마주치는 순간, 숨이 거의 멎어 버릴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뵤른은 걸음을 멈출 뻔했다.그러나 에릭이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그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 계속 걸으라는 듯 일깨워 주는 행동이었다. 제이는 고개를 살짝 숙였고, 시그와 피터는 끝까지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했다. 그들 중 누구도 셀렌을 오랫동안 바라보지 않았다.그들은 모두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을.사라는 숨을 죽였다.무의식적으로 옆구리에 늘어뜨린 손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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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장. 이미 준비된 모든 것

사라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 대답은 자신이 했던 말을 제대로 부정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설명해 주는 것 역시 아니었다. 셀렌은 벽에서 한 걸음 떨어져 나왔다. 그녀가 사라의 곁을 지나 걸어가자 드레스 자락이 부드럽게 흔들렸다.“가끔은.”셀렌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너무 알려고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때도 있어.”사라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복도를 따라 멀어지기 시작한 셀렌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쫓았다.몇 초가 지나고 나서야 사라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혼잣말처럼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문제는… 내가 이미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는 거지.”하지만 셀렌은 더 이상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고요한 방 안에서 셀렌은 창가에 놓인 의자의 가장자리에 홀로 앉아 있었다. 희미한 오후의 햇빛이 얇은 커튼 사이로 스며들어 차가운 바닥과 돌벽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방 안은 조용했고, 지나치게 조용해서 마치 성 전체가 숨을 참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하지만 셀렌의 생각은 방 안의 고요함과는 전혀 달랐다. 그녀의 시선은 텅 빈 듯했지만,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의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었다.그 얼굴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대공이라고 불린 남자의 뒤에 서 있던 다섯 명의 남자들이었다.셀렌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눌렀다.“그러니까… 정말 여기 있었구나.”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마치 혼잣말처럼 작았다. 그들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귀족의 뒤를 따라 걷는 낯선 남자 다섯 명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셀렌에게 그 얼굴들은 너무나 익숙했다.그들은 언제나 디리안의 곁을 지키던 사람들이었다. 전장에서도 디리안과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사람들이기도 했다.셀렌은 한동안 바닥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몸을 조금 뒤로 기대었다.“그들이 여기 있다면…”그녀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그럼 디리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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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장. 밀수꾼

셀렌은 두려움 하나 없는 눈으로 그를 계속 바라보았다.“그래도 싫어요.”그 말은 과한 감정 하나 없이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마치 아주 단순한 사실 하나를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듯한 태도였다.렉산의 얼굴에서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그는 잠시 아무 말없이 셀렌을 바라보기만 했다. 마치 이 여자가 정말로 자신의 앞에서 감히 거절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려는 듯한 눈빛이었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가 긴 식탁을 돌아가는 동안 걸음은 느렸다. 고요한 대리석 바닥 위로 그의 부츠가 내딛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그는 셀렌의 바로 옆에서 걸음을 멈췄다.셀렌은 움직이지 않았다.렉산이 몸을 살짝 숙였다. 셀렌의 귀에 그의 숨결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였다.“그렇다면…”그의 목소리는 이제 한층 낮고 차가워져 있었다.“내가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더라도 나를 탓하지 마십시오.”셀렌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고, 어깨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그 위협이 자신을 조금도 흔들지 못한다는 듯했다.렉산은 잠시 그녀의 옆얼굴을 바라보다가, 전보다 훨씬 거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당신은 복종해야 할 겁니다.”그의 시선이 차갑게 굳었다. 이제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명령에 가까웠다.“그게 당신에게 가장 좋은 일이니까요.”그는 다시 몸을 곧게 세우고 셀렌을 내려다보았다. 마치 자신의 소유물을 평가하는 사람처럼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나를 믿으세요.”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다시 떠올랐다.“내 아내가 되는 게 이곳에서 다른 사람의 장난감이 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니까.”방 안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구석에 서 있던 몇몇 하인들은 감히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깊이 숙이고 있었다.셀렌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이 렉산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러나 그곳에는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었다.오직 이상할 정도로 차분한 평온만이 자리하고 있었다.렉산이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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