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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소이
그 말에 내 미간은 곧바로 찌푸려졌다.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 탄일은 십일월 십칠일입니다."

집사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는 순간 굳어졌다.

"하지만 장군님께서는 모레가 부인의 탄일이라며 반드시 성대하게 준비하라고 특별히 당부까지 하셨습니다."

설명을 마친 집사는 곧바로 물러났다.

그 후 이틀 동안 저택의 하인들은 여전히 분주하게 연회를 준비했다.

그러다 사흘째가 되어서야 심무열은 본채로 돌아왔다.

곧 심무열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새로 지은 듯한 검은 비단 도포를 입고 있었는데, 오늘의 탄일 연회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분명했다.

그는 내 앞으로 다가와 손을 들어 내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나는 고개를 돌려 피했다.

허공에 멈춘 그의 손은 잠시 뒤 천천히 내려가더니, 얼굴에 남아 있던 온기도 조금씩 사라졌다.

"오늘은 청월이의 탄일이다."

심무열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 마치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는 듯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까지 번졌다.

"청월이는 살아 있을 때 떠들썩한 것을 가장 좋아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알까 봐 몰래 그 아이의 탄일을 챙겨 줄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저는 강소현입니다."

"넌 청월이다."

그는 고개를 들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그저 네가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네가 떠올리기만 하면, 너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집착에 가까운 심무열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나는 완전히 깨달았다.

심모연의 말이 맞았다. 나는 영원히 청월이라는 여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계속 이곳에 머무를 이유도 없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심무열은 내가 체념했다고 생각한 듯했다.

그는 나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내 귓가에 숨결을 흘리며 말했다.

"소현아, 얌전히 내 말을 따른다면 난 부군으로서 너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잠시 후 시녀가 오늘 입을 옷을 가져올 것이다. 단장을 마치면 대청으로 오거라. 나는 먼저 손님들을 맞이하러 가겠다."

말을 마친 그는 나를 살며시 놓아주고,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가를 어루만졌다.

나는 내가 언제 눈물을 흘렸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향 하나가 타는 시간쯤 지나자, 누군가 오늘 입을 옷을 가져왔다.

다만 시녀가 아니라 심모연이었다.

그녀는 오늘따라 유난히 화려하게 차려입고 있었고, 나를 보자 보기 드물게 미소까지 지었다.

"이건 오라버니가 특별히 너를 위해 준비한 옷이다. 갈아입거라."

옷은 선홍색 촉금(蜀錦)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치맛자락에는 큼직한 해당화가 겹겹이 수놓아져 있었는데, 촘촘한 바느질과 은은한 빛깔이 어우러진 것이 인간 세상의 물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지금의 나는 붉은색을 몹시 싫어하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그것을 몇 번이나 바라보았다.

내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자 심모연은 곧 인내심을 잃었다.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것이냐? 밖의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갈아입거라!"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결국 옷을 받아 안채로 향했다.

돌아서는 순간, 나는 심모연의 입가에 떠오른 악랄한 미소를 보지 못했다.

시녀의 안내를 받아 본채 마당으로 들어서자, 원래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지며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내 얼굴로 향했다.

다만 이번에 모두의 얼굴엔 비웃음뿐 아니라 경악까지 담겨 있었다.

나는 거의 곧바로 알아차렸다. 문제는 분명 내 몸에 걸친 이 치마에 있었다.

하지만 내가 대응할 방법을 생각하기도 전에, 커다란 따귀 소리가 울렸다.

힘이 어찌나 세던지 내 머리는 세차게 한쪽으로 돌아갔고, 귓속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으며 입가에서는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마당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심무열의 분노에 찬 외침이 울려 퍼졌다.

"누가 네게 이 옷을 입으라고 했느냐!"

"이것은 그 아이의 혼례복이다! 네가 감히! 네가 어찌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입가에서 흐른 피가 그 혼례복 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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