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빈자리를 먼저 보았다.루카스의 체온은 이미 사라져 있었고,베개에 남은 향만 옅게 남아 있었다.안정적인 페로몬의 잔향.어제 밤의 깊이, 짧은 입술,“여기 있어”라는 말이 한꺼번에 떠올랐다.“…사흘.”아린은 그 단어를 입속으로만 굴렸다.약속이라기보다,스스로를 붙잡는 주문에 가까웠다.회사로 향하는 동안에도 일상은 돌아갔다.직원들의 인사, 일정 확인, 고객 메모.아린은 평소처럼 웃고 평소처럼 지시했다.다만 손끝이 차가웠다.휴대폰을 확인하는 횟수만 조금 늘어 있었다.회신은 없었다.같은 시간, 해외 이동 라인.루카스는 암호화된 단말기를 내려다보았다.신호가 간헐적으로 끊겼다.렌의 마지막 좌표는 아직 유효했지만,주변 정보망이 불안정했다.그는 가문 비상선에 짧게 메시지를 작성했다.송신은 지연됐다.루카스는 화면을 끄고 차량에서 내렸다.좌표는 항만 외곽의 폐기된 보세창고 지대였다.불이 꺼진 하역장, 녹슨 컨테이너,먼 쪽 도로에서만 가끔 트럭 엔진 소리가 들렸다.공식적으로는 비활성 구역이었다.실제로도 너무 조용했다.너무 조용한 곳은,비어 있거나 유인되어 있거나 둘 중 하나였다.루카스는 주 진입로를 쓰지 않았다.컨테이너 사이를 끼고 우회했다.발소리를 죽이고, 불필요한 기세도 눌렀다.향으로 위치를 들키기보다,발소리와 동선으로 먼저 노출되는 쪽을 경계했다.첫 번째 이상 징후는 바닥의 먼지였다.최근에 끌려 간 자국.무거웠고, 한 명이 아니었다.자국은 창고 3번 셔터 앞에서 끊겼다.셔터 측면에는 임시로 붙인 듯한소형 감응 장치가 남아 있었다.열과 진동을 읽는 타입.페로몬 감지가 아니라,사람이 접근하면 반응하도록 심어 둔 장치였다.루카스가 장치에 손이 닿기 전,등 뒤에서 금속이 짧게 마찰하는 소리가 났다.그는 반사적으로 옆으로 굴렀다.제압용 탄이 컨테이너 철벽을 때리며 불꽃을 튀겼다.즉시 좌측 고도에서 두 번째 인영이 움직였다.매복이었다.루카스
Last Updated : 2026-08-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