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는 이를 악물고 몸을 비틀었다.“놓으라고요! 사람 살려!”현관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 계단 난간을 붙잡았다. 손톱이 긁히고 손바닥이 찢어졌지만 놓지 않았다.“살려 주세요! 누구 없어요?”아래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이서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이웃집 아주머니가 문틈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이서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았다.“아주머니, 경찰 좀 불러 주세요! 저 사람들이 절 데려가려고 해요!”그러나 아주머니는 사내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문을 닫았다.철컥.잠금장치가 돌아가는 소리가 계단에 울렸다.이서는 그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그사이 사내들이 그녀의 손가락을 난간에서 하나씩 떼어 냈다.밖에는 검은 승합차가 기다리고 있었다.차문이 열리자 다시 몸부림쳤다.“안 돼요! 제발!”사내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아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무릎이 바닥에 부딪혔고, 뒤이어 머리가 좌석 모서리에 스쳤다.이서는 창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삼층 거실 창가에 아버지가 서 있었다.그는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서는 마지막으로 입술을 움직였다.'아버지.'아버지는 커튼을 쳤다.차문이 닫혔다.그 순간 이서는 더 이상 아버지를 부르지 않았다.***차 안에는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검은 승합차의 뒷유리에는 짙은 필름이 붙어 있었고,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철망으로 된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좌석은 오래된 인조가죽으로 덮여 있었는데, 누군가 흘린 음료가 말라붙은 듯 끈적거렸다.바닥에는 흙과 모래가 뒤섞여 있었다. 구석에는 낡은 운동화 한 짝이 굴러다녔다.이서는 그 운동화를 보자 숨이 막혔다.자신보다 먼저 이 차에 탔던 누군가가 두고 간 물건일 것이다.그 사람도 자신처럼 울고 소리쳤을까.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차 안에는 이서 말고도 여자 둘이 있었다.맨 뒷좌석의 여자는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고, 다른 여자는 창백한 얼굴로 앞좌석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이 부은 여자의 입술 한쪽에는 마른 피가 묻어
Huling Na-update : 2026-10-20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