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정: 12월 2일 월요일, 서진호텔 로비 주원 씨, 신년 행사 일정』빠져나가는 차의 뒷등이 아래층으로 사라졌다. 나는 차 문 가장자리를 잡았던 손을 내렸다. 이헌이 내 앞을 가리지 않고 옆에 섰다.“번호 보셨어요?”“끝자리만요.”이헌은 계단 쪽을 확인하고 휴대폰을 꺼냈다. 나는 기둥 뒤에 붙은 주차 요금 안내판을 봤다. 관리실 번호 아래로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이 표시돼 있었다.“관리실에 물어볼게요.”“제가 확인할게요. 윤나경 씨는 여기 있어도 되고, 먼저 올라가도 돼요.”“같이 갈게요.”이헌이 나를 봤다. 나는 가방끈을 고쳐 쥐었다.관리실 안에서는 라디오가 나오고 있었다. 관리인은 출구 쪽 화면을 돌려 봤지만, 차가 기둥에 가려 번호가 전부 찍히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탄 차의 기록을 바로 내줄 수도 없었다.이헌은 연락처를 남겼다. 나는 관리인이 받아 적은 숫자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왔다.집 앞에서 이헌이 걸음을 멈췄다.“무슨 연락이 오면 혼자 답하지 말아요.”“실장님한테도 오면 알려 줘요.”“그럴게요.”나는 문을 연 뒤에도 잠깐 서 있었다. 이헌은 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주차장 쪽으로 돌아갔다.◈목요일에도, 금요일에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 토요일에는 다은과 밀린 장부를 맞췄고, 일요일에는 빨래를 널었다. 나흘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월요일 오후, 나는 호텔 로비에서 장갑을 벗었다.회전문 옆 직원이 다가와 외투를 받아 주겠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며 가방 안에 장갑만 넣었다. 휴대폰에는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