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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붙잡는 사람
나를 붙잡는 사람
ผู้แต่ง: 침서면

제1화 속셈

ผู้เขียน: 침서면
세광대학병원 산부인과.

송아진은 검사 결과지와 초음파 사진을 손에 들고 긴 복도를 지나 진료실 앞으로 향했다.

진료실 안에서는 남편 신주현이 의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송아진 씨 몸 상태와 자궁은 지금 임신하기에 아주 적합해. 아이를 원한다면 서둘러야 해. 저쪽에서는 오래 기다려주지 못할 거야.”

그 순간, 노크하려던 송아진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저쪽이라고?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

신주현의 목소리는 여전히 듣기 좋았고 특유의 가벼운 여유까지 섞여 있었다.

“알겠어. 최대한 빨리할게.”

“송아진 씨가 동의했어?”

의사가 묻자 신주현은 비웃듯 짧게 웃어넘겼다.

“아진은 날 너무 좋아해. 내가 원한다면 아이쯤은 당연히 낳아줄 거야.”

“그렇게 하면... 송아진 씨가 널 미워할 수도 있잖아.”

“그게 중요해?”

신주현은 태연히 대꾸했다.

“설령 송아진이 날 미워한다고 해도 감히 내 곁을 떠나지는 못할 거야.”

그 말을 들은 송아진은 손에 쥔 서류가 구겨질 만큼 힘을 꽉 주었다.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송아진은 왠지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일주일 전부터 신주현이 계속 임신 준비 검사를 하라고 재촉했지만 송아진은 오늘에서야 겨우 병원에 올 수 있었다.

결혼한 지 2년이지만 단 한 번도 아이 이야기를 꺼낸 적 없던 신주현이 왜 갑자기 아이를 원한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되었다.

겉보기에 신주현은 늘 다정한 남편이었고 사람들 앞에서는 송아진을 아끼는 듯 보였지만 송아진은 그가 언제나 자신에게 차갑게 대했고 그의 마음 역시 자신한테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결혼은 애초에 사랑이 아닌 계약이었으니까 말이다.

원래 이 결혼은 송아진의 이부동생인 송지연이 해야 했던 약속이었다. 하지만 4년 전 송지연이 혼전 진단을 받아 아이를 낳기 힘들 거라는 이유로 그 혼약은 송아진에게 돌아왔다.

송아진은 7년 동안 신주현을 사랑했고 결국 바라던 대로 그의 아내가 되었지만 모든 게 마치 허망한 꿈처럼 느껴졌다.

‘지금 신주현은 대체 나한테 무엇을 하려는 걸까.’

송아진은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노크를 한 뒤 안으로 들어갔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 앞에 섰다.

“선생님, 이게 제 결과지예요.”

신주현의 오랜 친구이자 담당 의사인 서이안은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어색하게 웃었다.

“컴퓨터로 이미 확인했습니다. 지금 아주 적합합니다. 젊을 때일수록 더 좋으니 임신은 서두르는 게 좋아요.”

서이안은 말을 마치자 곧 신주현을 바라봤고 그는 기다렸다는 듯 송아진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들었지? 내 아이를 낳아 줘.”

송아진은 신주현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니 알 수 없는 불안이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고 조금 전 들었던 대화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알았어.”

송아진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이안을 향해 물었다.

“선생님, 제가 2년 전에 동생에게 신장을 하나 떼어줬어요. 지금 임신을 하면 신장이 하나뿐인데... 제 몸에 무리가 가서 아이에게도 안 좋을 수 있나요?”

그러자 서이안은 잠시 기침을 삼키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이론적으로는 문제없습니다. 안심하세요. 임신하게 되면 제가 끝까지 책임지고 챙겨드릴 겁니다.”

송아진은 더 묻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운전석에 앉은 신주현은 스포츠카를 몰며 기분이 좋은 듯했다. 차 속도는 빨랐고 그의 표정은 한결 여유로웠다.

그러자 송아진은 조심스레 물었다.

“왜 갑자기 아이를 원하는 거야? 결혼 전에는 아이를 원하지 않고 자신은 딩크족이라고 했으면서...”

순간, 신주현의 손이 핸들을 꽉 움켜쥐었다.

‘도대체 무엇이 신주현을 긴장하게 만드는 걸까?’

송아진은 고개를 돌려 신주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송아진이 열여덟 살 때 처음으로 신주현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는 이미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신주현은 언제나 송지연의 약혼자였고 그들의 결혼은 두 사람의 부모까지 서로 원하는 결혼이었다.

만약 송지연이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면 결코 송아진의 차례가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추자 신주현은 한 손을 뻗어 송아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정한 동작이었지만 송아진의 가슴은 더 불안하게 뛰었다.

“너도 원하지 않아? 우리 둘을 닮은 아이를 말이야.”

신주현의 눈빛은 깊고 다정해 보였지만 송아진은 속이 부들부들 떨렸고 애써 화제를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내 친구가 며칠째 술집에서 송지연을 봤대. 신장 이식받은 사람이 술을 그렇게 마시면 안 되잖아. 그러다가 잘못하면 큰일 나.”

그러자 순식간에 신주현은 표정이 굳어졌고 차를 세차게 몰아붙이며 속도를 높였다.

“속도 좀 줄여!”

송아진은 놀라며 안전벨트를 붙잡았다.

“뭐가 문제지? 당초에 정의로운 듯 신장을 선뜻하게 내주더니... 이제 와서 네 신장이 아깝다는 거냐?”

신주현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송아진은 눈가가 금세 뜨거워졌다.

“내가 원해서 준 게 아니잖아! 네가 빌지 않았다면 내가 왜 줬겠어?”

그러나 신주현의 입가에는 비웃음만이 번졌다.

“신장 하나 내주고 내 아내의 자리를 얻었으니... 너도 손해 본 건 아니잖아?”

그 한마디에 송아진은 말문이 막혔고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리며 가슴이 먹먹하게 죄어왔다.

...

집에 도착하자 기분이 별로이던 송아진은 곧장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

머릿속은 병원에서 들었던 대화로 가득 차 있었고 아무리 곱씹어도 도대체 신주현이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었다.

결혼 2년 동안 밖에서는 늘 다정하고 집 안에서는 늘 냉정했던 신주현이었다. 그리고 송지연에 관한 말만 꺼내면 그는 언제든지 눈빛이 달라졌다.

결국 신주현은 절대 변한 게 아니었다.

송아진이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나오자마자 갑자기 두 팔이 위로 들어 올려졌고 그녀가 놀라기도 전에 강렬한 입맞춤이 덮쳤다.

그의 몸에서는 향긋한 냄새가 났지만 그의 키스는 거칠고도 집착이 가득했다.

숨이 막혀올 무렵 신주현은 송아진을 안아 침대 위로 던졌다.

신주현이 몸을 낮추자 송아진은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막았다.

“지금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아침부터 병원 다녀왔더니 너무 피곤해.”

신주현은 곧바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난 네가 이렇게 구슬프게 구는 게 제일 질려.”

그 말에 코끝이 시큰해진 송아진은 이를 악물며 낮게 반박했다.

“그렇게 싫으면 애초에 나랑 하지 마. 아이도 필요 없잖아.”

잠시 후, 신주현은 또다시 표정이 풀렸고 손가락으로 송아진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신주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한 얼굴이었지만 송아진은 그 다정함조차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진아, 오늘이 바로 기회야. 내 말 들어.”

그 순간 송아진은 심장이 세게 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송아진이 아무 말도 하기 전에 신주현의 손길은 이미 거침없이 그녀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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