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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어쩜 이렇게 잘 생겼을까?

‘정말 그렇게 쉽게 깨어난다고?’

‘도련님 상태가 이렇게 심각한데…… 침 몇 대 놓고 10분 기다리면 깨어날 수 있다고……?’

다정의 확신에 찬 말투에 구남준과 소영은 의아했지만, 별말 없이 초조히 기다렸다.

구남준은 몇 번이고 병원에 전화를 걸어 의사에게 연락하고 싶었다. 여준재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되어 미칠 것 같았다.

‘저 여자 말을 대체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모르겠네…….’

두 사람의 긴장한 모습과 달리, 다정은 평온했다.

다정은 침대 위의 남자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게 잘생긴 남자의 얼굴은 병색으로 창백했지만, 이목구비는 조각같이 정교하고 또렷했다.

꼬리가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썹, 서글서글한 눈매에 총기가 넘치는 반짝거리는 눈, 단정하게 생긴 오뚝한 코, 복사꽃 같은 입술.

비록 몸 정면은 보이지 않지만, 탄탄한 근육이 크고 건장한 몸에 보기 좋게 분포돼 있어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고 남성미가 넘쳤다.

‘어떻게 이렇게 잘생겼지?’

힐끗 훑어보았을 뿐인데 다정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찌릿했다. 이렇게 쳐다보는 것이 예의 아니라고 자책하며 시선을 돌려 소영 옆으로 가서 기다렸다.

구남준이 시계를 바라보았다.

“10분 지났어요.”

다정은 여재준에게 다가가 침을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 천천히 침착하게.

마지막 침을 몸에서 뽑자, 침대 위의 남자는 긴 속눈썹을 떨며 손을 움직였다.

깨어났다.

잔뜩 긴장했던 구남준이 총총걸음으로 얼른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도련님, 기분이 어떠십니까? 불편한 곳은 없습니까?”

소영은 얇은 담요를 가져와 여준재의 몸을 가려주었다.

열이 아직 내리지 않은 여준재의 얼굴색은 여전히 창백했다. 그는 손가락을 움직여 봤지만,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입술을 오므리고 몸을 일으켜 앉으려고 했지만 힘을 쓸 수 없었다. 그는 기력이 없는 나지막한 소리로 구남준에게 물었다.

“나…… 이거, 왜 그래?”

구남준은 눈시울을 붉히며 여준재를 부축하여 일으키고 얼른 옷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가 입을 열었다.

“도련님,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의 흥분과 달리 여준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어지러운 듯 눈을 감았다.

“도련님……? 다정 씨, 도련님 왜 이러는지 좀 봐주세요?”

구남준은 다급하게 한쪽에 서 있던 다정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정상적인 현상이에요. 지금도 열이 나고 있고, 몸이 많이 약한 상태입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체온을 내리는 거예요. 젖은 수건을 이마에 올려놓고, 알코올을 수건에 묻혀 몸을 닦으면 열이 곧 내릴 겁니다.”

다정은 침착하고 냉정하였다. 조금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소영 씨, 내가 처방전을 써 줄게요. 가서 약 한 첩만 달여 주세요. 처방전에 따라 한 시간 달여서 먹이면 별문제가 없을 거예요. 처방전의 마지막 약은 신의약방에는 없을 겁니다. 마침 내 차에 있으니 지금 가져다줄게요. 우선은 먼저 가서 다른 약재부터 달여주세요.”

소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즉시 그대로 처리했다. 다정도 약을 가져와 이곳의 약탕방으로 보냈다.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였더니 지쳐 죽을 지경이었다.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다정의 긴장이 비로소 풀렸다.

신의약방을 나설 때, 그녀는 휴게실 방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거래하러 왔는데, 돈은커녕 오히려 골칫덩어리 환자를 떠맡다니…….’

안에 누워 있는 그 사람은 그녀의 빚쟁이이다. 언제 돈을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 우연히 그를 구했다.

다정은 별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문을 나섰다.

‘오후에 신수 어른이 돌아오면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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