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전생에서 소은은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부어 끝내 모든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인 선왕부 세자 강준의 아내가 되었다. 그런데 막상 혼인하고 나서도, 억지로 아내를 맞이한 강준의 마음은 끝끝내 따뜻해지지 않았다. 밤이 깊어질 때만 그녀를 찾아올 뿐, 강준의 마음은 단 한 순간도 소은을 향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에게 아끼는 여인이 있다는 소문까지— 결국, 소은은 그 여인에게 자리를 내어주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소은은 강준이 그녀를 구해준 열네 살로 돌아와 있었다. 이번 생에 혼인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강준만은 아니리라 소은은 결심했다. 듬직한 소년 장군, 기품 넘치는 왕세자, 재주꾼 심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까지... 모두 하나같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다. 소은이 호기롭게 손수건을 던지려는데 강준의 눈빛이 점점 이상해지며 전생의 기억이 서서히 떠올랐다. "딴 사내? 꿈도 꾸지 말거라."
View More장명희는 두 사람을 다시 한번 바라보긴 했으나, 마음에 두지는 않았다. 부부 간에 말다툼이야 흔한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그날 강준은 술을 제법 들이켰다. 소은이 그를 부축하여 마차에 오르게 하였다.술기운이 오른 탓인지, 강준은 오히려 말이 많아졌다.“내 상처가 그리 흉하더냐?”강준이 물었다.소은이 대답하였다.“흉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어찌하여 그리 오래도록 나를 거절하였느냐?”강준은 묵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은은 잠시 멈칫하였다.“나를 더는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이냐?”그의 목소리는 거칠었고, 자세히
“태자 오라버니, 저 사내를 붙잡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도와주신다면, 경성에서 가장 고운 아씨를 소개해 드리겠사와요. 어떠신지요?”택민은 짐짓 웃으며 말했다.“경중에서 가장 고운 아씨라니? 그게 바로 그대 아니더냐?”그는 오직 그녀만 원하였다. 하잘것없는 서생 따위에 마음 쓰지 말라. 그는 태자이며, 부모 역시 너그러우니 훗날 누구를 맞이하든 문제가 없을 터였다.“저는 그만치 못하답니다.”강영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상서 대감 댁 다섯째 아씨가 저보다 훨씬 곱지요. 태자 오라버니와는 문무가 어우러진 금슬
강진은 처음엔 말이 없었다. 소은이 걸어오자, 문득 강준에게 물었다.“아버지, 어머니랑 아우랑 누가 더 예쁘다고 생각하십니까?”강준은 아들을 흘끗 바라보았다. 아이는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고, 분명 장난삼아 아비를 곤란케 하려는 눈치였다.“그야, 네 어머니가 제일 예쁘지.”강준은 태연하게 대답하였다. 딸은 아직 어리니 무슨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할 터이고, 설령 알아듣는다 해도,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곱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었다.강진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재미가 없었다.무엇보다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투는 걸 무척이
소은이 딸을 배었을 때는 강준을 따라 북지로 떠났을 무렵이었다.정작 북지에 당도하고 나서야 소은은 강준이 말하던 ‘험한 환경’이 어떤 뜻인지 깨닫게 되었다. 관외보다도 더욱 열악하였으며,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물을 구하는 일이었다.요즘은 부부 사이가 두터워, 소은도 마다않고 강준과 함께 이곳저곳을 구경하였지만, 지난 생 강준이 무심하였을 적에는, 어딜 가자 해도 함께 가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저 점점 더 지루할 뿐이었다.게다가 북지의 병영은 경계가 더욱 삼엄하였다.이제는 강현심도 벼슬이 올라, 조희진과 혼례를 올
소은은 자신의 몸 위에서 열중하는 남자를 보며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이 남자는 힘들지도 않나?’ 그녀는 이미 너무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너무 힘듭니다.” 그녀는 강준의 목을 꼭 껴안고 일부로 애교를 부렸다. “세자, 다 됐습니까?” 강준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을 맞추고 말했다. “날 부군이라 불러주시겠습니까?” 소은은 그를 노려보았다. ‘이런 일로 협박을 하다니. 정말 군자도 아니야.’ 다만 강준의 눈엔 오히려 그녀가 애교를 부리는 것 같아 더욱 사랑스러웠다. “
그가 정말로 죽는다면, 그 영혼은 어디로 가게 될까. 어쩌면 이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되어, 한 줌 재로 흩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점점,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것이다.소은은 알지 못하리라. 그녀 마음속에서 가장 못난 사내였던 이가, 한때 곁에 그렇게도 오래 머물렀다는 것을.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다.진명우는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는 이미 맑게 정리되어 있었고, 더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한편, 소은은 주전에 들러 있었고, 거기서 장원급제한 이추생을 마주하게 되었다.“세자비마마.”이추생은 일어나 인사하였다.그는
그러자 강준이 물었다. “부인이 화초를 심겠다는데 누가 감히 막습니까?” “어쨌든 당신 사람이니 체면을 세워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어머님께 알리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전생에 소은이 화초를 심을 때 아무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풍수가 그 닥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당신은 경화거의 주인이니 모든 일은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난 바깥일을 하니, 후원은 당신의 것입니다. 제 의견이 당신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강준은 동주를 보며 말했다. “마당에 있는 사람
소은은 그 말에 담긴 뜻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약방문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그의 ‘노력’이 있어야했다. 아이를 갖는 데 있어 결정적인 것은 약이 아니라, 바로 강준이었다. 그가 정성을 들인다면, 굳이 이 약을 쓸 일도 없을 터였다.“결국 세자께 청해야 하는 일이었군요.”소은이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저는 세자께서야말로 간절히 바라시는 줄만 알았습니다.”강준은 조용히 대꾸하였다.“내가 간절한 건 맞다. 말을 잘못한 게지. 정작 내가 청해야 할 건, 네가 나를 좀 더 아끼는 마음이로구나.”그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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