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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ผู้เขียน: 꼬마 구름
소리가 들려오자 심안영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뒤에는 서경율이 있었는데 그는 아직 의식을 못 찾은 상태로 가마에 실려 있었다.

옷은 이미 갈아입혀져 그녀가 찔렀을 때의 피범벅이었던 모습은 사라졌지만 몸에 감도는 짙은 피 냄새와 창백한 안색은 그가 얼마나 처참한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서경율 옆에는 사황자의 어머니인 숙비마마의 심복, 유 상궁이 있었고 반대편에는 사초령이 있었는데 방금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은 사람이 바로 사초령이었다.

사초령의 눈이 퉁퉁 부어 있는 것이 아마 한바탕 울고 난 후인 듯했다.

심안영이 발걸음을 멈추자 사초령은 미친 듯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어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질렀다.

“이 악독한 년! 어찌 오라버니를 해쳐? 죽고 싶어 환장한 게냐?”

사초령은 손을 번쩍 들어 심안영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다.

그 손은 빠르고도 거칠었다.

전생에 심안영이 냉궁에 갇혀 손발이 묶였을 때, 이 손맛을 그녀는 수없이 느껴보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기에 심안영은 더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줄 약자가 아니었다.

사초령의 손이 심안영 얼굴 가까이에 다가온 찰나, 심안영은 손을 들어 사초령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물론 그 충격에 그녀의 상처도 당겨져 고통이 밀려왔지만 전생의 고통에 비하면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심안영의 얼굴엔 일말의 동요도 없었고 오히려 손에 힘을 주어 사초령의 손목을 더욱 세게 조이며 말했다.

“네 이년, 어느 안전이라고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빌어먹을 년.”

사초령은 노기등등해서 이를 악물고 심안영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율 오라버니를 다치게 했으니 이 정도는 약과야! 너 같은 년은 살가죽을 벗기고 능지처참하여 지옥에 보내도 시원치 않다!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난 사씨 가문의 적녀다. 난...”

“하...”

사초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안영이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옆으로 돌려 사조를 바라보았다.

“사 대장님, 궁에서 누군가 행패를 부리고 궁중 규칙을 무시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려 한다면 어떤 죄에 해당되는지요? 또 황명을 어겨 폐하를 모독하면 그 죄는 무엇입니까?”

“대업 규칙에 따르면 가볍게는 곤장 서른 대, 무거우면 오문에서 참수입니다.”

“허면 지금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사조는 매서운 눈빛으로 사초령을 한 번 바라보았다.

비록 둘 다 같은 사씨지만 사조는 무관 출신으로 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사람이라 그의 눈빛 하나에 사초령은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녀는 감히 사조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심안영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네 이년! 헛소리 작작하거라. 협박도 정도껏 해야지!”

“난 네가 말하는 율 오라버니를 만난 적도 없는데 어찌 다치게 한단 말이냐? 이건 폐하가 조사한 결과이거늘 감히 폐하를 의심하는게야? 시비를 가릴 줄도 모르고 진실도 모르면서 허튼소리나 내뱉고 손찌검을 하려 들었지? 이게 행패가 아니면 무엇이냐? 아직도 내 말이 헛소리라고 할 셈이더냐!”

“너...”

“사초령, 네 교양이 어떤지 내 알 바는 아니지만 여긴 궁이고 네가 함부로 행패를 부려서 되는 곳이 아니다. 곤장 서른 대나 참수는 과하지만 적당한 경고는 필요하겠지?”

심안영은 차분하게 말했지만 그 말끝엔 어딘가 음산함이 가득한 것이 아주 사악한 기분이 들었다.

말을 끝낸 심안영은 고개를 돌려 사조를 향해 말했다.

“사 대장님, 실례지만 제가 대신 벌을 주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심안영은 사초령의 손목을 붙잡고 궁 담장 쪽으로 날아갔다.

심안영은 평소 몸이 가볍고 무공 또한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상을 입어 그 속도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동작은 번개처럼 빨랐다.

갑작스레 허공에 떠오른 사초령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악! 너무 높잖아! 네 이년! 당장 놓지 못하겠느냐! 난 율 오라버니의 사람이다. 감히 나한테 이런다면 율 오라버니는 널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게 괴롭혀줄 것이다. 빌어먹을 년, 넌 내가 죽일 테다!”

“그래?”

심안영은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네 율 오라버니가 어서 빨리 쾌차해 널 위해 나한테 복수하길 기다리마.”

“너...”

“명심하거라. 궁 안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다가 재수가 없는 날엔 큰일이 나는 거야. 내가 너라면 그냥 조용히 입 다물고 있을 것이다. 안 그러면 네 한 몸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네 가문, 그리고 네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율 오라버니까지 같이 말려들어 갈 것이다. 그럼 더 재미있긴 하겠지만.”

말을 마친 심안영은 더는 사초령과 길게 말하기 싫다는 듯 그녀를 휙 잡아당기더니 사초령의 허리띠를 풀고 그녀의 옷가지가 흐트러진 것도 무시한 채 담장에 그대로 묶어두었다.

이런 굴욕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심안영, 절대 가만히 두지 않겠다!”

“잘 됐군. 마침 나도 널 가만히 둘 생각 없었는데.”

심안영은 사초령의 눈을 빤히 쳐다보다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몸을 기울여 나지막이 속삭였다.

“앞으로는 날 건드리지 마. 난 네 율 오라버니처럼 여인을 아낄 줄 모른다. 나는 워낙 받은 만큼 더 지독하게 돌려주는 사람이란걸 잊지 말 거라.”

“...”

“선의로 충고 하나 해준다. 절대 소리 지르지 말거라.”

그녀는 몸을 곧게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풍경과 익숙한 사람이지만 상황은 완전히 변해 있었고 그녀는 이런 기분이 참 좋았다.

심안영은 입꼬리를 올렸다.

“보거라. 널 위해 고른 자리가 꽤 괜찮지? 여긴 위치가 높아 네가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아무도 널 발견할 수 없다. 근데 괜히 소란을 피우면 구경꾼들이 몰려들 것이다. 당당한 사씨 가문의 적녀가, 네 율 오라버니가 이리도 아끼는 여인이 옷도 제대로 안 입고 사람들의 눈에 나타난다면... 쯧쯧, 꽤 창피하겠구나.”

심안영의 말은 사초령을 제대로 자극했다.

사실 이건 모두 그녀가 전생에 겪었던 것들이다.

그때의 심안영은 지금의 사초령보다 천 배, 만 배는 더 비참했다.

마주친 김에, 조금은 빚을 받아도 되겠지?

나머지는 앞으로 차근차근 받아 갈 것이다.

그녀는 사초령에게 싸늘한 미소를 날리곤 담장에서 훌쩍 뛰어내려 다시 사조 곁으로 돌아왔다.

“사 대장님은 아량이 넓으시니 부디 사초령 아씨를 탓하지 마십시오. 이만 궁을 나가는 게 좋겠습니다.”

사조는 어리둥절했다.

이건 사초령을 감싸는 말인가?

이건...

사조는 고개를 들어 담장 위에 있는 사초령을 한 번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심안영... 이 여인은 악마인가?

바로 이때, 가마 위에 누워 있던 서경율이 천천히 눈을 떴다.

심안영을 바라보는 그는 정신이 아득했지만 이내 몸을 타고 올라오는 통증이 그를 빠르게 현실로 끌어당겼다.

이 여인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계획은 완전히 실패했기에 심씨 가문과의 혼사는 물 건너간 셈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심안영을 바라보는 서경율의 눈엔 분노와 실망, 의문, 그리고 억울함이 뒤섞여 있었다.

이런 표정을 심안영은 전생에 수도 없이 봐 왔다.

서경율은 원래 현명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계략은 열 번 중 아홉 번은 실패했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늘 저런 죽상을 지었었다.

전생의 그녀는 정말이지 머리를 개한테 줬나 싶을 정도로 어리석고 멍청했다.

이런 남자를 가엾게 이겼다니...

이번 생에서 그녀는 이 따위 남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더러워지는 것 같아 서경율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사조를 힐끗 본 후 몸을 돌려 궁문으로 걸어갔다.

...

조금 떨어진 곳.

궁을 들어오던 서경연과 명진은 모든 상황을 똑똑히 보았고 명진은 입을 쩍 벌린 채 감탄했다.

“왕야님, 저 아씨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궁에서 저런 짓을 하다니, 배짱이 아주 어마어마합니다.”

그 말에 서경연은 저도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저 아인 말이다, 정말 대단한 아이지.”

서경연의 이런 모습에 명진은 호기심이 동해 그의 몸에 바싹 붙으며 말했다.

“왕야님, 표정과 눈빛을 보아하니 왠지 출렁이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 심안영 아씨에게 홀딱 반하신 겁니까? 허나 저 아씨가 대단하시다는 건 어찌 아셨습니까? 설마 진작에 눈여겨보신 겁니까? 설마 여섯 해 전 심안영 아씨가 경성에 돌아왔을 때부터입니까? 그때라면 열 살도 안 됐을 텐데... 왕야님, 그건 짐승 아닙니까?”

그 말에 서경연의 눈빛은 곧장 날카롭게 변했다.

“죽고 싶은 게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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