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우리 아직 안 끝났네.”
그 말이 떨어진 순간,
나는 문을 닫아야 했다.
당장.
그런데 손이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체인락이 걸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너무 가까웠다.
태준은 더 말하지 않았다.
그냥 나를 보고 있었다.
마치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나는 입술을 열었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끝났다고 말해야 했다.
끝났다고,
분명히,
다시 한 번.
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문밖에는 태준이 있었고,
문 안에는 내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 사이에는
아직 끊어내지 못한 말 하나가 남아 있었다.
우리 아직 안 끝났네.
나는 결국 문을 닫았다.
철컥.
문이 닫히고 나서야 숨을 제대로 내쉬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문을 닫았는데도,
그 말은 안쪽으로 따라 들어와 있었다.
나는 닫힌 문을 노려봤다.
“미친 소리.”
목소리가 작게 새었다.
진짜 미친 소리였다.
끝났다.
분명 끝났다.
내가 끝냈고,
그도 붙잡지 않았고,
우리는 3년을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 아직 안 끝났네?
나는 문 옆에 놓인 쇼핑백을 떠올렸다.
아직 복도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
두고 가겠다고 했다.
버리라고도 했다.
그 말을 들었으면 그냥 놔두면 됐다.
아침도 먹지 않으면 됐다.
출근 준비나 하면 됐다.
그런데 나는 현관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
문밖이 조용했다.
태준이 갔는지,
아직 서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인터폰을 확인하면 알 수 있었다.
나는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는 순간,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게 싫었다.
나는 억지로 몸을 돌렸다.
몇 걸음 걷다가 멈췄다.
다시 현관을 봤다.
아.
진짜.
나는 결국 체인락을 풀었다.
다시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태준이 없었다.
대신 쇼핑백만 문 옆에 놓여 있었다.
토스트.
샌드위치.
그리고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커피.
나는 그걸 내려다보다가, 괜히 더 화가 났다.
이런 걸 왜 아직도 기억하는데.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보내놓고,
이런 건 왜 아직까지 남겨두는데.
나는 쇼핑백을 들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왔다.
문을 닫으려던 순간이었다.
“안 먹을 거면 버리라니까.”
낮은 목소리가 복도 끝에서 들렸다.
나는 그대로 굳었다.
고개를 돌리자,
태준이 복도 벽 쪽에 기대 서 있었다.
갔던 게 아니었다.
그는 아주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나를 보고 있었다.
“너.”
나는 쇼핑백을 든 채 그를 노려봤다.
“아직 안 갔어?”
“응.”
“왜.”
“네가 문 여는지 보려고.”
“진짜 미쳤어?”
“조금.”
너무 태연해서 어이가 없었다.
나는 쇼핑백을 다시 문밖에 내려놓으려 했다.
그런데 태준이 한 걸음 다가왔다.
“안 먹을 거면 진짜 버려.”
“내가 알아서 해.”
“응.”
“응 하지 마.”
태준은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가 그렇게 바로 멈추는 게 더 싫었다.
예전 같으면 한 번쯤 더 밀고 들어왔을 텐데.
요즘 그는 내가 싫다고 하면 멈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멈춤이 더 오래 남는다.
나는 쇼핑백을 든 손에 힘을 줬다.
“너 지금 뭐 하자는 건데.”
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침 가져오고, 그런 말 하고, 안 간 척 숨어 있고.”
“숨은 건 아니야.”
“그럼 뭐야.”
“기다린 거지.”
기다린 거지.
그 말이 복도에 조용히 놓였다.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기다린다는 말은 이상하다.
너무 가볍게 말하면 웃기고,
진심으로 말하면 부담스럽다.
태준은 늘 그 사이 어디쯤에서 말한다.
그래서 더 문제다.
“뭘 기다렸는데.”
내가 물었다.
“네가 화낼지.”
“…….”
“문을 다시 열지.”
“…….”
“먹을지 말지.”
나는 웃었다.
웃음이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 건 네가 기다릴 일이 아니야.”
“알아.”
“아는 사람이 왜 기다려.”
태준은 나를 똑바로 봤다.
“알아도 되는 게 있고.”
잠깐 숨을 골랐다.
“알아도 못 하는 게 있어.”
나는 쇼핑백을 더 세게 쥐었다.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침 복도에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런 말은.
나는 문을 더 닫으려 했다.
그 순간 태준의 손이 문 끝을 잡았다.
세게 잡은 건 아니었다.
그냥 닫히지 않을 만큼.
나는 그의 손을 봤다.
길고 단단한 손가락.
어제 새벽,
내 팔을 붙잡았던 손.
나는 그걸 알아본 내가 싫었다.
“손 치워.”
“잠깐만.”
“강태준.”
“한서윤.”
그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는 낮았다.
화난 것도 아니고,
애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안쪽으로 들어왔다.
“나 진짜로 묻고 싶어서 그래.”
“뭘.”
태준은 문틈 사이로 나를 바라봤다.
“너 정말 끝난 거 맞아?”
나는 바로 대답해야 했다.
맞아.
끝났어.
그렇게 말하면 됐다.
그런데 입술이 먼저 굳었다.
태준은 그걸 또 봤다.
이 남자는 늘 그런 순간을 본다.
내가 말하기 전,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
그게 싫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맞아.”
태준은 조용히 나를 봤다.
“그럼 왜 문 다시 열었어.”
그 말이 너무 정확해서,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쇼핑백 때문에.”
“그건 복도에 둬도 됐어.”
“버리려고.”
“안 버렸잖아.”
나는 쇼핑백을 내려다봤다.
정말 들고 있었다.
버리려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났다.
태준에게도,
나에게도.
“너 진짜 나쁜 버릇 아직도 못 고쳤네.”
그가 낮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뭐.”
“거짓말하고 나서, 바로 티 나는 거.”
“웃기지 마.”
“웃기는 거 아니야.”
“너는 뭐가 그렇게 자신 있는데.”
태준의 눈이 아주 조금 바뀌었다.
나는 그 눈을 봤다.
참고 있는 사람의 눈.
3년 전에는 끝까지 보지 못했던 눈.
그가 말했다.
“자신 있는 거 아니야.”
“그럼.”
“무서운 거야.”
나는 말을 잃었다.
태준은 문을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뗐다.
문은 이제 내가 닫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닫지 않았다.
“뭐가 무서운데.”
내 목소리가 낮게 나왔다.
태준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 조용히 말했다.
“또 네가 닫을까 봐.”
나는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네가 먼저 안 잡았잖아.”
그 말이 나간 순간,
복도 공기가 달라졌다.
태준의 얼굴에서 아주 작은 표정이 사라졌다.
나는 멈추지 못했다.
아니, 이번에는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때도 그랬잖아.”
“…….”
“내가 나가겠다고 했을 때.”
“…….”
“한 번도 안 잡았잖아.”
목 안쪽이 뜨거워졌다.
이 말을 이렇게 아침 복도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상하게,
나오고 나니 멈추기 어려웠다.
“넌 항상 그런 식이었어.”
“…….”
“내가 힘들다고 말해도 아무 말 안 하고.”
“…….”
“붙잡지도 않고.”
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길어질수록,
나는 3년 전 그 밤에 다시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비 오는 현관 앞.
내가 끝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사실 끝내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한 번만 붙잡아주길 바랐다.
한 번만 아니라고 해주길 바랐다.
그런데 태준은 끝까지 조용했다.
그래서 나는 떠났다.
정말 끝내야 하는 사람처럼.
“너는 내가 없어도 괜찮은 줄 알았어.”
내 목소리가 내가 원한 것보다 작게 나왔다.
태준은 오래 침묵했다.
그리고 아주 낮게 말했다.
“…안 괜찮았어.”
나는 눈을 들었다.
태준은 나를 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아니.
어쩌면 예전에도 봤을 것이다.
내가 몰랐을 뿐이다.
무너질 것 같은데,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얼굴.
“네가 없어진 집에서.”
그가 천천히 말했다.
“숨 쉬는 것도 짜증 났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남자가 저런 말을 하는 걸,
나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다.
태준은 아주 작게 웃었다.
웃음 같지도 않았다.
“근데 넌 끝까지 내가 괜찮아 보였나 보네.”
그 말이 너무 늦게 왔다.
늦게 와서,
오히려 더 아팠다.
“이제 와서 그런 말 하면 뭐가 달라져.”
내가 말했다.
태준은 나를 바라봤다.
“안 달라질 수도 있어.”
“…….”
“그래도 이제는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왜.”
“또 안 하면.”
그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진짜 끝날 것 같아서.”
나는 숨을 멈추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번에는 도망가고 싶었다.
그런데 문은 내가 잡고 있었다.
내가 닫을 수 있었고,
내가 열 수도 있었다.
그 사실이 더 무서웠다.
태준이 내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바로 뒤로 물러나지 못했다.
문 안쪽과 복도 사이.
체인락은 풀려 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그는 들어오지 않았다.
문턱 앞에서 멈췄다.
“들어오지 마.”
내가 말했다.
태준은 멈춘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거기서 말해.”
“응.”
“응 하지 말고.”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게 조금 웃길 상황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웃음이 나올 뻔했다.
나는 억지로 참았다.
태준은 나를 보고 있었다.
“서윤아.”
“…왜.”
“나 아직 너 좋아해.”
그 말은 너무 단순했다.
좋아해.
과거형도 아니고,
미안하다는 말도 아니고,
잊지 못했다는 말도 아니었다.
현재형.
나는 머릿속이 잠깐 비었다.
“미쳤어.”
겨우 그런 말밖에 못 했다.
태준은 부정하지 않았다.
“응.”
“진짜 미쳤어?”
“그럴 수도 있고.”
“너 지금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해.”
“너 다시 흔들 생각.”
너무 솔직했다.
너무 위험하게.
나는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런데 태준이 문을 잡지 않았는데도,
내 손이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장난하지 마.”
“안 했어.”
“우린 끝났다니까.”
“그런데 넌.”
그의 시선이 내 얼굴에 멈췄다.
“끝난 사람처럼 안 보여.”
나는 이를 악물었다.
“네가 뭘 알아.”
“모르면 좋겠는데.”
태준이 낮게 말했다.
“너 볼 때마다 아직도 알겠어.”
그 말이 너무 가까웠다.
나는 견디지 못하고 문을 밀어 닫으려 했다.
태준은 잡지 않았다.
그런데 닫히기 직전,
그가 아주 낮게 말했다.
“가지 마.”
나는 그대로 멈췄다.
그 말은 예전에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너무 늦게 온 말.
그리고 지금 들어도,
아무렇지 않을 수 없는 말.
문틈 사이로 태준의 눈이 보였다.
“그때 못 한 말.”
그가 말했다.
“지금 하는 거야.”
나는 숨을 고르지 못했다.
“늦었어.”
“알아.”
“정말 늦었어.”
“알아.”
“그런데 왜 해.”
태준은 나를 보고 있었다.
“늦은 걸 아니까.”
“…….”
“이번엔 안 하기가 싫어서.”
나는 문에서 손을 떼었다.
문이 조금 더 열렸다.
내가 연 건지,
그냥 손이 힘을 잃은 건지 모르겠다.
태준은 여전히 문턱을 넘지 않았다.
그게 더 신경 쓰였다.
예전의 태준이라면 들어왔을 것이다.
내가 물러나는 만큼 다가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참는다.
아니.
참고 있다는 걸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흔들린다.
나는 결국 말했다.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응.”
“그런데 왜 아직 서 있어.”
“가라는 말은 안 했잖아.”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진짜 너답다.”
“좋은 뜻은 아니네.”
“좋은 뜻일 리가 없잖아.”
그런데 웃음이 섞였다.
아주 조금.
그게 문제였다.
태준도 그걸 봤다.
나는 바로 표정을 지우려 했지만 늦었다.
그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너 지금 웃었어.”
“안 웃었어.”
“웃었어.”
“네가 잘못 본 거야.”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가 나를 똑바로 보았다.
“아닌 것 같아서.”
나는 문을 더 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를 밀어내려고.
하지만 태준이 한 걸음 물러나지 않았다.
아니,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물러서지도 않았다.
결국 우리는 현관 문턱 가까이에서 마주 섰다.
가까웠다.
문턱 하나.
그 정도의 거리.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위험했다.
태준의 시선이 내 입술 쪽에 아주 짧게 머물렀다.
나는 바로 알아차렸다.
그리고 알아차린 내가 싫어서 입술을 깨물었다.
태준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너 진짜 그 버릇.”
“말하지 마.”
“긴장하면 입술 깨무는 거.”
“말하지 말라니까.”
“못 잊어서 그래.”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태준의 손이 내 턱 아래로 올라오려다 멈췄다.
정말 멈췄다.
닿기 직전에서.
나는 그 손을 봤다.
그가 내 눈치를 보는 게 보였다.
예전 같으면 그냥 닿았을 손.
이제는 허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더 사람을 이상하게 했다.
“뭐 해.”
내가 물었다.
태준은 손을 내리지 않은 채 말했다.
“보고 싶어서.”
“뭘.”
“네가 진짜 피하는 건지.”
“…….”
“아니면 내가 닿는 게 무서운 건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둘 다였으니까.
나는 피하고 있었고,
그가 닿을까 봐 무서웠다.
하지만 닿지 않자,
그것도 신경이 쓰였다.
이게 제일 싫었다.
태준은 아주 천천히 손을 내렸다.
“안 할게.”
그 말에 나는 오히려 그를 봤다.
“뭘.”
“네가 싫어하는 건.”
“…….”
“안 할게.”
그 말은 다정했다.
늦고,
불편하고,
믿기 어려울 만큼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다정했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왜 이제 와서.
왜 지금.
나는 그 말을 삼키고, 대신 낮게 말했다.
“너는 항상 늦어.”
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침묵을 보고 있었다.
어제까지는 그 침묵이 답답했다.
지금도 답답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 안에 무언가 있는 게 보였다.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 하고 있는 것.
그걸 내가 너무 늦게 본 건지도 몰랐다.
태준이 아주 낮게 말했다.
“알아.”
“그 알아 진짜 싫다.”
“응.”
“응도 싫어.”
그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결국 짧게 웃었다.
아.
웃지 말았어야 했다.
태준이 그걸 봤다.
그의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조금 전보다 더 가까워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집 안쪽으로.
태준은 여전히 문턱 밖에 있었다.
그러다 아주 천천히 말했다.
“들어가도 돼?”
그 말에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안 된다고 해야 했다.
이 장면은 너무 위험했다.
아침.
닫힌 문.
문턱.
쇼핑백.
끝난 줄 알았던 말들.
그런데 나는 안 된다고 하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문 앞까지만.”
태준의 눈이 조용히 흔들렸다.
나는 바로 덧붙였다.
“더 들어오라는 뜻 아니야.”
“알아.”
“그 알아는 맞아.”
그는 아주 천천히 문턱을 넘었다.
정말 문 앞까지만.
현관 안쪽.
신발을 벗지 않고,
딱 그 자리에서 멈췄다.
나는 그가 지킨다는 걸 봤다.
그게 이상하게 더 위험했다.
태준은 낮게 말했다.
“이 정도는 돼?”
나는 그를 봤다.
문 앞.
집 안이지만,
아직 완전히 들어온 건 아닌 거리.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태준의 눈이 내 얼굴에 머물렀다.
“그럼.”
“…….”
“여기서 말할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 아직 너 좋아해.”
또.
두 번째였다.
같은 말인데,
아까보다 더 가까웠다.
나는 그가 한 걸음도 더 들어오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온몸이 긴장했다.
“그 말 두 번 하지 마.”
“왜.”
“진짜처럼 들리니까.”
태준은 바로 대답했다.
“진짜야.”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때였다.
태준의 손이 이번엔 내 손목을 붙잡았다.
세게는 아니었다.
떠나려는 걸 막는 정도.
그런데 그 정도도 충분히 뜨거웠다.
“놓아.”
“싫어.”
“강태준.”
“서윤아.”
그의 목소리가 낮게 내려앉았다.
“그때 못 잡은 거.”
“…….”
“지금도 후회해.”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 말이 손목보다 더 세게 나를 붙잡았다.
“그러니까.”
그가 한 걸음도 더 오지 않은 채 말했다.
“이번엔 말할게.”
“…….”
“가지 마.”
나는 그를 봤다.
그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태준은 늘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혹은 숨기지 않기로 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게 무서웠다.
내가 다시 흔들릴까 봐.
아니.
이미 흔들린 걸 들킬까 봐.
나는 손목을 빼려 했다.
태준은 놓지 않았다.
하지만 더 세게 잡지도 않았다.
딱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
딱 붙잡히고 있다고 느낄 만큼.
그 애매한 힘이 더 위험했다.
나는 낮게 말했다.
“너 지금 나한테 뭐 하는 거야.”
태준은 나를 똑바로 봤다.
“늦게 붙잡는 중.”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너무 늦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제 와서 뭘 붙잡냐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들이 입 안에서 전부 엉켰다.
태준이 아주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닿을 듯 가까운 거리.
그의 숨이 내 숨 위로 내려앉았다.
눈앞에 그의 입술이 있었다.
나는 본능처럼 그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내가 먼저.
태준의 시선이 내 손으로 내려갔다.
그도 멈췄다.
우리 둘 다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잡았다는 사실이,
우리 사이의 공기를 바꿨다.
“서윤아.”
그가 아주 낮게 불렀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 순간.
띠릭.
도어락 소리가 울렸다.
우리 둘 다 동시에 멈췄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
그리고 다음 순간.
“어? 태준 형?”
낯선 남자 목소리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대로 굳었다.
태준의 눈매가 천천히 좁아졌다.
현관 앞에 선 남자가 놀란 얼굴로 우리를 번갈아 봤다.
“…뭐야.”
그의 시선이,
내 손에 닿았다.
강태준 셔츠를 붙잡고 있는 내 손에.
나는 그제야 내가 아직도 태준을 잡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놓아야 했다.
그런데 한 박자 늦었다.
딱 그만큼.
들키기 충분할 만큼.
⸻
[작가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 하나만큼의 거리도
어떤 마음 앞에서는 너무 가까워질 때가 있습니다.
《미열주의》는 다음 화에서 이어집니다.
“그날 내가 왜 아무 말도 못 했는지.”철컥.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나는 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출근해야 했다.사람들은 로비를 지나가고 있었고,어딘가에선 자동문 열리는 소리가 났고,밖은 아직 덜 마른 비 냄새가 났다.근데 나는 그 자리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못했다.3년 전 그날.비가 오던 밤.내가 끝내고 싶다고 말했던 밤.아니.정확히는,끝내고 싶지 않아서 끝내자고 말했던 밤.그 밤을 강태준 입에서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다.나는 손끝에 힘을 줬다.괜찮은 척하려고 했는데,손이 먼저 들키고 있었다.떨렸다.아주 조금.근데 내 눈엔 너무 잘 보일 만큼.“아, 진짜…”작게 중얼거리고 나서야겨우 몸이 움직였다.출근길 내내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했다.근데 그게 더 안 됐다.생각하지 말자고 하면 할수록,기억은 더 선명하게 들러붙었다.비 오는 현관.젖은 구두 앞코.숨을 삼키던 나.끝까지 아무 말도 안 하던 강태준.그때 나는 정말 많이 기다렸다.한 번만.딱 한 번만.“가지 마.”그 말 하나면 됐다.그 말이면 나는 아마못 간 척,화를 내는 척,끝내는 척하면서도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았을 거다.근데 강태준은 끝까지 조용했다.그래서 나는 갔다.내가 먼저 버린 사람처럼.내가 먼저 끝낸 사람처럼.그런데 이제 와서,그가 그날을 꺼내겠다고 했다.나는 웃음이 나올 뻔했다.왜 이제 와서.왜 하필 지금.왜 내가 겨우 다 덮었다고 생각한 뒤에.⸻회사에 도착했을 때,정우진은 이미 자리에 있었다.나는 그를 보는 순간반사적으로 걸음을 늦췄다.우진은 모니터를 보다가내 쪽으로 시선을 올렸다.“…좋은 아침입니다.”평소랑 같은 말투였다.조심스럽고,정중하고,선을 넘지 않는.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그게 더 불편했다.나는 괜히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네. 좋은 아침이에요.”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멀쩡했다.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다.자리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켰다.메일함을 열고,자료를 확인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복도는 다시 조용해졌다.나는 그 자리에 서서차갑게 식어가는 커피를 쥐고 있었다.그리고 그제야 알았다.정말 위험한 건,강태준이 나를 붙잡는 순간이 아니었다.아무 말 없이 물러서는 순간.그때 내가,따라가고 싶어진다는 거였다.나는 한참 동안 문 앞에 서 있었다.복도 불빛은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고,엘리베이터 표시등은 천천히 바뀌고 있었다.21에서 20으로.20에서 19로.숫자가 하나씩 낮아질 때마다,이상하게 가슴 한쪽도 같이 내려앉았다.멍청했다.정말 멍청했다.방금 전까지는 들어가라고 했다.밀어냈고,피했고,문을 닫으려고 했다.그런데 막상 그가 사라지니까나는 문 하나도 제대로 닫지 못하고 있었다.손에 든 커피는 이미 식어가고 있었다.아까는 따뜻했는데.조금 전까지만 해도강태준 손처럼 뜨겁게 느껴졌는데.나는 결국 문을 닫았다.철컥.도어락 소리가 났다.그 소리를 듣고 나서야겨우 숨이 나왔다.집 안은 어두웠다.나는 불을 켜지 않았다.커피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한참 바라봤다.편의점 컵커피.정말 별것도 아니었다.가격도 얼마 안 할 거고,맛도 그저 그럴 거고,내일이면 쓰레기통에 들어갈 물건.그런데 나는 그걸 쉽게 버리지 못했다.뚜껑 위에 끼워져 있던 영수증을 다시 펼쳤다.[ 마시고 자. ]짧고 못된 글씨.대충 쓴 것 같은데이상하게 강태준 같았다.말은 거칠고,행동은 엉망이고,사람 마음을 자꾸 제멋대로 흔들어놓는 사람.나는 그 종이를 손끝으로 꾹 눌렀다.접힌 자국이 깊었다.아마 급하게 썼을 거다.편의점 계산대 앞에서펜 하나 빌려서,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몰라서한참 망설이다가.결국 이런 말밖에 못 썼겠지.마시고 자.겨우 그 한마디가왜 이렇게 사람을 흔드는지 모르겠다.나는 의자에 앉았다.커피 뚜껑을 열었다.김은 거의 사라졌지만아직 미지근했다.한 모금 마셨다.달았다.평소 같으면 너무 달아서한 모금 마시고 내려놨을 맛이었다.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근데 이제.”숨이 막혔다.“진짜 못 멈출 것 같아.”태준은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그 말만 남긴 채천천히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나는 그대로 현관 앞에 서 있었다.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젖은 공기가 안쪽으로 스며들었다.한참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방금 전까지내 허리 가까이에 닿아 있던 손.내 뺨 위에 머물던 온도.숨이 섞이던 거리.전부 아직 몸에 남아 있었다.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문을 닫았다.탁.문 닫히는 소리가이상하게 크게 들렸다.집 안은 조용했다.너무 조용해서,오히려 방금 태준 목소리가 더 선명하게 남았다.‘진짜 못 멈출 것 같아.’나는 신발도 제대로 벗지 못한 채현관에 기대섰다.심장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미친 것 같았다.분명 밀어냈는데.분명 들어가라고 했는데.왜 나는,그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붙잡고 싶었던 걸까.나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그러면 안 됐다.이러면 안 됐다.우리는 이미 한 번 끝난 사이였다.끝났다고 믿었고,끝났기에 버텼고,끝났으니까 살아낼 수 있었다.그런데 강태준은자꾸 그 모든 시간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었다.하나도 안 끝난 사람처럼.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는 사람처럼.나는 천천히 거실로 들어갔다.불도 켜지 않았다.창밖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젖은 유리창 위로도시 불빛이 흐릿하게 번졌다.나는 소파에 앉아휴대폰을 손에 쥐었다.아무 알림도 없었다.그게 다행인지,아닌지 모르겠어서 더 답답했다.태준은 연락하지 않았다.늘 그랬다.무너질 것처럼 다가와 놓고,어느 순간엔 너무 조용해졌다.그 침묵이 더 사람을 미치게 했다.차라리 화를 내면 나았다.차라리 붙잡으면 나았다.근데 강태준이 조용해지면,나는 늘 불안했다.그 사람이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서.그리고 내가무슨 마음인지 더 들킬 것 같아서.나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런데 손끝이 자꾸 떨렸다.방금 밀어낸 건 태준이었는데,밀려난 건 나 같았다.⸻샤워를 하고
“…그러니까.”숨이 멎었다.“이제 그만 피해.”심장이 그대로 무너졌다.나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태준 손끝이 아직도 내 뺨 위에 닿아 있었다.뜨거운 손.숨이 가까웠다.도망쳐야 하는데.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태준은 그런 나를 한참 바라봤다.흔들리는 눈빛.처음 보는 얼굴이었다.나는 괜히 입술을 깨물었다.“…왜 이렇게까지 해.”겨우 꺼낸 목소리.태준이 아주 천천히 웃었다.이번엔 비웃는 웃음도,여유 있는 웃음도 아니었다.그냥—지친 사람 같은 얼굴.“나도 모르겠어.”갈라진 낮은 목소리.“근데 네가 자꾸 멀어지려고 하면.”심장이 세게 흔들렸다.태준 시선이 천천히 내 얼굴을 훑었다.그리고 아주 늦게,낮은 목소리가 떨어졌다.“…진짜 미칠 것 같아.”숨이 막혔다.나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태준은 한동안 나를 바라보다가천천히 손을 내렸다.닿아 있던 온기가 사라졌다.이상하게,그게 더 불안했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손끝을 움켜쥐었다.태준은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봤다.그리고 아주 조용히 물었다.“…아직도 나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아니.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강태준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걸.그리고 내가 그걸점점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정적이 길어졌다.현관 앞 공기마저숨 막힐 만큼 조용했다.태준이 아주 천천히 다시 가까워졌다.숨이 섞일 만큼 가까운 거리.나는 본능처럼 숨을 멈췄다.태준 시선이 천천히 내 입술 아래로 내려왔다.그리고 아주 낮게 말했다.“…한서윤.”심장이 세게 흔들렸다.“나 더 착한 척 못 하겠다.”숨이 멎었다.그 순간.태준 손이 아주 천천히 내 허리 가까이를 붙잡았다.깜짝 놀란 내가 숨을 삼켰다.하지만 밀어내지 못했다.태준 눈빛이 흔들렸다.참고 있던 감정이전부 무너지고 있는 얼굴이었다.그리고 바로 그때.띵.조용한 복도 안으로엘리베이터 도착 소리가 짧게 울렸다.
정말 위험한 건,강태준이 가까워지는 순간이 아니라—내가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차 안 공기가 조용히 가라앉아 있었다.나는 끝까지 창밖만 바라봤다.태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이상하게 더 숨 막혔다.차는 어느새 집 앞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익숙한 거리.익숙한 불빛.그런데 이상하게,오늘은 전부 낯설게 느껴졌다.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나는 바로 문을 열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철컥.손목이 붙잡혔다.심장이 세게 내려앉았다.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태준이었다.낮게 가라앉은 눈빛.그런데 이상하게,붙잡고 있는 손끝엔 힘이 거의 없었다.그게 더 위험했다.“…또 도망가려고.”갈라진 낮은 목소리.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손목을 빼내려 했다.“…안 도망가.”“근데 왜 자꾸 피해.”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태준은 그런 나를 한참 바라봤다.마치 끝까지 확인하려는 사람처럼.그리고 아주 늦게,낮은 목소리가 떨어졌다.“…그 남자 때문이야?”숨이 멎었다.나는 본능처럼 시선을 피했다.그 순간.태준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낮고 거친 숨.그게 이상하게 더 불안했다.“한서윤.”갈라진 목소리.“너 지금 흔들리고 있잖아.”심장이 세게 흔들렸다.나는 애써 차갑게 말했다.“…그만해.”태준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한동안 나만 바라봤다.조용한 눈.그런데 이상하게,그 시선이 더 숨 막혔다.나는 결국 먼저 시선을 피했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태준 손이 아주 천천히 내 손목을 놓았다.나는 순간 이상하게 더 불안해졌다.태준은 고개를 숙인 채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젖은 머리칼 아래로흐트러진 숨만 조용히 들렸다.그리고 아주 늦게,낮은 목소리가 떨어졌다.“…나 진짜 끝난 줄 알았거든.”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태준은 여전히 나를 보지 않은 채낮게 웃었다.그 웃음이 이상하게 더 아팠다.“근데 너 다
“…한서윤 씨.”정우진의 목소리가 조용히 내려앉았다.나는 그대로 굳은 채휴대폰만 세게 움켜쥐었다.창밖엔 아직도 강태준이 서 있었다.비를 그대로 맞은 채,천천히 이쪽만 바라보고 있었다.숨이 막혔다.우진은 그런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아주 조용히 다시 물었다.“…남자친구예요?”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나는 급하게 시선을 피했다.“…아니에요.”하지만 이상하게,변명처럼 들렸다.우진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조용함이 오히려 더 불편했다.마치 다 알고 있으면서도끝까지 묻지 않는 사람 같아서.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가방을 움켜쥐었다.“…먼저 들어가볼게요.”우진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히 들어가세요.”짧은 인사.그런데 이상하게그 말이 오래 남았다.나는 급하게 몸을 돌렸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도,정우진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1층 로비로 내려오자차가운 밤공기가 피부를 스쳤다.비 냄새.젖은 아스팔트.그리고—강태준.검은 셔츠 차림의 그가차에 기대선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태준은 그런 나를 보더니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왜 그렇게 늦게 내려와.”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나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일하고 있었어.”태준은 잠시 말이 없었다.대신 아주 천천히내 뒤쪽 회사 건물을 바라봤다.그 시선 끝이 이상하게 불안했다.그리고 잠시 후.태준이 낮게 물었다.“…아까 그 남자.”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회사 사람이야?”나는 천천히 입술을 눌렀다.“…응.”짧은 대답.하지만 태준은 바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마치 무언가를 계속 떠올리는 사람처럼.나는 괜히 불편해졌다.“…왜.”그제야 태준 시선이 다시 내 쪽으로 돌아왔다.가라앉은 눈빛.그런데 이상하게,아까처럼 날카롭지는 않았다.오히려 더 조용했다.“계속 너 보고 있길래.”숨이 막혔다.나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태준은 그런 나를 잠시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