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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사십 주년 기념 연회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8 12:06:20

[채이]

"네, 할머니. 뭐든요."

할머니가 지팡이 끝으로 볼룸 앞쪽을 가리켰다. 무대 옆. 식순상 민혁의 사 분이 있는 자리.

"오늘 민혁이가 말할 때. 내 옆에 서 있어라."

"……네?"

"늙은이가 울면 누가 휴지를 줘야지. 소율이는 같이 울 거고, 재헌이는 단추만 돌릴 거다."

할머니가 내 허리를 봤다. 남색 파우치. 반쯤 열린 지퍼.

"네 파우치에 있지? 휴지."

"네. 있어요. 안전핀도 있어요."

"안전핀은 네 거 해라. 휴지만 빌리자."

옆에서 그가 헛기침을 했다. 단추를 돌리다 멈춘 손. 할머니 말이 정확했다.

[채이]

오전 열 시. 바람이 세졌다. 로비 회전문이 덜컹거렸다.

방 과장이 한 시간마다 문자를 보냈다. 한 줄씩.

[열 시. 풍속 초속 십이. 회전문 막습니다. 옆문 개방.]

[열한 시. 비 강해짐. 우산 백 개 옆문 비치. 지호 씨 배치.]

지호가 옆문 앞에서 우산을 받아 꽂았다. 봄빛 우산꽂이 세 개를 준수가 트럭으로 가져왔다. 우천 시 실내 진행. 봄빛 매뉴얼이 호텔에서 일을 했다.

열한 시 반부터 손님이 들어왔다. 하우스키핑 이순옥 님 가족. 손주 셋. 지호 어머니. 돌잡이 때 마이크 잡은 아들을 보고 웃었다. 봄빛 부부 스무 쌍. 흑백 사진을 들고. 휠체어 한 대. 요양원에서 모셔 온 할머니. 촛불 예식. 정전 이십 분. 신부가 제일 예뻤던 날.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밀고 사진 벽 앞으로 갔다. 자기 결혼사진 앞. 촛불 속 신부.

휠체어의 할머니가 사진을 봤다. 오래. 할아버지를 못 알아본다던 할머니. 그러다 손가락을 들어 사진 속 신부를 가리켰다.

"……나다."

할아버지가 무릎을 꿇었다. 휠체어 옆에서. 울었다. 소리 없이. 이 나라 할아버지들은 다 소리 없이 운다.

엄마 아빠가 옆문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한복. 아빠는 양복. 삼 센티 늘린. 비닐 뜯은 지 사흘 된. 실밥은 없었다. 엄마가 옆문 앞에서 한 번 더 떼 줬다. 아빠가 옆문 앞에서 서성였다. 호텔 볼룸에 들어가도 되나 하는 얼굴.

그가 옆문으로 걸어갔다. 아빠 앞에 섰다. 고개를 숙였다.

"아버님. 오늘 복주머니 주인이십니다. 제일 앞자리입니다."

아빠가 넥타이를 한 번 만졌다. 다듬이 방망이 대신.

[재헌]

열한 시 오십 분. 볼룸 뒤 복도. 작은아버지가 나를 불러 세웠다.

"재헌아."

작은아버지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작은 USB를 꺼냈다.

"매각 검토 자료다. 민혁이가 석 달 동안 만든 거. 원본이다. 사본은 어젯밤 다 지웠다."

내 손에 쥐여 줬다.

"네가 버려라. 내가 버리면 또 어디 남겨 둘 것 같아서."

"……작은아버지."

"평생 이 호텔을 형님 몫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예비고. 그러니 팔아도 아깝지 않았다. 어머니한테 물어보는 데 쉰다섯 해가 걸렸다. 네 처가 편지를 배달하는 데는 두 달이 걸렸고."

작은아버지가 넥타이를 고쳤다.

"네 처한테 고맙다고 전해라. 직접은 못 하겠다. 쑥스러워서."

"직접 하시면 좋아할 겁니다. 복주머니 하나 손에 들고 가시면."

작은아버지가 웃었다. 쉰여섯 살의 웃음이 여덟 살처럼 쑥스러웠다.

[재헌]

열두 시 정각. 볼룸 불이 한 단계 밝아졌다. 샹들리에는 꺼져 있었다. 형 말대로. 낮엔 창밖 빛만. 비 오는 날의 흐린 빛이 통창으로 들어왔다. 테이블마다 어머니의 들꽃.

개회를 알렸다. 짧게. 삼백 이십 명. 사십 년 전 공터 천막 삼백 명. 그날 복주머니 삼백 개. 오늘 같은 복주머니.

그리고 식순 두 번째. 그녀가 짠 순서.

"강민혁 전무."

형이 일어섰다. 가족석에서. 작은아버지 옆자리에서. 무대로 가지 않았다. 할머니 자리 앞으로 걸어갔다. 할머니 테이블 앞에 섰다. 마이크 없이.

그녀가 할머니 옆에 서 있었다. 파우치 지퍼를 반쯤 연 채.

형이 할머니를 봤다. 삼백 이십 명이 조용해졌다. 비 소리만 들렸다.

"할머니."

형 목소리가 볼룸 끝까지 갔다. 마이크 없이도.

"저는 스무 해 동안 숫자로 버텼습니다. 우리 집은 이 집의 예비라고 생각했습니다. 장남 집이 먼저고 둘째 집은 그다음. 그래서 숫자로 뺏으려고 했습니다. 호텔을. 재헌이 자리를. 봄빛을."

작은아버지가 고개를 숙였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흰 돌띠를 꺼냈다. 아빠가 꼬아 준 것. 테이블 위에 곱게 펴 놓았다. 그 옆에 손바닥만 한 흑백 사진 한 장. 다홍 돌복을 입은 아기.

"그런데 쉰다섯 해 전 봄빛 장부에 한 줄이 있었습니다. 한복집 새댁 글씨로. 어른들 모르게. 안주인 혼례 치마로 돌복. 할머니가 우리 아버지를 안고 우셨다고. 둘째도 잔치는 한다고."

형이 무릎을 꿇었다. 볼룸 한가운데. 할머니 앞에. 큰절이었다. 사흘 전 아버지가 대청마루에서 한 것처럼.

"할머니. 제가 틀렸습니다. 숫자로 버틸 필요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바느질로 이어져 있던 집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일어섰다. 지팡이 없이. 형 앞에 섰다. 손을 뻗어 형 머리를 쓸었다. 실밥 떼듯이.

"……첫 손주야."

그녀가 휴지를 할머니 손에 쥐여 줬다. 할머니는 휴지로 눈을 닦지 않았다. 형 얼굴을 닦았다.

사 분이었다. 예비 일 분은 쓰지 않았다. 예비는 쓰지 않을 때 제일 고맙다. 식장에서도 그렇다.

[채이]

전무님의 사 분이 끝나고 할머니 인사말 전. 식순 사이 일 분. 그 일 분 동안 누가 내 소매를 잡았다.

작은어머님이었다. 서영주 여사. 진주 목걸이. 오늘은 눈가가 번져 있었다.

"……채이 씨."

처음이었다. 이름. 제수씨도 예식장 사모님도 아니고.

"상견례 때. 잣죽."

"네."

"내가 바꿨어요. 알고 바꿨어요. 어머님이 잣 못 드시는 거."

진주 목걸이가 떨렸다.

"우리 집은 늘 둘째라고 생각했어요. 어머님이 끝까지 큰집만 보실 거라고. 그래서 큰집에 새로 들어온 손부가 미웠어요. 잣 하나로 망신 주려고."

작은어머님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그날 내 식구를 채이 씨가 살렸어요."

대답은 짧게.

"괜찮아요. 오늘은 전복죽 없어요. 갈비찜이에요. 잣 안 들어가요."

작은어머님이 웃었다. 울다가. 파우치에서 휴지를 한 장 더 꺼냈다. 오늘 휴지가 모자랄 것 같다.

[채이]

할머니 인사말. 원래 식순은 삼 분. 할머니는 십 분을 썼다.

사십 년 전 공터. 천막. 들꽃. 돈이 모자라 답례품을 못 대던 날. 봄빛 앞 한복집 새댁. 자투리 비단 복주머니. 외상은 무슨 외상이냐. 삼백 개. 핏물을 사흘 뺐다고 자랑하던 주방 막내 허 씨. 영감이 갈비찜 세 접시를 먹었다.

할머니가 볼룸 입구 사진 벽을 가리켰다.

"저기 한가운데. 내 결혼사진 가장자리에 앞치마 두른 새댁이 있다. 오늘 복주머니는 그 새댁 아들이 지었다. 제일 앞자리 양복 입은 저 양반."

삼백 이십 명이 아빠를 봤다. 아빠가 얼어붙었다. 엄마가 옆구리를 찔렀다. 아빠가 일어났다. 고개를 숙였다. 넥타이가 삐뚤어졌다. 박수가 터졌다. 아빠 귀가 빨개졌다. 신부 아버지가 먼저 입장해 버린 날의 장부 메모처럼.

할머니가 주방 쪽을 봤다.

"허 막내 공책 가져온 사람 나와라."

주방 문이 열렸다. 엄 셰프와 탁 실장님. 조리복 차림으로. 탁 실장님 손에 기름때 묻은 공책. 표지에 볼펜 한 글자. 허.

할머니가 공책을 받았다. 펼치지 않았다. 표지만 쓸었다. 1207호에서 시아버님이 그림일기 표지를 쓸던 손짓이랑 같았다. 이 집 사람들은 중요한 책을 펼치기 전에 표지부터 쓴다.

"사십 년 만에 돌아왔구나. 허 막내 갈비."

할머니가 공책을 엄 셰프 손에 쥐여 줬다.

"이제 연경 거다. 총주방장 자리 비었지. 네가 앉아라."

엄 셰프가 공책을 받았다. 두 손으로. 대답했다. 한 음절이 아니었다.

"……허 어르신 이름으로 메뉴판에 올리겠습니다. 갈비찜 옆에."

탁 실장님이 옆에서 고개를 돌렸다. 조리복 소매로 눈가를 문질렀다. 이십 년 전 신부 찾으러 간 사람의 소매였다.

그리고 갈비찜이 나왔다. 하우스키핑 여섯 명과 지호. 주방에서 볼룸까지 이십 미터. 뚜껑을 덮은 채. 지호는 쟁반 두 개. 아무것도 기울지 않았다.

할머니가 첫 점을 먹고 눈을 감았다. 작은아버지가 세 점을 먹었다. 형도 세 점. 아버지도 세 점. 이 집 남자들은 갈비를 세 점씩 먹는다. 창업주 할아버님 버릇이라고 했다.

[재헌]

오후 한 시 반. 볼룸 뒤 창가. 복주머니 나눔. 장인어른이 복주머니를 한 사람씩 손에 쥐여 줬다. 양복 소매에 실밥이 붙기 시작했다. 괜찮았다. 오늘은 실밥이 정장이었다.

볼룸 옆문으로 한 무리가 들어왔다. 카메라. 수첩. 기자들이었다. 오후 네 시 간담회 공지를 보고 일찍 온 사람들. 취소 공지를 못 본 사람들.

방 과장이 옆문에서 그들을 맞았다. 간담회는 취소됐습니다. 대신. 방 과장이 사진 벽을 가리켰다.

기자들이 사진 벽 앞에 섰다. 백육십 장. 흑백 결혼사진 한가운데. 설명 카드. 바느질삯을 안 받았다. 이 새댁의 손녀는 지금 이 홀 매니저다.

기자 하나가 휠체어 할머니 앞에서 멈췄다. 촛불 예식 사진. 할아버지가 설명했다. 정전 이십 분. 신부가 제일 예뻤던 날.

기자가 수첩을 폈다. 매각 검토 설명회를 쓰러 왔던 수첩이었다.

오후 다섯 시에 첫 기사가 떴다.

[도원호텔 40년, 복주머니 삼백 개에서 시작했다]

[매각설 대신 복주머니 나눔… 도원 40주년, 예식장 사진 160장 걸린 이유]

형이 휴대폰으로 그걸 보고 내게 내밀었다. 웃었다. 눈까지.

"숫자보다 세네. 바느질이."

[채이]

오후 두 시 반. 낮 잔치 마지막 순서. 할머니가 다시 일어섰다. 식순에 없던 순서.

"하나 더 하자."

볼룸이 조용해졌다. 할머니가 우리 쪽을 봤다. 그와 나. 볼룸 옆 통로에 서 있던.

"이사회 결정이다. 대표는 재헌이다. 둘이 치르라 했더니 넷이 치렀구나. 민혁이, 태준이, 태성이까지. 그럼 됐다."

박수. 윤 여사님이 제일 먼저 쳤다. 형이 두 번째. 그는 박수를 받는 동안 단추를 돌리지 않았다. 대신 내 손을 잡았다.

할머니가 손을 들었다. 박수가 멈췄다.

"그리고 하나 더."

할머니가 나를 봤다. 손부를.

"내 손부는 결혼식을 제대로 못 했다. 가봉도 없이, 폐백도 없이. 남의 드레스를 안전핀 일곱 개로 여미고. 테이블 꽃을 부케라고 들고."

할머니가 찻잔을 들었다. 테이블 위의. 그리고 바로 내려놓았다. 기다리지 않았다.

"내 손부는 결혼식을 다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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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헌]목요일 밤 열한 시 오 분. 식탁. 그녀가 안전핀을 한 번 여닫은 뒤로 오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치도만 봤다.나는 백 실장 흉내를 냈다. 수첩 대신 냅킨. 볼펜으로 적었다."뭐가 남아 있는지부터."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실내 공간. 그랜드볼룸. 밤 갈라 세팅이 금요일부터 들어갑니다. 형 쪽. 로즈룸, 백 명. 스카이라운지, 팔십 명. 로비, 서서 이백 명.""낮 잔치 하객이 몇이에요.""삼백 이십.""그럼 볼룸밖에 없어요.""볼룸은 형 겁니다. 밤 갈라. 샹들리에, 샴페인 타워, 외국 연주단. 금요일 오후부터 세팅."그녀가 배치도를 뒤집었다. 뒷면에 볼펜으로 선을 그었다. 시간표였다. 열두 시부터 세 시, 낮 잔치. 세 시부터 여섯 시, 전환. 일곱 시, 갈라."같은 방을 두 번 써요. 봄빛은 토요일마다 그랜드홀 하나로 식을 세 번 해요. 식 끝나면 사십 분 만에 꽃이랑 의자 다 바꿔요. 호텔은 세 시간이면 돼요.""형이 허락할까요.""물어봐야죠."그녀가 휴대폰을 들었다. 건물주, 라고 저장된 번호. 밤 열한 시 십 분.[채이]신호가 한 번 가고 받았다."매니저님.""전무님. 태풍이요.""봤어요. 지금 볼룸 배치도 보고 있었어요."이 사람도 안 자고 있었다. 형제가 같은 시간에 같은 배치도를 보고 있었다."낮 잔치를 볼룸으로 옮기고 싶어요.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 전환하고, 일곱 시에 갈라. 갈라 세팅이 세 시간 늦어져요."전화 너머가 조용했다. 삼 초."……그래요.""그래요요?""샹들리에는 원래 늦게 켜는 거예요. 해 지고 나서. 낮에 켜면 촌스러워요."웃음이 났다. 그도 웃었다. 전화 너머로."갈라 세팅팀 금요일 출근 취소할게요. 토요일 세 시에 들어가라고 하고. 그리고 매니저님.""네.""전환 세 시간. 우리 팀 인력 다 쓰세요. 내 갈라 인력이지만 낮에도 쓰세요. 복주머니 나르게."전화를 끊었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냅킨을 든 채."……형이 뭐라

  • 대타 신부   35화. 예비일 지정

    [채이]"조건이요?"민혁이 원장님 찻잔을 내려놓았다. 두 손으로. 이 사람은 오늘 모든 걸 두 손으로 했다."토요일 연회. 식순에 제 순서 하나 넣어 주세요.""……무슨 순서요.""삼 분이요. 할머니 앞에서. 직접 말할 기회. 기자 없이, 이사 없이. 매니저님이 식순 짜시잖아요."매니저님. 제수씨가 아니었다.수첩을 폈다. 연회 식순. 낮 열두 시 개회, 할머니 인사말, 개관 연회 메뉴 소개, 봄빛 사진전, 직원 가족 소개, 복주머니 나눔. 빈칸이 없었다."식순은요, 원래 양가 합의가 필요해요. 신랑 측, 신부 측.""……농담이죠.""반은요. 반은 진짜예요. 할머니 인사말 앞에 넣을게요. 할머니가 말씀하시기 전에. 할머니가 대답하실 수 있게."민혁이 나를 봤다. 그리고 원장님을 봤다. 원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순은 매니저 권한이다. 원장님이 오 년 전에 그렇게 정했다."삼 분이면 되겠어요?""……모르겠어요. 삼십 년 치 말이라.""그럼 사 분 드릴게요. 예비로 일 분."예식장에서는 늘 예비를 둔다. 예비일, 예비 부케, 예비 안전핀. 사람 말에도 예비 일 분이 필요하다.[재헌]수요일 오후 세 시. 할머니 전화. 이번엔 본론이 늦게 나왔다."재헌아.""네."오 초. 할머니가 오 초 넘게 말을 안 하는 건 드물다. 결혼식 날 이후 두 번째."네 작은아비가 왔다 갔다. 아침 일곱 시에. 혼자 운전해서.""……네. 형한테 들었습니다.""쉰다섯 해 만에 물었다. 어머니, 제 돌잔치를 하셨습니까."할머니 목소리가 흔들렸다. 두 번째로 듣는 흔들림."그래서 말해 줬다. 했다고. 영감 몰래 봄빛 작은 방에서. 내 혼례 치마를 뜯어 입혔다고. 한복집 새댁이 돌복 삯을 안 받았다고.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 줬다. 쉰다섯 해 만에 주인한테 갔다.""……작은아버지는요.""울더구나. 쉰여섯 살짜리가. 내 앞에서. 그리고 버선을 한 켤레 얻어 신고 갔다. 네 처가 두고 간 무명 버선. 발에 꼭 맞는다더라."전화 너머에서 찻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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