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급한 전갈이라 해도 북방 변경에서 도성까지 닿으려면 보름은 족히 걸렸다.소은하가 죽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그녀의 죽음이 도성에 전해지려면 적어도 보름은 더 걸릴 터였다.‘그때가 되면... 이건도 조금은 마음 아파할까? 자신을 그렇게 보낸 것을 후회할까?’두 달 전, 갓 황위에 오른 이건은 제국을 치라는 명을 내렸다.삼 년 전 화친으로 떠난 나현진을 되찾기 위해서였다.당시 소은하는 물론이고 조정 대신들까지 모두 나서서 그를 만류했다.선황이 승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황권이 굳건히 자리 잡지 못한 때였다.하지만 이건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소은하가 끝까지 강하게 반대하자, 다른 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겠다며 그녀에게 군장 서른 대를 내리기까지 했다.그 뒤로는 조정에서 감히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이건은 그토록 나현진을 연모했다.힘겹게 손에 넣은 황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을 만큼.결국 황명이 내려졌고, 소은하는 군사를 이끌고 출정길에 올랐다.소은하는 천하에 이름난 여장수였다.아흔 번이 넘는 전장을 누비며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비록 이건을 위해 그가 연모하는 여인을 되찾아 주는 싸움이라 해도, 그녀는 목숨을 걸고 싸웠다.나현진을 무사히 구해 낸 뒤, 소은하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호위 병력을 넉넉히 붙여 먼저 도성으로 돌려보냈다.그러나 소은하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나현진을 호송할 군사를 떠나보낸 그날 밤, 적군이 기습해 왔다.소은하는 남은 군사를 이끌고 맞섰지만, 병력의 열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결국 그 전투에서 그녀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소은하는 허공을 떠돌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나현진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그러고 보니 이건이 어찌하여 저토록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겼는지 알 것도 같았다.나현진은 본디 대주의 절세 미인으로 이름난 여인이었다.단아한 이마에 고운 눈썹, 아리따운 얼굴을 지녔으며 몸가짐 하나하나에도 명문가 규수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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