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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기억하는 사람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14.08.2026 12:09:51

“좋아요.”

엘라가 손을 크게 한 번 쳤다.

짝!

“이제 본격적인 수업 시작입니다.”

기사들은 불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수업?”

“…설마 또 뛰는 건 아니겠지.”

“…산은 싫다.”

“…공녀님 아버님 이야기를 들었는데.”

“…살아남자.”

엘라는 기사들의 표정을 보며 씩 웃었다.

“안 뛰어요.”

순간.

기사들이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신.”

“…?”

“머리를 씁니다.”

안도의 한숨은 오래가지 못했다.

엘라는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안에는 기사들의 이름이 적힌 나무패가 가득 들어 있었다.

“오늘은 이름 기억하기 게임!”

그녀가 상자를 흔들자 나무패들이 달그락거리며 부딪혔다.

“제가 이름을 뽑으면.”

“본인은 앞으로 나오고.”

“전하는 이름을 맞히시면 됩니다.”

단테가 미간을 찌푸렸다.

“…기억 못 하면.”

엘라가 싱긋 웃었다.

“교육.”

“…”

“…그 교육이 뭔데.”

“비밀.”

단테는 그 미소를 보고 본능적으로 좋은 예감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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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명! 흑막을 훈련시켜라》   기다리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다음 날.단테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훈련장에 나와 있었다.정확히는.아무도 없는 훈련장 한가운데 서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쉬익―!차가운 검기가 새벽 공기를 갈랐다.한 번.두 번.세 번.평소와 다르지 않은 훈련이었다.그런데.단테의 시선이 자꾸만 훈련장 입구로 향했다.“…”아무도 없었다.다시 검을 휘둘렀다.쉬익―!“…”그리고 또.입구.없다.단테의 미간이 아주 조금 좁아졌다.‘아직인가.’해가 완전히 뜨려면 조금 더 남았다.평소라면 엘라도 아직 오지 않을 시간이었다.그런데.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어제 자신이 한 말 때문일까.내일은 늦지 마.기다리게 되니까.그 말을 떠올리는 순간.단테는 검을 멈췄다.“…”왜 그런 말을 했을까.굳이.말하지 않아도 됐는데.엘라가 늦든 말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원래대로라면.그랬다.“전하.”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단테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휴고였다.“…왜.”휴고는 단테의 시선을 따라 훈련장 입구를 슬쩍 바라봤다.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아직 공녀님은 안 오셨습니다.”“…”단테가 천천히 휴고를 바라봤다.“묻지 않았다.”“예.”“…”“그런데.”휴고가 안경을 한 번 고쳐 썼다.“벌써 네 번째 보셔서요.”“…뭘.”“입구를.”“…”단테의 표정이 굳었다.휴고는 침착했다.아주 오랫동안 단테를 보좌해 온 집사였다.그 정도 눈치는 있었다.“제가 잘못 본 것이라면 죄송합니다.”“…”단테는 아무 말 없이 다시 검을 들었다.휴고는 고개를 숙였다.그러나.입꼬리는 아주 조금 올라가 있었다.그 순간.“좋은 아침입니다!”익숙한 목소리가 훈련장을 가득 채웠다.탁.단테가 검을 멈췄다.휴고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멀리서 엘라가 달려오고 있었다.오늘은 늦지 않았다.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빨랐다.은빛 머리카락이 아침 햇살에 반짝였다.엘라는 단테를 발견하자 더 크게 손을 흔들었다.“전하!”“…”단테는 자신도 모르게

  • 《특명! 흑막을 훈련시켜라》   5초 안에 대답하세요

    다음 날 아침.엘라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 훈련장으로 향했다.정확히는.일부러 늦게 갔다.‘오늘은 내가 먼저 안 찾는다.’아주 중요한 결심이었다.전날 밤.딸기 타르트를 먹으며 혼자 한참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단테 아르젠트는 위험했다.검이 위험한 게 아니라.요즘 자꾸.자신의 심장에 좋지 않았다.그러니까.조금 거리를 둬야 했다.아주 조금.“공녀님!”훈련장 입구에서 로웬이 손을 흔들었다.“오늘 늦으셨네요!”“네.”엘라는 최대한 태연하게 웃었다.“가끔은 늦을 수도 있죠.”“전하께서 찾으셨는데요.”엘라의 걸음이 멈췄다.“…뭐라고요?”“아침부터요.”하인츠가 슬쩍 끼어들었다.“세 번쯤.”“…세 번?”브랜이 고개를 끄덕였다.“처음에는 ‘엘라는?’이라고 하셨고.”“두 번째는 ‘아직인가.’”“세 번째는.”로웬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왜 안 오지.’”“….”엘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사 셋이 동시에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공녀님.”“….”“왜 웃으세요?”“…안 웃었는데요.”“웃으셨는데.”엘라는 빠르게 표정을 정리했다.“착각입니다.”“전하도 맨날 그렇게 말하시는데.”“….”요즘 북부 기사들이 너무 빨리 배웠다.안 좋은 것만.그때였다.“…엘라.”익숙한 낮은 목소리.엘라의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움찔했다.고개를 돌리자.단테가 훈련장 중앙에 서 있었다.검은 제복.검은 머리.차가운 얼굴.그리고.여전히 잘생겼다.‘…아.’거리 두기 실패.보자마자 실패했다.엘라는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다가갔다.“좋은 아침입니다.”“…늦었군.”“네.”“왜.”“늦잠이요.”“….”단테의 눈이 가늘어졌다.“거짓말.”“…왜요?”“네가 늦잠을 자면.”그가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더 늦는다.”“….”엘라가 멈칫했다.“그걸 어떻게 아세요?”“….”이번에는 단테가 잠시 말을 멈췄다.엘라의 눈빛이 서서히 변했다.“전하.”“…왜.”“제 생활 패턴도 알고 계세요?”“관찰.”

  • 《특명! 흑막을 훈련시켜라》   5초 안에 대답하세요

    “거기 서.”“싫습니다!”“엘라.”“못 잡으면 제 겁니다!”하얀 눈밭 위로 두 사람이 정신없이 달려갔다.정확히 말하면.엘라가 도망가고.단테가 쫓아가는 중이었다.“하아.”엘라는 뒤를 힐끗 돌아봤다.그리고 곧바로 얼굴을 굳혔다.‘왜 안 지쳐?’자신도 체력에는 꽤 자신이 있었다.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산으로 들로 끌려 다니며 죽도록 굴렀으니까.그런데 단테는 달랐다.분명 아까 자신과 한참 대련했다.호흡도 거칠어졌고.땀까지 흘렸다.그런데 지금은.“…빨라!”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엘라.”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네!”“마지막 경고다.”“싫다고요!”“수첩을 내놔.”엘라는 품 안에 수첩을 더 깊숙이 넣었다.“이건 교육 자료예요!”“내 귀가 빨개진다는 내용이.”“…”“무슨 교육 자료지.”“…심리 관찰?”“삭제해.”“싫어요.”“엘라.”“싫습니다!”엘라는 있는 힘껏 속도를 높였다.그 순간.푹.발이 눈 속 깊숙이 빠졌다.“…어?”몸이 앞으로 기울었다.‘망했다.’눈밭에 얼굴부터 처박힐 것을 각오한 순간.탁.누군가 허리를 낚아챘다.“…!”엘라의 몸이 그대로 멈췄다.그리고.익숙한 체온이 등에 닿았다.단테였다.한 팔이 엘라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엘라는 눈을 깜빡였다.‘잠깐.’‘이 자세는.’허리에 둘러진 팔.바로 뒤에서 느껴지는 단테의 숨결.무엇보다.너무 가깝다.“…전하.”“왜.”“이거.”엘라가 자신의 허리를 내려다봤다.“…”“스킨십인데요?”단테의 팔이 순간 굳었다.“…넘어질 뻔했으니까.”“그렇긴 한데.”엘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바로 옆에 단테의 얼굴이 있었다.가까웠다.지나치게.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전하.”“왜.”“귀.”“…”“또 빨개졌어요.”단테의 표정이 굳었다.“…수첩.”“안 줘요.”“지금.”엘라는 씨익 웃었다.“그럼 문제 하나 맞히세요.”“…뭐?”“맞히면.”그녀가 수첩을 살짝 꺼내

  • 《특명! 흑막을 훈련시켜라》   누가 누구를 훈련시키는 건데요?

    쾅―!검과 검이 맞부딪쳤다.충격파가 눈밭을 휩쓸었다.쌓여 있던 눈이 사방으로 터져 나가고, 가장 가까이에 서 있던 기사들이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뭐야!”“공녀님 진짜 강하잖아!”“누가 아가씨 검술이라고 했어!”엘라는 대답할 틈도 주지 않았다.타앗!발끝으로 눈밭을 밀어낸다.몸을 낮추고.단테의 오른쪽으로 파고들었다.카앙!단테가 검을 세워 막았다.엘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오.”“…”“이것도 막으시네요.”“그 정도는.”“그럼.”엘라가 손목을 틀었다.검의 방향이 순식간에 바뀌었다.“이건요?”쉬익―!아래에서 위로.단테의 옆구리를 노리는 검.그러나.카앙!또 막혔다.이번에는 단테가 움직였다.엘라의 검을 밀어내고 그대로 앞으로 한 걸음.“…!”순식간이었다.단테의 검끝이 엘라의 목 바로 앞에서 멈췄다.기사들이 숨을 삼켰다.“끝인가?”“벌써?”하지만.단테의 눈빛은 달랐다.“…아니.”그가 중얼거렸다.그 순간.엘라가 웃었다.“정답.”툭.그녀의 발이 단테의 발목 뒤쪽을 걸었다.“…!”중심이 흔들렸다.엘라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몸을 낮추며 그의 검 아래로 빠져나간 뒤.휙!검끝을 단테의 가슴에 겨눴다.하지만 단테 역시 동시에 검을 돌렸다.두 사람의 검끝이.서로의 급소 바로 앞에서 멈췄다.“…”“…”훈련장이 조용해졌다.엘라가 눈을 깜빡였다.단테도 그녀를 바라봤다.그리고.엘라가 먼저 웃었다.“무승부?”단테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아직.”“욕심 많으시네.”엘라가 검을 거두며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눈빛은 아까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귀찮다며 침대에 늘어져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선명하고.집중되어 있었다.단테는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검을 잡으면.’‘사람이 달라지는군.’엘라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한 번 더?”“…몸은 괜찮나.”“네?”“어제까지 아팠다.”“…”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설마.”“…”“걱정하시는 거

  • 《특명! 흑막을 훈련시켜라》   누가 누구를 훈련시키는 건데요?

    엘라 에스텔은 깨달았다.사람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충분한 수면.따뜻한 식사.적당한 운동.그리고 무엇보다.“…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는 시간.”푹신한 침대 위.엘라는 이불을 턱끝까지 끌어올린 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감기는 거의 나았다.열도 내렸고.기침도 멎었다.의사 역시 아침에 분명히 말했다.“이제 무리만 하지 않으시면 됩니다.”아주 훌륭한 말이었다.그러니까 오늘은.‘아무것도 하지 말자.’교육?내일부터.훈련?내일부터.흑막 갱생?그것도 내일부터.세상 모든 훌륭한 일은 내일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엘라는 만족스럽게 눈을 감았다.그때였다.똑똑.“…”못 들었다.똑똑.“…”나는 자고 있다.똑똑.“…”아무도 없다.벌컥.문이 열렸다.엘라가 눈을 번쩍 떴다.“누구 마음대로—”그리고 굳었다.문 앞에 서 있는 사람.검은 머리카락.은빛 눈동자.언제나처럼 흐트러짐 하나 없는 검은 제복.단테였다.“…전하?”“일어났군.”“아니요.”엘라는 즉시 눈을 감았다.“자고 있습니다.”“…”“방금 말했는데.”“잠꼬대예요.”“…”“대화도 하는 잠꼬대인가.”“제가 원래 재주가 많습니다.”잠시 침묵.단테는 침대 옆 탁자 위를 바라봤다.다 먹은 쿠키 접시.텅 빈 찻잔.그리고 펼쳐진 소설책.“…많이 나은 것 같은데.”엘라는 이불 속으로 조금 더 숨어들었다.“환자는 절대 겉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그런가.”“네.”“의사는 완치라고 하던데.”“…”엘라의 눈이 번쩍 떠졌다.“언제 만나셨어요?”“방금.”“…왜요?”“확인하려고.”“…뭘.”단테가 태연하게 대답했다.“네가 꾀병인지.”“…”이 남자.며칠 사이에 이상해졌다.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말 한마디 제대로 이어 가지 않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지금은.‘나한테 시비를 걸고 있잖아?’엘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전하.”“…왜.”“많이 발전하셨네요.”“…”“이제 농담도 하시고.”“농담 아닌데

  • 《특명! 흑막을 훈련시켜라》   이번엔 제가 교육받을 차례네요

    “…우연이다.”단테는 짧게 말하며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엘라는 그 말이 이제는 전혀 믿기지 않았다.‘또 우연.’‘전부 우연이라고 하네.’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이불을 조금 더 끌어올렸다.“…전하.”“…왜.”“우연이 참 많네요.”“…”“제 이름도 우연히 외우시고.”“…”“딸기잼도 우연히 기억하시고.”“…”“단것을 좋아하는 것도 우연히 기억하시고.”“…”“…”“…정말 신기한 우연이에요.”단테는 대답 대신 작게 헛기침을 했다.그 모습에 엘라는 더욱 웃음이 났다.평소라면 놀렸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에취!”“……”단테는 말없이 침대 옆 물잔을 들어 그녀에게 건넸다.“마셔.”“…감사합니다.”엘라는 두 손으로 컵을 감싸 쥐었다.따뜻한 온기가 손끝으로 스며들었다.그녀는 천천히 물을 마시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따뜻하네요.”“당연하다.”“…”“차가운 걸 마시면 더 심해진다.”엘라는 문득 웃으며 물었다.“전하.”“…”“간호도 잘하시네요.”“…아니다.”“처음 아닌 것 같은데요?”단테는 잠시 침묵하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어머니가.”“…”“…자주 아프셨다.”엘라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단테는 창밖을 바라본 채 말을 이었다.“그때.”“…”“…옆에 있는 것밖에는.”“…”“…할 수 있는 게 없었다.”방 안에 잠시 조용한 공기가 흘렀다.장난기 많은 엘라도 이번만큼은 농담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조용히 손에 쥔 컵을 내려놓았다.“…고마워요.”“…”“오늘은.”“…”“옆에 있어 주셔서.”단테는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창밖으로 향했던 시선이 다시 엘라에게 돌아왔다.그 순간.똑똑.문이 두드려졌다.“전하.”휴고였다.“…들어와.”문이 열리자 휴고와 하녀들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따뜻한 죽.허브차.과일.그리고 작은 쿠키까지.엘라는 눈을 깜빡였다.“…이렇게 많이요?”휴고가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전하께서.”“…”“…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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