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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직원 출입구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8 12:02:07

[채이]

그 번호로 바로 걸었다. 신호 한 번, 끊김. 다시. 꺼져 있다는 안내.

"언니."

꺼진 화면에 대고 불렀다. 휴대폰은 대답하지 않는다. 알면서 부른다. 사람은 원래 그렇다.

"무슨 일입니까."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가 두 줄을 읽었다. 웃는 사람, 에서 눈이 멈췄다.

"강재헌 씨."

둘만 있을 땐 아직 성까지 붙인다. 거래처 호칭.

"우리 서로한테 거짓말 안 하기로 했죠. 말 안 하는 것도 오래 하면 거짓말 비슷한 거예요."

그가 단추를 한 바퀴 돌렸다. 두 바퀴.

[재헌]

"신부대기실 앞에서 사진 찍은 사람. 방준기 과장. 형 수행비서입니다."

그녀가 숨을 들이켰다.

"그 기사도."

"모릅니다. 찍었다는 것까지만. 누구한테 줬는지, 형이 시켰는지는 아직."

"그래서 말 안 했어요?"

"틀리면 억울한 사람이 생기니까요. 그리고."

창밖을 봤다. 한강 다리 불빛이 줄지어 지나갔다.

"형이 그런 사람이라고 당신한테 말하는 게, 싫었습니다."

변명처럼 들렸을 것이다. 변명이 맞다. 다만 사실이기도 했다. 둘은 가끔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녀가 휴대폰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다음부턴 틀려도 말해 줘요. 같이 틀리면 되잖아요."

신호가 바뀌고 차가 움직였을 때에야 대답했다.

"……그러죠."

같이 틀린다. 들어 본 적 없는 제안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틀리면 혼자 틀린다.

[채이]

화요일은 봄빛 휴무일이다. 예식장은 주말에 불타고 평일에 숨을 쉰다.

아침부터 엄마 전화.

"너 시댁 호텔 직원들한테 인사 돌렸니?"

"그걸 왜 돌려."

"새로 들어온 사람은 뭘 돌리는 거야. 인사로. 너희 아빠가 밤새 지었어. 자투리 비단으로 복주머니 삼백 개. 사탕 한 알씩은 내가 넣었고. 채훈이 가져간다."

"엄마, 삼백 개를 어떻게."

"호텔 직원이 삼백 명은 넘지?"

끊겼다. 우리 엄마는 질문을 하고 답을 안 듣는다. 질문 형식의 통보다.

한 시간 뒤 채훈이 레지던스 앞에 상자 여섯 개를 내려놓았다. 뚜껑 틈으로 알록달록한 비단 끈이 삐져나와 있었다. 창문을 내리고 소리쳤다.

"누나! 매형한테 안부!"

"매형 아니라니까!"

그에게 전화했다. 회의 중이라 백 실장이 받았다. 복주머니 삼백 개라는 말에 오 초 동안 조용하다가 대답했다.

"직원 출입구로 오시면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직원 출입구. 이 호텔에 와서 처음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단어였다.

택시 트렁크에서 복주머니 상자를 내리는데 백 실장이 정말 내려와 있었다. 양복 차림으로 상자 두 개를 한꺼번에 들었다. 셋째 상자에 손을 뻗길래 말렸다.

"실장님, 제가 들게요."

"괜찮습니다. 부사장님이 사모님 손에 무거운 거 들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언제요?"

"방금 회의 들어가시면서. 문자로."

휴대폰을 보여 줬다. 정말 한 줄이었다.

[상자는 백 실장이.]

"이게 다예요?"

"부사장님 문자는 원래 이게 다입니다. 저는 칠 년째 이 길이로 받고 있습니다."

"안 서운하세요?"

백 실장이 상자를 고쳐 들며 잠깐 생각했다.

"처음 삼 년은요. 그다음부터는 한 줄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보입니다."

"오늘 건 뭐가 들어 있는데요."

"상자는 백 실장이. 사모님은 들지 마시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늦게라도 내려오겠다는 뜻이고요."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물으려다 말았다. 칠 년이면 한 줄짜리 통역사가 된다. 나는 아직 한 달도 안 됐다. 그런데 단추 도는 속도로 기분을 읽는 건 벌써 조금 된다. 이 속도면 칠 년까진 안 걸릴 것 같았다. 1년이면 충분할지도. 그 생각을 하다가 1년이라는 숫자에서 걸음이 걸렸다.

도원호텔 지하 2층 직원식당은 봄빛 주방이랑 냄새가 같았다. 기름, 밥 짓는 김, 세제. 맡자마자 어깨가 풀렸다. 로비의 향수 냄새보다 이쪽이 내 체질이다.

점심시간. 유니폼들이 식판을 들고 줄 서 있었다. 백 실장이 복주머니 상자를 배식대 옆에 내려놓자 줄이 웅성거렸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부사장님 사모님이 복주머니 돌리신대."

"그 예식장?"

상자 옆에 서서 복주머니를 나눴다. 하객 답례품 나눠 주던 손 그대로.

"하나씩 가져가세요. 저희 아빠가 지은 거예요. 자투리 비단이라 똑같은 게 하나도 없어요."

줄 중간쯤의 중년 여자가 식판을 내려놓고 나를 빤히 봤다. 머리를 짧게 쳤다. 명찰에 하우스키핑 반장 정미자.

"아이고, 사모님이 직접. 도련님 색시를."

"도련님이요?"

"부사장님요. 내가 그 양반 초등학생 때부터 봤어. 12층 1207호에서 컸거든. 룸서비스 샌드위치만 먹고. 내가 몰래 밥 퍼다 준 게 몇 번인지."

복주머니를 쥔 손이 멈췄다.

"호텔 방에서 컸어요?"

"몰랐어요?"

반장님이 입을 막았다. 그러다 식판을 다시 들고 내 팔을 끌었다.

"그건 저 막내한테 맡기고 밥 먹어요. 오늘 제육이야. 우리 식당 제육 맛있어."

막내는 벨보이 유니폼의 앳된 남자였다. 이름표에 지호. 복주머니 상자 앞에 서며 꾸벅 인사했다.

"사모님, 저 그 무전 녹음 스무 번 들었어요. 떡 많이요. 알람 소리로 해 놨어요."

"……바꿔요."

"싫어요."

세상에서 내 목소리로 깨는 사람이 한 명 늘었다. 원치 않은 방향의 성공이다.

제육은 정말 맛있었다. 고추장이 달지 않고 비계가 바삭했다. 반장님이 내 식판에 한 국자를 더 얹으며 말했다.

"도련님이 어릴 때 말이 없었어. 지금도 없지만. 부모님이 따로 사시니까 호텔에 맡겨 둔 거지. 생일도 여기서 했어. 케이크는 제과팀이 굽고, 노래는 우리가 불렀지. 하우스키핑 여섯 명. 도련님은 촛불 불고 고맙다고 고개 숙이고 방에 들어갔어. 그게 다야. 여덟 살짜리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이고, 내가 괜한 얘길. 식어요, 밥."

"듣고 싶어요."

"……그 양반이 식장에서 웃었다며. 면사포 올릴 때. 영상 보니까 눈이 가늘어졌더만. 입은 가만있고. 그게 그 양반 웃는 거예요. 난 그거 이십 년 만에 봤어."

제육을 한 입 더 먹었다. 조금 짰다. 제육 탓은 아니었다.

"반장님. 채이 씨라고 불러 주시면 안 돼요? 사모님은 너무 어색해요. 저도 반장님처럼 일하는 사람이에요."

반장님이 나를 한참 봤다. 그러다 식판 옆 복주머니를 집어 들었다. 끈을 풀어 사탕을 꺼냈다.

"……채이 씨. 복주머니 곱네, 채이 씨."

사탕을 입에 넣었다. 빈 복주머니는 유니폼 가슴 주머니에 꽂았다. 붉은 끈이 삐죽 나왔다. 그게 명찰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다.

[채이]

입구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검은 정장의 남자가 휴대폰을 귀에 댄 채 뛰어 들어왔다. 연회팀장 윤경식이라고 반장님이 속삭였다.

"이번 주 토요일 로즈룸 열두 시. 돌잔치가 두 건이야. 같은 방, 같은 시간!"

연회팀 직원 몇이 일어났다.

"전산에 둘 다 확정. 지난달 예약 시스템 바꾸면서 꼬였나 봐. 둘 다 계약금 들어왔고 초대장도 돌렸고."

"다른 방은요?"

"토요일 점심 다 찼어. 그랜드볼룸은 결혼식."

윤 팀장이 머리를 감쌌다. 나는 이미 식판을 든 채 일어나 있었다. 반장님이 소매를 잡았다.

"채이 씨, 거긴."

"잠깐만요. 잠깐만."

윤 팀장 앞에 섰다.

"12층 스카이라운지요. 토요일 점심에 비어 있죠?"

윤 팀장이 나를 알아보고 표정이 복잡해졌다. 부사장 부인이 식판 들고 연회 문제에 끼어드는 장면.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다.

"……그걸 어떻게."

"지난주 식사 자리에서 부회장님이 그러셨어요. 주말 낮 절반이 빈다고. 라운지는 저녁 장사잖아요."

"비어 있긴 한데 돌잔치를 해 본 적이 없어요. 돌상도 못 차리고."

"돌상은 제가 알아요. 봄빛에서 돌잔치 백 번 넘게 했어요. 돌복은 저희 아빠가 지어 드려요. 색동저고리, 돌띠, 복건까지. 돌상 떡은 호텔 제과팀이 하면 되고요."

윤 팀장이 입을 다물었다.

"두 집 중 어느 집이 먼저 예약했어요?"

"기록상 박 씨 댁이 사흘 먼저."

"그럼 박 씨 댁은 그대로. 나중에 한 이 씨 댁에 먼저 전화해요. 사과는 먼저, 선택지는 두 개. 라운지로 옮기고 창가 전망이랑 아기 돌복을 호텔이 선물하는 거. 아니면 날짜 바꾸고 계약금 전액 환불. 고르는 건 손님이."

"라운지 싫다고 하면요?"

"제가 직접 할게요. 돌잔치 엄마들은 아기 사진이 제일 중요해요. 라운지 창가 오후 한 시 햇빛, 그거 로즈룸 조명보다 훨씬 예쁘다고요."

윤 팀장이 휴대폰을 다시 들었다.

"……이 씨 댁 번호."

십오 분 뒤 그가 돌아섰다. 얼굴이 풀려 있었다.

"라운지 하겠답니다. 창가에 아기 의자 놔 달래요. 돌복은 색동으로. 사모님 아버님 솜씨로."

식당 안에서 박수가 났다. 지호가 제일 크게. 그 자리에서 아빠한테 전화했다.

"아빠, 토요일 아침까지 돌복 한 벌. 돌 아기 색동저고리. 호텔 돌잔치야. 도원호텔."

전화 너머가 조용했다. 호텔 이름을 들으면 아빠는 앞치마를 한 번 턴다. 보지 않아도 안다.

"치수."

"돌 아기 보통. 색동 다섯 색. 제일 예쁘게."

"……알았다."

끊기기 직전.

"밥은 먹었냐."

"지금 먹고 있어. 호텔 직원식당 제육."

"그래. 많이 먹어."

결혼식 뒤로 아빠가 먼저 밥 얘기를 한 건 처음이었다. 끊고 나서 조금 웃었다.

[재헌]

회의가 끝나고 내려왔다. 백 실장이 복주머니 삼백 개라고 해서.

직원식당 문 앞에서 멈췄다. 그녀가 윤 팀장 앞에서 손가락을 접어 가며 말하고 있었다. 사과는 먼저, 선택지는 두 개, 고르는 건 손님이.

호텔 경영 강의에서 들은 말이다. 교수는 그걸 삼십 분 동안 설명했다. 그녀는 식판을 든 채 십 초에 끝냈다.

박수. 막내 벨보이. 반장님. 그리고 그녀의 전화. 아빠, 돌복, 다섯 색.

문 앞에 서서 전부 봤다. 들어가지 않았다. 들어가면 그녀가 식판을 내려놓고 사모님이 될 것 같아서.

전화가 끝나고서야 걸어갔다. 윤 팀장과 눈인사. 그녀 식판을 내려다봤다. 제육이 반쯤 남아 있었다.

"밥은 먹었습니까."

"반만요."

"나머지 드세요. 기다리죠."

맞은편 플라스틱 의자에 앉았다. 주변이 조용해졌다. 반장님이 내 앞에도 제육 한 접시를 슬쩍 놓고 갔다. 고개를 숙였다. 젓가락을 들었다.

"……여전히 맛있네요, 반장님. 비계 바삭한 것도 그대로고."

"도련님이 이거 먹는 거 몇 년 만이야."

둘이서 제육을 먹었다. 아무 말 없이. 이상하게 편했다. 이 식당 의자가 호텔 어느 의자보다 편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식판이 거의 비었을 때 말했다.

"아까. 다 봤습니다."

"……나섰죠, 제가 또."

"네. 나서 줬습니다."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단추를 한 바퀴 돌렸다.

"우리 호텔 연회 자문, 해 볼 생각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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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헌]목요일 밤 열한 시 오 분. 식탁. 그녀가 안전핀을 한 번 여닫은 뒤로 오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치도만 봤다.나는 백 실장 흉내를 냈다. 수첩 대신 냅킨. 볼펜으로 적었다."뭐가 남아 있는지부터."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실내 공간. 그랜드볼룸. 밤 갈라 세팅이 금요일부터 들어갑니다. 형 쪽. 로즈룸, 백 명. 스카이라운지, 팔십 명. 로비, 서서 이백 명.""낮 잔치 하객이 몇이에요.""삼백 이십.""그럼 볼룸밖에 없어요.""볼룸은 형 겁니다. 밤 갈라. 샹들리에, 샴페인 타워, 외국 연주단. 금요일 오후부터 세팅."그녀가 배치도를 뒤집었다. 뒷면에 볼펜으로 선을 그었다. 시간표였다. 열두 시부터 세 시, 낮 잔치. 세 시부터 여섯 시, 전환. 일곱 시, 갈라."같은 방을 두 번 써요. 봄빛은 토요일마다 그랜드홀 하나로 식을 세 번 해요. 식 끝나면 사십 분 만에 꽃이랑 의자 다 바꿔요. 호텔은 세 시간이면 돼요.""형이 허락할까요.""물어봐야죠."그녀가 휴대폰을 들었다. 건물주, 라고 저장된 번호. 밤 열한 시 십 분.[채이]신호가 한 번 가고 받았다."매니저님.""전무님. 태풍이요.""봤어요. 지금 볼룸 배치도 보고 있었어요."이 사람도 안 자고 있었다. 형제가 같은 시간에 같은 배치도를 보고 있었다."낮 잔치를 볼룸으로 옮기고 싶어요.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 전환하고, 일곱 시에 갈라. 갈라 세팅이 세 시간 늦어져요."전화 너머가 조용했다. 삼 초."……그래요.""그래요요?""샹들리에는 원래 늦게 켜는 거예요. 해 지고 나서. 낮에 켜면 촌스러워요."웃음이 났다. 그도 웃었다. 전화 너머로."갈라 세팅팀 금요일 출근 취소할게요. 토요일 세 시에 들어가라고 하고. 그리고 매니저님.""네.""전환 세 시간. 우리 팀 인력 다 쓰세요. 내 갈라 인력이지만 낮에도 쓰세요. 복주머니 나르게."전화를 끊었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냅킨을 든 채."……형이 뭐라

  • 대타 신부   35화. 예비일 지정

    [채이]"조건이요?"민혁이 원장님 찻잔을 내려놓았다. 두 손으로. 이 사람은 오늘 모든 걸 두 손으로 했다."토요일 연회. 식순에 제 순서 하나 넣어 주세요.""……무슨 순서요.""삼 분이요. 할머니 앞에서. 직접 말할 기회. 기자 없이, 이사 없이. 매니저님이 식순 짜시잖아요."매니저님. 제수씨가 아니었다.수첩을 폈다. 연회 식순. 낮 열두 시 개회, 할머니 인사말, 개관 연회 메뉴 소개, 봄빛 사진전, 직원 가족 소개, 복주머니 나눔. 빈칸이 없었다."식순은요, 원래 양가 합의가 필요해요. 신랑 측, 신부 측.""……농담이죠.""반은요. 반은 진짜예요. 할머니 인사말 앞에 넣을게요. 할머니가 말씀하시기 전에. 할머니가 대답하실 수 있게."민혁이 나를 봤다. 그리고 원장님을 봤다. 원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순은 매니저 권한이다. 원장님이 오 년 전에 그렇게 정했다."삼 분이면 되겠어요?""……모르겠어요. 삼십 년 치 말이라.""그럼 사 분 드릴게요. 예비로 일 분."예식장에서는 늘 예비를 둔다. 예비일, 예비 부케, 예비 안전핀. 사람 말에도 예비 일 분이 필요하다.[재헌]수요일 오후 세 시. 할머니 전화. 이번엔 본론이 늦게 나왔다."재헌아.""네."오 초. 할머니가 오 초 넘게 말을 안 하는 건 드물다. 결혼식 날 이후 두 번째."네 작은아비가 왔다 갔다. 아침 일곱 시에. 혼자 운전해서.""……네. 형한테 들었습니다.""쉰다섯 해 만에 물었다. 어머니, 제 돌잔치를 하셨습니까."할머니 목소리가 흔들렸다. 두 번째로 듣는 흔들림."그래서 말해 줬다. 했다고. 영감 몰래 봄빛 작은 방에서. 내 혼례 치마를 뜯어 입혔다고. 한복집 새댁이 돌복 삯을 안 받았다고.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 줬다. 쉰다섯 해 만에 주인한테 갔다.""……작은아버지는요.""울더구나. 쉰여섯 살짜리가. 내 앞에서. 그리고 버선을 한 켤레 얻어 신고 갔다. 네 처가 두고 간 무명 버선. 발에 꼭 맞는다더라."전화 너머에서 찻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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