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기다리고 있던 자“……드디어 돌아왔구나.”통로 끝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라에나는 걸음을 멈췄다.“나를…… 기다렸다고?”대답은 없었다.희미한 달빛만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번져갔다.레오르칸이 라에나의 앞을 막아섰다.“내 뒤에 있어.”“하지만 저 목소리는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아.”“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두 사람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자, 통로 끝에 작은 방이 나타났다.방 중앙에는 오래된 돌기둥 하나가 서 있었다.그리고 그 위에는 하얀빛을 내는 작은 구슬이 떠 있었다.라에나가 가까이 다가가자 구슬이 더욱 밝게 빛났다.스르르—빛 속에서 한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라에나는 숨을 삼켰다.“……누구야?”여인은 라에나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오랜 시간이 흘렀구나.”레오르칸이 검을 겨눴다.“정체를 밝혀라.”여인은 레오르칸을 바라봤다.“여전히 경계심이 강하군, 레오르칸.”그의 눈빛이 흔들렸다.“……내 이름을 알고 있나?”“모를 리가 없지.”여인은 다시 라에나를 바라봤다.“그리고 너도 알고 있다.”라에나는 자신을 가리켰다.“나를?”“그래.”라에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나는 누구야?”여인은 잠시 침묵했다.“그 답을 지금 알려주면 안 된다.”“왜?”“네가 스스로 기억을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다.”라에나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그렇기에 지금의 네가 존재하는 것이다.”그 말에 라에나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그때 레오르칸이 물었다.“그녀와 내가 과거에 어떤 관계였지?”여인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너희는 서로를 지키기로 약속했다.”라에나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약속?”“달이 다시 떠오르는 날까지.”그 순간 레오르칸의 머릿속에 또 하나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달빛 아래 서 있는 흰 여우.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은 자신.흰 여우가 그의 손에 무언가를 올려놓고 있었다.하지만 얼굴도, 목소리도 보이지 않았다.레오르칸이 눈을 감았다.“……
Zuletzt aktualisiert : 2026-09-3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