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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새벽 네 시, 단팥 호빵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8 21:37:44

『택시 오 기사: 비 오는 새벽에 작가 아가씨를 태워다 줬어요. 빵집 앞에 내려 줬는데 빵집 총각이 유리문 안에서 나를 째려보더라고요. 30년 택시 몰면서 그런 눈은 처음 봤어요. 총각, 나 기사야.』

≈

12월 5일 금요일 오후 네 시. 반달FM 4층 회의실.

한도윤 PD가 공문 한 장을 탁자에 놓았다. 이번엔 마케팅팀 중간 집계가 아니었다. 방송국 공식 청취율 조사 결과. 11월분.

「두 시의 편지 — 0.6%」.

다온은 그 숫자를 오래 봤다. 0.3에서 0.6. 두 배였다. 두 배인데 1%의 절반을 겨우 넘었다.

“국장님이 이거 보시고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한도윤이 의자에 몸을 던지듯 앉았다.

“「두 배네. 근데 0.6이네.」 끝.”

금정란이 보온병 뚜껑을 열며 웃었다.

“국장님 말 잘하시네.”

“선생님, 웃을 일이 아니에요.”

“웃어야지. 0.3이 0.6 됐는데. 30년 동안 이렇게 오른 적 없어.”

금정란이 다온을 봤다. 안경 너머로.

“다온 작가가 한 거야.”

다온은 고개를 저었다.

“청취자분들이 한 거예요. 사연 보내 주신 분들이. 게시판에 쓰신 분들이. 오 기사님이 택시 손님들한테 다 틀어 준대요.”

“그 오 기사님 사연은 언제 읽어?”

“…다음 주요. 월요일에.”

다온은 대답하면서 서류철 안 오 기사님 사연을 생각했다. 「택시 오 기사」라는 이름으로 일주일에 두 통씩 오는. 손님 얘기, 새벽 도로 얘기, 반달빵집 단팥빵 얘기. 오 기사님은 사연마다 단팥빵이 나왔다.

≈

12월 6일 토요일 새벽 네 시 십 분. 반달FM 건물 1층 현관.

비가 왔다. 겨울비. 차가운. 다온은 현관 유리문 안쪽에 서서 밖을 봤다. 빗줄기가 가로등 불빛에 하얗게 보였다. 큰길이 젖어 번들거렸다.

우산이 없었다. 가방 안에 접이식 우산이 있었는데 지난주에 살이 부러져 버렸다. 새로 사야지 하면서 일주일이 지났다.

25분. 걸으면 다 젖을 것이다. 첫차는 다섯 시 십 분. 한 시간을 현관에서 기다릴 수도 없었다.

다온이 목도리를 머리에 뒤집어쓰려는데 큰길에서 경적이 울렸다. 짧게 두 번. 빵빵.

택시 한 대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창문이 내려갔다. 모자 쓴 얼굴.

“작가 아가씨! 타!”

오 기사님이었다.

≈

택시 안은 따뜻했다. 히터 냄새, 방향제 냄새. 그리고 라디오. 「두 시의 편지」 다시듣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방금 끝난 방송이 벌써.

“기사님, 어떻게 여기 계셨어요?”

“방송 끝나면 아가씨 걸어가는 거 알지. 비 오니까 한 바퀴 돌았지. 손님도 없고.”

오 기사님이 와이퍼를 켰다. 빗물이 쓸려 나갔다.

“반달빵집 앞이지?”

“네. 감사해요. 요금은—”

“요금은 무슨. 단팥빵 하나 사 줘. 그거면 돼.”

택시가 출발했다. 빗길이라 천천히. 다온은 창밖을 봤다. 걸으면 25분인 길이 차로는 7분이었다. 편의점, 약국, 꽃집. 다 젖어 있었다.

라디오에서 금정란 목소리가 사연을 읽었다. 오늘 새벽 방송. 물류 센터 야간 근무자 사연.

“작가 아가씨.”

“네.”

“그 반죽하는 사람 말이야. 요즘 사연이 좀 달라졌어.”

다온이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전에는 외롭다, 할머니 보고 싶다, 그런 얘기였잖아. 요즘은 누구 얘기를 해. 누가 반 근 샀다, 누가 꽈배기 이상하게 꼬았다, 누가 사연 써 보라고 했다. 그 누가 한 사람 같아.”

오 기사님이 백미러로 다온을 봤다.

“그 양반, 누구 좋아하나 봐.”

다온은 창밖을 봤다. 대답하지 않았다. 귀가 따뜻했다. 히터 때문에.

≈

같은 시각. 반달빵집.

태오는 단팥 호빵을 찜기에 넣고 있었다. 겨울 한정. 12월부터 2월까지. 할머니가 하던 것. 하얀 반죽 안에 팥을 넣고 둥글게 오므린. 찜기 뚜껑을 덮자 김이 올라왔다.

유리문 밖으로 빗소리가 들렸다. 셔터는 반쯤 올려 둔 상태였다. 다섯 시에 끝까지 올릴.

태오는 시계를 봤다. 네 시 이십 분. 다온은 비를 맞고 걸어오고 있을 것이다. 우산이 없을지도 몰랐다. 지난주 화요일 아침에 다온이 「우산 살이 부러졌어요」 하고 투덜대는 걸 들었다. 미소한테.

태오는 계산대 아래 서랍을 열었다. 우산이 하나 있었다. 검은 장우산. 할머니 것. 손잡이가 나무.

갖다 줄까. 반달FM까지 25분. 지금 나가면 중간에서 만날 것이다.

태오는 우산을 꺼냈다. 앞치마를 벗으려는데 유리문 밖에 불빛이 비쳤다. 헤드라이트. 택시가 빵집 앞에 섰다.

뒷문이 열리고 다온이 내렸다. 목도리를 머리에 쓰고.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고 오 기사님 얼굴이 보였다. 다온이 허리를 숙여 뭔가 말했다. 오 기사님이 웃었다. 크게. 다온도 웃었다.

태오는 우산을 든 채로 서 있었다.

≈

다온이 빵집 셔터 아래로 몸을 숙여 들어왔다. 딸랑. 머리에 쓴 목도리가 조금 젖어 있었다.

“사장님, 아직 문 안 열었죠? 죄송해요. 비가 와서 그냥 들어왔어요.”

태오는 우산을 계산대 아래로 내렸다. 다온이 못 보게.

“…괜찮아요.”

뒤따라 오 기사님이 들어왔다. 모자를 털며.

“총각, 단팥빵 하나. 아가씨가 사 준대.”

“택시비 대신이에요.”

다온이 웃으며 단팥빵 칸으로 갔다. 아직 진열 전이라 빈 칸이었다.

“아, 아직 안 나왔구나.”

“호빵 있어요.”

태오가 말했다. 찜기 쪽을 가리키며.

“단팥 호빵. 오늘부터.”

“호빵이요? 와, 겨울이네요.”

태오가 찜기 뚜껑을 열었다. 김이 확 올라왔다. 하얀 호빵 열두 개. 태오가 하나를 집어 종이에 쌌다. 오 기사님에게 건넸다.

오 기사님이 받아 들고 태오를 봤다. 그리고 계산대 아래를 슬쩍 봤다. 검은 우산 손잡이가 삐죽 나와 있었다.

오 기사님이 웃었다. 의미심장하게.

“총각, 그 우산은 왜 꺼내 놨어?”

태오가 우산 손잡이를 발로 밀어 넣었다.

“…정리하려고요. 서랍이 꽉 차서.”

“새벽 네 시 반에? 비 오는데?”

“그래요.”

오 기사님이 호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뜨거워서 「앗」 했다. 그리고 다온을 돌아봤다.

“아가씨, 아래층 총각 괜찮아.”

다온이 호빵을 받다가 멈췄다.

“네?”

“괜찮다고. 사람이. 순례 누님이 키운 놈이야. 말은 없어도 속은 꽉 찼어. 이 호빵처럼.”

오 기사님이 호빵을 들어 보였다. 반쯤 먹은 자리에 팥이 꽉 차 있었다. 그리고 「콜 왔다!」 하며 나갔다.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딸랑.

≈

빵집에 둘이 남았다.

다온은 호빵을 두 손으로 감쌌다. 뜨거웠다. 손이 녹았다.

태오는 계산대 뒤에서 영수증을 정리했다. 아직 영업 전이라 영수증이 없었다. 빈 영수증 통을 정리했다.

“…오 기사님 원래 저래요. 30년 동안.”

태오가 말했다.

“알아요. 저도.”

다온이 호빵을 한 입 먹었다. 팥이 달았다. 뜨거워서 입을 벌리고 호호 불었다.

“근데 사장님.”

“네.”

“그 우산 저 주려고 꺼낸 거예요?”

태오 손이 영수증 통을 놓쳤다. 통이 계산대 위에서 굴렀다.

“…아니요. 그냥 있던 거예요.”

“새벽 네 시 반에 정리하려고요?”

“그래요.”

다온이 웃었다. 호빵을 든 채로. 소리 내서.

태오는 굴러간 통을 주워 제자리에 놓았다. 얼굴이 뜨거웠다. 찜기 김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

다온이 302호로 올라가고 태오는 셔터를 끝까지 올렸다. 다섯 시. 비가 조금 약해졌다.

태오는 진열대에 빵을 채웠다. 소금빵, 단팥빵, 식빵. 손이 바빴다. 머리는 다른 데 있었다.

택시에서 내리던 다온. 오 기사님과 웃던.

오 기사님은 예순셋이었다. 손자가 둘 있었다. 태오도 알았다. 질투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런데 다온을 우산 없이 비 맞게 둘 수 없어서 꺼낸 우산이, 택시 한 대에 쓸모없어졌다. 태오가 25분 걸어갈 길을 택시는 7분에 왔다.

태오는 소금빵을 진열대 오른쪽 귀퉁이에 놓다가 멈췄다. 오늘은 숨기지 않았다. 스물네 개 다.

“사장님, 얼굴 왜 그래요?”

네 시에 들어와 있던 미소가 계산대에서 물었다. 미소는 아까부터 다 보고 있었다. 주방 입구에서.

“…뭐가.”

“오 기사님이 작가님 태워다 줬죠? 사장님 유리문 안에서 엄청 째려보던데요.”

“안 째려봤어. 그냥 봤어.”

“우산 들고 째려봤잖아요.”

태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소가 웃었다.

≈

12월 8일 월요일 새벽 두 시 사십 분. 반달FM 작가석.

다온은 오 기사님 사연을 원고에 올리다 멈췄다. 토요일 오후에 온 메일. 「택시 오 기사」.

『비 오는 새벽에 작가 아가씨를 태워다 줬어요. 빵집 앞에 내려 줬는데 빵집 총각이 유리문 안에서 나를 째려보더라고요. 30년 택시 몰면서 그런 눈은 처음 봤어요. 총각, 나 기사야.』

다온은 원고를 쥐고 고민했다. 이걸 읽으면 아래층 사장님 얘기가 방송에 나간다. 빵집 총각. 반달동에 빵집은 여럿이었다. 그래도 오 기사님 단골 빵집이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리고 작가 아가씨. 다온 얘기였다. 작가가 자기 얘기가 나오는 사연을 고르는 게 맞나.

다온은 부조정실 쪽을 봤다. 한도윤이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다온은 원고를 들고 부조정실로 갔다.

“PD님, 이거 읽어도 될까요.”

한도윤이 원고를 읽었다. 그리고 웃었다. 소리 내서. 한도윤이 소리 내서 웃는 걸 다온은 처음 봤다.

“읽어. 이거 게시판에서 난리 나. 내가 장담해.”

“제 얘기잖아요. 작가 아가씨.”

“이름 안 나오잖아. 작가 아가씨. 빵집 총각. 그게 다야. 그리고.”

한도윤이 원고를 돌려줬다.

“청취자들은 이런 거 좋아해. 진짜 사람 얘기.”

≈

새벽 세 시 십 분. 반달빵집.

태오는 크루아상 반죽을 접고 있었다. 버터를 넣고 접고, 밀고, 다시 접고. 라디오에서 금정란이 「택시 오 기사」 이름을 불렀다.

태오가 밀대를 멈췄다.

“…총각, 나 기사야.”

금정란이 사연을 다 읽고 웃었다. 크게.

“빵집 총각님, 기사님이 기사래요. 째려보지 마세요.”

태오는 밀대를 내려놓고 작업대를 짚었다. 고개를 숙였다.

라디오에서 금정란이 계속 웃었다.

“이 사연 우리 작가님이 골랐어요. 작가 아가씨가 우리 작가님인 거 같은데 작가님이 직접 이걸 골랐네요. 작가님, 얼굴 빨개요.”

태오는 고개를 들었다. 라디오를 봤다.

‘얼굴 빨개요.’

다온이 작가석에서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이 사연을 고르고. 빵집 총각이 째려봤다는 사연을.

태오는 다시 밀대를 잡았다. 반죽을 밀었다. 세게. 너무 세게. 반죽 끝이 찢어졌다.

네 시에 출근한 미소가 그 찢어진 반죽을 보고 물었다.

“사장님, 반죽 왜 이래요?”

“…라디오 들었어?”

“들었죠. 독서실에서.”

미소가 웃음을 참았다. 어깨가 떨렸다.

“총각, 나 기사야.”

미소가 오 기사님 목소리를 흉내 냈다. 태오가 찢어진 반죽을 미소 앞으로 밀었다.

“이거 붙여. 다 붙여.”

미소가 반죽을 붙이며 웃었다. 결국 소리 내서.

(1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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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오 기사: 30년 전에 빵집 누님이 그러더라고요. 비밀은 반죽 같은 거라고. 너무 치대면 질겨진대요. 그래서 저는 안 치대요. 근데 입이 근질근질해요.』≈11월 22일 토요일 새벽 다섯 시 십이 분. 반달빵집.다온은 소금빵 봉투를 받아 들고도 나가지 않았다. 계산대 옆 벽. 할머니 사진 앞에 섰다. 일주일째였다. 7일 동안 매일 아침 다온은 그 사진 앞에서 1분씩 서 있었다.태오는 계산대 뒤에서 그걸 보고 있었다. 일주일째.“사장님.”“…네.”“할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태오가 영수증을 쥔 채로 멈췄다.“…왜요?”“그냥요. 3년 전에 이사 왔을 때 소금빵 공짜로 주셨거든요. 인사도 제대로 못 했어요. 그해 겨울에 돌아가셨잖아요. 이름도 모르고.”다온이 사진을 보며 말했다. 태오를 보지 않고. 목소리가 담담했다. 너무 담담했다.태오는 영수증을 내려놓았다. 할머니 이름을 말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동네 사람 절반이 알았다. 그런데 다온이 그걸 묻는 이유를 태오는 알았다. 일주일 전 금정란 선생님 방송. 반죽하는 할머니.이름을 말하면 다온은 어떻게 할까. 금정란 선생님한테 전할까. 할머니가 30년 동안 숨긴 이름을.태오가 입을 열었다. 그 전에 문이 열렸다. 딸랑.“총각! 단팥빵 둘!”≈오 기사님은 모자를 벗어 털며 들어왔다. 찬바람이 같이 들어왔다. 그리고 계산대 옆 벽 앞에 선 다온을 봤다.“어, 작가 아가씨. 순례 누님 사진 보고 있어?”다온이 돌아봤다.“순례 누님이요?”“그래, 순례 누님. 여기 할머니. 반달빵집 순례 누님이지. 이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 없어.”오 기사님이 단팥빵 칸으로 가며 말을 이었다.“30년 전에 내가 택시 처음 몰 때부터 여기서 단팥빵 사 먹었어. 새벽 네 시 반에 오면 누님이 문 열기 전인데도 뒷문으로 줬어. 「기사 양반 배고프지」 하고.”태오가 계산대 뒤에서 오 기사님을 봤다. 오 기사님은 그 눈빛을 못 봤다. 아니, 봤는데 무시했다.“누님이 라디오를 그렇게 좋아했어.

  • 새벽 두 시의 사연은 아래층 빵집에서 온다   7화. 새벽 두 시 반, 생방송

    『반죽하는 사람: 할머니는 반죽을 치대면서 혼잣말을 했어요. 누구한테 하는 말이냐고 물으면 라디오한테 한다고 했어요. 라디오가 대답은 안 해도 다 듣는다고.』≈11월 15일 토요일 새벽 두 시 이십팔 분. 반달FM 4층 스튜디오.다온은 작가석에서 유리창 너머를 보고 있었다. 금정란이 마이크 앞에 앉아 원고를 넘겼다.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 코너 차례. 오늘 사연은 반죽하는 사람. 다온이 맨 앞에 놓았다.코너를 시작한 지 4주. 게시판 글이 하루 서른 개를 넘었다. 청취율은 아직 몰랐다. 다음 달 첫 주에 나온다고 했다. 한도윤 PD는 매일 새벽 게시판 숫자를 세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금정란이 원고를 들었다. 큐 사인. 다온이 부조정실 쪽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도윤이 노래 볼륨을 내렸다.“두 시 반이에요.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 오늘은 다시 반죽하는 사람님이에요. 이분 사연 기다리시는 분들 많죠. 게시판에 「반죽하는 사람 언제 나와요」가 제일 많대요.”금정란이 웃었다. 그리고 읽었다.“할머니는 반죽을 치대면서 혼잣말을 했어요. 누구한테 하는 말이냐고 물으면 라디오한테 한다고 했어요. 라디오가 대답은 안 해도 다 듣는다고.”금정란이 거기서 멈췄다.다온은 원고를 따라 읽다가 고개를 들었다. 다음 문장이 있었다. 「그래서 저도 반죽하면서 라디오한테 말해요. 할머니처럼.」 금정란은 그 문장을 읽지 않았다.유리창 너머 금정란이 원고를 쥔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마이크가 켜져 있었다. 숨소리가 들렸다. 한 번. 두 번.부조정실에서 한도윤이 몸을 일으켰다. 손이 콘솔 위 페이더로 갔다. 노래를 올릴까 말까.삼 초. 사 초. 라디오에서 삼 초 침묵은 사고였다. 오 초는 큰 사고.금정란이 고개를 들었다.“…죄송해요, 여러분.”목소리가 젖어 있었다.“이 사연 읽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요. 30년 전부터 우리 방송에 사연 보내 주시던 분이 계셨어요. 이분도 반죽하는 분이셨어요. 반죽하는 할머니. 그분도 라디오한테 혼잣말한다고 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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