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 시우가 주하에게 손을 내밀었다.“밖에 나가볼래? 백사장이거든.”“응!”자연스럽게 시우의 손을 잡은 주하가 리조트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때, 시우에게 이끌려 걷던 주하의 걸음이 문득 느려졌다.하늘에 붉은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붉은 노을이 점점 짙은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순간, 머릿속에 무언가가 환상처럼 스쳤다.자기보다 키가 조금 더 컸던 소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끔은 함께 물놀이도 했지만, 주로 두꺼운 책이나 서류를 든 채 어른들 틈에서 의젓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아이였다.물놀이가 끝나고 물 밖으로 걸어 나올 때면, 어김없이 다가와 커다란 타월로 어깨를 감싸 안아 주며 바나나 우유를 쥐여주곤 했다.그리고 어느 날, 저렇게 물든 하늘 아래에서 그 아이와 손을 잡았다. 평소답지 않게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조심스레 눈을 맞춰 오던 고운 얼굴과 바람에 흔들리던 검은 머리카락.그리고 귓가를 간지럽히던 다정한 목소리.“이번 휴가 끝나면…… 한국에서 잠깐 볼래?”주하의 발이 완전히 멈췄다. 손을 잡고 앞서 걷던 시우가 이상함을 느끼고 뒤를 돌아봤다.“주하야?”주하는 시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시우야,”“응?”주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말이야. 예전에….”“…….”“저녁노을이 지던 곳에서, 한국에서 만나자고 이야기 했어?”“!!!”시우의 눈이 크게 뜨였다.주하의 말을 이해한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기대를 숨기지 못한 목소리가 떨렸다.“설마…기억 난 거야?”“전부는 아닌데….”주하는 시우와 하늘을 번갈아 바라봤다.“이렇게 손을 잡고 가는 거랑…네 위에 저 노을이….”“…….”“왜인지 모르겠는데… 낯설지 않아서.”떨리는 입꼬리를 한껏 올린 시우가 주하를 왈칵 끌어안았다.“시우야?”“…무리하게, 기억하지 마.”목소리가 낮게 떨렸다.“ 그걸로 괜찮아.”“….”
最終更新日 : 2026-09-0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