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돌아오자, 가장 먼저 느껴진 건 두통이었다.아린은 눈을 떴다.시야가 흐릿했고, 입안이 텁텁했다.손목에 묵직한 감각이 들었다.올려다보니, 양쪽 손목이 침대 헤드 쪽에 묶여 있었다.너무 세지는 않았지만, 풀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다.낯선 방이었다.창문은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고, 조명만 낮게 켜져 있었다.공기 중에는 열성 알파들의 잔향이 섞여 있었다.불쾌할 정도로 탁했다.문이 열렸다.건장한 남성 둘이 들어왔다.그중 한 명은 어젯밤, 차 문을 열던 사람이었다.“일어났네.”아린은 대답하지 않았다.입술을 깨물고, 호흡을 고르려 애썼다.페로몬이 불안정하게 흔들릴 것 같아서였다.지금 향을 쏟아냈다간,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었다.남자 하나가 침대 가까이 다가와 아린의 턱을 잡았다.“이솔라 님 말로는, 죽이지는 말래.대신… 조금 다뤄도 된다고 하더라.”다른 남자가 웃었다.“우성 오메가라며.묶여 있어도 향이 은근히 나오네.”아린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남자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자, 아린은 순간적으로 다리를 차올렸다.발끝이 남자의 옆구리를 스쳤다.강하진 않았지만, 분명한 저항이었다.“놓아요.”목소리가 떨렸지만, 또렷했다.남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웃었다.“아직도 기세가 있네.”그가 아린의 허벅지를 눌러 고정하려 하자, 아린은 몸을 비틀며 손목을 세게 잡아당겼다.가죽 끈이 살을 파고들어 아팠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무릎을 올려 남자의 팔을 밀쳐내고, 이를 악물고 다시 발로 찼다.머리가 자유로워진 순간, 아린은 있는 힘껏 상대의 얼굴 쪽으로 들이받았다.남자의 고개가 옆으로 꺾였다.“이 년이…!”거친 손바닥이 아린의 뺨을 갈겼다.짝—!머리가 세게 돌아가고, 귀에서 이명이 울렸다.입안에서 피 맛이 번졌다.아린은 잠깐 버티려 했지만, 시야가 급격히 어두워졌다.두 번째 충격처럼 의식이 끊어지며, 몸이 힘없이 침대 위로 기울었다.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같은 시각, 공항.루카스는 착륙과 동시에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