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도현은 말을 이어가다 입꼬리를 끌어올렸고, 살짝 치켜든 눈썹에는 노골적인 장난기와 짙은 농담기가 어른거렸다.그 말을 들은 신수빈은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한참이 지나서야 볼이 붉게 물들었다. 특히 ‘위에 올라타는 모습’이라는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부끄러웠다.신수빈은 그대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스치자 괜히 더 얄미워져, 속옷 너머로 그의 가슴을 살짝 깨물었다.이도현은 그 정도의 통증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칼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동안 많은 일에서… 내가 너를 제대로 대하지 못했다. 널 함부로 대하고, 가볍게 여긴 것도 사실이다. 헌데 앞으로 넌 내 부인이 될 사람이다. 나는 널 존중하고, 아끼고, 지키겠다. 예전처럼 함부로 억누르거나 모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신수빈은 그의 품에 안겨있어 지금 그가 표정인지 볼 수는 없었다. 다만 그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워, 마치 현악기의 울림처럼 귓가를 타고 스며들어 마음 깊숙이 파문을 남겼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마음속이 어지럽게 흔들렸다.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윤서원과 서호에서 처음 만났던 그날, 쏟아지는 비 속에서 그는 우산을 건네주고는 예를 지킨다며 함께 쓰지 않고 그대로 비를 맞으며 돌아섰다. 그 뒤 그의 거처를 수소문해 우산을 돌려주러 갔을 때, 그는 그날 비를 맞아 앓아누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 후, 그녀가 산속에서 맺힌 이슬로 끓인 용정차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그는 밤에 산에 올라 새벽 이슬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뱀에게 물렸으면서도, 그녀가 알까 봐 끝까지 숨겼다.그리고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기억 속에 묻혀 흐릿해졌지만, 단 하나 또렷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 있었다.신씨 가문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혼인을 허락해 달라며, 평생 그녀를 지키고 사랑하겠다고 맹세하던 그의 모습.그 뒤로… 신혼 첫날 밤, 그녀는 선물처럼 다른
신수빈은 옅게 웃었다. 감정에 휩쓸려 나온 말이라 믿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생각해 준다는 점만은 고마웠다.“닭 잡는 데 소 잡는 칼까지 쓸 필요는 없어요. 제가 하면 됩니다. 제가 안 되면 그때 왕야께 부탁드려도 늦지 않아요.”이도현은 그녀의 성정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필요하다면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먼저 입을 열 사람이었다.“그래.”그는 대답하며 그녀의 차림을 훑어보았다. 신수빈은 하녀의 사선 여밈 저고리에 소박한 석류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몸에 꼭 맞지 않는 옷이었고 산후에 살이 조금 올라 앞섶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어 보는 사람의 숨을 은근히 막히게 만들었다. 지금의 그녀는 소녀의 앳됨과 여인의 풍염이 뒤섞인 미묘한 경계에 서 있어, 설명하기 어려운 유혹을 풍기고 있었다.“그 차림, 제법 고운 계집종 같군.”신수빈은 이 남자가 어떤 순간에 어떤 눈빛을 보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아이를 해칠까 늘 조심했지만 이제는 그럴 걱정도 없었다. 계산해보면 출산한 지 사십 일을 조금 넘었고, 몸이 깨끗하면 그 무렵부터 합방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기억도 떠올랐다. 이 남자가 자신에게 그토록 공을 들인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이제 앞날을 정한 이상, 그를 더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신수빈은 자연스럽게 양팔을 그의 어깨에 얹고 부드럽게 몸을 기댔다.“그럼 제가 왕야를 모시고 잠자리에 들게 해드릴까요?”그녀의 모습은 갓 아이를 낳은 여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고혹적이었고, 마치 세상에 내려온 선녀처럼 아른거렸다. 이도현의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는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목소리를 살짝 낮췄다.“작은 계집종이 감히 침상에 오르겠다는 것이냐?”신수빈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웃으며 눈빛을 흘렸다.“왕야께서 허락해 주시겠어요?”그녀는 그의 어깨를 짚고 양옆에 무릎을 세운 채 그를 눕히려 했다. 이렇게 먼저 다가온 적은 없었기에 이도현은 순간 놀란
하지만 그는 자기 사람이라 여기는 이들만큼은 반드시 지켜내는 사람이었다.지금의 상황은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윤연우는 황실 족보에 이름이 올라갔다. 이제 와서 이름을 바꾸고 신분을 감추어 멀리 달아나지 않는 이상, 이 아이는 평생 이도현의 아이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이도현이라는 사람은 얼마나 자존심이 강하고, 또 의심이 많던가.지금 그에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만약 그녀가 이 판에 뛰어든 덕분에 그가 그 죽을 운명을 피해간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역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윤연우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의 능력이라면 반드시 아이를 지켜낼 것이다.하지만 그 죽을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면…그때쯤이면 자신은 이미 수년간 판을 짜고 대비를 마쳐 더 많은 카드와 기반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그녀 혼자서도 아이를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아이는 결국 참지 못했다.유모가 오기도 전에 젖을 먹지 못한 채 칭얼거리다가 이내 다른 건 다 잊은 듯 울음을 터뜨렸다.신수빈은 아이를 안아 올려 애틋하게 달래며 은보에게 말했다.“부엌에 가서 양젖이 있는지 좀 보고 오거라.”다행히 연회 음식을 준비하고 남은 양젖이 있었고 곧 조금 가져왔다.신수빈은 그것을 아이에게 조금 먹였다.그제야 윤연우의 울음이 멎었다.잠시 후, 아이의 엉덩이를 만져보니 축축했다.신수빈은 웃으며 기저귀를 갈아주고 작은 엉덩이를 살짝 토닥이며 말했다.“너는 왜 그러는 것이냐. 먹기만 하면 바로 싸고 또 싸고.”이도현은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원래는 조금 다정한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눈앞에는 오직 아이에게 매달린 그녀뿐이었다.한참을 보다가 이도현이 한숨을 내쉬었다.“혼인하면 애는 두 해쯤 뒤에 낳자.”하나만으로도 이 지경인데 둘 더 생기면 신수빈의 눈에 자신이 들어갈 자리는 남아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다행히 그때 유모가 도착해 황급히 아이를 안아갔다.신수빈은 따라가려 했지만 이도현이 붙잡았다.“어디 가려고.”그의 말투에
신수빈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를 바라보다가, 그가 몸을 숙이는 틈을 타 살짝 까치발을 들어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생각했죠. 매일 밤마다.”아들을 본 순간, 그녀의 마음엔 기쁨밖에 남지 않았다.괜히 투덜대며 질투하는 이 남자에게도 듣기 좋은 말 두 마디쯤은 아끼지 않았다.섣달그믐 밤에 아들을 데리고 와 함께 설을 보내주겠다고 한 것은 그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그래서인지 지금의 그는 유난히 더 보기 좋았다.“이 정도면 됐죠.”이도현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뺨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췄다.그는 뒤로 둘렀던 대창을 벗어 옆의 옷걸이에 걸어두었다.“사람을 시켜 먹을 거 좀 가져오라 하거라. 궁연에선 술만 몇 잔 마시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신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보를 불러 음식을 준비하라고 일렀다.설날 밤이라 재료는 이미 다 준비되어 있었기에 금세 음식이 차려졌다.이도현은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다.침상 위에 앉은 신수빈은 아기와 놀고 있을 뿐, 이쪽으로 올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그는 문득 완전히 소외된 기분이 들었다.예전 같았으면 그가 오면 늘 곁에 앉아 식사를 챙겨주곤 했는데...한참을 놀다 보니 윤연우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는 눈만 또르르 굴리고 있었다.곧 은은한 냄새가 퍼졌다.신수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 표정, 너무 익숙했다.전생에도 그랬다.응가를 하고 싶을 때면 꼼짝도 하지 않고 조용히 사고를 치곤 했다.다행히 그녀는 미리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두었기에 은보를 불러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화로에 따뜻하게 덥힌 뒤, 물로 씻겨주고 옷을 갈아입혔다.이도현은 완전히 입맛을 잃었다. 이 작은 녀석은 태생부터 자신과 상극인 것만 같았다.아이가 입고 있는 옷이 자신이 직접 지어준 옷이라는 걸 보자, 신수빈의 가슴은 사랑으로 가득 차올랐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몇 번이나 입을 맞췄다. 부드럽고 향긋한 그 몸은 아무리 안아도 모자랐다.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가 괜히 일을 벌이지 않는 한,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이도현은 그녀를 평생 지켜줄 수 있었다.다만 이번에 병을 핑계로 꾸미는 이 모든 연극이 혹시 또 하나의 ‘고육지책’이 아닌지, 그녀가 그 남자의 마음을 다시 돌리려는 수작은 아닐지, 그것이 걱정될 뿐이었다.은보가 망토를 가져와 그녀의 몸을 단단히 감싸주었다.막 밖으로 나서려던 순간, 몸을 돌리자 병풍 너머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검은색 대창을 두른 채였다.두툼한 모피로 만든 그 외투는 무게가 상당해 보통의 문인이라면 그 기세에 눌려버렸을 터였다.그러나 눈앞의 남자는 달랐다.키가 크고 곧게 뻗은 몸, 넓은 등과 잘록한 허리, 곧게 뻗은 등줄기까지. 그 무거운 옷조차 오히려 그의 기세를 더 살려내고 있었다. 마치 타고난 귀한 기품이 어떤 화려한 옷도 그저 장식으로 만들어버리는 듯했다.이도현이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는 하녀 차림의 신수빈을 한 번 훑어보고, 옆에서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모습으로 꾸며놓은 금자와 그 손에 들린 핏자국이 낭자한 내장 그림을 힐끗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하루 종일 귀신 놀음이나 하고 있군.”금자는 움찔하며 고개를 움츠리고 혀를 내밀었다.신수빈이 손짓하자 금자는 잽싸게 물러났다.“왕야께서 어쩐 일이세요? 오늘 밤, 궁연이 있는 거 아니셨나요?”이도현은 그녀에게 다가왔다.그리고 그녀 앞에 서서는 여며 두었던 외투를 천천히 열었다.“빈아.”그가 깊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네 아들을 데려왔다. 너랑 같이 설을 보내라고.”신수빈은 순간 멍해졌다.그녀의 시선이 외투 안으로 향했다. 그의 팔 안에는 작은 아기가 단단히 싸여 있었다.동그랗게 드러난 얼굴 하나만 내밀고 커다란 눈을 뜬 채 입가에 혀를 살짝 물고 거품을 뽀글뽀글 내고 있었다.“아…”작게 감탄이 새어나왔다. 믿기지 않는 표정에서 곧 기쁨이 번져갔다. 그녀는 서둘러 아이를 받아 안았다.아이도 어느새 마흔 날을 넘겼다. 유모와 주변 사람들의 정성 어린 보
셋째 마님은 손발을 마구 휘저으며 발악했다.온몸에서 풍기는 악취에,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코를 막고 뿔뿔이 흩어졌다.그때서야 그녀의 아들이 달려들어 겨우 그녀를 붙잡았고 셋째 마님은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온몸에 묻은 오물을 내려다본 순간, 아까 자신이 보았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녀는 아들의 팔을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까… 여기 있던 시체는 어디 갔느냐?”“무슨 시체요?”셋째 마님은 멍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내려 바닥을 살폈다. 엎어진 변통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피 한 방울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설마… 방금 본 게 전부 착각이었던 건가?하녀들이 그녀를 부축해 목욕을 시켰다.설날에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쓴 꼴이라니, 그 악취는 참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셋째 마님은 욕조 속에 몸을 담근 채, 아까 일을 떠올리며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느꼈다.혹시… 최근 신수빈의 말에 신경이 너무 쓰여서 헛것을 본 걸까?한 번 씻고 나왔지만 여전히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다.셋째 마님은 하녀들에게 물을 갈아오라고 시켰다.그때, 고개를 드는 순간, 창문이 천천히 열렸다.그곳에는 얼굴이 없는 형체 하나가 떠 있었다.집안의 노파 복장을 하고 있었고 배는 갈라져 창자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이 두 팔을 뻗어 그녀를 향해 잡으려 했다.“아아아악!”비명이 하늘을 찢었다.셋째 마님은 아무것도 생각할 틈도 없이 알몸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갔다.하녀들이 물을 들고 들어왔다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뛰쳐나가는 셋째 마님을 보고는 순간 얼어붙었다가 곧바로 뒤쫓았다.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그대로 마당을 가로질러 달려 나갔다.그때, 설을 맞아 밤을 새우던 윤 가 사람들 모두가 그 비명 소리에 놀라 일제히 밖으로 나왔다.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붉은 등불 아래, 셋째 마님이 알몸으로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서른여섯, 일곱의 나이였지만 평소 관리를 잘했던 몸
신병문은 지금 온 세상의 권세를 틀어쥔 섭정왕이 몹시 못마땅했다.그는 지금 자신의 누이가 이도현의 곁에서 애써 비위를 맞춰주며 지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번 팔에 드러났던 얼룩진 멍 자국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니, 그가 뒤에서 누이를 얼마나 짓밟아 왔는지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부드럽게 말했다.“굳이 그에게까지 몸을 낮춰 부탁할 필요는 없다. 네가 보기에 그가 써 주는 것이 가장 좋다면 오라버니가 알아서 방법을 찾아 그에게 청하면 된다. 그러니 네가 나설 일이 아니야.”신수
평양후가 초빙한 명의는 곧 경성에 도착했다. 그는 윤서원의 병세를 상세히 묻고 난 뒤 바로 침을 놓기 시작했다.신수빈이 옆에서 한마디 물었다.“제 서방님의 병은 언제쯤 호전될 수 있을까요?”명의의 손놀림은 매우 빨랐다. 그는 침을 놓는 것과 동시에 신수빈의 물음에도 답해 주었다.“그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매일 침을 놓으면… 보름 후에는 손발을 들 수 있을 것이고 한 달 뒤면 침상에서 내려올 수 있을 거예요. 이후에는 거동이 다소 불편할 수 있으나 세자께서는 연세가 젊으시니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그의
그날 오후 윤수혁은 무혁을 시켜 상자 하나를 보내 왔다.사람들은 모두 그 상자가 윤서원에게 주는 것이라 여겨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신수빈이 상자를 열었는데, 안에는 인피면구 세 장과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었다.편지를 펼쳐 보니 인피면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윤수혁이 적어 보낸 내용이 담겨 있었다.그녀는 몇 번이고 눈으로 훑어 본 뒤 청하를 불러 물을 떠 오게 하고, 편지에 적힌 대로 직접 시험해 보았다.인피면구는 놀라울 만큼 얇아, 얼굴에 밀착시킬 때 거울을 보며 가장자리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붙여야 했다. 다시 거울을
큰 마님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끝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곁에 서 있던 유모마저도 참지 못하고 탄식하듯 말했다.“애초에 신씨 부인을 맞이한 쪽이 큰 도련님이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큰 마님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낮게 꾸짖었다.“앞으로 그런 말은 다시는 하지 말거라.”유모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때 마침, 마당 어귀에서 윤수혁이 손을 들어 예를 갖추며 신수빈에게 먼저 나가시라는 뜻을 보냈고, 그녀는 그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유모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속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