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다음 날, 아침 식사 후.]
“아침부터 불러 미안합니다, 대공자님.”
백작의 집무실로 들어선 세이런을 보며, 백작은 그를 반겼다.
“괜찮습니다. 마침 저도 여쭤볼 것이 있었습니다.”
“아니요. 이번엔… 조금만 더 머물다 가 주세요.”라이엔의 목소리는 낮고 조심스러웠지만, 그 속에는 작고 애절한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제가 사나운 짐승들도 많이 쫓아냈고, 가구도 더 만들었어요. 이젠 훨씬 편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이틀만, 아니, 하루만이라도 더….”그 눈빛은 마치 버려지지 않으려는 고양이처럼 맑고 순수하게 반짝이며 네루실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작은 기대와 불안, 그리고 미련이 뒤섞인 눈동자. 그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그녀에게 느껴졌다.하지만 네루실리아는 그 시선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 뭐지… 이 눈빛은…?’하지만 의미는 몰랐어도 그녀는 라이엔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가슴이 간질간질하고 따스한 열이 번져 오는 듯했다.‘귀여워서 머리 쓰담을 때랑은 느낌이 조금 다른데… 이건 뭐지…?’
라이엔은 웃으며 눈을 감고 네루실리아가 닿을 수 있도록 머리를 살짝 숙였다.자신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만지는 그녀의 작은 손길이 이상할 정도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제가 머리를 숙이고, 제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 겁니다, 실리아님.’그녀의 작은 손의 온기를 눈을 감고 느꼈다. 그리고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눈을 떴다.바로 눈앞에 네루실리아의 눈동자가 있었다.반짝이는 숲을 담은 녹색 눈동자가 너무 가까워졌다.그녀도 숨을 죽인 채 라이엔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서로의 숨결이 너무나 가깝게 느껴졌다.장작불 타는 소리만이 작은 방 안을 채웠다.외부의 소리도, 눈이 내리는 소리도, 이제 들리지 않았다.그러나 그 정적을 깨는 목소리.“빵!”
“그래서 매일 그 호수를 찾아갔어요. 혹시, 혹시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고.”라이엔의 고백은 장작불의 작은 불꽃처럼 뜨겁게 흔들렸다.그 말에 네루실리아도 구부린 무릎 위에 그와 똑같이 얼굴을 묻으며 작게 웃었다.그 눈길이 장작불보다 더 따스하게 빛났다.“나도 네가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왔어.”그 말에 라이엔의 얼굴이 한층 더 붉게 달아올랐다.귀까지 빨개진 그의 모습이 부끄러워하면서도 숨기지 못하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 그… 수, 수프를…!”라이엔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쪽으로 달려갔다.그 허둥대는 뒷모습을 보며 네루실리아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그리고는 살며시 자신의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아직도… 쿵쿵거리네.”
다시 인간 세계에 내려왔을 때는 어느새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이었다.숨을 내쉴 때마다 입김이 허공에 뜨겁게 피어올랐다가 금세 찬 공기 속으로 스며들었다.“와! 입에서 연기가 나오네!”네루실리아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으로 자신의 입김을 잡으려 하듯 허공을 휘저었다.그녀가 만들어 준 햇빛을 받아 반짝이던 푸른 호수도 어느새 단단히 얼어 있었다.“역시 겨울은 눈이 많이 와야 예쁘네!”네루실리아는 얼어붙은 호수를 콩콩 두드리며 파르르 떨리는 눈가로 웃었다.“내가 준 이 추위를, 이 얼음을 인간들은 또 어떻게 사용할까?”샌들 사이로 눈이 발에 파고들 때마다 차갑게 간질거리는 감각이 느껴졌다.“오, 이게 차갑다는 느낌이구나….”작은 발가락들을 꼼지락거리며, 네루실리아는 하얀 눈 위를 한 발 한 발 밟았다.
라이엔이 깊이 잠든 밤.작은 숨소리만이 고요한 오두막 안에 번졌다.방 안, 이불을 덮은 채 말똥말똥 눈을 뜨며 그가 잠들기만을 기다렸던 네루실리아가 마침내 살며시 몸을 일으켰다.은빛 머리카락이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다.방문을 조용히 열고 나가 식탁 옆 바닥에 얇은 이불을 덮고 잠든 라이엔의 곁으로 다가갔다.그의 머리맡에 조심스레 무릎을 구부리고 앉은 네루실리아는 잠든 그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고른 숨결이 이어지고, 잔잔한 밤공기 속에서 그의 머리칼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네루실리아의 눈동자가 잠시 고요히 흔들리더니 곧 눈웃음이 지어졌다.“잘 있거라, 잘생긴 인간.”작별의 인사를 남기듯 낮게 속삭였다.그 말과 함께 그녀의 몸은 빛이 저물 듯 서서히 희미해졌다.바람결에 사라지듯 사라졌다.
잠시 후, 라이엔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작은 냄비를 들고 식탁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부드러운 수프와 갓 구운 빵 한 덩이, 그리고 나무 숟가락 하나가 가지런히 놓였다. 좁은 오두막 안으로 따뜻하고 고소한 향이 천천히 퍼져 나갔다. 나무 향이 밴 공간과 어우러진 그 냄새는 이상하리만큼 포근했다.“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드세요.”네루실리아는 눈을 반짝이며 수프 위로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았다.‘자연의 재료를 이렇게 사용하다니. 역시 인간들은 신기하다니까!’조심스럽게 숟가락을 들어 한입 떠먹은 순간,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혀끝 위로 퍼졌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향, 몸 안쪽까지 녹아내리는 듯한 따뜻한 기운에 그녀의 눈이 점점 더 커졌다.“맛있어!”숨김없는 감탄에 라이엔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반짝이는 눈, 맛있는 걸 먹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금세 행복해진 얼굴, 한 숟가락을 더 떠 먹으며 작게 들뜬 표정까지.모든 것이 지나치게 순수해서 자꾸만 시선이 갔다.네루실리아는 한참 수프를 먹다가 문득 숟가락을 멈추고 라이엔을 바라보았다.“넌 정말 신의 축복을 받았구나.”“네?”“잘생겼는데다가 이런 맛있는 것도 만들 줄 알고.”한껏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라이엔은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그런가 보네요.”오랜만에 크게 웃은 탓인지 웃음 끝이 어딘가 어색했다.“맛있다고 해 주니까 다행이네요.”그는 웃음을 거두고도 한동안 입가에 미소를 남긴 채 네루실리아를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