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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약혼자의 삼촌: Chapter 21 - Chapter 29

29 Chapters

21화. 서진호텔 로비

『오늘 일정: 12월 2일 월요일, 서진호텔 로비 주원 씨, 신년 행사 일정』빠져나가는 차의 뒷등이 아래층으로 사라졌다. 나는 차 문 가장자리를 잡았던 손을 내렸다. 이헌이 내 앞을 가리지 않고 옆에 섰다.“번호 보셨어요?”“끝자리만요.”이헌은 계단 쪽을 확인하고 휴대폰을 꺼냈다. 나는 기둥 뒤에 붙은 주차 요금 안내판을 봤다. 관리실 번호 아래로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이 표시돼 있었다.“관리실에 물어볼게요.”“제가 확인할게요. 윤나경 씨는 여기 있어도 되고, 먼저 올라가도 돼요.”“같이 갈게요.”이헌이 나를 봤다. 나는 가방끈을 고쳐 쥐었다.관리실 안에서는 라디오가 나오고 있었다. 관리인은 출구 쪽 화면을 돌려 봤지만, 차가 기둥에 가려 번호가 전부 찍히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탄 차의 기록을 바로 내줄 수도 없었다.이헌은 연락처를 남겼다. 나는 관리인이 받아 적은 숫자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왔다.집 앞에서 이헌이 걸음을 멈췄다.“무슨 연락이 오면 혼자 답하지 말아요.”“실장님한테도 오면 알려 줘요.”“그럴게요.”나는 문을 연 뒤에도 잠깐 서 있었다. 이헌은 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주차장 쪽으로 돌아갔다.◈목요일에도, 금요일에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 토요일에는 다은과 밀린 장부를 맞췄고, 일요일에는 빨래를 널었다. 나흘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월요일 오후, 나는 호텔 로비에서 장갑을 벗었다.회전문 옆 직원이 다가와 외투를 받아 주겠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며 가방 안에 장갑만 넣었다. 휴대폰에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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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수장고 냉방실

『오늘 일정: 12월 3일 화요일, 서진재단 수장고 고서 상태 확인』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가는 동안 사진을 봉투 안으로 밀어 넣었다. 쪽지는 접지 않고 손에 들고 있었다.“윤나경 씨.”이헌의 목소리가 들리자 계단 쪽을 돌아봤다. 올라오는 사람은 없었다.“봉투가 왔어요. 우편함에요.”“지금 어디예요?”“집 입구요. 사진하고 쪽지가 들어 있어요.”“먼저 안으로 들어가요. 통화는 그대로 두고.”나는 봉투를 가방에 넣고 계단을 올랐다. 현관문을 잠근 뒤에야 쪽지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종이가 손가락 사이에서 조금 구겨져 있었다.“들어왔어요.”“누가 보냈는지 적혀 있어요?”“아니요. 얼굴이 안 나온 사진이에요. 제 가방은 알아보겠어요.”전화 너머에서 의자 미는 소리가 났다.“제가 갈까요?”나는 벽에 걸린 시계를 봤다. 다시 이헌이 집 앞에 오는 것을 누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었다.“내일 수장고에서 봐요. 원래 가기로 했으니까.”“그럼 지금은 사진만 보내 줘요. 봉투도 같이요.”“답장은 안 했어요. 할 곳도 없고요.”“잘했어요.”나는 식탁 위에 봉투와 사진, 쪽지를 나란히 놓았다. 화면에 모두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촬영했다.전송 표시가 사라질 때까지 이헌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다음 날 수장고 입구에서 방문 기록을 썼다. 화요일 날짜 옆에 이름을 적고 출입증을 받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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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해윤 공장

『오늘 일정: 12월 5일 목요일, 해윤 공장, 아버지와 점심』“부지 서류가 움직인다는 게 감정평가도 포함돼요?”목요일 아침, 작업실 계단을 내려가다 멈췄다. 아버지가 보낸 문자를 확인한 참이었다. 오늘 공장에 손님이 오니 점심을 조금 늦게 먹자는 내용이었다.전화 너머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가 멎었다.“누가 온다고 해요?”“땅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요. 아버지는 대출 연장에 필요한 절차라고 들으셨대요.”“서진캐피털에서 보낸 사람인지 확인해 봐요.”“가서 물어볼게요.”“서류에 서명해 달라고 하면 바로 하지는 말고요.”나는 계단 난간에서 손을 뗐다.“아버지한테도 말씀드릴게요.”“혼자 가요?”“네. 공장 가는 버스 기다리려고요.”이헌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제가 같이 갈 수 있는 날이면 좋았을 텐데.”“그러면 아버지한테 뭐라고 소개해요?”대답이 바로 오지 않았다. 아래층 가게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는 계단 끝으로 내려갔다.“주원 씨 삼촌이라고 해야 하잖아요.”“맞아요.”이헌은 다른 말을 보태지 않았다. 나는 가방 끈을 어깨에 고쳐 멨다.“오늘은 제가 보고 올게요. 모르는 건 물어볼 거고요.”“네. 기다릴게요.”통화를 끊으려다가 휴대폰을 다시 귀에 댔다.“실장님.”“네.&rd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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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전략기획실

『오늘 일정: 12월 6일 금요일, 전략기획실 시집 견적서 전달』사진을 더 키우자 서명의 테두리가 깨졌다. 나는 화면을 원래 크기로 돌리고 납품 확인서를 옆에 놓았다. 창가에서 다시 봐도 펜이 들어간 자리는 달랐다.“그렇게 보면 눈 아파.”다은이 작업대에 빈 찻잔을 내려놓았다. 나는 휴대폰을 거치대에 세웠다.“원본을 봐야겠어. 복사하면서 없어진 부분도 있을 테니까.”“어제 그 서류?”“응. 아버지가 안 썼다는 거.”다은은 확인서가 구겨지지 않게 찻잔을 멀리 옮겼다.“혼자 가서 따지지는 말고.”“오늘은 물어보러 가.”나는 시집 견적서를 출력했다. 표지 보강과 책등 수선, 본문 세척을 나눠 적은 종이였다. 아래쪽에 작업 전 확인이 필요하다는 문장을 넣고 서명했다.다은이 출력물을 보다가 내 가방을 봤다.“그런데 견적서는 보내도 되잖아.”파일 집게를 누르던 손을 멈췄다.“사진을 직접 보여 주려고.”“사진도 보낼 수는 있고.”나는 집게를 닫았다. 다은은 더 묻지 않고 파일 모서리를 맞춰 줬다.휴대폰에는 아침에 받은 이헌의 답장이 있었다.『점심 무렵에 오면 됩니다. 조 비서에게 말해 둘게요.』그 아래에 내가 보낸 답이 붙어 있었다.『시집 견적서 가지고 갈게요.』나는 화면을 끄고 납품 확인서를 별도 파일에 넣었다. 견적서와 섞이지 않게 가방 안쪽에 세워 넣은 뒤 앞치마를 벗었다.◈전략기획실 앞에서 방문증을 다시 확인했다. 이름 아래에 방문 목적이 적혀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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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부회장실 앞 복도

『오늘 일정: 12월 6일 금요일, 전략기획실 시집 견적서 전달』이헌이 내 의자 옆에서 손을 내렸다.“주원이 약혼녀입니다, 형님.”나는 가방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 무릎 위 파일이 기울어 견적서 모서리가 밖으로 나왔다. 집게를 눌러 종이를 밀어 넣었다.석진은 이헌을 보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금색 손목시계 위로 셔츠 끝을 당겼다.“알지. 내가 말을 잘못했구나. 식사 중이었니?”“마쳤습니다.”나는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이헌은 탁자에 남은 서류를 모았다. 내 휴대폰은 화면을 아래로 향한 채 놓여 있었다.석진이 문 쪽으로 비켜섰다.“나가는 길이면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주원이한테 듣는 것보다 직접 듣고 싶은 게 있어서.”“여기서 하셔도 됩니다.”이헌이 말했다.석진은 손목을 내린 채 웃었다. 열린 문 밖으로 조현석의 책상이 보였다.나는 휴대폰을 집어 가방에 넣었다.“괜찮아요. 말씀 듣고 갈게요.”이헌이 나를 봤다. 나는 가방 안에 파일을 세워 넣고 지퍼를 끝까지 닫았다. 의자와 탁자 사이를 빠져나오려는데 이헌이 길을 비켜 줬다.손등 사이가 10cm쯤 남았다. 나는 그 손을 지나 문으로 갔다.◈조현석이 옷걸이에서 내 겉옷을 꺼냈다.“견적서는 받으셨습니까?”“네. 감사합니다.”나는 겉옷을 입고 가방끈을 어깨에 걸었다. 조현석은 내 방문증을 보고는 회수함 쪽을 가리켰다.“내려가실 때 저기에 넣으시면 됩니다.”“잠깐 이야기하고 내려갈게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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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주원의 펜트하우스

『오늘 일정: 12월 7일 토요일, 주원 씨 집에서 신년 행사 준비』현관 앞에서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 초인종 옆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나는 손을 들었다가 코트 소매부터 내렸다.어제 석진 앞에서 접어 쥐었던 손수건이 주머니 안에 있었다. 집에 돌아가서 빨았는데도 다림질할 틈이 없었다. 손수건 모서리를 밀어 넣고 초인종을 눌렀다.안에서 냄비 뚜껑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잠깐만요.”주원이 문을 열었다. 셔츠 위에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끈 한쪽이 풀려 무릎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생각보다 일찍 왔네.”“약속한 시간인데요.”주원이 벽에 걸린 시계를 돌아봤다.“그러네. 들어와요. 슬리퍼는 거기.”현관에 여자 구두는 없었다. 신발장 위에는 검정 휴대폰과 열쇠가 놓여 있었다. 나는 구두를 벗어 나란히 붙이고 갈색 가방을 들었다.“코트 줘요.”“제가 걸게요.”주원이 옷장 문을 열어 줬다. 빈 옷걸이에 코트를 걸고 돌아서자 탄 냄새가 났다.주원도 코를 찡그렸다.“아, 불.”주원이 주방으로 뛰어갔다. 나는 가방을 식탁 의자에 놓고 따라갔다.◈프라이팬 한쪽에서 연기가 올라왔다. 주원은 불을 끄고 뒤집개로 계란을 들어 올렸다. 밑면이 검게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이거 원래 이렇게 빨리 타요?”“불이 너무 셌어요.”“영상에서는 센 불로 시작하던데.”“계란 붓기 전에 줄여야 해요.”주원은 싱크대 옆에 세워 둔 휴대폰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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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성탄 장터

『오늘 일정: 12월 14일 토요일, 오후 작업 마감, 저녁 성탄 장터』코트 소매를 펴다가 작업실 문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주원이 문 앞에서 했던 말이 일주일째 걸렸다.원하는 건 꼭 갖는 사람.나는 가방 안쪽에 넣어 둔 휴대폰을 꺼냈다. 이헌이 보낸 문자가 떠 있었다.『입구에서 기다릴게요. 늦어도 괜찮아요.』답을 쓰려는데 문자가 하나 더 왔다.『작업 끝내고 와요.』나는 작업실 불을 끄고 문을 잠갔다.장터 입구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목도리를 고쳐 매는 동안 앞에 선 아이가 아버지에게 안겼다. 아이 어깨 너머로 이헌이 보였다.검은 코트 차림이었다. 휴대폰을 내려다보다가 내가 손을 들자 바로 고개를 들었다. 나는 손을 내리고 줄 바깥으로 걸었다.“많이 기다리셨어요?”“방금 왔어요.”“얼마나 방금인데요?”이헌이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8분이요.”“그건 방금 아닌데요.”“그럼 조금 기다렸어요.”이헌이 내 가방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나는 끈을 어깨 위로 당겼다.“제가 들게요. 오늘 도구는 안 가져왔어요.”“알겠어요.”손이 곧 내려갔다. 나는 빈손이 된 이헌의 손등을 보다가 입구 쪽으로 몸을 돌렸다.지난번에는 시집을 사이에 두고 앉았고, 그 전에는 서류를 펼쳐 놓았다. 오늘은 꺼낼 종이가 없었다.“어디부터 볼까요?”이헌이 안내판을 봤다.“윤나경 씨 가고 싶은 데요.”“이런 데 자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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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다은의 방

『오늘 일정: 12월 14일 토요일, 저녁 성탄 장터』다은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우리 손을 봤다. 나는 이헌의 손에서 손가락을 뺐다. 다은이 붕어빵 봉투를 접었다.“나경아.”“응.”“이분, 내가 아는 그분 맞아?”이헌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강이헌입니다.”“서진그룹 실장님이요?”“네.”다은이 내 왼손을 봤다. 회색 장갑이 끼워져 있었다. 이헌의 오른손에도 같은 장갑이 있었다. 나는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뒤에서 사람들이 밀려왔다. 다은이 천막 기둥 옆으로 비켰다. 나도 따라갔다. 이헌은 지나가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우리 옆에 섰다.“나경이랑 할 얘기가 있는데요.”다은이 이헌에게 말했다. 평소 거래처 전화를 받을 때보다 목소리가 낮았다.“오늘은 제가 데려가도 되죠?”이헌은 나를 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다은이랑 갈게요.”“알겠어요.”이헌이 별 장식 봉투를 내밀었다. 받으려는데 다은이 손을 뻗었다.“그건 제가 들게요.”봉투가 다은에게 넘어갔다. 나는 이헌의 오른손을 가리켰다.“장갑은요.”이헌이 장갑을 벗어 내게 줬다. 나는 빈 장갑을 접어 가방에 넣었다. 손바닥이 닿았던 안쪽이 아직 따뜻했다.다은은 그걸 보고 입술을 눌렀다.“차는 안 타도 돼요. 저희 집 가까워요.”“네. 조심히 가세요.”이헌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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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회장 서재 금고

『오늘 일정: 12월 18일 수요일 오전, 본가 회장님 장부 원본 수선』『수요일, 회장님 장부 원본 볼 수 있어요.』수요일 아침, 본가 현관 앞에서 문자를 다시 읽고 화면을 껐다. 가방 안에는 얇은 종이와 붓, 실을 나눠 넣은 상자가 있었다. 금속 도구는 천으로 감쌌다.문이 열리자 이헌이 안쪽에 서 있었다.“추웠죠.”“오래 안 기다렸어요.”이헌의 눈이 내 가방으로 내려갔다. 나는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도구가 있어서 제가 들게요.”“네. 계단 앞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요.”현관 바닥에 녹은 눈이 묻어 있었다. 이헌이 발로 매트를 당겨 물기를 가렸다. 나는 그 위에서 신발을 벗었다.코트를 벗자 목에 건 실이 옷깃에 걸렸다. 반지가 나오기 전에 손가락으로 눌러 넣었다. 이헌은 외투를 받아 옷걸이에 걸었다.“회장님 혼자 계세요?”“지금은요. 서재에 계십니다.”복도 끝에 문이 열려 있었다. 이헌이 먼저 걸음을 옮겼다.서재 안에서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났다.회장은 책상에 앉아 있었다. 앞에 놓인 신문 한쪽이 접혀 있었고, 안경은 그 위에 벗어 뒀다. 내 인사를 받은 회장이 가방부터 봤다.“그 안에 다 들었나.”“장부 상태를 보고 더 필요한 건 말씀드리겠습니다.”“뜯어서 새로 만드는 건 싫어.”“기존 실을 살릴 수 있으면 살리겠습니다. 새 종이도 필요한 자리에만 붙이고요.”회장이 신문을 밀어 놓았다.“앉아서 기다리게.”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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