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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Author: 빛나냥

제1화

Author: 빛나냥
허설아는 회사에 낙하산으로 온 상사가 자기 딸의 친아빠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여기서 권지헌을 마주칠 줄 알았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회사에 입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며칠 전부터 부서는 젊고 능력 있는 상사가 임명된다며 시끌시끌했었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권율 그룹 총수 집안 도련님이라고 했다.

인생 이력 하나하나 일반 직장인들은 감히 따라갈 수도, 비교할 수도 없는 존재였다.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회의실에 서 있는 남자의 맞춤 정장은 원래도 늘씬한 남자를 더 우아하고 기품있어 보이게 했다.

예전의 풋풋함은 이미 날 선 카리스마로 다듬어져 있고 어린 나이답지 않게 위압감이 넘쳤다.

남자는 뼈마디가 선명한 손으로 리모컨을 쥐고 PPT 내용을 보며 여유롭게 설명했다.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회의실 안에 울렸다.

사람들 모두 상사에게 겁에 질린 첫인상을 보일까 봐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허설아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빛이 나게 닦인 회의실 바닥은 숨을 곳은 커녕 난처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허설아의 얼굴만 더 선명하게 비췄다.

권씨 집안의 그룹일 줄을 알았지만 그게 권지헌의 권 일 줄은 몰랐다.

허설아는 민망함에 몸 둘 바를 몰랐고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숨이 턱 막혀왔다.

3년이었다.

3년 전에 헤어지고 3년 만에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 담당자 누구예요?"

단상 위에서 무심한 듯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권지헌의 시선이 앉아 있는 모든 직원을 훑었지만 순간 얼어붙은 것처럼 아무도 답이 없었다.

권지헌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목소리 톤을 높였다.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도 잊은 겁니까?"

허설아 옆에 있던 동료가 잔뜩 긴장한 채 덜덜 떨며 일어섰다.

"대표님, 제 담당입니다."

착각일지는 몰라도 허설아는 고개를 든 순간 왠지 권지헌과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한 기분에 허설아는 숨이 턱 멎는 듯했다.

권지헌은 빠르게 시선을 돌리고 차갑게 말했다.

"내용 보완이 필요해요. 어떻게 이렇게 작성한 걸 보고할 생각을 했어요?"

허설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마 허설아를 못 본 듯했다.

지금의 허설아는 3년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허설아는 고개를 최대한 낮추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시선을 바닥에 고정하고 있던 허설아의 눈앞에 갑자기 빛이 나게 닦인 고급 구두가 우뚝 멈춰 섰다.

마치 깊은 바다에 빠진 것처럼 짜디짠 바닷물이 허설아의 숨결을 삼켜버린 듯했고 팔다리가 순간 굳어버렸다.

권지헌이 허설아 옆에 멈춰 섰다.

동료가 옆에서 변명했다.

"대표님, 이미 고객 피드백은 통과한 상황이어서……"

들고 있던 리모컨을 책상 위로 툭 던진 권지헌이 고개를 들었다.

권지헌은 날 선 시선으로 허설아 옆에 있는 동료를 빤히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미숙한 기획안은 결국 미숙한 거예요. 고객을 핑계로 대충 넘어가는 게 기준이에요? 아니면 회사 일이 장난 같아요?"

고고하게 우위에 서서 평가를 내리는 듯한 시선은 허설아 옆에서 보고하는 동료가 아니라…… 허설아를 향해 있었다.

사람들 모두 권지헌의 불똥이 자신들한테 튈까 봐 발등만 쳐다보았다.

허설아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권지헌이 다시 이어 말했다.

"보완해서 다시 보고해요."

"네, 대표님."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던 그때, 권지헌의 시선이 허설아에게 꽂혔다.

얼굴은 여전히 예뻤지만 예전보다 훨씬 말라 있었다.

지금은 깔끔한 오피스룩에 머리카락까지 귀 뒤로 단정하게 넘겼지만 여전히 빛이 날 정도 하얀 피부에 턱밑까지 내려온 다크서클과 피곤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시선은 단 한 번도 권지헌에게 향한 적 없었다.

권지헌이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다시 이런 기획안 보고하면 알아서 책임져요."

늘씬한 손가락이 허설아의 책상 위를 불규칙하게 톡톡 두드렸다.

이건 권지헌이 지금 기분이 좋지 않다는 신호라는 걸 허설아는 알고 있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를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허설아는 손바닥에 땀이 맺혔다.

다행히 권지헌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다른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체크했다.

허설아는 종아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 같았다.

회의가 끝난 뒤.

동료들과 자리로 돌아온 허설아는 자리에 앉아 물을 반 컵 벌컥벌컥 비우고 나서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권지헌이 지적한 기획안 중에는 허설아 팀이 맡은 프로젝트도 있었다.

거의 부서 전체가 야근 예약이었다.

옆에 있던 동료가 절규하듯 말했다.

"부임 초반엔 원래 세게 잡는다더니 우리 완전 제대로 걸렸어. 설아 씨, 대표님이 왜 계속 우리 옆에만 서 있었는지 알아? 진짜 놀라 죽을 뻔했어!"

허설아는 잠시 멈칫했다.

권지헌이 옆에 서 있었던 건 아마 동료의 답변을 더 잘 듣기 위해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팀 프로젝트를 체크할 때도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계속 허설아 옆에만 서 있었다.

허설아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회의가 끝나자마자 눈이라도 마주칠 세라 도망쳤다.

하지만 권지헌은 이미 두 사람의 황당하고 짧았던 만남을 이미 다 잊은 듯했다.

아니면 왜 계속 허설아 옆에 서 있었을까.

신경을 쓰지 않아야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의 권지헌은 건영대 경제학부에서 4년 내내 캠퍼스 킹 자리를 지킨 레전드 존재였다.

허씨 집안 큰딸인 허설아와의 열애는 당시 캠퍼스를 뒤흔들었다.

그때 사람들은 하나같이 허설아가 권지헌에게 돈을 퍼부어서 몸을 바치게 한 거라고 수군거렸다.

허설아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권지헌은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 같았다.

하지만 권지헌은 허설아가 주는 돈을 받은 적 없었다.

그러다 권지헌 생일이 다가오던 어느 날, 허설아는 권지헌의 쇼핑 앱 계정에 접속하여 비싸서 장바구니에만 담아놓고 사지 못한 물건이 있으면 선물로 사주려 했다.

그런데 쇼핑 앱에서 권지헌이 다른 사람과 나눈 개인 메시지를 보게 되었다.

상대는 권지헌을 다정하게 지헌 오빠라고 불렀다.

심지어 권지헌이 허설아를 좋아할 사람 같지 않다고 했다.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권지헌이 답하지 않았으니까.

선물도 예정대로 샀다.

생일 파티에서 선물을 받은 권지헌은 놀라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그저 덤덤하게 고맙다는 말만 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에 미리 결제하러 갔던 허설아가 룸으로 돌아오는데 안에서 비웃음 가득한 말들이 들려왔다.

"허설아가 뻔뻔하게 지헌 오빠한테 들러붙지 않았으면 오빠가 저렇게 속물 같은 여자를 만날 리 없지."

"맞아, 돈 좀 있다고 유난이야."

그때, 권지헌의 말이 허설아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

"나도 사실 허설아 별로 신경 쓰지 않아."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권지헌의 말끝을 흐려버렸다.

"지헌 오빠가 저런 졸부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했잖아!"

허설아는 그때의 기분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숨도 쉬기 힘들 만큼 가슴이 아프고 손발이 찌릿찌릿 저렸다.

그러다 마침 집안에 일이 생기면서 허설아의 아버지가 허설아를 해외로 보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3년 뒤에 돌아왔더니 낙하산으로 부임한 상사가 권지헌일 줄이야?

전엔 밥도 아르바이트나 장학금으로 겨우 사 먹던 권지헌이 권율 그룹의 외동아들일 줄은 허설아는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조금 전 반응을 보아하니 아마 모르는 척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대표 사무실 안.

권지헌은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앉아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전체 직원 정보를 확인했다.

당연히 허설아도 있었다.

1년 전에 입사한 허설아는 화려한 이력과 뛰어난 능력 덕분에 입사 1년 만에 정규직 전환뿐 아니라 프로젝트 팀장까지 맡게 되었다.

권지헌은 굳은 표정으로 책상 위를 두드렸다.

옆에 서 있던 비서 조민규가 권지헌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대표님, 분부하실 게 있으신가요?"

권지헌은 옆에 놓인 커피잔을 들어 우아하게 한 모금 마시고 차분하게 말했다.

"새로 부임해서 프로젝트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네요. 팀장들 소개 좀 부탁할게요."

조민규는 바로 알아듣고 하나하나 소개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에야 허설아 이름이 나왔다.

"허설아 씨는 나이가 어리고 본사에서 근무한 지는 1년밖에 안 됩니다. 원래는 해외사업부에 있었는데 실적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실적이 뛰어나?'

권지헌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권지헌 기억 속 허씨 집안 큰따님이 체면을 굽히고 입사했다니?

실적이라는 게 허씨 집안 돈으로 산 건 아닌지도 몰랐다.

어차피 돈으로 모욕감을 주는 걸 즐기는 사람이니까.

또한 감정이 깊어질 때쯤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지는 여자였다.

권지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민규가 눈치를 살피며 이어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허설아 씨가 거의 다 도맡았는데 이사회에서도 기대가 큽니다."

조민규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허설아는 인턴 시절부터 조민규가 직접 챙기며 키운 편이었다.

조민규는 허설아처럼 말수가 적고 튀려고 하지 않고 일을 깔끔하게 하는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을 높이 샀다.

조민규가 잠시 주저하다 몇 마디 거들었다.

"혹시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마음껏 혼내시고 기회만 한 번 더 주시면 됩니다."

권지헌이 싸늘하게 고개를 들고 눈을 치켜올렸다.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

입사한 지 1년 만에 벌써 누군가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사람 마음을 휘어잡는 건 여전한 듯했다.

조민규는 권지헌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한숨을 쉬며 이어 말했다.

"허설아 씨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병이 많이 위중하십니다. 어린 딸도 하나 있는데 아이도 몸이 좋지 않아요. 그런데 하필이면 남편은 또……"

권지헌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며 차갑게 말을 끊었다.

"조민규 씨, 사생활이나 캐고 다니라고 월급 주는 줄 알아요?"

조민규는 화들짝 놀라서 거듭 사과하고 권지헌이 일부러 난처하게 하려는 뜻이 아닌 걸 알고는 허리 숙여 인사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아직은 대표님 기분을 가늠하기 어려우니 조심히 행동해야겠어.'

사무실이 다시 조용해졌다.

권지헌은 조금 전 흘렸던 커피를 닦고 마우스 스크롤을 내려 허설아의 직원 정보를 클릭했다.

증명사진은 대학 시절, 허설아가 같이 가자고 졸랐던 그날 찍었던 사진이었다.

스크롤을 더 내려 혼인 상황란에 멈췄다.

기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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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장한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하지만 출장 때문에 운동화 대신 굽이 가는 힐을 신고 왔다는 사실은 깜빡했다.경사를 오르며 힘을 너무 준 탓에 뒤꿈치를 제대로 디디지 못해 뒷굽이 미끄러지면서 넘어질 뻔했다.노현우가 재빨리 손을 뻗어 김지유의 허리를 감싸고 품으로 끌어당겼다.끌려온 힘 때문에 둘 다 뒤로 밀려 길가 벤치에 털썩 앉고 말았다.노현우가 벤치에 주저앉았고 김지유는 그대로 무릎 위에 올라앉은 채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다.얼떨떨해하던 김지유는 나지막한 노현우의 웃음소리에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노현우가 손을 아래로 내려 김지유의 발목을 만지며 부드럽게 물었다."삐끗했어요?""아, 아니에요……"노현우의 손바닥은 따뜻했다.단단한 손으로 김지유의 가느다란 발목을 어루만지자 뼈밖에 잡히지 않았다.김지유를 안았을 때는 허리가 손안에 쏙 들어올 만큼 잘록했는데 아까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얼핏 봤던 실루엣은 제법 볼륨감이 있었다.노현우의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묘한 웃음기가 섞였다."지유 씨가 이 경사를 너무 얕봤나 보네요.""운동화 안 신은 걸 깜빡했어요……"어쨌든 김지유 본인의 잘못이었기에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괜찮아요, 고마워요."김지유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노현우는 허리를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손등이 살며시 뺨을 스쳤지만 피하지 않았다.이 시간에는 공원에 들어오는 관광객이 적었고 대부분 조명이 환한 실내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벤치 주변의 조명은 높은 나무 덩굴에 가려져 있었고 늘어진 가지마다 작은 꽃들이 눈부시게 피어 있었다.꽃송이마다 은은한 향이 감돌았다.노현우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김지유에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입술만 가볍게 닿았다가 금세 끝난 입맞춤이었다."가요."노현우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고 김지유를 보는 눈빛에도 스스로 미처 알아채지 못한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김지유가 당황하며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둘 다 약속이나 한 듯 스치듯 짧았던 입맞춤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10화

    무대 위 조명이 어지럽게 움직였다.몽롱하고 야릇한 빛과 실루엣이 고전적인 유럽풍 음악에 맞춰 새로운 멜로디로 바뀌었다.공연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니 노골적이라고 해봐야 이 정도가 한계였다.예술적인 표현에 온갖 암시를 담은 무대 연출일 뿐이었다.노현우는 꼭 아이를 데리고 뮤지컬을 보러 온 부모 같았다.노골적이다 싶은 장면이 나올 때마다 손을 뻗어 김지유의 시야를 가리고 못 보게 했다.손을 떼자 마침 무대 위 남녀 주인공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김지유는 가늘고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며 여전히 눈앞에 있던 노현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방금 포옹 장면은 못 보게 하더니 키스 장면은 봐도 되냐고 말없이 묻는 듯했다.노현우가 소리 없이 헛기침을 했다.사실 김지유는 학부생 때 이 뮤지컬을 본 적이 있었다.건영대 연극 동아리는 해마다 공연을 했는데 지금 보고 있는 작품도 단골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였다.무대 위 배우들이 서로 껴안은 채 춤을 추기 시작했다.전부 영어 대사였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몇몇 장면을 빼면 나머지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공연이 끝나고 객석에 불이 들어오자 배우들이 인사를 했다.김지유네 앞줄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옆자리 여자한테 프러포즈를 했다.자리를 뜨려던 관객들도 순식간에 걸음을 멈추고 뜻밖의 이벤트를 구경했다.인터넷에서야 프러포즈 영상을 자주 봤지만 현실에서 직접 보는 건 김지유도 처음이었다. 그것도 공연장 안에서라니.주변 사람들의 환호 속에 여자는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그리고 남자가 준비한 꽃다발을 주변 관객들에게 한 송이씩 나눠주었다.김지유도 탐스럽게 핀 장미 한 송이를 받아 기분 좋은 행운까지 덤으로 얻었다.공연장을 나서니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 도시 전체에 몽롱한 물안개가 드리워져 있었다.노현우가 한 손으로 김지유의 머리 위를 가려주고 다른 손을 빗속으로 내밀었다."비가 많이 오진 않네요. 차 부를게요."김지유가 보기에도 비가 세게 오지 않았다.지금 호텔로 돌아가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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