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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십일
“자리 찾기 힘든가? 내가 나가서 도와줄까요? 음?”

도겸의 어두운 표정을 눈치챈 선우는 뒤늦게 깨달았다.

“어... 형, 누나... 아직 안 돌아왔어요?”

이미 3시간이 넘었고 도겸은 두 손을 펼치며 어깨를 으쓱했다.

“뭘 돌아와? 이별이 장난이야?”

그 말을 마치고 도겸은 선우를 지나 소파에 앉았고, 선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진짜 헤어진 거야?’

하지만 곧 선우는 머리를 흔들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도겸이라면 이별을 말한 뒤 다시는 붙잡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지만, 정은은 그렇지 않았다. 세상 모든 여자가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어도, 정은은 그렇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도겸아, 왜 혼자야?”

고동건이 재미있는 듯이 팔짱을 끼고 웃으며 말했다.

“네가 내기한 3시간은 이미 지났고, 하루가 다 갔어.”

그러자 도겸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내기에서 졌으니 벌칙을 받아야지. 벌칙은 뭐야?”

진심으로 하는 말에 동건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오늘은 다른 거 해보자. 술 마시는 거 말고.”

“뭔데?”

“정은이한테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과를 하는 거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사랑해.’ 라고.”

동건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곧바로 웃음을 터뜨렸고 선우는 도겸의 전화로 정은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차단된 건가?’

도겸은 잠시 멍해졌다. 사람들은 웃음을 멈추고 서로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선우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돌려주며 말했다.

“그... 아마도 진짜 전화를 받을 수 없는 걸 거예요. 정은 누나가 형을 차단할 리가 없잖아요.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선우는 말하며 자신도 민망해졌고 동건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어쩌면 정은이 이번에는 진짜일지도 몰라.”

그러자 도겸은 코웃음을 쳤다.

“이별이 진짜지 그럼 가짜야? 이별이 무슨 애들 장난이야? 이런 내기 다시는 하지 말자. 앞으로 누가 소정은에 대한 말을 꺼내면, 친구로 지낼 수 없을 거야.”

동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너만 후회하지 않으면 돼.”

도겸은 입꼬리를 올리며 신경 쓰지 않는 듯이 보였다. 도겸은 한 번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 심현빈은 그 상황을 보고 급히 분위기를 풀려고 말했다.

“이렇게 심각하게 굴지 말자, 하하... 다 절친들인데.”

...

아침 7시.

수민이 조깅을 마치고 돌아와 문을 열자마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났다. 하얗고 곧은 다리를 드러낸 하운드투스 원피스를 입은 정은이 뜨거운 국을 들고 부엌에서 나왔다. 화장기 없는 얼굴도 아름다웠다.

“빨리 샤워하고 와. 아침 먹어.”

“어? 머리 스타일 바꿨네? 검은 생머리에 높은 포니테일? 예쁘게 차려입고 돌아갈 준비하는 거야? 강도겸이 데리러 왔어?”

“하하, 말 좀 좋게 해줄래?”

“강도겸이 직접 데리러 온다는 거 좋은 말 아니야?”

수민은 식탁으로 다가가 푸짐한 아침 식사를 발견했다.

“샤워해.”

정은은 수민이 뻗은 손을 툭툭 쳐냈다.

“더럽다니까.”

“내로남불이야! 강도겸이 그럴 때는 안 그러더니 왜 나만 때려?”

“응,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때릴게.”

“쳇, 퍽이나 네가 그러겠다.”

수민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정은은 이미 보온병을 들고 나가고 없었다.

“어휴, 벌써 자기 남자한테 아침을 못 챙겨줘서 안달이구만. 친구는 안중에도 없지!”

서광병원, VIP 병실.

“미선아, 오늘 기분은 어때?”

오미선은 손에 들고 있던 논문을 내려놓고, 안경을 제대로 고쳐 썼다.

“신명철? 너 여긴 왜 온 거야?!”

“안 일어나도 돼.”

신명철은 급히 오미선의 등 뒤에 베개를 넣었다.

“상처가 아직 다 안 아물었잖아.”

“충수염, 작은 수술이야. 나이 때문에 회복이 늦어져서 의사가 이렇게 오래 잡아둔 거야. 맞다, 올해 학교 석사 모집 정원은 결정됐나 모르겠네?”

“결정됐어. 너는 3명, 나는 4명.”

“3명이라니…”

오미선이 중얼거렸다.

“왜? 올해도 2명만 받을 거야?”

“응, 나이 들어서 2명밖에 못 데리고 있겠어.”

그 티오 하나는 특별히 남겨둔 거면서 죽어도 인정하지 않는 오미선의 모습에 신명철은 입을 삐죽였다.

“오미선 교수님! 어? 신명철 교수님도 계시네요?”

하성준이 후배 두 명과 함께 들어와 과일과 꽃을 내려놓았다.

“교수님, 병문안 왔어요.”

잡담 중에 한 학생이 말했다.

“올해 1학년 신입생 중에 아주 대단한 학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우리 단과대학 학·석·박사 통합 연계 과정에 합격했대요.”

서비대학교 생명과학대학에서 지난 10년간 학·석·박사 통합 연계 과정을 밟은 학생은 3명을 넘지 않았다.

“작년에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랑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하더라고요.”

“금메달 2개? 나쁘지 않네요. 예전에 오미선 교수님의 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학부 입학 때 금메달 4개로 특례입학한 학생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수학, 물리, 화학, 컴퓨터 모든 분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고 들었는데, 이름이 뭐였지? 소 무슨 은이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신명철이 제때 말을 꺼냈다.

“다들 이만 학교로 돌아가 보세요.”

“아, 네. 그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요.”

병실을 나서며, 한 학생은 풀이 죽어 성준에게 물었다.

“선배, 제가 뭘 잘못 말했나요? 오미선 교수님이랑 신명철 교수님 표정이 왜 그렇게 안 좋아지셨죠?”

성준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

병실 안에서

“학생들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신경 쓰지 마.”

오미선은 손을 저었지만, 입술이 떨렸다. 결국 고인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천재가 왜... 왜 본인의 재능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걸까?”

“흥분하지 마.”

“명철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걔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사랑이 필요하다더라. 하하, 사랑이 필요하다고? 걔는 내 마음을 산산조각 냈어.”

정은은 병실 문 앞에 서서 보온병을 움켜쥐고 눈물을 흘렸다.

‘죄송해요. 교수님.’

결국 정은은 들어갈 용기가 없어, 보온병을 간호사실에 놓았다.

“이거 오미선 교수님께 전달 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어? 누구신지 아직 못 적었는데! 어디 가세요?”

정은은 병동 건물 밖으로 달려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지만, 죄책감에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은 언니?”

큰 키의 세련된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디올 레이디 마이크로백을 들고 다가왔다. 세미 정장과 일자 치마,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여자는 굉장히 지적으로 보였다.

강서정, 강도겸의 친여동생이었다.

“정말 언니네요? 언니가 여기 병원에는 무슨 일이에요?”

서정은 앞에 있는 건물을 바라보았다. 입원 병동이었고 산부인과는 아니었기에 서정은 자신의 엄마를 대신해 안도했다. 정은이 정말 임신해서 결혼하게 된다면, 서영숙 여사는 기절할 것이다.

“서정아.”

정은은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눈이 왜 이렇게 빨개요? 울었어요?”

정은은 말이 없었다.

“또 우리 오빠랑 싸운 거예요?”

“아니야.”

서정은 정은이 말을 하지 않자, 동정의 눈빛을 보였다. 사실 서정은 정은을 꽤 좋아했다. 외모도 좋고, 성격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강씨 집안의 기준에 못 미쳤다. 특히 서영숙은 학벌을 매우 중시해서, 명문대 출신의 고학력자만을 며느리로 삼길 원했다.

“저희 오빠랑 지내는 거 힘들죠? 오빠 성격이 안 좋아서 많이 힘들 거예요.”

“사실 우리 헤어...”

“저기, 저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말을 마치고 시간을 확인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서정은 오미선 교수를 방문하러 왔다. 똑똑하고 예의 바른 학생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오늘 특별히 차려입었다. 박사 특례입학 티오는 이번 병문안에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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