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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남긴 빚이 사람값으로 환산되던 날, 나는 짐승의 집에 담보로 끌려왔다.
눈을 마주치지 말 것. 먼저 말하지 말 것. 냄새를 죽일 것. 그게 살아남는 법이었다.
그런데 이 집의 주인이라는 남자가 내 목덜미에 코를 묻고 멈춘다. "익었네. 내 짝이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저는 그냥 빚입니다." 매뉴얼대로 받아쳤다. 그가 웃었다.
도망치면 빚이 부르고, 안기면 그가 문다. 그 송곳니가 내 안에서 잠든 무언가를 깨우기 시작했다.
약혼자에게 배신당해 가문이 멸망하고 약혼자 키오베의 계략으로 독약이 담긴 차를 매일 마시면서 나잔티아는 서서히 독으로 몸이 쇠약해진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키오베의 배신으로 나잔티아는 죽는다.
7년 전, 20살에 회귀한 나잔티아는 약초학자가 아닌 다른 삶을 선택한다.
황제의 비밀 결사단인 오르반에 들어가게 되고
단발로 머리를 자른 여성 최초의 성오르가 된다.
나잔티아를 오르반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준
테세르가 오르반의 신입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번 세계도 멸망합니다.”
신탁은 늘 갑작스럽게 내려온다.
그리고 그 멸망의 원인은.
북부의 대공.
훗날 제국을 무너뜨릴 최악의 흑막.
엘라는 이미 세 명의 망나니 황자를 사람답게 만들어 황실 최고의 문제 해결사로 불리고 있었다.
그래서 황제는 이번에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번 임무는 북부 대공이다.”
“…싫습니다.”
“…거절은?”
“없다.”
그렇게 시작된 마지막 특명.
세상을 멸망시킬 흑막을.
사람으로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