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된 지 첫 밤..방은 창문이 이중으로 막혀 있어 바깥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벽은 차갑고 바닥은 단단했으며 공기에는 건조한 금속 냄새가 섞여 있었다. 아린은 벽에 등을 기댄 채 무릎을 끌어안고 앉았다. 손목의 묶임은 조금 느슨해져 있었지만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고, 구석에 놓인 물병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시간은 감각으로만 가늠됐다.숨소리, 심장 소리, 가끔 복도에서 나는 발소리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린은 눈을 감지 않았다. 감으면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 입이 막히던 손, 쓰러진 경호, 그리고 루카스의 품에서 느끼던 온기.아린은 이를 악물고 호흡을 나눴다.들이쉬고, 참았다가, 천천히 내쉬었다. 페로몬 향이 흔들리면 안 됐다. 공포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려 애쓰며 몸 안의 열을 가라앉혔고, 손목이 저리고 어깨 쪽 근육이 굳어 있는 감각만이 제압당했던 순간을 기억하게 했다.문 쪽에서 기척이 났다.그사람이 들어오는 소리였다. 문을 열고 들어온 그는 아린을 한 번 훑어본 뒤 물병을 확인하고 다시 나갔다. 말도 걸지 않았고, 시선에도 감정이 없었다. 문이 다시 잠기자 아린은 짧게 숨을 토해 냈고, 그제야 손끝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두 번째 날이 밝아 오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다.아린은 물을 조금 마셨다. 목은 말랐고 위는 비어 있었으며, 배고픔보다 먼저 느껴진 건 눈이 침침해지는 피로였다. 밤새 거의 자지 못했고, 잠깐 조는 사이에도 발소리에 다시 깼다.납치범은 하루에 몇 번, 정해진 간격으로 문을 열었다.상태를 확인하고 물을 갈아주거나 말없이 돌아갔으며, 폭력도 위협적인 손길도 없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자신을 사람이 아니라 물건처럼 다루는 감각이 공포를 천천히 키웠고, 방 안은 점점 더 좁게 느껴졌다. 벽의 차가운 감촉, 바닥의 딱딱함, 멀리서 희미하게 울리는 기계음. 작은 소리 하나하나가 시간을 끊어 놓았다.아린은 속으로 루카스를 불렀다.찾을 거라고, 반드시 온다고. 그 믿음을 붙잡
Last Updated : 2026-08-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