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셀렌이 침실에서 나왔을 때는 디리안도 이미 외출 준비를 마친 뒤였다.아침 식사를 거른 채 지나간 오전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주 식당으로 향했고, 그곳에는 점심 식사가 가지런히 차려져 있었다. 한낮의 햇살이 높은 창문 사이로 스며들어 따뜻한 음식이 가득 놓인 긴 식탁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그날 성 안은 한층 활기찬 분위기였다.하지만 식당 안에는 또 다른 종류의 평온함이 감돌았다. 좀 더 사적이고 한층 따뜻한 분위기였다.디브리오와 다그니는 먼저 자리에 앉아 있었다.셀렌과 디리안이 자리에 앉자 두 아이는 곧바로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길게 인사를 주고받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두 사람이 함께 자리에 앉은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기에 충분했다.먼저 입을 연 것은 디브리오였다.“엄마, 우리 북부로 돌아가는 거지?”소년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셀렌을 바라보며 물었다.셀렌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미처 말을 덧붙이기도 전에 다그니가 끼어들었다.“모두 함께 가는 거야? 아니면 우리만 가는 거야?”셀렌은 잠시 디리안 쪽을 흘끗 바라보았다.그는 차분하게 앉아 식사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치 이 대화에 끼어들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지만, 셀렌은 그가 여전히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다시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이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북부 출신이란다. 그러니… 함께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겠지. 하지만 수도에 남기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어.”셀렌이 천천히 대답했다.디브리오는 미간을 찌푸렸다. 표정이 조금 달라진 것을 보니 그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엄마… 나는 여기 남으면 안 돼?”소년이 망설임 없이 물었다.그 질문에 셀렌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녀의 눈빛은 부드러워졌지만, 무시할 수 없는 단호함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지금은 안 돼. 네가 스스로 선택을 내릴 만큼 충분히 자라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꾸나.”그녀가 조용히 대답
성에서는 평온한 나날이 이어졌다.그동안 벌어졌던 온갖 혼란이 지나간 뒤, 성의 분위기는 서서히 예전의 일상적인 흐름을 되찾았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기념하는 축제도 여느 때처럼 성대하게 열렸다. 거리 곳곳에는 등불이 걸렸고, 수도의 구석구석에는 야시장이 들어섰으며, 웃음소리와 음악이 늦은 밤까지 공기를 가득 채웠다. 사람들은 마치 이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절의 변화를 기쁨에 가득 차 축하했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다.화려한 축제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는 라미나가 막 숲에서 돌아온 참이었다. 그녀의 팔에 들린 나무 바구니에는 방금 주워 모은 도토리가 가득 담겨 있었다. 숨이 조금 가빴지만, 얼굴에는 평소처럼 차분한 기색이 남아 있었다.소박한 통나무집 가까이 다가갔을 때, 라미나는 제이가 벌써 그곳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문 옆에 가볍게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꽤 오랫동안 기다렸던 모양이었다.라미나는 그를 보자 작게 미소 지었다.“나 기다리고 있었어?”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하지만 제이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라미나가 들고 있는 바구니로 향했다가 이내 그녀의 얼굴로 돌아왔다.“전에 말했던 약초 말입니다…” 그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비베니에에게 쓸 거. 다 만들었습니까?”라미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의 질문에는 어딘가 특별한 기색이 담겨 있었고, 그 때문에 그녀는 그를 놀려 주고 싶어졌다.“꽤 열심이네.”라미나가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비베니에를 낫게 해 주고 싶어?”제이는 웃지 않았다.“완전히 낫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적어도 조금은 더 편하게 해 줄 수 있겠죠.”라미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기다리지도 않고 그대로 그의 옆을 지나 목조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꽤 신경을 쓰는구나.” 안쪽에서 라미나의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작 네가 아팠을 때는… 널 진심으로
셀렌이 성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 완전히 내려앉은 뒤였다.차가운 공기가 복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높은 창문의 틈새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머리 위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불빛은 희미했고, 대리석 바닥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들은 발소리가 바닥에 닿을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렸다.셀렌은 서두르지 않고 걸었다.얇은 겉옷이 걸음에 맞춰 가볍게 흔들렸지만, 그녀의 생각은 여전히 방금 떠나온 곳에 머물러 있었다. 곧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누군가와 함께했던, 그 고요한 방 안에.그녀가 자신의 방으로 향하려고 복도에서 방향을 틀었을 때, 복도 끝에 있는 문이 열렸다.디리안이 안에서 나왔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셀렌을 발견한 순간,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잠시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오래 이어져 우연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긴 침묵 속에서, 그저 서로의 시선만 마주한 채 서 있었다.“어디에 갔었지?”마침내 디리안이 물었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크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드리워진 침묵을 깨뜨리기에는 충분했다.셀렌은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 질문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그저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잠이 안 와서요. 그래서 바람 좀 쐬러 나갔어.”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어쩌면 지나치게 간단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리안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했다.그리고 거기서 멈추는 대신 셀렌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서서히 좁혀졌고, 이윽고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마주 서게 되었다.“네가 어디론가 가 버린 줄 알았지. 널 찾으러 밖으로 나갈 생각까지 했다.”셀렌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에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미소가 떠올랐다.“너무 유난이야.”가벼운 어조였다. 진심으로 나무라는 말이라기보다는 가벼운 핀잔에 가까웠다. 하지만 디리안은 농담으로 받아넘기지 않았다. 그의
비베니에는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디리안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시선이 공허한 것은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지금껏 느껴 왔던 모든 감정이 조금씩 깎여 나가 마침내 완전히 닳아 버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디리안은 언제나 그녀가 알고 있던 모습 그대로였다. 차분하고, 꼿꼿하며, 냉담했다.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조차 없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내면의 그 무엇에도 조금도 닿지 않는 것 같았다.그리고 어쩌면… 실제로도 그랬을지 모른다.“앞으로는 잘 살아라.”디리안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았고, 감정이라고는 거의 실려 있지 않았다.“왜냐하면 이제부터는…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결말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말은 누구도 뒤집을 수 없는 판결처럼 느껴졌다.비베니에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그를 바라보았다.조금 더 오랫동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해 두고, 자신 안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무언가에 새겨 넣으려는 것처럼. 하지만 그녀 자신조차 아직 그런 무언가가 남아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디리안은 여전히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그리고 그제야 비베니에는 처음으로 한 가지 사실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한 번도 자신의 사람이었던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그랬다.디리안은 망설임도 머뭇거림도 없이 몸을 돌렸다.느리지만 확고한 걸음으로 방을 떠나는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조용한 소리였지만, 남겨진 침묵 속에서는 오히려 그 소리가 더욱 크게 울리는 듯했다.그렇게 그는 떠나 버렸다.비베니에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시선은 굳게 닫힌 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마치 자신의 일부가 아직 그곳에 남아 있기라도 한 듯했다. 숨소리는 거칠고 불규칙했지만, 그녀는 억지로 호흡을 가다듬으려 하지 않았다.천천히 입가가
셀렌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겉옷을 집어 들어 어깨에 걸쳤다. 호기심이 망설일 틈조차 주지 않는 듯 그녀의 움직임은 빠르고 거의 다급하기까지 했다. 방을 나선 그녀는 고요한 성의 복도를 가로질렀고, 돌벽 위로 희미하게 반사되는 등불의 빛만이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왔다.밖으로 나오자 밤공기가 곧바로 그녀를 맞이했다. 차갑고 매서웠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발걸음을 늦출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은 즉시 조금 전 창밖에서 보았던 사람의 모습을 찾아 헤맸다.그리고 마침내 그를 발견했다.디리안은 멀리서 걸어가고 있었다. 걸음은 차분하면서도 확고했고, 마치 이미 뚜렷한 목적지를 정해 둔 사람 같았다. 주변에는 경비병도 없었고, 뒤따르는 하인도 없었다. 한밤중의 성의 정원을 가로지르는 사람은 오직 그 자신뿐이었다.셀렌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거리를 유지한 채 그를 부르지도 않았고, 일부러 주의를 끌려 하지도 않았다.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기에 일단은 아무 말없이 지켜보기로 했다.마침내 디리안의 발걸음이 하인들의 숙소 앞에서 멈췄다.셀렌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시간이라면 그곳은 비어 있어야 했다. 그가 그곳을 찾아올 이유는 없었다. 하물며 혼자 찾아올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그런데도 디리안은 안으로 들어갔다.셀렌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문은 그녀가 안으로 들어설 때 조용히 열렸다. 내부는 바깥보다 더 차갑고 적막했다. 발소리도, 대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지나치리만큼 깊은 침묵만이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셀렌은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갔다.그 층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었다.일부러 비워 둔 층이었다.그리고 그곳의 방들 가운데 하나에 비베니에가 있었다.셀렌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녀는 복도 끝에 멈춰 서서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그 자리에서도 살짝 열려 있는 방문이 보였다. 방 안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고, 그 빛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만 비춰 주었다.디리안은 이미 방
성의 아침은 평소보다 한층 고요했다. 햇살이 안뜰에 부드럽게 내려앉아 이슬에 살짝 젖은 하얀 돌바닥을 쓸고 지나갔다. 공기는 상쾌했지만, 그 속에는 피할 수 없는 이별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셀렌은 정원에 서 있었다.그녀의 앞에는 오데트와 그리고리가 북부로 돌아갈 채비를 마친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인들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고, 마차도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말들은 이따금 발굽으로 땅을 차며 출발을 기다렸다.셀렌이 두 사람에게 조금 가까이 다가갔다.“어머니.” 그녀는 오데트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아이들이 정식으로 소개될 예정이잖아요. 그때까지만 머무르셨다가 돌아가시면 안 될까요?”오데트는 평소처럼 단호한 표정으로 셀렌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그냥 돌아가고 싶어.” 오데트가 대답했다. “게다가 디리안은 무도회에서 아이들을 소개하자는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더구나.”셀렌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거의 모든 사람이 이미 아이들을 봤어요. 저희가 북부로 돌아가기 전에 지금 소개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요.”오데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그때 곁에 있던 그리고리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형수님께서는 이곳에 더 머무르셔도 괜찮습니다.” 그가 느긋하게 말했다. “저는 혼자 돌아가도 되니까요.”오데트가 날카롭게 그를 돌아보았다.짧은 시선이었지만, 그 안에는 그녀가 한 번도 감추려 하지 않았던 불쾌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오데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셀렌은 그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평소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도 나는 돌아갈 생각이다.” 오데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뭐… 그 여자가 어떻게 끝을 맞이할지는 궁금하긴 하지만.”셀렌은 그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리고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한결
오데트의 목소리는 너무도 우렁차서, 디리안은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어머니에게 감히 맞설 수 없었다.“이렇게 멍청한 자식을 두다니, 내 팔자도 참 사납구나!”오데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디리안과 할머니를 남겨둔 채 떠나버렸다.할머니가 조용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나도 네 어머니 말에 동의해. 너는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됐다.”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뜻은 분명했다.“할머니…”디리안이 조심스럽게 불렀다.할머니는 그를 바라보았다.“사람의 마음은 억지로 가질 수 없는 거
일라드 집사가 나간 후, 셀렌은 책상에 앉아 모든 서류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했다.곧 성을 떠날 그녀는 단 하나의 실수도 해서는 안 됐다. 모든 내용을 완벽히 숙지해야만 했다.시간이 흘러, 해가 기울 무렵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부인, 왕부인과 대부인께선 이미 도착하셨습니다.”일라드 집사가 알렸다.셀렌은 곧장 방을 나가 두 사람을 정중히 맞이했고, 응접실로 안내했다.늘 그렇듯 시어머니 오데트는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며 작은 것 하나까지 점검했다. 그녀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셀렌은 언제나 그가 좋아
오늘 아침은 셀렌에게 유난히 다르게 느껴졌다.아침 식사 시간에 디리안이 성 안에 있는 것도 드문데, 같은 식탁에 앉아 있는 건 더더욱 흔치 않았다.평소라면, 그가 집에 있더라도 서재나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었고, 셀렌은 다가가는 일을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무엇을 하든 그는 불편해할 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가슴의 상처는 그녀의 발걸음을 묶었고, 노력하려던 마음을 멈추게 했다.“…오늘 할머니와 어머니가 오실 거다.”디리안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셀렌은 그를 바라보며 차분히 물었다.“내가 아직 회복 중이라
그날 아침, 공기는 유난히 차가웠다. 평소처럼, 셀렌은 디리안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제는 익숙했다. 그는 집에 머무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한때의 셀렌은 그가 성의 업무로 바쁘다고 믿으려고도 했었지만, 진실을 알고 난 지금 남은 것은 혐오뿐이었다. 마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셀렌은 시간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 거라 스스로를 다독였다.그러나 그날 아침은 더 무거웠다.공작 저택에 그녀의 아버지, 모로 백작이 예고 없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도대체 비베니에에게 무슨 말을 한 거냐?”백작의 목소리는 압박적이었고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