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아직 하지 맙시다."예원의 마지막 규칙에 시혁은 잠시 침묵했다. 당황하거나 어이없다는 기색은 없었다.그는 어둠 속에서 예원의 눈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이내 특유의 건조하고 차분한 음성으로 짧게 대답했다."그렇게 하죠."그것으로 끝이었다.시혁은 그 이상의 확답을 요구하거나, 아쉬움을 핑계로 다시 입을 맞추려 들지 않았다. 두 사람은 방금 전까지 뜨겁게 얽혀있던 차 안의 공기를 뒤로한 채, 깔끔하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다음 날, 미온개발 회의실.루센 프로젝트의 실무 회의를 위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선 예원은 가장 먼저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는 시혁을 발견했다.창밖으로 쏟아지는 밝은 아침 햇살 아래, 반듯한 수트 차림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그를 보는 순간 예원의 머릿속에 전날 밤 차 안에서의 기억이 찰나처럼 스쳐 지나갔다.어둠 속에서 빈틈없이 맞닿았던 입술의 온도, 뺨을 간지럽히던 더운 숨결, 그리고 계속 만날 거냐는 질문에 내뱉었던 자신의 단호한 대답.그러나 예원은 곧바로 시선을 눈앞의 서류로 내리며 미세하게 흐트러지려는 호흡을 다잡았다.시혁 역시 회의실로 들어온 예원을 발견하고 고개를 들었지만, 그의 입에서는 사적인 안부 대신 지극히 건조한 업무용 멘트가 흘러나왔다."수정안, 방금 전송했습니다."어제 잘 들어갔느냐는 다정한 안부도, 밤사이 잘 잤느냐는 일상적인 질문도 없었다.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공적인 자리에서, 시혁은 완벽하게 '아크온의 대표'라는 외피를 단단하게 두르고 있었다.예원은 그 차갑고도 프로페셔널한 태도에 서운함을 느끼는 대신, 오히려 묘한 안도감과 동시에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아득한 긴장감을 느꼈다.어제 차 안에서 합의했던 첫 번째 규칙이 지금 이 순간 한 치의 오차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21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