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가 드넓은 바다 위에서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다지 높지 않은 파도가 느린 리듬으로 배를 좌우로 흔들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닷바람은 피부에 달라붙는 차가운 기운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그들 머리 위의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남아 있던 저녁노을의 빛이 수면 위로 비치며, 희미하게 반짝이는 유리 조각처럼 물결 위에서 부서지고 있었다.배 안에는 여섯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고, 그들의 옷은 여전히 바닷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긴 여정으로 몸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진정으로 경계를 풀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제이는 배 한쪽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점점 어두워지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뵤른은 배의 앞쪽에 가까운 곳에 서서 작은 기둥에 어깨를 기대고, 조금은 나른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에릭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가운 얼굴로 조용히 앉아 있었고, 피터와 시그는 배 반대편에 자리한 채 앞으로 향할 방향에 대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들 가운데서도 가장 태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람은 대공 라제였다.옷은 평소처럼 단정하지 못했지만, 그의 몸가짐은 여전히 꼿꼿했다. 살짝 젖은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지만, 먼 곳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만큼은 여전히 날카로웠다.그때 수평선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처음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그어진 어두운 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그림자는 점점 선명해졌고, 이윽고 커다란 배 한 척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며 그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그것을 알아차린 것은 제이였다.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손님이 온 모양인데.”그가 낮게 중얼거렸다.뵤른이 힐끗 고개를 돌리더니 가볍게 혀를 찼다.“빠르기도 하네.”배가 완전히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에릭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허리 쪽으로 향했다. 평소라면 무기가 있었을 자리였다.하지만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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