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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룸서비스 없음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8 12:02:14

[채이]

"봄빛은 안 그만둬요."

제일 먼저 한 말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다는 얼굴.

"그래서 자문입니다. 일주일에 하루. 봄빛 쉬는 날."

"화요일이요. 그리고 보수는 연회팀 다른 분들이랑 똑같이. 경력 오 년 기준으로. 더 주시면 안 돼요."

"왜입니까."

"더 받으면 부사장 부인이라 받는다고 해요. 그럼 제가 오늘 한 것도 다 그걸로 보여요."

그가 단추를 돌렸다.

"……윤 팀장이 좋아하겠네요. 자기보다 적게 받는 자문은 처음일 테니까."

"그리고 하나 더. 직원식당에서 밥 먹게 해 주세요. 화요일마다."

그의 눈이 웃었다.

"그건 조건이 아니라 부탁 같은데요."

"조건이에요. 반장님 제육이 걸려 있어요."

옆 테이블의 반장님이 고개를 돌리고 웃음을 참았다. 지호는 식판에 얼굴을 묻었다.

토요일은 두 곳에서 잔치가 열렸다.

나는 봄빛 그랜드홀. 취소했다가 돌아온 김 씨 댁 예식. 신부가 입장 직전 내 손을 꽉 잡았다.

"매니저님. 저 그 무전 녹음 듣고 다시 하자고 했어요.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저런 사람 있는 데면 무슨 일이 나도 식은 끝까지 간다고."

"네. 끝까지 가요. 무슨 일이 나도요."

드레스 뒤를 점검했다. 터질 데는 없었다. 그래도 파우치 지퍼를 반쯤 열어 뒀다. 반쯤 고장 난 지퍼라 반쯤이 기본값이다.

삼, 이, 일.

같은 시각 도원호텔 12층에서는 이 씨 댁 돌잔치. 식이 끝나고 휴게실에서 휴대폰을 켜자 윤 팀장 문자. 사진 세 장.

창가 햇빛 속 색동저고리 입은 아기. 다섯 색 소매가 빛을 받아 반짝였다. 아기는 돌띠 끝을 한 움큼 쥐고 웃고 있었다.

[사모님 말씀대로 한 시 햇빛이 좋았습니다. 아기 어머니가 세 번 울었습니다. 좋아서요. 아기가 돌복을 안 벗겠다고 울어서 그대로 입혀 보냈습니다. — 연회팀 윤경식]

아빠한테 그대로 전달했다. 답장은 한 시간 뒤. 아빠 답장은 늘 짧다.

[이쁘다]

옷 얘기인지 아기 얘기인지 묻지 않았다. 둘 다일 것이다.

저녁 여섯 시. 로비 의자를 정리하는데 은비가 옆구리를 찔렀다.

"뒷문. 쓰레기통 옆."

이제 설명이 필요 없다. 뒷문으로 나가자 그가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서 있었다. 양복 차림으로.

"앞문엔 아직 카메라가 한 대 있어서요. 여기가 익숙합니다."

뒤에서 원장님이 나왔다. 앞치마를 두른 채. 그를 위아래로 보더니 팔짱을 꼈다.

"부사장님. 우리 채이, 오 년 동안 내가 키웠어요. 스물둘에 와서 아무것도 모르고. 신부 드레스 밟아서 울고, 축가 반주 잘못 틀어서 울고."

"원장님!"

"그런 애가 이제 우리 홀에서 제일 잘해요. 그러니까."

원장님이 한 걸음 다가섰다. 원장님 키는 그의 가슴께다.

"울리면 안 돼요. 1년이든 뭐든."

숨이 멈췄다. 1년이라는 말은 아무한테도 안 했다. 원장님은 그냥 아는 사람이다. 오 년 동안 내 얼굴만 보고 다 알던 사람.

그가 고개를 숙였다. 깊이.

"명심하겠습니다."

원장님이 그제야 팔짱을 풀고 주방 쪽으로 소리쳤다.

"탁 실장! 갈비찜 남은 거 싸 줘! 이 집 냉장고에 레몬밖에 없대!"

"그걸 어떻게 아세요."

"은비가 다 말했지."

주방 창에서 탁 실장이 반찬통 두 개를 흔들었다. 로비 기둥 뒤에서 은비가 손을 흔들었다. 나는 얼굴을 감쌌다. 그는 반찬통을 두 손으로 받아 한 번 더 고개를 숙였다.

그날 저녁은 탁 실장님 갈비찜이었다. 이 집 식탁에 처음으로 반찬통이 올라갔다.

씻고 나오니 식탁이 차려져 있었다. 차려져 있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접시 두 개가 정확히 마주 보고 놓여 있었다. 그 왼쪽에 포크, 오른쪽에 나이프와 숟가락. 냅킨은 삼각형으로 접혀 접시 위에 서 있었다. 물잔은 나이프 끝 위쪽 대각선. 한가운데 반찬통. 뚜껑은 열려 있었다.

"……이게 뭐예요."

"상 차렸습니다."

"갈비찜인데 나이프가 왜 있어요."

"기본 세팅입니다."

호텔에서 자란 사람은 반찬통 앞에서도 기본 세팅을 한다. 나는 냅킨 삼각형을 한참 봤다. 이걸 펼치면 이 사람이 상처받을까 봐.

"이거 펴도 돼요?"

"펴라고 접은 겁니다."

폈다. 무릎에 올렸다. 그도 폈다. 우리는 삼각형 냅킨을 무릎에 올리고 반찬통 갈비찜을 포크로 먹었다. 젓가락이 서랍에 두 벌 있다는 걸 둘 다 삼십 분 뒤에 알았다.

"맛있네요."

"탁 실장님 갈비찜은 봄빛 명물이에요. 이거 먹으려고 칠순 잔치 하는 집도 있어요."

"……다음에 호텔 연회 메뉴로 모셔도 됩니까."

"탁 실장님이 부사장님한테 수건 던진 거 알아요?"

"압니다. 받았습니다."

그가 갈비를 한 점 더 집었다. 포크로. 나는 웃음을 참다가 결국 서랍에서 젓가락을 꺼내 그의 접시 옆에 놓았다. 그가 젓가락을 보고, 나를 보고, 나이프를 치웠다. 기본 세팅이 무너지는 소리가 조용히 났다.

[재헌]

월요일 새벽 한 시 오십 분.

잠이 안 왔다. 늘 그렇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은 부엌에 누룽지가 있다는 것.

검색했다. 누룽지 데우는 법. 약불에 올린다. 기름은 안 두른다. 쉽다. 쉬운 설명이 제일 위험하다는 건 호텔 매뉴얼을 만들어 본 사람은 안다.

불을 켰다. 제일 센 불. 약불이 어디부터인지 몰라서 일단 켰다. 누룽지 네 조각을 올렸다. 휴대폰 화면을 다시 봤다. 약불, 이라는 글자를 다시 읽는 동안 냄새가 바뀌었다.

연기.

뒤집었다. 한쪽 면이 새카맸다. 네 개 다.

다른 면으로 뒤집으려는데 뒤에서 문 열리는 소리.

[채이]

탄 냄새에 깼다. 처음엔 꿈인 줄 알았다. 탁 실장님이 갈비를 태운 날의 냄새.

잠옷 바람으로 나왔다. 부엌에 불. 천장으로 가는 연기. 그가 팬 앞에 서 있었다. 흰 티셔츠, 회색 트레이닝 바지. 처음 보는 차림. 한 손에 집게, 한 손에 휴대폰.

팬 위 누룽지 네 조각이 한쪽 면만 새카맸다.

"……뭐 하세요."

그가 돌아봤다. 표정은 그대로. 귀 끝은 아니었다.

"누룽지를 데우고 있었습니다."

"태우고 있었죠."

"약불에 올리라고 했는데."

"이거 제일 센 불이에요."

불을 줄였다. 탄 누룽지를 접시로 옮기고, 찬장에서 엄마가 소분한 누룽지를 꺼냈다.

"물 몇 방울 뿌리고 뚜껑 덮어서 먼저 살짝 누그러지게. 그다음에 뚜껑 열고 약불에 다시 바삭하게 말려요."

뚜껑 밑에서 누룽지가 누그러지는 동안 물었다.

"잠 안 와요?"

"원래 잘 못 잡니다."

뚜껑을 열었다. 김이 확 올라왔다. 누룽지를 뒤집었다. 고소한 냄새가 탄내를 밀어냈다. 그는 옆에서 결재 서류 보듯 지켜봤다.

"그렇게 뚫어지게 보면 누룽지가 부끄러워해요."

"배우는 중입니다."

"누룽지 데우는 걸 배워서 뭐 하게요."

"새벽 두 시에 먹으려고요. 혼자서도."

굴리던 손이 잠깐 멈췄다. 혼자서도. 그 말이 이상하게 걸렸다. 누룽지 데우는 걸 배우는 이유치고는 쓸쓸했다.

거실 바닥에 앉았다. 그가 그러자고 했다. 버팀이 옆, 통유리 앞. 발밑으로 새벽 도시가 드문드문 불을 켜고 있었다.

"반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1207호에서 컸다고."

그가 누룽지를 씹다 멈췄다가 다시 씹었다.

"반장님은 말이 많으시죠."

"말 안 할 걸 그랬어요?"

"아뇨."

[재헌]

조청을 한 번 더 찍었다.

"여덟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따로 사셨고, 할머니는 바쁘셨고. 호텔이 제일 안전하다고 다들 생각했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밥 나오고, 청소되고, 누가 문 앞을 지키고."

창밖을 봤다.

"그런데 호텔 방은 매일 누가 치워 줍니다. 아침에 나갔다 오면 침대가 새로 깔려 있어요. 어제 흘린 거, 어제 던져 둔 거, 다 없어요."

말이 길어지고 있었다. 새벽 두 시는 문장을 늘린다.

"어제가 없는 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잠을 잘 못 잡니다. 눈 뜨면 또 다 치워져 있을 것 같아서."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누룽지 한 조각을 집어 조청을 듬뿍 찍어 내 접시에 올렸다.

"저희 한복집은요, 아무도 안 치워요. 실밥이 이만큼 쌓여 있고, 옷감 두루마리는 아무 데나 있고, 엄마 앞치마가 바늘꽂이째로 의자마다 걸려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 벽에 키 잰 낙서도 아직 있어요. 채훈이랑 저랑."

"몇이었습니까."

"열 살 때 백삼십팔."

웃음이 나왔다. 조금.

"그래서 예식장 일을 한 거예요. 할머니가 결혼식에 폐백 한복 입히러 가면 저를 데리고 갔거든요. 폐백실 뒤에서 할머니가 신부 고름 매 주는 거 보고. 남의 제일 좋은 날 뒤에 서 있는 게 좋았어요. 뒤에 있으면 다 보여요. 누가 긴장했는지, 누가 배고픈지, 누구 드레스가 곧 터질지."

"그럼 그날은. 앞에 서 보니까 어땠습니까."

그녀가 조청을 찍었다. 누룽지를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다리가 떨렸어요. 그리고 길 끝에 선 사람 손도 떨렸고요."

누룽지를 든 손을 내렸다.

"……봤습니까."

"뒤에 오래 있던 사람이라서요. 다 보여요."

둘 사이에 조청 종지만 있었다.

[채이]

"어? 잠깐만요."

버팀이에게 기어가 가지를 들췄다. 가지 끝마다 연두색 새잎. 셋, 넷, 다섯. 반대쪽에 둘.

"일곱 장이에요. 지난주엔 세 장이었는데. 제가 이틀에 한 번 준 걸로 이렇게 빨리 나나."

그가 헛기침을 했다.

"당신 봄빛 가 있을 때. 두 번쯤. 한 컵씩. 흙이 말라 있길래."

돌아봤다. 그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모르는 척하는 옆얼굴.

"버팀이한테 정 붙이셨네요."

"……이름이 있으니까요. 이름이 있으면 신경 쓰입니다."

웃음이 터져서 가지를 놓쳤다. 새잎이 파르르 떨렸다.

그도 웃었다. 이번엔 한쪽이 아니었다. 양쪽이 다 올라갔다. 아주 짧게.

반장님이 이십 년 만에 봤다던 웃음보다 조금 컸다. 증인은 나와 버팀이뿐이다.

그날 새벽 그는 소파에서 잠들었다. 버팀이 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담요를 덮어 주고 접시를 치웠다. 탄 누룽지 네 조각이 담긴 접시만 식탁에 그대로 두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가 남아 있도록.

아침 일곱 시.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나는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가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받았다. 목이 잠겨 있었다. 짧은 대답 몇 번. 그가 천천히 일어섰다. 담요가 흘러내렸다.

그가 식탁 위 탄 누룽지 접시를 봤다. 아주 잠깐. 그리고 나를 봤다. 잠이 싹 가신 얼굴.

"세라 씨 찾았습니다."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제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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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헌]목요일 밤 열한 시 오 분. 식탁. 그녀가 안전핀을 한 번 여닫은 뒤로 오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치도만 봤다.나는 백 실장 흉내를 냈다. 수첩 대신 냅킨. 볼펜으로 적었다."뭐가 남아 있는지부터."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실내 공간. 그랜드볼룸. 밤 갈라 세팅이 금요일부터 들어갑니다. 형 쪽. 로즈룸, 백 명. 스카이라운지, 팔십 명. 로비, 서서 이백 명.""낮 잔치 하객이 몇이에요.""삼백 이십.""그럼 볼룸밖에 없어요.""볼룸은 형 겁니다. 밤 갈라. 샹들리에, 샴페인 타워, 외국 연주단. 금요일 오후부터 세팅."그녀가 배치도를 뒤집었다. 뒷면에 볼펜으로 선을 그었다. 시간표였다. 열두 시부터 세 시, 낮 잔치. 세 시부터 여섯 시, 전환. 일곱 시, 갈라."같은 방을 두 번 써요. 봄빛은 토요일마다 그랜드홀 하나로 식을 세 번 해요. 식 끝나면 사십 분 만에 꽃이랑 의자 다 바꿔요. 호텔은 세 시간이면 돼요.""형이 허락할까요.""물어봐야죠."그녀가 휴대폰을 들었다. 건물주, 라고 저장된 번호. 밤 열한 시 십 분.[채이]신호가 한 번 가고 받았다."매니저님.""전무님. 태풍이요.""봤어요. 지금 볼룸 배치도 보고 있었어요."이 사람도 안 자고 있었다. 형제가 같은 시간에 같은 배치도를 보고 있었다."낮 잔치를 볼룸으로 옮기고 싶어요.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 전환하고, 일곱 시에 갈라. 갈라 세팅이 세 시간 늦어져요."전화 너머가 조용했다. 삼 초."……그래요.""그래요요?""샹들리에는 원래 늦게 켜는 거예요. 해 지고 나서. 낮에 켜면 촌스러워요."웃음이 났다. 그도 웃었다. 전화 너머로."갈라 세팅팀 금요일 출근 취소할게요. 토요일 세 시에 들어가라고 하고. 그리고 매니저님.""네.""전환 세 시간. 우리 팀 인력 다 쓰세요. 내 갈라 인력이지만 낮에도 쓰세요. 복주머니 나르게."전화를 끊었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냅킨을 든 채."……형이 뭐라

  • 대타 신부   35화. 예비일 지정

    [채이]"조건이요?"민혁이 원장님 찻잔을 내려놓았다. 두 손으로. 이 사람은 오늘 모든 걸 두 손으로 했다."토요일 연회. 식순에 제 순서 하나 넣어 주세요.""……무슨 순서요.""삼 분이요. 할머니 앞에서. 직접 말할 기회. 기자 없이, 이사 없이. 매니저님이 식순 짜시잖아요."매니저님. 제수씨가 아니었다.수첩을 폈다. 연회 식순. 낮 열두 시 개회, 할머니 인사말, 개관 연회 메뉴 소개, 봄빛 사진전, 직원 가족 소개, 복주머니 나눔. 빈칸이 없었다."식순은요, 원래 양가 합의가 필요해요. 신랑 측, 신부 측.""……농담이죠.""반은요. 반은 진짜예요. 할머니 인사말 앞에 넣을게요. 할머니가 말씀하시기 전에. 할머니가 대답하실 수 있게."민혁이 나를 봤다. 그리고 원장님을 봤다. 원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순은 매니저 권한이다. 원장님이 오 년 전에 그렇게 정했다."삼 분이면 되겠어요?""……모르겠어요. 삼십 년 치 말이라.""그럼 사 분 드릴게요. 예비로 일 분."예식장에서는 늘 예비를 둔다. 예비일, 예비 부케, 예비 안전핀. 사람 말에도 예비 일 분이 필요하다.[재헌]수요일 오후 세 시. 할머니 전화. 이번엔 본론이 늦게 나왔다."재헌아.""네."오 초. 할머니가 오 초 넘게 말을 안 하는 건 드물다. 결혼식 날 이후 두 번째."네 작은아비가 왔다 갔다. 아침 일곱 시에. 혼자 운전해서.""……네. 형한테 들었습니다.""쉰다섯 해 만에 물었다. 어머니, 제 돌잔치를 하셨습니까."할머니 목소리가 흔들렸다. 두 번째로 듣는 흔들림."그래서 말해 줬다. 했다고. 영감 몰래 봄빛 작은 방에서. 내 혼례 치마를 뜯어 입혔다고. 한복집 새댁이 돌복 삯을 안 받았다고.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 줬다. 쉰다섯 해 만에 주인한테 갔다.""……작은아버지는요.""울더구나. 쉰여섯 살짜리가. 내 앞에서. 그리고 버선을 한 켤레 얻어 신고 갔다. 네 처가 두고 간 무명 버선. 발에 꼭 맞는다더라."전화 너머에서 찻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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