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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질투라는 이름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5 00:55:24

도현이 자주 간다는 식당은 회사에서 걸어서 십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화려한 호텔 레스토랑도, 예약하기 어려운 고급 식당도 아니었다.

골목 안쪽에 자리한 작은 일본 가정식집이었다.

문을 열자 따뜻한 국물 냄새가 났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뒤라 손님은 많지 않았다.

주방 안에 있던 중년 남자가 도현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오랜만이네요, 차 대표님.”

“잘 지내셨습니까?”

“대표님은 여전히 바빠 보이시고.”

남자의 시선이 곧 내게 향했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시네요.”

나는 괜히 잡고 있던 도현의 손을 의식했다.

회사에서 나온 뒤에도 우리는 계속 손을 잡고 있었다.

이제 놓아도 될 것 같았지만, 어느 쪽도 먼저 놓지 않았다.

도현이 짧게 대답했다.

“중요한 사람입니다.”

놀라 그를 바라봤다.

계약 상대도, 손님도 아니었다.

중요한 사람.

주인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더 잘해드려야겠네요.”

도현은 나를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

우리가 마주 앉자 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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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19화. 주말까지 못 기다리겠는데

    수요일 밤.서윤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다가 화면을 껐다.그리고 다시 켰다.몇 초 뒤 또 껐다.옆에서 책을 읽던 도현이 결국 고개를 들었다.“집중이 안 됩니까.”“누구 때문에요.”“제가 뭘 했습니까.”서윤이 몸을 돌려 그를 봤다.“지난번에 말했잖아요.”“뭘 말입니까.”“주말에 하고 싶은 거 있다고.”도현은 너무 태연했다.“기억합니다.”“나는 계속 신경 쓰이는데 도현 씨는 아무렇지도 않아요?”“제가 하자고 한 건데 왜 신경 쓰이겠습니까.”“그러니까 뭔데요.”“토요일에 알게 됩니다.”또 토요일.서윤이 베개를 끌어안았다.“아직 수요일인데.”“사흘입니다.”“길어요.”도현이 책을 덮었다.“못 기다리겠습니까.”“조금.”“조금?”서윤이 입을 다물었다.도현이 웃었다.“많이군요.”“아, 진짜.”서윤은 아예 등을 돌렸다.잠시 뒤 침대가 움직였다.도현이 가까워진 것이 느껴졌다.하지만 손을 대지는 않았다.그게 더 신경 쓰였다.서윤이 결국 다시 돌아봤다.“왜요.”“아무것도 안 했습니다.”“그러니까 왜 안 해요?”“지금 뭘 원합니까.”서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도현이 기다렸다.서윤은 그 기다리는 얼굴을 보다가 손을 뻗었다.책을 치웠다.그리고 도현의 손을 잡아당겼다.“이거.”“손?”“아니.”서윤이 조금 더 당겼다.“가까이 오는 거.”도현이 몸을 기울였다.두 사람 사이가 좁아졌다.“이 정도?”“조금 더.”이번에는 입술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서윤이 먼저 키스했다.짧게 끝내려 했는데 도현의 손이 목 뒤에 닿으면서 자연스럽게 길어졌다.서윤은 그의 팔을 잡았다.며칠 전부터 둘 사이에는 확실히 달라진 게 있었다.예전처럼 매 순간을 말로 정리하지 않았다.좋으면 가까워지고,원하면 손을 뻗었다.싫으면 멈추면 됐다.입술이 떨어졌다.서윤은 여전히 도현의 팔을 잡고 있었다.“힌트 하나만.”“키스까지 해놓고 결국 그겁니까.”“키스는 키스고.”“안 됩니다.”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18화. 먼저 벗어놓은 것

    침실 문이 닫혔다.서윤은 도현의 손을 잡은 채 그대로 침대까지 걸어갔다.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눕지 않았다.도현도 재촉하지 않았다.서윤은 맞잡은 손을 내려다보다가 물었다.“우리 요즘 너무 자연스럽지 않아요?”“뭐가 말입니까.”“이렇게 들어오는 거.”도현이 그녀를 바라봤다.“싫습니까.”“아니.”서윤은 바로 대답했다.“좋아서 그래요.”처음에는 침실로 들어오는 것조차 하나의 선택처럼 느껴졌다.누가 먼저 말하는지.어디까지 원하는지.누가 이끌 것인지.그런데 이제는 달랐다.거실에서 손을 잡고 있다가 같이 들어오고,입을 맞추다가 자연스럽게 옷을 벗고,서로를 원하는 걸 굳이 감추지 않았다.서윤은 도현의 넥타이에 손을 올렸다.“오늘 이거 내가 풀어도 돼요?”“하고 싶습니까.”“응.”“그럼 하십시오.”서윤이 매듭을 풀었다.넥타이가 느슨해졌다.그런데 완전히 빼내기 전에 손을 멈췄다.도현이 물었다.“왜요.”“생각 바뀌었어요.”“어떻게.”서윤이 넥타이에서 손을 뗐다.“도현 씨가 해요.”도현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직접 넥타이를 풀어 의자 위에 내려놓았다.그리고 셔츠 단추에 손을 올렸다.서윤이 그 모습을 바라봤다.하나.둘.도현이 스스로 셔츠를 벗었다.평범한 행동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 시선을 떼기 어려웠다.도현이 알아차렸다.“계속 봅니다.”“보면 안 돼요?”“보십시오.”서윤의 시선이 그의 몸을 천천히 훑었다.도현이 가까이 다가왔다.“이번에는 제 차례입니까.”서윤이 고개를 저었다.“나도 내가 할래.”도현의 눈썹이 조금 올라갔다.서윤은 그 앞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얇은 카디건을 먼저 벗었다.소파에서부터 이미 흐트러져 있던 옷차림이었다.그런데 도현이 벗겨주는 대신 스스로 하나씩 벗어놓으니 기분이 달랐다.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다.옷이 의자 위로 떨어졌다.도현의 시선이 서윤에게 고정됐다.서윤이 물었다.“왜 아무 말 안 해요.”“보고 있습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17화. 말하지 않아도 먼저

    서윤이 눈을 뜬 건 월요일 아침 여섯 시 반이었다. 알람이 울리기 전이었다. 옆을 보자 도현은 아직 자고 있었다. 주말 내내 붙어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먼저 눈이 갔다. 서윤은 베개에 얼굴을 반쯤 묻고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 평소에는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씻고, 커피를 내리고, 서윤이 일어날 때쯤이면 이미 하루를 시작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힘이 빠진 표정. 이불 밖으로 나온 한쪽 팔. 서윤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도현의 손목을 잡았다. 은색 팔찌가 손끝에 걸렸다. [붙잡아 달라고 말할 수 있도록.] 오래전 새겨 넣었던 문장이었다. 서윤은 팔찌를 한 번 쓸었다. 그러다 도현의 손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왔다. 그 순간. “뭘 합니까.” 잠긴 목소리가 들렸다. 서윤이 움찔했다. “깼어요?” “방금.” 도현이 눈을 떴다. “왜 제 손을 가져갑니까.” 서윤은 잡고 있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냥 잡고 싶어서.” 도현의 시선이 맞잡힌 손으로 내려갔다. “그럼 가져가십시오.” “손을?” “네.” 서윤이 웃었다. “출근할 때도?” “그건 곤란합니다.” “왜요.” “운전해야 합니다.” 서윤이 웃음을 터뜨렸다. 도현도 작게 웃었다. 그렇게 시작한 아침은 평범했다. 둘이 씻고, 커피를 마시고, 각자의 옷을 챙겨 입었다. 현관 앞에서 도현이 서윤의 코트 깃을 정리해 주었다. 서윤은 그의 넥타이가 조금 비뚤어진 걸 발견했다. “가만있어요.” 손을 뻗어 매듭을 바로잡았다. 도현이 내려다봤다. “됐어요.” 그런데 서윤은 손을 떼지 않았다. 넥타이 끝을 잡은 채 잠시 바라봤다. “왜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 얼굴은 아닌데.” 서윤이 도현을 조금 끌어당겼다. 그리고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이거.” 도현의 손이 자연스럽게 허리에 닿았다. 서윤이 바로 웃었다. “회사 가야 돼요.” “시작한 사람이 할 말입니까.” “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16화. 이번에는 멈추지 말아요

    일요일 오후 세 시. 서윤은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다가 세 페이지째 같은 곳에서 멈춰 있었다. 도현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침실 한쪽에서 옷을 정리하고 있는 도현의 손 때문이었다. 셔츠 소매를 접고. 옷걸이를 걸고. 흐트러진 침구를 정리하는 손. 어젯밤 자신을 만지던 것과 똑같은 손인데 지금은 지나치게 얌전했다. “도현 씨.” “네.” “나 지금 이상한 생각 했어요.” 도현이 옷장 문을 닫았다. “굳이 예고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궁금하라고.” “이미 궁금합니다.” 서윤은 책을 덮었다. “여기 와봐요.” 도현이 침대로 다가왔다. 서윤은 일어나 앉았다. “손 줘요.” “왜요.” “일단.” 도현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서윤은 손목을 잡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 손가락을 하나씩 펴봤다. “뭘 봅니까.” “그냥.” 서윤은 그의 손바닥에 자신의 손바닥을 맞댔다. 크기 차이가 확실했다. “어제 이 손 때문에 잠 늦게 잤잖아요.” 도현의 시선이 달라졌다. “저만의 책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그 얘기.” “사실이니까.” 서윤은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손목을 끌어당겼다. 도현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뭐가요.” “이 손을 불러놓고 보기만 할 겁니까.” 서윤이 웃었다. “성격 급해졌네.” “어제 기다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서윤의 웃음이 잠시 멈췄다. 맞았다. 자기가 그랬다. 다음에는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도현이 먼저 손을 움직였다. 서윤의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넣었다. 깍지가 맞물렸다. “이렇게?” 서윤이 물었다. “아닙니다.” “그럼?” 도현이 서윤을 끌어당겼다. 입술이 바로 겹쳤다. 서윤이 웃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예고도 없었다. 누가 먼저인지 확인하는 대화도 없었다. 서윤은 곧바로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키스가 길어졌다. 도현이 떨어지려는 순간 서윤이 따라갔다. “어디 가요.” “안 갑니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15화. 기다린 만큼

    서윤이 침실 문을 다시 연 건 삼 분쯤 뒤였다.손에는 물병 두 개가 들려 있었다.도현은 그대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정말 따라오지 않았다.하지만 표정은 조금 전과 달랐다.서윤이 문을 닫으며 웃었다.“잘 기다렸네요.”“삼 분이었습니다.”“그래도.”서윤은 물병 하나를 협탁에 올려놓고 다른 하나를 도현에게 건넸다.도현이 받아들었다.“일부러 오래 걸렸습니까?”“조금?”“서윤.”낮아진 목소리에 서윤이 웃었다.“왜요.”“재미있습니까.”“응.”망설임 없는 대답이었다.서윤은 도현 앞에 섰다.“평소에는 내가 기다리잖아요.”“그래서 복수입니까?”“복수까지는 아니고.”서윤의 손이 도현의 셔츠 깃에 닿았다.414화에서 풀어놓은 단추는 그대로였다.“도현 씨가 나 기다리는 얼굴이 궁금했어요.”“봤습니까.”“응.”“어떻습니까.”서윤이 그의 턱을 손끝으로 가볍게 들어 올렸다.“생각보다 더 좋아.”도현이 물병을 내려놓았다.손이 서윤의 허리로 향하려는 순간,서윤이 먼저 손목을 잡았다.“아직.”도현이 그녀를 바라봤다.“또입니까.”“응.”서윤은 그의 손을 자신의 허리가 아니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내가 하라고 할 때까지.”“알겠습니다.”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서윤은 천천히 그의 앞에 가까이 섰다.이번에는 키스하지 않았다.대신 풀려 있던 셔츠를 양쪽으로 벌렸다.손바닥이 맨가슴에 닿았다.도현의 몸이 바로 긴장했다.서윤은 그 변화를 손끝으로 느꼈다.“만지고 싶은데 못 만지는 거 어때요?”“별로입니다.”서윤이 웃었다.“솔직하네.”“당신이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잖습니까.”“그랬죠.”서윤의 손이 어깨를 지나 목 뒤로 올라갔다.도현의 시선이 계속 그녀를 따라왔다.“그럼 또 솔직하게 말해봐요.”“뭘 말입니까.”“지금 제일 하고 싶은 거.”도현은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당신을 눕히고 싶습니다.”서윤의 손이 멈췄다.예상보다 직접적인 대답이었다.“그리고?”“키스하고 싶고.”도현의 시선이 서윤의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14화. 이번에는 내가 고를게

    토요일 오후.도현은 거실 바닥에 앉아 스케치북을 펼쳐놓고 있었다.창가 쪽 벤치를 조금 손볼 생각인지 같은 선을 몇 번이나 지웠다가 다시 그리고 있었다.서윤은 소파에 앉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책은 진작 덮어놓았다.어젯밤 자신이 했던 말이 계속 생각났다.다음에는 내가 고를게.도현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그런데 묻지 않았다.언제 할 건지.무엇을 할 건지.기다리겠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그저 평소처럼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게 마음에 들었다.서윤은 소파에서 일어났다.도현의 앞에 섰다.도현이 고개를 들었다.“왜요.”“스케치 언제 끝나요?”“십 분 정도면 됩니다.”“그럼 십 분 줄게요.”도현의 눈빛이 달라졌다.“그 뒤에는?”서윤이 웃었다.“내 시간.”잠깐의 정적.도현이 연필을 다시 들었다.“알겠습니다.”정확히 십 분 뒤.도현은 스케치북을 덮었다.서윤이 손을 내밀었다.“일어나요.”도현이 그 손을 잡고 일어났다.“어디로 갑니까.”“침실.”이번에는 서윤이 먼저 걸었다.침실에 들어온 서윤은 커튼부터 닫았다.도현은 문 앞에서 기다렸다.서윤이 돌아섰다.“거기 있어요.”도현은 움직이지 않았다.서윤이 천천히 다가갔다.어제 자신이 입혀줬던 잠옷도,도현이 골랐던 검은 원피스도 아니었다.아주 평범한 흰 셔츠와 짧은 홈웨어 차림이었다.그래서 오히려 좋았다.오늘 필요한 건 옷이 아니었다.서윤은 도현 바로 앞에서 멈췄다.“오늘은 내가 먼저 하고 싶은 거 말할게요.”“듣고 있습니다.”“도현 씨가 기다리는 거 보고 싶어요.”도현의 눈이 가늘어졌다.“제가 기다리는 걸?”“응.”서윤은 그의 손을 잡았다.침대까지 데려가 가장자리에 앉혔다.그리고 자신은 바로 앞에 섰다.“손.”도현이 손을 내밀었다.서윤은 그 손을 잡았다가 손바닥에 짧게 입을 맞췄다.도현의 시선이 고정됐다.“벌써 표정 바뀌었는데.”“당신이 이러고 있으니까요.”“아직 아무것도 안 했어요.”“그게 문제입니다.”서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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