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황금공주를 삼킨 은빛 알파: Chapter 81 - Chapter 90

188 Chapters

81. 샤칸의 부상

평화롭던 실바니아 영지의 하늘이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었다.국경 외곽을 순찰하던 율리스의 소대로부터 얼음여왕의 정예 기습 부대와발레리안 왕자의 흑마법 전사들이 결계를 뚫고 침입했다는 긴급 전령이 도착한 것이다.알파 샤칸은 주저 없이 전사단을 이끌고 국경으로 출격했다."요새를 지키고 있으십시오, 공주. 금방 끝내고 돌아오겠습니다."그것이 샤칸의 마지막 호언장담이었다.몇 시간 후, 요새의 성문이 거칠게 열리며 피비린내와 함께 전사들이 들이닥쳤다.그리고 전사들의 중심에서 율리스 대장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알파 샤칸을 부축해 들어오고 있었다.샤칸의 오른쪽 옆구리에는 발레리안 왕자가 보낸 고대 저주의 흑철 단검이 깊숙이 박혀 있었고,그 주변의 가죽이 까맣게 괴사하며 한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알파 샤칸의 심각한 부상이었다."알파님……! 샤칸!!"루미나 공주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샤칸을 침대에 눕혔다.샤칸은 거친 숨을 내쉬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고,그의 은빛 마력이 저주의 독기에 밀려 급격하게 약해지고 있었다.율리스 대장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비열한 발레리안 왕자의 마법사가 복병으로 숨어 있다가 알파님을 노렸습니다! 함정이었어요. 알파님만을 노린....!! 성녀님, 저주의 독이 심장으로 가고 있습니다!""샤칸!! 정신 차려 봐요! 저 여기 있어요! 눈을 뜨고 나를 좀 봐봐요..!!"루미나 공주는 떨리는 손으로 샤칸의 가슴에 손을 얹고황금빛 신성 마력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하지만 이번 저주는 뭔가 달랐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저주였다.루미나 공주의 신성한 능력이 닿을 때마다 흑철 단검의 저주가 격렬하게 저항하며오히려 샤칸의 생명력을 갉아먹고 있었다.평화롭던 실바니아 영지의 봄.그 끝자락에 들이닥친 군주의 잔인한 부상과 위기는,루미나 공주의 가슴을 짓찢으며 요새 전체를 거대한 절망과 분노의 폭풍우 속으로, 아주 긴박한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1
Read more

82. 루미나 공주의 간호

요새의 중앙 침실은 얼음여왕의 저주와 발레리안 왕자의 흑마법이 자아내는 독기가 뒤엉켜숨을 쉬기조차 힘들 만큼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로 차 있었다.침상에 누운 샤칸의 얼굴은 핏기를 잃어 하얗게 질려 있었고,단단했던 가슴팍은 검푸른 저주의 낙인으로 얼룩져 있었다."알파님... 샤칸!! 제발 정신 좀 차려봐요…….!!"루미나 공주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인간 왕국에서 수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단 한 번도 타인을 위해 이토록 가슴 아파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는 이 거대한 야수는그녀의 영혼을 송두리째 마구 흔들어놓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주저 없이 샤칸의 가슴 위에 두 손을 얹었다.웅-.그녀의 전신에서 황금빛 신성한 능력이 이상한 아우라를 증폭하며폭발적으로 회오리 치며 뿜어 나오기 시작했다.등 뒤에 새겨진 은빛 늑대의 문양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공명하며,이전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강력한 치유의 빛이 샤칸의 상처에 파고들었다.저주의 독기가 성녀의 사랑으로 기묘해진 신성한 능력에 닿자마자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증발하고 있었다.루미나는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능력을 쏟아부었다.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고,가녀린 팔과 다리는 사정없이 후들거렸지만 결코 샤칸에게서 손을 떼지 않았다.오직 이 남자를 살려야 한다는...자신에게 처음으로 온전한 자유와 사랑을 준 이 남자를,,절대로 잃을 수 없다는 일념 하나뿐이었다."……공주...... 루미나......"새벽녘이 되어서야 샤칸의 굳게 닫혀 있던 은빛 눈동자가 천천히 열렸다.저주의 독기가 정화되어 가며 숨소리가 한결 편안해진 상태였다.루미나 공주는 그가 깨어난 것을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바보 같아요, 정말……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무슨 알파가 자신의 반려를 이토록 걱정하게 만듭니까?!? 제 심장이 다 타들어 가고 말라버리는 줄 알았잖아요!?!"루미나 공주가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흐느끼자,샤칸은 힘겹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1
Read more

83. 알파의 엄살?

루미나 공주의 지극한 간호 덕분에 샤칸의 치명적인 상처는 단 이틀 만에 완벽히 아물었다.수인 부족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재생력을 자랑하는 알파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침상에 누운 샤칸은 도무지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루미나 공주가 방에 들어올 때마다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약한 척, 아픈 척을 하기 시작했다."으윽…… 공주, 아직도 상처 부위가 찌르는 것처럼 아픕니다. 한기가 심장까지 스민 모양입니다."샤칸이 커다란 몸을 웅크리며 짐짓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루미나 공주는 깜짝 놀라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앉았다."정말요? 부엉이 마법사 피핀은 독기가 다 빠졌다고 하셨는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요?""여기…… 여기가 아주 시립니다. 심장에 피가 제대로 안 도는 게 아닐까요?"당신이 손을 얹어주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아플 것 같습니다."샤칸은 슬그머니 루미나 공주의 가녀린 손을 잡아 자신의 탄탄한 가슴팍 위에 얹었다.그러고는 은근슬쩍 그녀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실바니아 영지의 무시무시한 군주가 오직 반려의 관심을 더 받고 싶어늑대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꾀병이라는 지독한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상처를 만져보니 다 아문 것 같은데…… 혹시... 기분 탓, 아닐까요?"루미나 공주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자,샤칸은 얼른 고개를 돌리며 잔기침을 해댔다."아닙니다. 늑대의 직감은 정확합니다. 아직 움직이기도 힘이 드니, 오늘도 공주가 내 곁에서 미음을 먹여주어야겠습니다."루미나 공주는 그의 뻔뻔하면서도 귀여운 요구에 어이가 없었지만,살아나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못 이기는 척 음식이 든 쟁반을 가져와 숟가락을 들었다.거구의 무시무시한 알파가 인간 공주 앞에서, 아니, 자신의 반려 앞에서어린아이처럼 엄살을 부리며 어리광을 피우는 침실의 풍경은,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한층 더 간지럽고 달콤하게 만들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1
Read more

84. 타냐 장군의 폭로(들통난 엄살)

알파 샤칸의 달콤한 꾀병이랄지, 엄살이랄지. 그 우스운 연극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오후가 되자, 지난 사건 때 좌천된 프레야 대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중년의 여장군 타냐가집무 보고를 위해 예고도 없이 침실 문을 쾅 열고 들어온 것이다.타냐의 뒤에는 율리스와 엘라까지 함께 서 있었다."알파님! 국경의 정찰 보고를…… 어라?"타냐 장군의 눈이 가늘어졌다.침대에서 루미나 공주에게 기대어 겨우 미음을 받아먹으며가냘픈 척을 하던 샤칸이 움찔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타냐 장군은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알파님, 지금 장난하십니까? 어제 새벽에 혼자 연병장에 나와서 멧돼지를 통째로 때려잡고 체력 훈련하시는 걸 제가, 제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만? 상처는 진작에 다 나으셨으면서 왜 아직도 환자 행세를 하고 계시는 겁니까! 성녀 공주님도 힘드십니다. 철 좀 드세요, 알파님!!"타냐 장군의 거침없는 폭로에 침실 안에는 서늘한 정적이 감돌았다.율리스 대장은 아차 싶어 자기 이마를 짚었고, 엘라는 황당한 눈으로 샤칸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루미나 공주였다."……그, 멧돼지를... 통째로 잡으셨다고요?!? 아직 한기가 심장까지 스며 있으시다면서요, 알파 샤칸님?"루미나 공주의 황금빛 눈동자가 무섭게 가라앉았다.들통나버린 샤칸은 늑대 귀를 슬그머니 뒤로 눕히며 시선을 회피했다."그게…… 공주, 체력 점검 차원에서 가볍게 몸을 움직인 것뿐입니다.""가볍게 움직이느라 멧돼지를 때려잡으신 분이... 아침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겠다고 하신 건가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밤새 걱정하느라……! 정말 너무하는군요!!"루미나 공주는 배신감과 부끄러움에 숟가락을 탁 내려놓고 방을 휙 나가버렸다.샤칸은 다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를 쫓아가려다,타냐 여장군과 율리스 대장을 향해 살벌한 늑대의 이빨을 드러냈다."타냐 장군, 율리스 대장. 오늘부로 전사단의 야간 훈련 강도를 다섯 배로 올린다. 연병장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Read more

85. 고백

요새의 뒤편,루미나 공주가 자신이 가꾸던 작은 꽃밭 앞에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샤칸이 속여서 화가 났다기보다는, 그가 무사하다는 안도감과 자신을 속였다는 민망함.성치 않은 몸으로 야밤에 멧돼지를 잡았다는 사실이 화가 나서복잡한 마음이 뒤섞인 나머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루미나 공주는 자신의 화끈거리는 양뺨 위에 손을 올려 열을 식히려 했다.그때, 거친 발소리와 함께 샤칸이 그녀의 뒤에 나타났다."공주, 미안합니다. 당신을 무시하거나 부려먹을 생각으로 속이려던 건 아니었습니다."샤칸이 루미나 공주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돌려세웠다.그의 은빛 눈동자에는 엄살을 부리던 장난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오직 진지하고 깊은 애정만이 서려 있었다."그저…… 당신이 내 곁에서 나만을 바라보며 간호해 주는 그 시간이 너무나 탐탁하여 그랬습니다.평생 늑대의 알파로 살며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왔고, 그래야만 하는데도,당신 앞에서는 자꾸만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지더군요."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작은 두 손을 자신의 가슴 언저리로 끌어와 꽉 맞잡았다.그의 묵직한 심장 박동이 손끝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각인의 끈 때문이 아닙니다, 루미나 공주. 내 영혼이, 내 심장이 온전히 당신만을 원하고 있습니다. 인간 왕국의 성녀가 아니라, 내 눈앞에 있는 당신이라는 여인을 목숨 바쳐 사랑합니다."알파 샤칸의 진실된 고백이, 꽃밭의 조용한 바람을 타고 흘러 루미나 공주의 귀에 닿았다.루미나 공주는 그의 뜨거운 시선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엘라에게 고백했던 자신의 마음이 샤칸의 고백과 완벽하게 맞물리는 순간이었다.루미나 공주의 입가에 마침내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고,그녀는 샤칸의 품에 가만히 안기며 그의 고백을 기쁘게 받아들였다."저도 진짜 화난 거 아니에요. 그저 좀 민망해서 화난 척 했어요. 그리고, 벌써 밤에 나가 멧돼지를 잡으면 어떻게 해요? 걱정하는 저는 생각 안 나던가요?"사랑스러운 타박에 샤칸이 부드러운 미소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Read more

86. 가까워지는 거리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이후,샤칸과 루미나 공주의 거리는 급격하게 가까워졌다.이제 두 사람은 요새 안에서 거리낌 없이 손을 잡은 채 걸어 다녔고,집무실에서도 루미나 공주가 알파 샤칸의 곁에 앉아 함께 책을 읽거나 서류를 검토하곤 했다."공주, 이 부분은 실바니아 영지의 겨울 보급로에 관한 서류입니다. 당신의 영리한 의견이 필요한데...."샤칸이 서류를 보여주며 루미나 공주의 허리를 슬그머니 감싸안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루미나 공주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그의 단단한 가슴에 등을 기대어 서류를 읽어 내려갔다."이쪽 계곡로는 겨울이 되면 얼음여왕의 한기가 강해지니, 서쪽 우회로를 이용하는 게 훨씬 안전할 것 같아요. 저의 금빛 능력 장석을 보급 마차에 심어두면 한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과연. 영리한 나의 반려답군요."샤칸은 만족스러운 듯 루미나 공주의 뺨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옆에서 눈치 없이 서류를 들고 들어오던 율리스 대장은그 광경을 목도하고는 도로 조용히 문을 닫으며 나가려다가, 복도에 있던 엘라와 딱 마주쳤다."율리스 대장님, 왜 들어가다 말고 다시 나오셔요?""쉿, 엘라! 지금 들어가면 알파의 늑대 이빨에 제 목이 날아갑니다. 두 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져 아주 불꽃이 튀는군요.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아주 쪽쪽거리고 계십니다. 우리도 두 분에게 지지 말고 저 방으로 가서…… 악!"엘라가 율리스 대장의 발등을 밟으며 앙칼지게 웃었다.요새 전체가 두 사람의 달콤한 텐션으로 가득 차오르는 가운데,샤칸과 루미나 공주는 서로의 체온과 능력을 나누며세상에서 가장 견고하고 다정한 반려로서의 거리를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Read more

87. 엉터리 키스

그날 밤, 요새의 탑 꼭대기(탑루) 위로 귀엽고 둥근 보름달이 떠올랐다.루미나 공주는 바람을 쐬기 위해 탑루에 올랐고,샤칸은 커다란 모피 망토를 들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샤칸이 루미나의 어깨에 망토를 덮어주며 그녀를 뒤에서 안아주자,달빛 아래 두 사람의 실루엣이 그림처럼 어우러졌다."달이 참 예쁘네요, 알파 샤칸님.""당신이 더 예쁩니다, 공주."샤칸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루미나 공주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은빛 달빛을 받아 빛나는 샤칸의 입술과 깊은 눈동자가루미나 공주의 심장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묘한 긴장감 속에서 두 사람의 숨결이 가까워졌다.샤칸이 천천히 고개를 숙여 루미나 공주의 입술을 향해 다가왔다.그러나 그 순간, 샤칸의 늑대 귀가 쫑긋거리며 긴장한 탓에,그의 커다란 송곳니가 루미나 공주의 아랫입술에 살짝 먼저 부딪히고 말았다.툭-."아앗……!""미, 미안합니다, 공주! 내가 너무 서둘렀습니다. 보름달이 떠서... 송곳니가...."천하를 호령하는 알파가 키스의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얼굴을 붉히며 안절부절못했다.야수의 거친 본능과 연애 초보의 조심스러움이 충돌해 벌어진 엉터리 키스였다.루미나 공주는 그의 당황한 모습이 너무 귀여워 참지 못하고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지독한 군주님이 키스는 정말 엉터리네요. 지난번엔 잘만 하시더니.. 침대가 아니라서 그런건가여? 달 핑계대지 마시고, 다시 해봐요, 이번엔 조심해서."루미나 공주가 먼저 까치발을 들고 샤칸의 목을 감싸 안으며그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이번에는 송곳니의 부딪힘 없이, 달콤하고도 깊은...타오르는 초능력의 공명과 함께 두 사람의 진짜 키스가보름달 아래서 찬란하게 완성되었다.서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두 사람의 입맞춤이실바니아 영지의 밤을 핑크빛으로 완전히 물들이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

88. 늑대 부족 공동 육아

엉터리 키스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다음 날 아침,요새의 마당은 평화로운 소동으로 시끌벅적했다.실바니아 영지 전사들의 어린 새끼 늑대들이 루미나 공주의 주위를 맴돌며꼬리를 마구 흔들어대고 있었기 때문이다.수인 부족의 전통에 따라, 실바니아 영지의 안주인이 된 루미나 공주가부족의 아이들을 돌보는 공동 육아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었다."으앙! 성녀님, 율리스 대장 삼촌이 제 꼬리를 잡아당겼어요...!"어린 수인 회색 늑대족 아이가 루미나 공주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울상을 지었다.루미나는 아이를 안아 들고 눈물 자국을 닦아주며 다정하게 웃었다."그랬구나, 율리스 대장님이 장난이 심하셨네. 이 성녀님이 이따가 혼내줄게, 알았지?"대장 율리스는 옆에서 억울하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아니, 성녀님! 전 그냥 전사로서 꼬리 근육을 단련시켜 주려던 것뿐입니다!""율리스 대장님, 애들한테 자꾸 무식하게 굴지 마세요! 애들한테 힘을 쓰면 어떡해요?!?"엘라가 등 뒤에서 빗자루를 들고 나타나 율리스 대장의 등짝을 매섭게 때렸다.전사들은 대련을 하다 말고 루미나 공주의 주변에서 뒹구는 어린 새끼 늑대들을 보며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루미나 공주가 아이들에게 황금빛 마력으로 작은 나비 환영을 만들어 날려주자,아이들은 꺄르륵 웃으며 나비를 쫓아 뛰어다녔다.알파 샤칸 역시 집무실 창가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며 깊은 미소를 지었다.가혹한 생존과 전투만이 전부였던 늑대 영지에,루미나 공주가 몰고 온 이 평화롭고 따스한 공동 육아의 풍경은수인 부족의 미래를 가장 아름답게 축복하는 기적 그 자체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

89. 발레리안의 독기

실바니아 영지가 평화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 동안,국경 너머 인간 왕국의 지하 밀실에서는지독한 음모의 독기가 시커멓게 끓어오르고 있었다.늑대족의 수장, 알파 샤칸을 암살하려던 계획이루미나 공주의 신성한 능력에 의해 허무하게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들은발레리안 왕자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성녀 계집이 감히 야수 놈들과 몸을 섞고 내 저주까지 정화했단 말이지……."발레리안 왕자가 흑마법이 담긴 해골 지팡이를 내리치자,바닥에 새겨진 마법진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그의 눈동자는 질투와 분노, 그리고 소유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그에게 있어 왕국을 지탱하는 가장 완벽한 도구이자,자신의 손아귀에서 절대로 벗어나서는 안 될 사냥감이자 노예였다."더 이상 지체할 수 없겠군. 그 은빛 실바니아 영지의 대지 밑에 묻힌 매장석을 손에 넣고 성녀를 끌고 오기 위해선, 왕국 최고의 권력자들을 움직여야겠어.. 흐흐흐..."발레리안 왕자는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뒤틀린 얼굴을 보며 잔인하게 웃었다.그는 늑대 부족과 수인들을 완전히 말살하기 위해,자신의 사설 군대뿐만 아니라 왕국의 거물급 귀족들을 포섭하기 위한은밀한 친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늑대족 수인들의 대장, 알파놈아, 네놈이 아무리 강인한 야수라 해도 인간들의 간사한 지략과 압도적인 대군 앞에서 결국 너는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루미나 공주... 그 성녀 계집의 같잖은 황금빛 능력을 내 손으로 직접 짓밟아 피로 물들여 주마."발레리안 왕자의 가혹한 독기와 증오는밤바람을 타고 국경의 결계를 향해 기어들고 있었다.실바니아의 평화로운 힐링 구간 뒤에서,영지의 존망을 뒤흔들 거대한 전쟁의 두 번째 이야기가서서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그려지고 있는,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찾아오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

90. 다시 찾아 온 겨울의 시작

하늘에서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다.은빛 실바니아 영지의 진정한 추위이자, 지독한 겨울의 시작이 다시 온 것이다.요새의 성벽과 연병장은 순식간에 하얀 눈으로 뒤덮였고,국경 너머 얼음여왕의 한기가 결계를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가 밤마다 요새를 울렸다.루미나 공주는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가만히 자신의 두 손을 모았다.겨울이 찾아왔다는 것은 발레리안 왕자와 인간 왕국, 그리고 얼음여왕까지연합부대의 대규모 침공이 머지않았음을 의미했다.수인 전사들은 벌써부터 겨울 보급품을 점검하고성벽의 방어 결계를 강화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춥습니까, 공주?"샤칸이 다가와 두꺼운 은빛 모피 망토로 루미나 공주의 몸을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그의 품은 실바니아 영지의, 아니 이 세상 그 어떤 한기도 침범할 수 없을 만큼 뜨겁고 든든했다."조금요…… 하지만 무섭지는 않아요. 알파 샤칸님이 제 곁에 있고, 저에겐 이 실바니아 영지를 지킬 마음과 힘이 있으니까요."루미나 공주가 샤칸의 가슴에 기대며 황금빛 눈동자를 단단하게 빛냈다."이번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하겠지만, 우리가 하나 된 결합은 그 어떤 한기도 깨뜨릴 수 없을 것입니다."알파 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이마에 깊은 입맞춤을 남기며 다짐처럼 말했다.가혹한 겨울의 시작 속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과 신뢰는 더욱 굳건하게 벼려지고 있었고,다가올 인간 왕국의 침공에 맞서 실바니아 영지를 수호하겠다는군주와 반려의 결의가 하얀 눈밭 위로 웅장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
PREV
1
...
7891011
...
1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