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여동생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다. 나는 심장이 파열돼 당장 수술받아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병원장인 엄마는 모든 의료진을 여동생의 병실로 불러들였다. 겨우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동생의 몸 상태를 전부 검사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살려 달라며 엄마에게 애원했다. 그러나 엄마는 짜증 섞인 얼굴로 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관심받고 싶어도 때와 장소는 가려! 네 동생은 하마터면 뼈를 다칠 뻔했다고!” 결국 나는 아무도 찾지 않는 병원 구석에서, 그렇게 차갑게 죽어 갔다.
Lihat lebih banyak나를 죽인 사람이 영혼마저 소멸해 다시는 환생할 수 없게 된 모습을 보니, 조금은 속이 시원했다.심애라 여사는 감옥에서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 살았다.그리고 울다가 웃고, 뛰어다니다가 미친 듯이 난동을 부렸다.때로는 남을 때리기도 했고, 증세가 심해지면 자기 몸까지 쥐어박았다.교도관 두세 명이 달라붙어도 말릴 수 없을 정도였다.결국 경찰은 정신과 전문의를 불렀고, 심애라 여사는 극심한 죄책감과 외상으로 인한 정신 질환 진단을 받았다.시간이 지날수록 심애라 여사의 병세는 더욱 깊어져, 가는 사람마다 붙잡고 말했다.“내 딸 이름은 고지윤인데, 세계 최고 대학원에 합격해서 지금 유학 중이에요.”“그 애 돌아오면 데리고 와서 보여드릴게요. 아주 예쁘고, 어릴 때부터 철들고 말 잘 듣는 아이였어요.”가끔은 아주 잠깐씩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순간도 있었다.그럴 때면 심애라 여사는 가만히 병상에 앉아 창밖만 바라봤다.아마 모녀의 정 때문에 그런 걸까?그 순간의 심애라 여사가 죄책감과 괴로움의 경계선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걸 나는 느낄 수 있었다.흘러가 버린 모든 시간이 심애라 여사의 가슴속에 영원히 끝나지 않을 속죄의 굴레로 남은 것이다.내가 환생의 길로 떠나기 전, 심애라 여사는 여전히 조용히 병상에 앉아 있었다.그런데 이번만큼은 심애라 여사가 나를 본 것 같았다.심애라 여사는 두 손을 내밀어 내 얼굴을 감싸 쥐고, 눈물범벅이 된 채로 기뻐했다.“지윤아, 왔구나. 나 보러 온 거야? 미안해, 제발 나를 용서해 줄 수 없니?”이내 베개 밑에서 사탕 두 개를 꺼내 내밀며 말했다.“네가 사탕 제일 좋아했잖아. 다 너 주려고 남겨둔 거야.”어릴 때의 나는 정말 사탕을 좋아했다.하지만 심애라 여사는 매번 고채연에게만 주고 나는 주지 않았다.사랑을 독차지한 고채연은 늘 심애라 여사가 없는 틈을 타서 내게 자랑하고는, 그대로 사탕을 입안에 넣어 버리곤 했다.그래서 어른이 된 후로 나는 다시는 사탕을 먹지 않았다.나는 한 걸음 물러서서
진실을 알게 된 부모님과 고주현은 모두 믿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고채연을 바라봤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상황을 깨달은 심애라 여사가 달려들어 고채연의 옷자락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이 살인자야! 어떻게 네 친언니한테 그런 악독한 짓을 할 수 있어!”심애라 여사는 점점 더 격앙되어 손을 들어 고채연을 때리려 했고, 경찰이 급히 가로막았다.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심애라 여사가 직접 고채연에게 손을 대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고채연은 모든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깨닫자, 고개를 젖히고 크게 웃었다. 그러고는 심애라 여사를 돌아보는데, 그 눈빛에는 아무런 온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내가 악독하다고? 그거 다 엄마가 가르쳐 준 거잖아요. 내가 살인자라고? 교통사고 났을 때 모든 의사를 내 병실로 불러서 언니가 제때 수술 못 받게 한 사람이 엄마잖아요. 엄마가 아니었으면 내가 그렇게 쉽게 언니를 죽일 수 있었겠어요?”고채연의 말은 날카로운 바늘처럼 심애라 여사의 심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그 순간 심애라 여사의 몸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과거의 잘못들이 망령처럼 심애라 여사의 영혼을 옥죄어 오는 듯했다.밀려오는 죄책감에 심애라 여사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리고 뒤늦은 후회와 미안함이 천천히 심애라 여사의 가슴을 잠식하기 시작했다.심애라 여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힘껏 쥐어뜯으며 눈을 크게 부릅뜨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흔들어 댔다.“미안해, 다 엄마 잘못이야. 내가 널 오해했어.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심애라 여사는 거의 기어가다시피 내 묘비 앞으로 다가와 흐느끼며 묘비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묘비에 붙은 내 사진을 떨리는 손으로 어루만지며 말했다.“제발 눈 좀 떠 봐. 내가 잘못했어. 무릎 꿇고 사과할게.”“유학 가고 싶었잖아. 내가 보내줄게. 아니... 같이 갈게.”말을 마친 심애라 여사는 갑자기 내 묘비에 머리를 힘껏 찧었다.경찰이 급히 심애라 여사를 일으켜 세웠지만, 심애라 여사의
며칠 뒤, 심애라 여사는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내게 그럭저럭 봐줄 만한 장례식을 치러 주었다.장례식장에는 친척과 지인들뿐 아니라, 병원의 의사들도 참석했다.당시 나를 도와주었던 그 간호사도 있었다.이희진은 꽃 한 다발을 들고 내 영정 앞에 섰다.“미안해요. 그때 제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당신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이 자리에서 나를 도와준 사람은 이희진뿐이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사과한 사람 또한 이희진뿐이었다.심애라 여사는 조금의 죄책감도 없이 내 흉을 보며, 마치 그렇게라도 하면 자신의 죄가 씻어질 것처럼 말했다.“지윤이는 어릴 때부터 말을 안 들었어요. 이번에도 지나간 일로 앙심을 품고 동생을 해치려다가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간 거예요.”사람들은 모두 심애라 여사가 고채연만 편애하고, 내가 그동안 어떤 설움을 받아왔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하지만 누구 하나 괜한 일에 끼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저 모르는 척 심애라 여사를 위로할 뿐이었다.그때 시끄러운 장례식장에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경찰들이 사람들을 헤치고 심애라 여사와 고채연 앞으로 걸어왔다.심애라 여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죠?”선두에 선 경찰이 사진을 한 번 확인하더니 물었다.“혹시 심애라 씨 되십니까?”심애라 여사는 어리둥절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경찰이 체포 영장을 심애라 여사의 눈앞에 내밀었다.“그럼 저희와 함께 가시죠. 응급의료를 방해하고, 불법 의료 행위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고채연이 곧바로 심애라 여사 앞을 막아섰다.“말도 안 돼요! 우리 엄마는 평생 성실하게 일했어요. 그런 짓을 할 리 없잖아요! 사람 잡으려면 증거를 가져오세요!”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누가 우리 엄마를 신고한 거예요?”줄곧 구석에 서 있던 이희진이 나서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접니다.”고채연은 곧장 이희진의 멱살을 움켜쥐고 주먹을 들어 올렸다.다행히 경찰이 재빨리 고채연을 제지
정신 상태가 멀쩡해 보였던 건, 이미 내장이 파열돼 죽어가고 있던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극한으로 솟구쳤기 때문이다.병원장인 심애라 여사가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충분히 알아챌 수 있는 증상이었다.하지만 심애라 여사는 내내 고채연 걱정에만 빠져 있어 단 한 번도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고현성 회장도 두 손을 뻗어 내 얼굴을 어루만지려 했다.하지만 내 죽은 모습이 너무도 처참했던 탓인지, 고현성 회장의 손은 끝내 허공에서 멈춰 섰다.소식을 듣자마자 고채연은 고주현과 함께 황급히 달려왔다.고채연은 부모님의 망연자실한 표정을 보자마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내 곁으로 달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는 목이 터지라 소리쳤다.“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했어! 내가 예전에 언니 유학 자리를 가져간 게 그렇게 원망스러웠어? 복수하려고 자기 목숨까지 버린 거야?”한참을 대성통곡하던 고채연은 자책하는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 나만 아니었어도 언니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말을 마치자마자 고채연은 자기 뺨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이 모습을 본 부모님과 고주현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황급히 고채연을 말렸다.심애라 여사는 고채연을 꼭 껴안으며 말했다.“그만해, 네 잘못이 아니야. 전부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다 자업자득이지.”유학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잠시 넋을 놓고 말았다.그리고 기억은 2년 전으로 돌아갔다.나는 고채연보다 네 살이 많았다.고채연이 대학 입학시험을 보던 해에 나는 대학교 4학년이었다.부모님을 의지할 수 없다는 걸 일찍부터 깨달은 나는 이 집을 벗어나려고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했다.대학 4년 동안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지 않았고, 결국 4년 내내 학년 수석이라는 성적으로 세계 최고 명문대학원의 석사 추천 자격을 따냈다.하지만 공부엔 아무 관심도 없던 고채연은 대학 입시에 실패했고, 집에 돌아와 유학을 보내 달라고 졸랐다.부모님은 고채연이 외국에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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