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한 마디가 혹여나 오해라도 살까 봐 선을 긋기 급급한 모습이었다.강하율 역시 사무적인 태도로 응수했다.“상사랑 부하 직원 사이면 사무실 가서 얘기하시죠. 공적인 일 말고는 딱히 할 말도 없으니까. 그리고 사과는 절대 못 해요. 조익현 의도가 뭐였는지는 다른 사람이랑 물어봐서 확인해 봐도 상관없어요. 아, 참. 그분한테 나 추가하라고 시킨 거, 정다인이었어요.”“너 진짜...!”배윤제가 미간을 찌푸렸다.강하율은 그를 무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채비를 했다.그녀가 뒤를 도는 순간, 노기를 억누른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아팠을 땐 왜 안 왔어?”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기에 참아왔던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헤어졌는데 왜 자꾸 질척거려요? 내 감정이 자존심이나 일, 그리고 인생보다 우선일 거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뭔데요? 더욱이 당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긴 하고?”배윤제는 침묵했다.기억을 잃은 척한 상태라 감정적인 문제에 깊이 파고들었다간 꼬투리를 잡힐 수 있었다.애써 감정을 억누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강하율은 피식 웃더니 뒤돌아 나갔다.카페를 나서는 순간, 배윤제가 곁에 있던 커피잔을 내동댕이쳤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당장이라도 달려가 강하율의 목을 움켜쥐고 말해주고 싶었다.당연하다고, 자신은 언제나 그녀의 전부였다고!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마찬가지라고.이는 그 누구도 바꿀 수 없다.배윤제의 바짓가랑이에 묻은 커피 얼룩이 점점 번져갔다.장천우는 휴대폰을 훑어보고는 그의 귓가에 다가가 속삭였다.“도련님, 방금 미행하던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배 대표님의 별장을 드나든 사람은 비서뿐이고, 여자는 없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계속 배 대표님 곁을 지키고 있는 모양이에요.”배윤제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강하율이 붙인 탐정 쪽은 별다른 움직임 없어?”“상대가 워낙 노련한 인간이라 매번 미리 몸을 숨기곤 합니다만, 그래도 동선에서 단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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