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혁이 앞장서 문을 열어젖힌 곳은 미옥의 예상과 달랐다.버려진 흉가, 혹은 산신당이라도 상관없다 생각했던 미옥은 눈 앞의 광경에 잠시 얼굴이 굳었다.작지만 외풍이 들지 않게 잘 수리된 벽, 미리 데워둔 듯 온기가 옅게 도는 구들장, 그리고 한편에 가지런히 놓인 깨끗한 침구와 식량들까지.누군가 긴 시간을 공들여 세간을 마련해 둔, 작고 정갈한 은신처였다.사혁에게 이끌려 방안으로 들어선 미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품 안에서 보따리를 꺼내 미옥의 발치에 내려놓았다. 갈아입을 옷과 탕약, 그
Last Updated : 2026-04-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