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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ผู้เขียน: 이야기보따리
고이한의 차가 골목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소예지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시선을 떼지 못했다.

딸과의 짧은 만남이 끝났다는 사실은 그녀의 가슴 한편을 시리게 했지만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자신 앞에 반드시 이겨내야 할 전쟁 같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후 소예지는 전력을 다해 신약 테스트 업무에 매달렸다.

하루하루가 말 그대로 전투였고 그녀는 단 하나의 수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직접 시험자들의 반응을 추적하고 기록하고 실험 매개변수를 반복적으로 교차 검토했다.

그 와중에도 테스트 결과를 더욱 정밀하게 다듬기 위해 무려 여섯 건의 최적화 방안을 정리해 양정화에게 제출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출장 일정은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녀의 치밀한 태도와 냉철한 분석력은 팀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제 모두가 그녀의 실력과 성실함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병동에서 일하고 있던 소예지에게 한 간호사가 숨을 고르며 급히 달려왔다.

“소 선생님! 3번 병상 대상자에게 약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어요.”

소예지는 곧장 병실로 달려가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고 빠르게 대처해 약물 처방을 조정했다.

병실을 나오자, 비로소 짧은 피로가 몰려왔다.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 선생, 내 사무실로 잠깐 와요.”

병원장이었다.

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인 뒤 병원장실로 향했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책상 앞에는 정갈한 군복을 입은 남자의 단단한 체격과 강직한 인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눈매와 이마에는 묘하게 따스한 기색이 깃들어 있었고 기품 있는 미소는 그의 존재를 더욱 단단하게 감싸고 있었다.

“소예지 씨, 오늘 국방부 장관님이 병원 시찰차 방문하셨어요. 신약 테스트 책임자라고 들으시곤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순간, 당황과 긴장, 놀라움이 한꺼번에 밀려왔지만 소예지는 곧바로 감정을 다잡고 허리를 숙였다.

“장관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임성국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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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예지는 편정우를 호텔까지 안전히 안내한 뒤, 로비에서 잠시 쉴 틈도 없이 임재석과 업무 보고를 나누었다.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일정에 대해 간단히 논의하며 약 삼십 분가량 대화를 이어간 뒤에야 임재석이 자리를 떴고 그제야 소예지는 홀로 호텔 1층 로비의 응접 소파에 몸을 기댔다.긴장이 풀리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녀는 이마를 짚은 채 눈을 감고 잠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고요를 즐겼다. 유리창 너머로 붉게 물든 석양이 로비 안으로 부드럽게 스며들며 그녀의 어깨 위로 금빛을 드리웠고 소예지의 옆모습에는 잔잔한 빛이 내려앉았다.그때였다.누군가 맞은편 소파에 조용히 앉는 기척이 느껴졌다.소예지는 대수롭지 않게 그저 기다리는 손님이겠거니 생각한 채 눈을 감고 그대로 있었지만 어딘가 낯익고도 강렬한 시선이 피부에 닿는 듯했다. 그녀가 천천히 눈을 뜨자 정면에서 마주한 자리에 한 쌍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순간 소예지의 표정이 단숨에 굳었다.그는 보일 듯 말 듯한 얄미운 웃음을 띤 채 입을 열었다.“박사 학위 받았다고 들었어. 축하해.”소예지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냉랭하게 응수했다.“당신 축하 따위 필요 없어. 그런 가식은 집어치워.”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떠나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고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특유의 여유로운 목소리로 덧붙였다.“편 박사님이 귀국해서 실험실을 다시 여신다고 하더군. 하지만 내 연구소에 남는다면 당신을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 생각해 볼만하지 않을까?”소예지는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이 남자, 정말 끝까지 뻔뻔하네.’모든 것을 돈과 조건으로만 판단하고 이기적인 욕망을 포장해 상대를 흔들려 드는 그 수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쓸데없는 말은 이제 그만둬. 당신이 어떤 조건을 내걸든 나는 절대 그곳에 남지 않아.”소예지는 단호하게 고개를 돌리며 그 어떤 미련도 남기지 않은 채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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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과대학 공식 홈페이지를 봤어요.”허민이 조심스럽게 대답하자 편정우의 눈에 흐뭇한 칭찬의 빛이 스쳤다.“소 교수님이 이 소식 들으시면 분명 무척 자랑스러워하실 거다.”레스토랑의 프라이빗 룸 안.소예지는 조심스럽게 찻잔에 따뜻한 물을 따라 편정우에게 건넸다.“지난번에 말씀하신 실험실 재가동 건... 정말 사실인가요?”편정우는 찻잔을 받아 들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눈빛을 보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 남은 삶 동안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거든. 후회 없이 말이야.”소예지는 그의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그럼 투자 쪽은 어떻게 되셨어요?”편정우는 그녀를 안심시키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실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어.”지난번 실험실이 문을 닫았던 이유는 단순했다.연구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들었고 당시에는 외부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프로젝트 자체를 현실성이 없는 연구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창 진행 중이던 실험 역시 투자자들이 중도에 손을 떼면서 그대로 멈춰버렸다.그래서 이번에 실험실을 다시 열기로 결심한 편정우는 투자자 섭외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지 않는 이상 그는 애초에 이 연구를 다시 시작할 생각조차 없었다.소예지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식사를 마치고 세 사람이 룸 밖으로 나서는 순간, 맞은편 룸의 문이 열리며 일행과 정면으로 마주쳤다.그 순간, 고이한 역시 이쪽을 향해 시선을 옮겼고 그의 눈동자에 분명한 놀람이 스쳤다.곧 그는 예의 바른 태도로 다가와 말했다.“편 박사님, 또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소예지의 숨이 순간 멎는 듯했다.‘저 사람이... 편 아저씨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하지만 편정우의 얼굴에는 이미 차가운 기색이 내려앉아 있었다.“고 대표님. 지난번 제안은 분명히 거절했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고이한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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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예지와 이서연이 화장실을 나선 뒤, 남겨진 안채린은 세면대에 등을 기댄 채 입술을 세게 깨물고 있었다. 그러다 피식, 비웃듯 자조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하... 박사라고? 걔가 진짜 박사라니...”곁에 서 있던 서지나가 조심스럽게 위로했다.“선배,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선배도 분명 곧 더 잘나가실 거예요.”하지만 안채린의 마음 깊숙한 곳에 도사린 질투와 부러움은 말로 다 달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소예지가 받은 그 영예는 그녀가 밤잠을 설쳐 가며 그토록 갈망해 왔던 자리였다.그런데 이제 소예지는 그 모든 것을 그것도 학교의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방식으로 손에 넣었고 그 사실은 안채린을 위로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없이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다.소예지가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양정화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자, 한 번 더. 소예지를 위해 축배를 듭시다.”“건배!”사람들은 일제히 잔을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었고 축하의 분위기는 다시 한번 무르익었다. 안채린 역시 조용히 자리로 돌아와 앉았지만 얼굴에 드리운 미묘한 표정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양정화가 있는 자리에서 감정대로 행동할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그저 말없이 숟가락을 들었을 뿐, 그 이상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식사가 끝난 뒤, 소예지는 꽃다발을 안은 채 사무실로 돌아왔다. 강준석과 인사를 나누며 작별을 고하던 순간, 그녀는 고개를 숙여 꽃을 바라보다가 다시 그를 올려다봤다.“이 꽃... 혹시 강 선배가 보낸 거예요?”강준석은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급하게 오느라 꽃까지 챙길 여유는 없었어. 아마 양 교수님이 미리 준비하신 게 아닐까?”소예지는 눈을 한 번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음에도 양정화가 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게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강 선배, 운전 조심해서 가세요.”그녀는 미소로 인사를 건넸고, 강준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다.그 뒤, 함께 실험실로 돌아오던 이서연이 조심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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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여러분을 모신 이유는 아주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양정화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더 단단하고 또렷했다.“교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한 결과 소예지 씨에게 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동시에 본교 초빙 교수로 정식 임명하기로 했습니다.”그 말이 끝나는 순간, 식당 안은 짧은 침묵에 잠겼다.그리고 이내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안채린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얼어붙은 미소 뒤로 쏟아지는 환호와 축하의 소리 속에서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술을 달싹이며 낮게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반면, 가장 먼저 소예지를 꼭 끌어안은 사람은 이서연이었다.“소예지, 진짜 대단해! 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정말로... 넌 해낼 줄 알았어!”뒤이어 동료들이 하나둘 다가와 축하 인사를 건넸고,강준석 역시 말없이 잔을 들어 소예지와 가볍게 부딪쳤다.“정말 축하해, 소예지.”소예지는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어느새 그녀의 주변은 축하와 환호로 가득 찼고 마치 한 사람만을 위한 작은 축제처럼 그 중심에는 소예지가 서 있었다.그때 식당 입구에서 꽃다발을 든 직원 한 명이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다.“실례합니다... 혹시 이 자리에 ‘소 박사님’ 계신가요?”누군가 소예지를 가리켰고 직원은 그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머릿속에 그려 두었던 ‘박사’의 이미지와 달랐던 듯, 젊고 단정한 여성을 마주한 순간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지만, 곧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소 박사님, 이 꽃은 어떤 손님께서 주문하신 겁니다. 여기 서명 부탁드립니다.”누가 보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소예지는 조심스럽게 꽃다발을 받아 들며 미소 지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양정화와 강준석을 향했고 두 사람 모두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아마... 두 분 중 한 분이겠지.’그렇게 생각하며 소예지는 마음속에 조용히 감사의 뜻을 담아 꽃다발을 품에 안았다.식사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소예지는 잠시 자리를 비워 화장실로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67화

    소예지는 충격에 휩싸인 채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임명장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눈동자에는 놀람과 감격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A시 의과대학.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최고 명문 의과대학의 박사 임명장이었다. 그 무게는 단순히 한 장의 종이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건... 너무 갑작스러워요.”소예지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전혀 그렇지 않아.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양정화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네가 낸 특허 성과 하나하나가 이미 국제적인 수준을 넘어섰어. 특히 이번 신약 임상의 결과는 학교 측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지. 그래서 이사회에서도 네게 박사 학위를 파격적으로 수여하자는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거야.”소예지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임명장 위에 새겨진 학교 로고를 어루만졌다. 그 순간, 그녀의 뇌리에는 생전 아버지의 모습이 또렷하게 떠올랐다.‘네가 꼭 박사 학위를 따는 걸 보고 싶다.’따뜻하면서도 단단했던 그 목소리가 이토록 늦은 시점에야 비로소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 숨을 고르는 것조차 잊은 채, 그녀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오늘은 내가 밥 사기로 했어. 점심에 실험실 팀 전부 불러 놨으니까 가서 일 마무리하고 내려와.”양정화는 소예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 순간, 소예지의 눈가가 붉게 물들더니 이내 감정을 참지 못한 채 그녀를 끌어안았다.“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고마워할 사람은 나보다도...”양정화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이번 건, 나랑 이 교수님이 공동으로 추천한 거였단다.”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참고 미소 지었다.“그럼 다음에 이 교수님 뵙게 되면 꼭 감사 인사드릴게요.”“네 성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어. 이미 다들 인정하고 있어.”양정화는 흐뭇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네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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