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행사를 주최한 사람이 간단한 이벤트를 하나 제안했다.커플이 함께 무대에 올라 피아노를 연주하고, 가장 좋은 무대를 보여 준 팀에게 고가의 주얼리 세트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였다.“저 주얼리 진짜 예쁘다.”임지연의 눈이 반짝였다.서준우의 소매를 잡아당기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준우 씨, 곧 내 생일이잖아. 소아 씨랑 같이 나가서 저거 받아 주면 안 돼?”주변에 있던 여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지연아, 그건 너무 무리한 부탁 아니야? 소아 씨는 G국어도 못 하는데 피아노 같은 걸 어떻게 쳐. 그냥 지연이 네가 준우 씨랑 같이 하지 그래?”누군가 말을 보탰다.임지연이 서준우를 바라봤다.“괜찮아?”서준우는 별다른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임지연은 김소아를 힐끗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럼 준우 씨를 잠깐만 빌릴게요.”두 사람이 무대에 올라갔다.연주가 시작되자 장내가 조용해졌다.임지연의 손가락이 건반 위를 빠르게 오갔다.서준우도 자연스럽게 연주를 맞췄다.두 사람은 마치 오랫동안 함께 연주해 온 사람들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주변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그러자 김소아 곁으로 임지연의 친구들이 몰려들었다.“김소아 씨, 잘 봐요. 저 정도는 돼야 어울리는 거예요.”한 여자가 비웃으며 말했다.“G국어도 못 하고 피아노도 못 치면서 서준우 같은 남자랑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눈치가 있으면 알아서 사라져요.”“예전에 엄청 가난한 동네에서 살았다면서요? 그런 데서 어떻게 살았대?”“그러게. 아무리 꾸며도 가난한 티는 못 숨기나 봐.”“형편도 안 되는 사람이 괜히 욕심을 내면 자기만 우스워지는 거예요.”주변에서 웃음소리가 터졌다.김소아는 치맛자락을 움켜쥔 채 몸을 돌렸다.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걸음을 떼는 순간 누군가 일부러 발을 내밀었다.김소아는 그대로 바닥에 강하게 넘어졌다.온몸에 통증이 퍼졌다.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붉은 하이힐 굽이 손목 위로 올라왔다.“어머, 미안해요.”여자는 놀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