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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원래 예쁜 여자한테 소문은 액세서리 같은 거죠

ผู้เขียน: 움디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9-08 19:19:47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아니요. 저도 방금 왔어요.”

 태호가 맞은편에 앉았다.

 “주문은 편하신 걸로 하시죠.”

 “네.”

 지안은 메뉴를 몇 장 넘겨보다 무난한 코스를 골랐다. 잠시 뒤 직원이 주문을 받아 돌아가자 테이블 위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부회장님은 평소에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먼저 입을 연 건 어색한 침묵을 견디다 못한 지안이었다.

 “가리는 건 없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지안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서지안 씨는.”

 “저도…… 딱히 가리는 건 없어요.”

 대답을 마친 지안은 잠시 맞은편의 태호를 살폈다. 사실 아까부터 궁금했던 게 하나 있었다.

 “그런데 제가 왜 맞선 후보인지 알고 계세요?”

 “저도 모릅니다. 근데 그건 왜 묻습니까?”

 태호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사실 좀 조사를 했었거든요. 다들 어마무시하던데. 제가 왜 거기에 껴 있는지, 혹시 아버지가 돈을 막 엄청 찔러줬나 싶어서요.”

 “돈을 찔러줬다면 뭐가 달라집니까?”

 태호의 말에 지안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달라질 건 없는데, 이젠 하다 하다 딸 팔아먹으려고 그러시는 건가 싶어서요. 평생 사랑이라곤 받아본 적 없는 제가 누구한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말을 잇던 지안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마음에 없는 맞선이라지만 상대 앞에서 할 얘기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이미 꺼낸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뭐, 재벌가들 결혼이 다 그런 거겠죠.”

 지안은 하하, 머쓱하게 웃으며 태호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태호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어색해진 공기에 직원이 마치 구세주처럼 두 사람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직원이 접시를 내려놓은 뒤 와인 리스트를 펼쳐 보였다.

 “와인은 어떤 걸로 준비해 드릴까요?”

 태호는 건네받은 리스트를 느긋하게 훑어내렸다. 몇 줄쯤 시선을 옮기던 그가 눈을 들어 지안을 향했다.

 “드시는 와인 있으십니까?”

 지안이 가볍게 고개를 내젓자 태호는 더 묻지 않았다. 다시 리스트로 시선을 내린 뒤 한쪽을 손끝으로 짚었다.

 “이걸로 하죠.”

 직원이 확인하듯 이름을 되짚자 태호가 턱을 한 번 주억였다.

 “예. 그걸로.”

 “알겠습니다.”

 직원이 리스트를 거두고 물러났다.

 지안은 맞은편의 태호를 슬쩍 일별했다.

그가 고른 건 뤼나르 로제였다. 화사한 향과 부드러운 맛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샴페인이었다.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안도 몇 번 접해본 적 있어 제법 익숙한 이름이었다.

 여자 취향을 제법 아는 듯 보였다.

 여자를 꽤 만나봤나.

 그러고 보니 생김새도 제법 지안의 취향이었다. 짙게 뻗은 눈썹 아래로 깊게 자리한 눈매와 곧은 콧날, 선이 분명한 입매까지. 거칠게 잘생긴 얼굴에 가까웠다.

 지안은 새삼 제 취향이 꽤나 얼굴에 관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잠깐 마음이 흔들린 것도 같았다.

 “서한호텔, 리뉴얼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객실이랑 라운지 위주로 전반적으로 손봤어요. 마무리 점검 때문에 가끔씩 직접 나가보고 있고요.”

 태호가 끄덕였다.

 “나중에 한번 놀러 오세요. 제대로 모실게요.”

 “호텔 가면 뭐 해줍니까?”

 “음……. 혼자 오시면 별로 해드릴 거 없고요. 결혼하실 분이랑 같이 오시면 좋은 방으로 빼드릴게요.”

 태호의 눈매가 느슨하게 내려앉았다. 제 앞의 여자는 자신과 결혼할 가능성 따윈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사실이 묘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태호는 잠시 지안을 바라보다 짐짓 아무렇지 않은 어조로 물었다.

 “소문이 안 좋으시던데.”

 그녀의 손이 우뚝 멈췄다. 지안은 방금 전까지 일렁이던 호감이 말끔히 가라앉았다.

 아까 흔들렸다는 거 취소.

 얼굴은 멀쩡한데 말에는 여과가 없었다. 처음 보는 맞선 상대에게 저걸 대놓고 묻는 사람도 드물 텐데.

 그렇다고 발끈해서 변명부터 늘어놓는 것도 영 모양 빠지는 일이었다.

 지안은 순간 고민했다. 제 소문에 대한 해명을 하는 것과 인정해버리는 것 중 어느 쪽이 자신에게 더 좋을지.

 “원래 예쁜 여자한테 소문은 액세서리 같은 거죠.”

 지안은 굳이 해명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태호는 대답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몇 초쯤 이어진 눈맞춤에 지안이 먼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농담이에요.”

 머쓱함을 감추듯 지안이 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진짜 재미없는 사람이네.

 그래도 나름 잘된 일일지도 몰랐다. 적어도 자신에게 별다른 관심은 없어 보였으니까.

 마음에 든 여자였다면 저렇게까지 무심할 리는 없을 테고.

 이후 식사는 별다른 굴곡 없이 흘러갔다. 날씨와 회사 이야기, 몇 가지 형식적인 질문이 오갔다.

 특별히 나쁘지도, 그렇다고 설레지도 않는 딱 그 정도의 시간이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지안이 냅킨을 내려놓았다.

 “슬슬 일어나실까요?”

 “그러죠.”

 레스토랑 입구까지 나온 지안이 먼저 돌아섰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태호가 지안을 내려다봤다.

 “진짜?”

 지안이 잠시 눈을 깜빡였다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부회장님.”

 정중하게 고개까지 숙인 뒤 미련 없이 돌아섰다.

 태호는 멀어지는 지안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봤다.

 아무래도 저 여자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태호와 헤어진 뒤 지안은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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