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화

Author: 고능비
"네, 할머니."

비록 전씨 할머니가 평소 잘해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태윤이는 친손자이고, 자기는 그저 손자며느리에 불과한데, 혹여 갈등이 발생하면 며느리 편을 들어주기나 할까?

예정은 전혀 믿지 않았다.

마치 언니의 시부모들처럼 말이다.

결혼 전에 그들도 언니에게 친딸이 질투할 정도로 엄청나게 잘해주었지만.... 결혼 후엔 태도가 확 달라지더니 언니랑 형부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시어머니는 언니에게만 아내노릇을 잘 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아들은 언제나 한집 식구이고, 며느리는 그냥 남인 것이다.

"이제 출근하러 가야겠네? 그럼 할머니는 그만 가 볼게. 그리고 저녁에 태윤이한테 데리러 가라 할게, 같이 밥이라도 먹자"

"할머니, 제가 가게 문을 늦게 닫아서 아마 식사는 어려울 것 같아요. 주말은 어떨까요?"

주말에 학교가 쉬면 학교에 의존하여 먹고사는 서점들은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말엔 문을 닫아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씨 할머니는 그 말을 자상하게 받아주셨다.

"그럼 주말에 다시 보자, 먼저 일 보거라."

그러고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

예정은 바로 가게로 가지 않고, 먼저 절친인 심효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점심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나오기 전에 가게로 돌아간다고 했다.

인생의 큰일을 해결한 예정은 아무래도 돌아가서 언니에게 말하고 나서 언니의 집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십여 분 후,

언니의 집에 도착했다.

형부는 이미 출근하였고 언니는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다. 그녀가 집으로 돌아온 것을 본 언니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

"예정아, 왜 벌써 돌아왔어? 오늘 가게 안 열어?"

"점심때 다시 갈 거야, 점심때가 가장 바빠. 우빈인 아직 안 깼어?

주우빈은 예정의 조카로 이제 막 두 살이 된 장난꾸러기이다.

"아직이야. 그 녀석이 깨어나면 집안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어."

예정은 언니를 도와 옷을 널면서 어젯밤에 일었던 일을 조심스레 물어봤다.

“예정아, 형부가 널 쫓아내려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랬을 거야, 내가 별로 수입도 없고....”

언니의 이 말을 들은 예정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형부는 작은 사장이어서 수입이 꽤 높은 편이었다. 언니와 형부는 대학 동창이고 원래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나중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결혼 후 형부는 언니에게 배려하는 듯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내가 당신을 책임질 테니 당신은 집에서 쉬면서 아기 가질 준비나 해."

그에 언니는 참 시집 잘 갔다고 생각하며 회사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그 뒤론 집에서 주부로 살았다. 결혼한 지 1년 만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고, 아이를 보랴, 가정을 돌보느랴 바쁘게 지내온 탓에 더 이상 자신을 꾸밀 시간도 없었고, 게다가 몸매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생각은 엄두도 못냈다.

어느덧 3년, 언니는 젊고 예쁜 미녀로부터 뚱뚱한 몸매에 꾸미지도 않는 주부가 되었다.

예정은 언니와 다섯 살 차이로, 열 살 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돌아가고 나서부터는 언니와 둘이 의지하면서 살았다.

부모님이 교통사고 난 뒤 보상금은 원래 두 자매가 학업을 마치기에 충분하였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일부를 가져갔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일부를 가져가, 남은 돈은 두 자매가 아껴 써야 겨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

게다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집까지 빼앗긴 예정은 언니와 함께 밖에서 셋방을 얻었고, 언니가 시집갈 때에야 비로소 셋방살이를 끝냈다.

언니는 예정을 딸처럼 예뻐하면서 키웠다. 결혼 전에도 남편에게 결혼 후에 동생이랑 같이 살겠다고 하였는데, 그때 형부는 흔쾌히 응하였지만 지금은 예정이 같이 사는 것이 차차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언니, 이게 다 나 때문이야.”

"아니, 예정아! 너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마. 엄마 아빠가 일찍 돌아가셨지만....넌 언니만 믿고 의지하면 돼 알았지?"

예정은 이 말에 크게 감동한다.

어렸을 땐 언니를 의지하고 살았지만, 지금은 언니의 의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정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꺼냈다.

"언니, 나 결혼했어. 방금 혼인신고도 마쳤고....그래서 언니한테 이 소식 알려주러 온 거야, 나 이따 짐 정리해서 나갈게.”

"뭐? 너 결혼했다고?"

예진은 거의 비명 지르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여동생을 바라보다가 빼았는 듯 예정의 손에서 결혼사진이 담긴 핸드폰을 가져갔다.

"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넌 남자친구도 없었잖아?"

사진에 나오는 남자는 잘생기긴 하였으나 눈빛이나 표정이 너무 차가웠다. 보기만 하여도 동생이랑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정은 돌아오는 길에 이미 어떻게 변명할지 생각했다.

“언니, 나 남친 사귄 지 꽤 되었어, 이름은 태윤이라고....평소에 일이 너무 바빠서 언니한테 소개해 줄 기회가 없었어."

"어제 나에게 프러포즈하였고, 난 그저 그걸 받아들인 것뿐이야. 그리고 우린 이미 혼인신고도 끝났어. 언니, 아주 훌륭한 남자고 나한테도 엄청나게 잘해주니까 걱정하지 마, 나 결혼 후에 꼭 행복할 거야!”

예진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동생한테 남자친구가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못 들었는데 벌써 결혼이라니....

어젯밤 부부 싸움을 한 걸 동생이 들은 것을 생각하면 예진은 괴로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예정아, 언니가 형부한테 네가 식비를 낸다고 했으니 그냥 여기서 아무 생각 말고 지내."

"서둘러 시집가서 급하게 이사갈 필요 없어."

예진은 동생이 남자친구에 대하여 지금까지 알려주지 않은 것을 보며, 사귄 지가 얼마 되지 않았을 거로 추측한다.

오늘 갑자기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것은 남편이 예정을 눈에 거슬리게 생각하여 급하게 시집을 가게 된 것일 거다.

예정은 웃으며 언니를 위로하듯 말한다.

“언니, 정말 이거랑 아무런 관계가 없어. 나 태윤이랑 함께 있을 때 정말 행복하거든? 그러니까 언니는 기뻐하기만 하면 되."

예진은 계속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예정은 언니를 살며시 끌어안았다, 언니가 울음을 멈추고 감정을 추스르자 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언니, 자주 보러 올게, 나 태윤이랑 발렌시아 아파트에서 살 거야, 거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 오토바이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태윤이 가정 조건은 어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예진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예정은 아직 전씨 가문에 대해 잘 모른다.

비록 전씨 할머니와 3개월을 알고 지냈지만, 평소에 따로 집안일을 물은 적이 없었다.

어떨 때 전씨 할머니가 먼저 말을 꺼내면 그녀는 조용히 듣기만 했다.

태윤은 집안의 장남이고 그 아래에는 남동생들(사촌 동생 포함)이 여럿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태윤은 관성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출근하고 있고 이미 차도 집도 샀으니, 가정 형편이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예정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언니에게 말해줬다.

제부가 대출 없이 집을 샀다는 소식을 들은 하예진은 이렇게 말한다.

"그 집문서 너랑 공동명의로 소유하는 건 안 될까? “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63화

    전유림이 말을 이었다.“소아 씨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요. 원래 임도준 씨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 거기다 임씨 진료소 간호사분이랑 그런 일까지 벌였으니 소아 씨가 어떻게 임 선생님을 선택하겠어요? 이미 진 거나 다름없어요. 소아 씨한테 강제로라도 밀어붙이지 않는 이상 소아 씨 마음을 못 움직일 거예요. 소아 씨는 제 사람이에요. 만약 임도준 씨가 소아 씨한테 무례하게 군다면 제가 죽음이라는 글자가 어떻게 쓰는지 알려 반드시 줄 겁니다.”전유림은 임도준도 나름 이성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다.자신의 앞길을 위해서라도 함부로 덤비지는 않을 터였다.게다가 전유림이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그가 진소아에게 실례라도 하면 즉시 현장에 달려가 영웅처럼 그녀를 구해낼 자신이 있었다.전씨 할머니는 여덟째 손자의 말을 듣더니 그제야 안심하며 웃었다.“다행이구나, 내 손자며느리가 남한테 빼앗기진 않겠구나.”전유림이 할머니를 바라보며 한마디 덧붙였다.“할머니, 손자를 그렇게 못 믿으시는 거예요? 제가 마음에 둔 사람을 어떻게 남한테 빼앗겨 놔두겠어요? 그건 제 남은 인생의 행복이 걸린 일이에요.”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한번 마음을 주면 평생 한 사람만 바라보았다.아무리 험난한 구애의 길이라도 그들은 끝까지 견지하여 반드시 사랑을 이루어 냈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은 인생을 홀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다시는 다른 누구에게도 마음을 내주지 못할 테니 말이다.잠시 숨을 고르던 전유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임도준 씨는 그래도 분별력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짓은 안 할 거예요. 아마 계속 고민만 하겠죠. 제가 보기에 지금도 망설이고 있을 거예요. 소아 씨를 계속 쫓을지 말지. 몇 년이나 좋아해 온 터라 쉽게 놓지 못하는 모양이던데 망설이고 고민하며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해 보려는 거겠죠. 자신 있었다면 굳이 저를 찾아와서 얘기하자고 했겠어요?”연적끼리 싸울 때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쪽은 대개 자신 없는 쪽이다.자신감이 넘친다면 굳이 찾아와서 말 섞지 않으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62화

    전유림이 말했다.“할머니를 모실 시간은 많죠. 큰형도 저한테 뭐라 못 하실 거예요. 큰형수님은 출근도 하시고 리조트에 일도 많고 애들도 돌봐야 해서 이미 바쁘신데 귀찮게 하지 마시고 제가 내일 모실게요.”전씨 할머니가 말씀하셨다.“네가 시간 되면 너한테 부탁할게. 큰며느리한테는 너무 폐 끼치지 말아야지. 예정은 정말 바빠.”집안의 큰며느리는 할 일이 산더미였다.게다가 하예정은 자기 사업도 따로 있었고 아이들 키우느라 바삐 돌아치면서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상황이었다.“그럼 제가 지금 소아 씨한테 할머니 예약을 넣어 드릴까요?”“안 그래도 된다. 내가 벌써 해 놓았어. 지금 와서 네가 예약한다고 좋은 시간 잡히겠니? 지금 소아 씨 예약도 오전은 이미 꽉 찼고 오후에만 빈자리가 있더구나. 검사하러 가는 건데 오후 예약을 잡으면 배고파서 못 견디지. 할머니는 그렇게 못 참아.”전씨 할머니는 나이가 있으셔서 조금만 굶어도 못 견디셨다.전유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역시 할머니 생각이 깊으세요.”이렇게 하면 진소아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었다.어르신이 가끔 병원 가서 검사받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할머니, 제 연적이 오늘 밤 저를 만나서 얘기 좀 하자고 하더라고요.”전씨 할머니가 흥미를 보이며 물으셨다.“무슨 얘길 했어? 싸우지는 않았지? 때리진 않았고? 연적한테는 마음이 약해서는 안 된다.”전유림은 할 말을 잃었다.전씨 할머니는 이야깃거리를 쫓는 데 여념이 없으셨다. 그래서 손자의 연애 이야기나 들으시려고 매일 밤 이곳에 오셔서 늦은 시간까지 손자를 기다리시는 것이었다.전씨 할머니는 따끈따끈한 연애 소식을 가장 먼저 듣기 위해 매일 밤 이렇게 늦게까지 손자를 기다리고 있었다.“유림아, 얼른 말해 봐. 거기서 딱 끊지 말고!”전유림이 어이없어하자, 전씨 할머니는 더욱 급해지며 재촉했다.전유림이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할머니, 정말 심심하신가 봐요. 이렇게 늦게까지 안 주무시고 제 얘기를 들으시려는 걸 보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61화

    임도준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말했잖아요. 올해, 연말까지 소아가 나한테 빠지지 못하면 그때는 엄마 말씀대로 아라 씨랑 함께할게요.”이주영이 더 말하려다가 아들이 몹시 신경 쓰이는 표정인 걸 보더니 이내 하려던 말을 삼켰다.내일 직접 진소아를 찾아가 얘기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자기 아들이 이렇게 훌륭한데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임도준의 불쾌함과 달리 전유림은 기분이 좋았다.그는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했는데 안에 불이 켜져 있었다.‘할머니께서 오셨군...’현관에 전기자전거를 세우고 열쇠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밤 10시면 퇴근하기 때문에 아무도 맞이하러 나오지 않았다.전유림은 도련님 체면을 차리지 않고 그냥 알아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서니 과연 전씨 할머니가 소파에 앉아 졸고 계셨다.전유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할머니, 할머니, 피곤하시면 방에 가서 주무시지 여기서 왜 또 주무시고 계세요. 말씀드렸잖아요. 저를 기다리지 않으셔도 된다고요.”전씨 할머니는 손자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눈을 뜨고 전유림을 보더니 눈을 비비며 말했다.“돌아왔구나. 할머니가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보다가 그만 꿈나라에 들어가 버렸어.”전유림이 어이없게 웃었다.“할머니, 제가 방에 모셔다드릴게요.”“괜찮다. 나 이제 안 졸리다. 자, 자, 얼른 앉아봐. 오늘 무슨 진전이 있었는지 할머니한테 말해 보거라.”“고작 하루 만에 무슨 일이 있겠어요. 게다가 저도 출근해야 하는걸요. 할머니, 여자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쉬웠으면 소아 씨는 벌써 임도준이라는 남자한테 뺏겼겠죠. 제 차례가 올 리가 없잖아요.”전씨 할머니가 웃으며 말씀하셨다.“할머니가 좀 조급했구나. 네가 소아 씨를 좋아한다는 걸 알자마자 당장이라도 결혼시키고 싶은 심정이라... 괜찮아, 천천히 해. 그래도 고백은 일찍 하는 게 좋겠다. 소아 씨가 다른 사람한테 빼앗기기 전에 말이야. 집 인테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60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모레 오전으로 예약해도 괜찮아요.”“음... 그런데 말이야, 네가 진 선생님께 장가만 갈 수 있다면 엄마 검사 좀 끼워 넣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들, 네가 정 못 잊겠다면 좀 더 힘내 봐. 큰 도시에서 병원 볼 때 아는 사람 하나 있으면 얼마나 편한데. 차라리 수를 써서 잠자리를 먼저 가지는 건 어때? 애를 갖게 하면 배가 부어오르면 자연스럽게 결혼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임도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엄마, 소아는 저랑 단둘이 나간 적조차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요? 그 사람은 매일 출근하고 쉬는 날에도 자기 진료소에서 일이나 거들어요. 아무 데도 안 간다고요. 저한테는 그런 기회가 전혀 없어요.”강제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감히 그런 짓을 했다간 끝장날 것이고 무엇보다 진씨 가족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아마 진소아는 평생 임도준을 원망하고 경찰에 신고하며 절대 굴복하지 않을 터였다.겨우 이룬 오늘의 자리를 그런 걸로 망칠 수 없었고 진씨 일가를 건드리고 싶지도 않았다.앞으로 의사 생활을 계속해야 하지 않은가.“그런데 지금 소아 곁에 아주 잘생긴 놈이 나타났어요. 집에 돈도 좀 있고 말재주도 좋고 사람 잘 다루기로 소문났죠. 소아가 그놈한테 완전히 빠져서 그놈한테는 엄청 잘해주지만 저한테는 차갑기만 해요. 오늘 여기 오기 전에 그 경쟁자랑도 얘기하고 왔어요. 그 건방진 놈은 정말 싫어 죽겠어요. 형수가 돈 많다는 걸 믿고 거들먹거리기만 한다니까요.”임도준은 전유림의 형과 형수가 누군지, 무슨 장사를 하는지, 어떻게 그렇게 돈이 많은지 민심대로 상가가 모두 그 형수 소유인지를 자세하게 조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사실 그놈을 알게 된 이후로도 이 경쟁자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그런데 그놈은 임도준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싸움에서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그런데 임도준은 상대를 전혀 모르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기겠는가.임도준은 마침내 자신이 전유림과의 경쟁에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59화

    임도준의 뛰어난 능력 덕분에 이주영 부부는 마을에서 더 당당하게 다닐 수 있었다.그런데 그런 아들이 평생 혼자 산다면 말이 되는가.만약 임도준이 정말 그 후배와 결혼할 수 있다면 임영훈 부부는 당연히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며느리 집안이 좋고 게다가 의사 집안 출신이면 마을에서 더 체면이 설 테니까.하지만 아들이 그쪽과 인연이 닿지 않는다면 차라리 김아라를 선택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비록 간호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의학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게다가 김아라는 사람을 잘 보살피고 일에도 능숙했다.그들 부부가 몰래 찾아가 보았던 진소아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진소아는 손끝 하나 까딱 안 하는 공주님 같은 인상이었다. 그런 여자를 아내로 맞으면 도시에서는 어떻게 지낼지 몰라도 시골에 내려가면 농사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다만 진씨 가문의 배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지라 아들이 진소아를 아내로 맞이하기를 간절하게 바랐다.지금 보니 희망이 없어 보였다.가능성이 있었다면 이미 결혼했을 터, 지금까지 끌 이유가 없었으니까.다행히 김아라는 그 자리에서 계속 임도준을 기다리고 있었다.임도준이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감정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할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올해 안에 결과가 없으면 저도 포기할게요. 그때는 엄마와 아빠가 시키는 대로 누구하고든 결혼하겠습니다.”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얻지 못한다면 누구와 결혼하든 다를 바 없었다.임영훈이 말했다.“그래, 올해 안에 결과가 없으면 더는 매달리지 마라. 내가 보기엔 아라 씨가 아주 좋구나.”“아빠, 아라 씨는 철저한 남동생 뒷바라지만 하는 여자예요. 지금도 월급을 거의 가족들에게 쓰고 있잖아요. 제가 아라 씨와 결혼하면 저까지 끌어들여 아라 씨의 친정을 도우라는 소리나 들을 거예요.”“그래도 우리가 그 아이를 벌써 몇 년째 알고 지냈는데 아라 씨 성격을 잘 알고 있어. 지금은 계속 친정을 도와주겠지만 결혼하고 나면 달라질 거야. 그 아이도 말했잖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58화

    김아라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도준에게 다가가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임 선생님,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진 선생님과 얘기는 잘 되셨나요? 배고프지 않으세요? 제가 간단한 야식이라도 만들어 드릴까요?”“됐어요. 이제 별일 없으니까 먼저 들어가 보세요. 아, 이 밀크티는 아라 씨가 드세요.”임도준이 냉담하게 말했다.그는 포장해 온 밀크티를 김아라에게 건넸다.김아라는 이 밀크티가 결코 자신을 위해 포장한 게 아님을 알면서도 받아들였다.그리고 무척 기뻐하는 얼굴로 말했다.“제가 좋아하는 맛이네요. 고맙습니다, 임 선생님.”김아라는 몸을 돌려 소파 앞으로 가서 밀크티를 내려놓더니 임도준에게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임도준이 걸어와 보니 탁자 위에는 정교한 과일 접시가 놓여 있었다.접시 안에는 몇 가지 과일이 가지런히 이쁘게 놓여 있었다.묻지 않아도 김아라가 부모님을 대접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김아라는 자주 이곳에 와서 집을 정리하고 집안일을 도왔다.그의 집은 물론 그의 부모님과도 이미 매우 가까워져 있었다.그런데 임도준이 없는 동안 김아라는 마치 집 주인 행세하고 있었다.임도준도 그 점이 불쾌했지만 뭐라고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다.그녀가 어젯밤 일을 부모님께 말할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임 선생님께서 돌아오셨는데 저는 먼저 가 볼게요.”김아라는 임도준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알고 더 이상 머물지 않았다.그녀는 임영훈과 이주영에게 인사를 한 뒤 밀크티를 들고 웃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임영훈과 이주영이 일어나 문 앞까지 배웅했고 마침내 이주영이 웃으며 말했다.“아라 씨, 내일 와서 밥 같이 먹어요. ”“아주머니, 내일 병원 검사 때문에 불편하실 텐데 제가 대신 장을 봐서 음식을 준비해 놓을게요. 병원에서 돌아오시면 바로 따뜻한 밥을 드실 수 있을 거예요.”“내일 진료소 일이 바쁠까 봐 걱정인데 내일 다시 얘기해요.”임영훈은 속으로 걱정이 많았다. 김아라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03화

    주서인은 훌쩍이며 울먹였다.“예진이는 예정 씨가 늘 곁에서 도와주고 또 부잣집 이모까지 있잖아요. 게다가 원래부터 돈 많은 집안 출신이고. 저는 죽어라 발버둥 쳐도 그 사람들을 따라갈 수가 없단 말이에요. 저도 제 자식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모으고 싶었던 건데 그게 그렇게 잘못이에요? 예진이는 너무 쉽게 돈을 벌잖아요. 지금은 또 부잣집에 시집까지 갔고. 그 집에서 내가 얻을 게 하나도 없는데 우빈한테서 조금 얻어가면 안 돼요? 애가 어린 건 맞지만 가진 건 저보다 많잖아요. 저는 마흔이 넘어도 넉넉하게 살지 못하는데 얘는 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063화

    여운초는 직원과의 통화를 끝낸 뒤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그리고 검은색 회전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의자를 앞뒤로 돌렸다.이곳은 그녀의 회사였다.노크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한동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동호 오빠.”그가 들어오는 모습을 본 여운초는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으로 걸어 나갔다.“멍하니 뭐 생각하고 있었어? 피곤하면 잠깐 쉬어. 며칠 뒤에는 관성으로 돌아가. 이쪽 일은 내가 봐줄게. 형수님이 임신 중이잖아. 곁에 있어 주는 게 더 중요하지.”“피곤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방금 꽃가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017화

    도아영은 전씨 할머니와의 관계가 매우 좋았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할머니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전씨 할머니는 아주 장난기 많은 어르신이라면?. 남의 일에 슬쩍 끼어들어 흥미로운 판 벌어지는 걸 구경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신다고 들었어. 아직 기력도 좋으시다니 한 번 우리 집에 모셔볼까 해서 그래. 겸사겸사 좋은 구경거리도 보여드리고.”도아영은 잠시 말을 고르고 나서 조심히 말했다.“언니, 불만이 있으면 전이혁 씨한테 직접 말하면 돼요. 전씨 할머니는 괜히 끌어들이지 말자. 몸은 정정하시다지만 그래도 여든을 훌쩍 넘으신 분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041화

    도아영이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누구를 아무나 한 명 불러세워도 하나같이 업계에서 손꼽히는 거물급이었다.인맥이 그만큼 넓고 탄탄했다.작년에 전이혁이 도아영을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며 전씨 할머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때 명해은은 남편에게 아들이 정말 보는 눈이 없다고 몰래 말했었다.인품도 집안도 흠잡을 데 없는 여자를 두고 정체도 모르는 ‘여우’ 같은 사람을 쫓아다녔다고 말이다.게다가 전이혁은 ‘여우’를 몇 달이나 쫓아다녔지만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고향도, 어디 사는지도 몰랐다.게다가 전씨 가문의 형제들조차 그를 도와주지도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