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령은 윤성에게 어깨를 붙잡힌 채 집 밖으로 나왔지만 가슴속에 커다란 돌덩이가 들어앉은 것처럼 답답하고 무거웠다. 걸음조차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섰다.문이 닫히려는 순간, 그녀는 재빨리 열림 버튼을 누르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세 사람은 모두 멍해졌다.윤성이 눈살을 찌푸렸다.“서령아, 뭐 하는 거야?”“너희끼리 가. 나 아직 할 일이 있어.”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닫히려 하자 윤성은 손으로 문을 막았다.잘생긴 얼굴이 어둡게 굳어 있었다.“무슨 일이 있는데? 허서령, 지금 네가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다는 거 알아?”그 말의 의미는 백시욱과 심인혜도 이해했다.지강산과 허서령은 4년이나 연애했고, 지금은 다시 함께 살고 있다. 옛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허서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못했다.지강산은 마치 중독성 강한 독 같았다. 그녀는 4년 동안 그 독에 깊이 빠져 있었다.억지로 끊어 내고 독의 근원에서 멀어졌을 때, 그 과정은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거의 삶이 무너질 정도로 괴로워했고, 자신은 이제 완전히 끊어 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그 독은 다시 그녀의 눈앞에 나타나 매 순간 그녀의 마음을 유혹하고, 영혼을 흔들었다.이걸 어떻게 이성만으로 통제할 수 있겠는가?결국 죽게 된다는 걸 알아도 그녀는 다시 중독될 것이고, 다시 사랑하고 싶어질 것이다.이것은 벗어날 수 없는 늪이었고, 약물 중독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었다.허서령은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재밌게 놀다 와.”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집으로 뛰어갔다.“허서령...”윤성이 따라 나가려 하자, 심인혜가 재빨리 그의 팔을 붙잡았다.“그만 불러. 그냥 놔둬.”윤성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네가 못 봐서 그래. 예전에 허서령이 지강산이랑 헤어졌을 때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몇 달 내내 울었어. 밥 먹다가도 울고, 자다가도 울고, 길 걷다가도 울었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