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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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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리치 사랑

제1화

Penulis: 리치 사랑
서진우가 첫사랑을 생일 파티에 데려왔을 때 안다혜는 자신이 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석에서 그녀는 어머니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다혜야, 네가 졌어.]

[3년이 지났는데도 서진우는 널 사랑하지 않으니 이젠 약속대로 돌아와서 네 할 일 해야지.]

안다혜의 시선은 저 멀리 서진우가 껴안고 있는 여자에게로 향했다.

서진우의 첫사랑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여자는 순수하고 온화하고 조용해 보였다.

싸구려 옷을 입고 있었지만 눈에 띄었다.

‘서진우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런 거였구나.’

안다혜의 입안에 씁쓸한 맛이 감돌았다.

문득 4년 전, 명문가 집안의 아가씨가 서진우에게 고백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남자는 담뱃재를 털며 차가운 눈빛으로 장난스럽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아가씨. 난 얌전하고 평범한 여자가 좋아.”

그때부터 그녀는 서진우를 2년 동안 짝사랑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둘이 사귀는 걸 반대했다. 집안끼리 사업 문제도 있었고 어머니는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다. 게다가 서진우는 바람둥이라 어머니 보기에는 적합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의 이상형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

서진우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그와 사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말이다. 어머니는 승낙했다.

서진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안씨 가문의 베일에 싸인 아가씨에서 가난하고 얌전한 여자로 변신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서진우의 곁을 맴돌았다. 어느 날 서진우는 술에 취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른하면서도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 좋아해?”

“나랑 사귀어 볼래?”

서진우와 3년 동안 사귀면서 안다혜는 열정과 용기를 다 써버렸다.

서진우를 위해 요리도 배우고 아플 땐 밤낮으로 간호했다. 다들 안다혜가 서진우한테 푹 빠졌다고 했다.

서진우도 바람둥이 짓을 그만둔 듯 그녀를 아껴주었다.

몇 번이고 웃으며 그녀를 아내라고 부르며 먹여 살리겠다고 말했지만 안다혜는 거절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생일날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심서아가 나타났다.

누군가 안다혜의 침묵을 눈치채고 의미심장하게 농담을 던졌다.

“서아야, 네가 돌아오니까 누군가는 마음이 아프겠네.”

“어떤 사람은 간신히 높은 가지에 올라갔는데 네가 돌아와 버렸으니 계획이 물거품이 됐겠어.”

“왜들 그래.”

심서아는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다들 말리는 분위기였다. 그녀는 안다혜를 보고 미안한 듯 말했다.

“미안해요. 안다혜 씨. 저랑 진우는 몇 년 전에 헤어졌는데 그 사람이 화가 나서 그쪽을 대타로 찾을 줄은 몰랐어요. 우리 사이의 일에 그쪽을 끌어들인 건 진우 잘못이에요. 진우가 너무 철이 없었네요. 하지만 그래도 안다혜 씨, 손해는 안 봤잖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눈빛은 진실해 보였다.

마치 안다혜가 서진우 같은 사람을 잡은 것이 큰 행운이라는 듯한 말투였다.

하긴, 평범하고 가난한 대학생이 서진우를 만났으니 비록 대타일지라도 어찌 손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옆에 있던 서진우는 안다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오늘따라 좀 달라 보였다.

심플한 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평소의 얌전하고 청순한 모습과는 달리 자유분방하고 활짝 핀 장미처럼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른하고 차분하게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다.

평소의 얌전하고 순수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서진우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역시 여자는 얌전해야 사랑스러웠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대타는 결국 대타일 뿐, 서아 같지 않아.’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서아가 돌아왔으니 우리는 이쯤에서 끝내자. 이건 2억이야. 너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

그는 2억으로 3년간의 추억을 가볍게 지워버렸다.

지난 3년을 떠올리니 안다혜는 기가 막혔다.

“돈은 필요 없어. 너도 그쪽으로 별로라 나도 이제 지긋지긋해.”

안다혜는 말을 마치고 옆에 있던 와인을 집어 들어 서진우의 얼굴에 망설임 없이 뿌렸다.

서진우는 3년 동안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고 첫사랑을 위해 순결을 지켰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3년 동안 바보처럼 기다리며 서진우가 순애보 스타일인 줄 알았다.

장내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안다혜는 아무렇지 않게 휴지로 손을 닦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비웃듯 말했다.

“이 잔은 내 헛된 3년을 위한 축배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나갔다.

그녀가 나가자 사람들은 놀라 서로 눈치를 보며 서진우를 쳐다보았다.

안다혜는 평소에 조곤조곤 말하고 서진우에게는 늘 얌전하고 순종적이었는데 오늘은 의외로...

“안다혜 미쳤나 봐? 2억이면 쟤 평생 벌어도 못 벌 돈인데! 무슨 배짱으로 저래?”

“맘대로 하라 그래.”

서진우는 이를 악물고 비웃었다.

“나랑 서아한테 껄떡대지만 않으면 돼. 쟤 같은 애는 나랑 서아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거야.”

그가 안다혜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는 의지할 곳도 없고 집안 배경도 없는 가난한 여대생일 뿐이었다.

그러니 그를 떠나면 누구에게 의지하겠는가?

더군다나 3년이나 그를 쫓아다녔으니 지금은 단순히 자존심 때문에 버티는 것일 뿐이었다.

서진우의 목소리가 안다혜의 귀에 들렸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그녀와 서진우는 예전에도 다툰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그녀가 먼저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를 실망시킬 것 같았다.

그녀는 정말로 떠나서 수십조의 재산을 물려받을 예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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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때로 당사자보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더 상황을 파악하기 쉬운 법이다.안소현은 이미 김미진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사실 그녀도 왜 김미진은 분명 안다혜를 신경 쓰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건지 궁금했다.이 점만큼은 아무리 관찰해봐도 김미진의 진심을 이해할 수 없었다.안소현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혹시 안다혜가 김미진의 친딸이 아닌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곧바로 부정해버렸다.안다혜와 김미진은 너무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안다혜는 김미진의 장점만 쏙쏙 빼닮은 그야말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할 만했다.그녀는 전체적으로 정교하고 아름다워 꼭 인형 같은 느낌이었다.어릴 적부터 안소현은 그런 안다혜의 외모가 몹시 부러웠다. 도대체 어떤 유전자가 그렇게 작용한 건지, 안다혜는 김미진을 닮은 것도 모자라 예쁜 부분만 골라 닮았다.이건 지금까지도 안소현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둘 다 김미진의 친딸인데 왜 자신은 김미진과 닮지 않은 건지 분했다.그리고 왜 김미진은 두 딸을 차별하는 건지 여전히 미스터리였다.안소현은 김미진이 같은 말을 두 번 되풀이하는 걸 보고 그저 가볍게 미소 지었다.“네, 엄마, 알겠어요.”그리고는 얌전하게 덧붙였다.“동생이 아직 어려서 그런 거겠죠. 저희도 다 이해해줍시다. 누구나 다 어릴 땐 그런 시기가 있잖아요.”그 말을 들은 김미진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녀는 안소현의 어깨를 감싸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소현아, 역시 우리 딸이 제일 엄마 마음을 잘 알아주는구나. 엄마 마음속에서 넌 언제나 소중한 존재야.”안소현은 온순한 딸의 모습을 하며 자연스럽게 김미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미소를 지었다.그 작은 행동 하나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까워졌지만, 안소현의 마음속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그녀는 김미진이 여전히 안다혜를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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