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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Author: 청연
춘경원에서.

소설아는 민씨의 작은 법당에 앉아 조용히 불경을 필사하고 있었다.

"역시 명주 아가씨가 마음이 깊으시군요. 부인님께서 더워하실까 봐 얼음을 두 통이나 더 보내오셨지 뭡니까."

민씨에게 배정된 하루 얼음 양은 원래 한 통뿐이었지만, 소명주가 살림을 맡은 뒤로 민씨는 하루에 세 통씩 쓰고 있었다.

반면 소설아의 방에는 하루에 얼음 반 통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몫을 빼돌려 민씨에게 생색을 내고 있는 셈이었다.

소설아는 배자를 여미며 서늘한 기운에 몸을 떨었다.

민씨는 염주를 굴리며 자비로운 표정을 지었다.

"필사를 할 때는 정성이 중요하다. 정성이 지극해야 하늘도 감동하는 법이지."

소설아가 옅게 미소 지었다.

"부인님, 저도 온 가족이 평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특히 명주 동생 말입니다."

민씨는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혹시라도 비꼬는 기색이 보이면 바로 벌을 줄 심산이었다.

하지만 한참을 봐도 소설아는 시종일관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이라 어떤 감정도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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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44화

    소명지는 또다시 크게 난동을 부렸다.그 후로도 그녀는 틈만 나면 그 하녀를 찾아가 꼬투리를 잡으며 괴롭혔고, 어른들이 뒤를 봐준다는 것을 믿고 몹시 안하무인으로 굴었다.처음에는 보국공 부인도 소명지의 편을 들어주었지만, 몇 번씩이나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본 뒤로는 그녀가 어리석고 독살스럽다 여겨 그저 한쪽 눈을 감아버렸다.보국공부의 하인들 역시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법이었다. 소명지가 남편의 총애도 얻지 못하고 시어머니의 존중도 받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자, 앞에서는 굽신거리면서도 뒤에서는 그녀를 무시하며 따르지 않았다.전생에 소명지가 보국공부에서 그토록 고달프게 살았던 데에는, 이렇듯 그녀 스스로 자초한 탓이 컸다.소설아와 민영하가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소명지가 다가왔다. 옷을 갈아입고 분단장을 새로 한 그녀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쳐흘렀다.“민영하, 내가 버린 남자를 네가 주워 가려 한다며?” 소명지는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눈을 치켜뜬 채 비아냥거렸다. 그녀의 눈빛에는 조롱과 의기양양함, 오만함이 뒤섞여 있었다. 자신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남자를 민영하가 제 발로 찾아가 매달린다는 소문을 이미 들은 터였다.민영하도 조금도 기죽지 않고 맞받아쳤다. “소명지, 너 제정신이야? 보국공부의 적출 공자를 네가 이리저리 고르고 잴 처지나 된다고 생각해? 넌 사람 볼 줄도 모르고, 제 복을 누릴 줄도 모르지. 나중에 내가 호의호식하며 사람들의 떠받듦을 받는 걸 보고 뼈저리게 후회나 하지 마. 보국공부 같은 명문가를 놓친 걸 평생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될걸. 난 또 누가 이렇게 멍청한가 했더니, 명문가를 마다하고 한미한 집안에 시집가다니. 참으로 딱하기도 하지.”소명지는 주모운과의 혼사가 결정된 기쁨에 흠뻑 빠져 있었기에, 누군가 자신의 훌륭한 낭군을 헐뜯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을 수 없었다.그녀는 소명주에게 바짝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내가 하나 알려줄까? 윤청안은 그 천한 년과 평생 백년해로하겠다고 맹세했어.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43화

    윤청안의 사정을 모두 이야기한 뒤, 소설아가 말했다.“윤청안과 그 하녀의 일을 네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네가 감당할 수만 있다면 내가 나서서 힘을 써보마. 십중팔구는 성사될 게야.”민영하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손에 쥔 손수건을 비틀어 쥐었다.그토록 귀티 나고 반듯한 데다 난초와 옥나무처럼 훤칠한 도련님이 하녀와 그런 사이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솔직히 말해 그녀는 보국공부의 드높은 문벌이 마음에 들었고, 어떻게든 높은 가문으로 시집가고 싶었다.하지만 윤청안과 하녀의 일은 확실히 그녀를 망설이게 했다.“괜찮다, 천천히 생각하거라. 결정이 서면 사람을 보내 알려주면 돼. 급할 거 없으니 사나흘동안 잘 고민해보거라.”소설아가 가볍게 웃었다. “보국공부처럼 드높은 가문에 이런 흠마저 없었다면, 너나 내게 차례가 올 리도 없었겠지.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 법이란다. 결국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지.”민영하는 어머니를 찾아갔다. 모녀는 한 시진이 넘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신중하게 의논했고, 그 끝에 그녀는 다시 소설아를 찾아왔다.“설아 언니, 저 할게요.”“어머니께서는 오히려 이 편이 장점도 있다고 하셨어요. 제가 시집가서 그 하녀를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시어머니께서 반드시 절 감싸주시고 갑절로 예뻐해 주실 거라고요. 시어머니께서 막내아들을 편애하시니, 손윗동서들도 감히 절 함부로 대하지 못할 테고요. 살다 보면 날이 갈수록 좋아지겠죠. 그러다 아이도 하나둘 낳고 남편과 서로 존중하며 지내다 보면, 적어도 보국공부 적자의 정실부인으로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테니까요.”그녀는 덧붙였다. “그래요. 도련님은 인물도 훤칠하고 학식도 뛰어나니, 성격이 조금 오만한 것만 빼면 흠잡을 데가 없잖아요. 어느 집이든 말 못 할 사정은 있는 법이에요. 가문이 떨어지는 곳에 시집가면 오히려 추잡한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르죠. 저만 어떻게든 제 삶을 잘 꾸려 나가면 되는 거잖아요.”소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께서 참으로 사리에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42화

    소명지는 소명주를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명주 언니, 저 사람이 절 선택했어요, 흑흑.”소명주 역시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넌 어쩜 이리 참을성이 없을까. 이제 만족하니?”“흑흑흑, 네, 만족해요. 흑흑.”소설아는 두 사람의 우애 깊은 모습을 보며 그저 우습고 가소로울 뿐이었다.주모운은 참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소명지가 주모운에게 시집가고 나면 매일같이 끝없는 연극을 보게 될 터였다.민씨가 입을 열었다. “그래, 자네 사정은 잘 알았으니 우선 가족들에게 이 소식을 편지로 알리는 게 좋겠구나. 과거 시험 방이 붙거든 그때 다시 혼담을 넣으러 오거라.”주모운은 다시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린 뒤, 울다 웃다 하며 물러갔다.소설아도 좋은 구경을 실컷 마친 뒤 주모운의 뒤를 따라 자리를 떴다.소명지는 눈물에 화장이 엉망이 된 탓에 자신의 처소로 돌아가 세수를 하고 화장을 다시 고쳤다.춘경원에는 어느새 민씨와 소명주만이 남았다.민씨가 감탄하며 말했다. “인품도 외모도 다 괜찮은데 가문이 조금 아쉽구나. 그래도 명지를 향한 진심이 있으니 그걸로 만회가 될 테지.”소명주도 거들었다. “마음을 알아주는 한 사람을 만나 백발이 될 때까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저는 진심으로 명지가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민씨가 말했다.“내 생각에도 소설아의 말이 아주 일리가 없는 건 아니야. 그렇게 서둘러 승낙할 게 아니라, 사람을 보내 그의 고향을 한번 알아보게 하는 편이 낫겠어.”소명주가 말했다.“만약 정말 본처가 있다면 없애버리면 그만이지요. 시골 촌부 하나 없애는 것쯤이야 아주 간단한 일 아닙니까. 어머니, 제가 모진 것이 아니라 동생과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민씨가 흐뭇하게 웃었다. “명주야, 참으로 기특하구나. 우리 위원후부의 여식이라면 마땅히 그처럼 결단력이 있어야지.”*소설아는 다시 화청으로 돌아갔다.민영하가 다가와 말했다. “설아 언니, 저한테 약속하신 거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41화

    춘경원.주모운의 태도는 몹시 겸손했고, 묻는 말에는 막힘없이 대답했다.그는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단정했다. 방에 들어선 후로는 눈을 내리깔고 시선을 한곳에 둔 채 함부로 주위를 두리번거리지 않아, 보기에 무척 돈독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였다.소명준이 그의 학식을 시험해 보았는데, 그는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했다.민씨는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명지는 외지 사람에게 시집보낼 생각이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황성에 남게 할 거야.”주모운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부인, 소 아가씨를 제게 허락해 주시는 겁니까?! 소인, 반드시 분발하여 진사 시험에 합격하고, 황성에 남아 벼슬을 하겠습니다.”민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후작부의 문턱은 그리 쉽게 넘을 수 있는 게 아니다.”주모운의 눈빛이 일순 어두워졌다.“부인, 소 아가씨를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병풍 뒤에 숨어 있던 소명지는 마음이 조마조마해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소명주가 그녀를 달랬다.“긴장하지 마렴. 어머니는 그저 저 사람을 시험하고 계신 거잖니.”소명지는 부끄러움에 양 볼을 붉게 물들이며 작게 말했다.“저 사람이 겁을 먹을까 봐 그렇죠. 제 생각에는 이쯤 물어보셨으면 충분한 것 같아요.”소명주가 웃으며 말했다.“아직 시집가기도 전부터 이렇게 안달인데, 시집가고 나면 오죽할까. 안심하거라, 명지야. 어머니께서 일부러 곤란하게 만들지는 않으실 테니까.”소명지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주모운이 말을 이었다. “후작부의 문턱이 높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소인은 제 모든 것을 바쳐 평생 소 아가씨에게 잘할 것입니다.”민씨가 말했다. “그렇다면 데릴사위로 들어올 수 있겠느냐?”주모운은 순간 멍해졌다.소명지가 다급해졌다. “어머니께서 너무 억지를 부리시는 거 아니에요? 언니, 빨리 가서 어머니 좀 말려보세요. 어떻게 입을 열자마자 데릴사위로 들어오라고 한단 말이예요? 진사에게 데릴사위가 되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소명주가 피식 웃었다.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40화

    소설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민씨를 바라보며 말했다.“부인, 이 혼사는 너무 서둘러 정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주 도련님의 고향에 사람을 보내 사정을 한번 알아보는 게 좋겠습니다.”소명주가 눈을 홉뜨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주 도련님이 설령 이미 혼인한 몸이라 해도 뭐가 문제죠? 시골 아낙이 어찌 후작부의 적녀와 견줄 수 있겠어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치면 그만이죠!”소설아가 되물었다.“만약 주 도련님의 본처가 가만히 있지 않고 경성까지 찾아온다면 그땐 어쩌려고?”“찾아온다고 해도, 명지가 아무 걱정 없이 혼인할 수 있게 해줄 생각이에요!”소명주의 눈빛이 순간 서늘하게 번뜩였다.“감히 시골 촌부 따위가 후작부에 맞서겠다고?”그런 자라면 없애 버리면 그만이었다.“명지야, 네 행복은 이 언니가 지켜줄게!”민씨의 눈에 소명주는 결단력이 있고 기개도 넘쳐, 큰일을 해낼 만한 딸로 보였다. 반면 소설아는 무슨 일만 생기면 겁부터 먹고 몸을 사리는, 한없이 소심한 아이로만 보였다.소명지가 고개를 꼿꼿이 들며 말했다.“고마워요, 명주 언니. 역시 저를 챙겨주는 사람은 언니밖에 없어요.”그때 밖에 있던 주모운이 안으로 들어왔다. 소명주를 비롯한 세 사람은 자리를 피해 안채로 들어갔다.주모운은 한눈에 보기에도 순박하고 우직한 인상이었다. 그는 방에 들어와서도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곧장 민씨 앞에 다가가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쿵, 쿵, 쿵.’그는 이마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날 만큼 세 번 깊이 절을 올렸다.“부인, 전부 제 잘못입니다. 부디 명지 아가씨께는 죄를 묻지 말아 주십시오.”소명주는 소명지의 귀에 대고 나직이 속삭였다.“주 도련님 말이야. 정말 다정한 사람이네.”소명지가 두 뺨을 붉히며 말했다.“언니도 참, 그만 놀리세요.”소명주는 도발하듯 소설아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여자가 시집갈 때는 이렇게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야 해.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면 뭐 하니? 막상 같이 살아보면 결국 속만 끓이는 법이지.”전생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39화

    위원후는 그 말에 제법 마음이 기운 듯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명주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앞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었다.그는 소설아를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설아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소명지는 바짝 긴장한 채 소설아를 향해 낮게 경고했다.“언니, 괜히 훼방 놓지 마세요.”소설아는 찻잔을 내려놓고 손목을 가볍게 주무르며 입을 열었다.“우선 주 도련님이 고향에서 이미 혼인한 적이 있는지부터 알아보는 게 좋겠어요. 주 도련님도 그리 젊어 보이진 않으시던데요. 외진 곳에서는 일찍 혼인해 자식까지 두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요.”소명지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주모운은 아마 스무 살은 넘었을 텐데… 정말 이미 혼인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소명지는 이내 이를 악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절대 그럴 리 없어요.”소설아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직접 물어보기라도 했니?”소명지는 머쓱한 듯 고개를 저었다.“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주모운은 그동안 자신에게만큼은 무엇 하나 숨긴 적이 없었다. 고향에서 이미 혼인을 했다면 분명 자신에게 털어놓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소명준이 나섰다.“그렇다면 내가 가서 슬쩍 물어보마.”소명준이 조심스럽게 혼인 여부를 묻자, 주모운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어릴 적에 정혼을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정혼자가 세상을 떠났지요. 혼인은 하지 못했어도 대신 삼년상을 치렀습니다. 그 뒤 집안 어른들께서 다시 혼처를 알아봐 주시려 했지만, 과거 공부에 방해가 될까 싶어 줄곧 홀로 지냈습니다. 과거를 치르고 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작정이었습니다.”주모운은 몇 마디 말만으로 혼인할 나이가 지나도록 홀로 지낸 사정을 깔끔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한 사람만을 오래도록 마음에 품어 온 듯한 인상까지 남겼다.방으로 돌아온 소명준은 주모운의 말을 그대로 전하며 덧붙였다.“책임감은 있는 자구나.”소설아가 픽 웃었다.“동생의 혼사를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3화

    "소명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있느냐?!"민씨는 염주를 쥔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주었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소명주는 민씨의 표정에 겁을 먹었다."어머니, 제 설명을 들어보십시오…"민씨는 무의식적으로 소설아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으나 허공만을 휘저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민씨는 소설아가 오늘따라 왜 저러나 싶었다.'후부의 세자가 기녀를 아내로 맞겠다는데, 이토록 큰일 앞에서 소설아가 이토록 침착하다니?''가장 격렬하게 반대해야 할 사람은 바로 소설아가 아닌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2화

    "아버지, 어머니, 소자는 평생 임현 낭자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습니다!""임현 낭자가 비록 춘란원(春欄院)의 기녀라 하나 몸가짐이 깨끗합니다. 경성의 수많은 귀공자가 그녀를 위해 천금을 아끼지 않았으나, 그녀는 오직 소자 한 사람만을 허락했습니다.""부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허락해 주십시오!""만약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내년 과거 시험에도 응시하지 않겠습니다!"소설아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었다.'오라버니는 여전히 이토록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고작 기녀 한 명 때문에 과거 시험을 담보로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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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화

    민씨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명주야, 이 집안의 살림은 역시 설아가 맡는 게 좋겠구나."노부인이 세상을 떠난 후 민씨가 후부의 안살림을 이어받았으나, 불과 몇 년 만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적자가 났다.처음에는 자신의 혼수품을 팔아 몰래 메꿨지만, 나중에는 후부가 밑 빠진 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계속 메꾸다가는 혼수품이 바닥날 판이라 아예 소설아에게 전부 넘겨버렸다.소설아는 살림을 아주 잘 꾸려나갔다. 적자를 모두 메웠을 뿐만 아니라, 후부 주인들의 체면까지 세워주었다.소설아가 살림을 맡고는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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