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제78화. 여왕의 귀환(2) "우리 소액주주 연대 회원 300명이 모은 지분 8%! 이 역시 한채원 본부장의 안건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의결권을 위임합니다! 송미란 대표 취임 이후 주가 반토막 난 거, 우리가 언제까지 참을 줄 알았습니까!" "옳소!! 송미란은 물러나라!!" "낙하산 한유라 퇴출하라!!" 소액주주들이 일제히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강당 안은 순식간에 송미란 모녀를 규탄하는 시위장으로 변했다. 송 여사의 다리가 풀렸다. 그녀가 의자를 짚고 겨우 버티며 채원을 노려보았다. "이, 이것들이... 짜고 치고..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 "아니, 한채원 본부장 아니야?"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있다고 들었는데? 찌라시였어?" "분위기 살벌한데... 이거 무슨 일이야?" 채원은 주주들의 수군거림을 가볍게 무시하고 단상 바로 앞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마이크를 쥐고 있는 송 여사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왜 그러시죠, 송미란 대표님? 마치 살아 돌아온 유령이라도 본 표정이시네요." "너, 너, 네가 어떻게...!" 송 여사가 부들부들 떨며 손가락질을 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턱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제77화. 여왕의 귀환(1) "의사가 아직 안정을 취하라고 했을 텐데." 세브란스 병원 VIP 병실. 도진이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어 섰다. 그의 시선 끝에는 거울 앞에서 립스틱을 고쳐 바르고 있는 채원이 있었다. 핏기 없던 입술이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며, 그녀의 창백했던 얼굴에 날카로운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채원은 거울 너머로 도진과 눈을 맞추며 픽 웃었다. "지금 침대에 누워있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요." "갈비뼈에 아직 금이 가 있어. 무리하면 안 돼." "진통제 두 알 더 먹었어요. 날아갈 것 같네요.
제76화. 대가(2) "네 아버지는 오늘부로 끝이야. 구속 수사는 당연하고, 전 재산 몰수에 추징금까지 때려 맞을 거다. 네 가문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추악한 비리 가문으로 낙인찍혀 영원히 매장당해." "도진 씨...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아빠는 살려줘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진아가 바닥을 기며 도진의 구두를 붙잡고 애원했다. 화려했던 정계의 공주가 한순간에 시궁창의 쥐새끼처럼 변해버린 꼴이었다. 도진은 비정하게 발을 빼며 진아를 걷어찼다. "너 역시 예외는 없어. 마약 상습 투약, 부정 입학, 비자금
"이제 한채원만 없어지면, 도진 씨도 정신 차리고 나한테 오겠지." 진아가 와인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쾅-!!! 저택의 육중한 현관문이 부서질 듯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엄마! 이게 무슨 소리야?!" 진아가 깜짝 놀라 방 밖으로 뛰어나갔다. 거실로 내려간 진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검은색 수트를 입은 남성 수십 명이 거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차가운 살기를 뿜어내는 서도진이 서 있었다. "도, 도진 씨...?" 진아가 당황해 어버버하며 계단을 내려왔다. "여기가 어디라고 이렇게 무례하
제75화. 대가(1) 삑, 삑. 기계음만이 일정하게 울리는 VIP 병실. 도진은 침대에 누워 잠든 채원의 손을 꼭 쥔 채, 밤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스름한 새벽빛이 창문 틈으로 밀려 들어올 때쯤, 최 비서가 조심스럽게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도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은 핏발이 서 있었고,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어떻게 됐지." 낮게 가라앉은 도진의 목소리에 최 비서가 고개를 숙이며 다가왔다. "본부장님, 한유라와 송 여사 배후를 캐던 중...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걸려들었습니다." "인물?"
제16화. 내 아내에게 손대지 마(1)“서 대표님. 잠시 뵙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연회장 중앙에서 장관들과 짧은 담소를 나누던 도진의 곁으로, 누군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다. 내년도 국가 예산 편성과 얽힌 굵직한 국책 사업 건으로 JS그룹의 협조가 절실한 눈치였다.도진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지금 이 순간, 채원의 곁에서 단 1초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는 한 나라의 경제 컨트롤타워였다. 완전히 무시하고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도진이 채원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5분.”“네?
완벽한 모욕. 최지훈은 수치심에 부들부들 떨었지만, 서도진의 눈동자에서 번뜩이는 살기를 마주하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최 회장이 황급히 아들의 뒷덜미를 끌고 자리를 피했다.“……말씀이 좀 과하셨습니다. 정재계 인사들이 다 보는 앞인데.”채원이 상황이 정리된 후 나지막하게 속삭였다.“과해?”도진이 픽 웃으며 채원의 허리를 끌어당겼다.“방금 그 새끼 눈깔이 네 등짝을 핥고 있었어. 그 자리에서 눈알을 파버리지 않은 내 인내심을 칭찬해야 할 타이밍 아닌가.”“자본주의적 시선이라니까요.”“웃기지 마. 수컷들의 시선은
제15화. 사냥터에 강림한 여왕, 그리고 폭주하는 소유욕(2)“오늘 밤은 철저하게 숨죽여야 해. 서도진의 눈에 띄었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유라는 분노에 찬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채원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할 자신은 구석에 처박혀 있고, 자신이 쫓아낸 쓰레기 같은 이복언니가 모든 조명을 독식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수치심과 분노를 똑같이 느끼고 있는 또 한 명의 남자가 연회장 반대편에 서 있었다.채원의 전 약혼자, 강민우였다.민우는 멍한 눈으로 채원을 바라보며 들고 있던 샴페인 잔을 떨어뜨릴 뻔
채원은 목에 걸린 묵직한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느끼며, 도진을 향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기대하죠.”저녁 7시 30분. 신라호텔 영빈관.VVIP 비즈니스 파티가 열리는 호텔 입구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대한민국을 쥐고 흔드는 재벌 총수들과 정계 거물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었고, 포토 라인에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진을 치고 플래시를 터뜨려댔다.그중에서도 오늘 밤 최고의 화두는 단연 ‘JS그룹 서도진 대표’의 참석이었다. 좀처럼 사교 모임에 얼굴을 비치지 않는 그 냉혈한이, 본인이 직접 호스트가 되어 파티를 주최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